“화해와 평화와 통일을 이루며 산 사람들” CBS 강의(2015.9.26 오전10:50, 9.29 오후7:00)

마5:9, 고후5:18,19

지난 시간에는 “화해와 평화와 통일의 하나님” 이라는 제목으로 첫 번째 강의를 했는데 지금은 “화해와 평화와 통일을 이루며 산 사람들” 이라는 제목으로 두 번째 강의를 하려고 합니다. 아마 기독교 역사상 “긍휼과 용서와 자비와 사랑”을 몸에 지니고 “화해와 평화와 통일을 이루며 산 사람들” 중에 대표적인 사람들이 성 프랜시스와 손양원 목사님과 한경직 목사님이라고 말할 수 있을 것입니다. 그러면 지금부터 성 프랜시스와 손양원 목사님과 한경직 목사님에 대한 이야기를 간단하게 줄여서 하려고 합니다.

첫째로, “사랑”과 “평화”의 사도 성 프랜시스에 대한 이야기를 하겠습니다. 성 프랜시스는 예수님을 닮으려고 애를 쓰고 또 애를 쓰면서 살다가 죽었습니다. 성 프랜시스는 예수님을 닮기 위해서 먼저 버림과 가난과 청빈의 삶을 살았습니다. 프랜시스는 1182년 2월 이태리 앗씨시의 부유한 포목상의 아들로 태어났지만 그는 아버지로부터의 상속권도 평안한 삶도 세상의 향락도 모두다 내버린 채 한 평생 가난과 청빈의 삶을 살았습니다. 프랜시스가 21세 되던 해 어느 동굴 속에 들어가서 깊은 명상과 기도에 빠졌는데 그 때 그리스도를 깊이 만나 자기를 헌신했고 세상의 것을 모두다 포기하기로 결심했습니다. 그는 다음과 같은 예수님의 말씀을 붙잡고 그 말씀대로 살려고 애를 썼습니다. “아무든지 나를 따라 오려거든 자기를 부인하고 자기 십자가를 지고 나를 좇을 것이니라”(마16:24). “네가 온전하고자 할 찐대 가서 네 소유를 팔아 가난한 자들을 주라 그리고 와서 나를 좇으라”(마19:21). “너희 전대에 금이나 은이나 동이나 가지지 말고 여행을 위하여 주머니나 두 벌 옷이나 신이나 지팡이를 가지지 말라”(마10:9,10). 프랜시스는 두 벌 옷을 가지지 않고 신을 신지 않고 맨발로 걸어 다니며 한 평생을 가난하게 살았습니다. 성 프랜시스는 “가난”이라는 이름의 여인과 결혼했다고 선언하며 절대 청빈과 완전 무소유의 삶을 살았습니다. 그는 심지어 지식과 학문까지도 버렸습니다. “평화의 도구”로 사는 삶은 버림에서 시작된다는 사실을 성 프랜시스는 우리들에게 생생하게 보여주었다고 생각합니다. 사실 “평화의 왕”으로 오신 우리 주님께서 모든 것을 버리셨습니다. 하늘의 영광도 하늘의 부요함도 자기의 생명과 살과 피도 모두 버리셨습니다. 그리고 벌거벗은 몸으로 십자가에 달려 죽으셨습니다.

성 프랜시스는 주님의 벌거벗은 버림의 삶을 설교하기 위해서 가끔 비웃음을 당하면서도 벌거벗은 알몸으로 설교했습니다. 처음에는 비웃던 사람들이 나중에는 통곡을 하면서 회개하는 일이 일어나기도 했습니다. 성 프랜시스는 가난하고 병들고 불행한 사람들을 찾아가서 그들에게 “긍휼과 용서와 자비와 사랑”의 손길을 펴는 “긍휼과 용서와 자비와 사랑”의 삶을 살았습니다. 그에게 있어서 가난하고 병든 사람들은 마땅히 섬겨야 할 주인이었고 특히 나환자들이나 버림 받은 사람들은 모두 그리스도를 대리하는 섬겨야 할 주인들이었습니다. 그는 나환자 수용소를 찾아가서 그들의 손에 일일이 입을 맞추며 그들을 품었습니다. 그의 사랑은 산적 같은 흉악한 자들에게도 모슬렘들에게도 아니 이단들에게까지 미쳤고 사나운 이리에게도 모든 동물들과 식물들에게도 아니 해와 달과 별들에게도 미쳤습니다. 그는 이렇게 말했습니다. “그대들에게 찾아온 사람은 그가 친구이든, 원수이든, 살인자이든, 강도이든 반드시 형제로서 맞아 들여야 합니다.” 성 프랜시스는 다음과 같은 예수님의 말씀을 붙잡고 그 말씀대로 살려고 했습니다. “악한 자를 대적지 말라 네게 구하는 자에게 주며 네게 꾸고자 하는 자에게 거절하지 말라 너희 원수를 사랑하며 너희를 핍박하는 자를 위하여 기도하라”(마5:39-44).  

성 프랜시스는 불쌍한 사람들은 물론 우주와 모든 것을 사랑했는데 고통과 죽음까지도 사랑했습니다. 그는 가난과 고통을 사랑하는데 그치지 않았고 가난과 고통 자체가 되려고 했습니다. 그는 가난하게 살았고 고통스럽게 살았습니다. 주님을 너무 사랑했고 주님의 삶을 문자 그대로 닮고 싶었기 때문이었습니다. 물론 성 프랜시스가 고행 자체를 예찬한 것은 아니었습니다. 사랑이 궁극적인 동기와 목적이었습니다. 그의 말을 귀 담아 들어야 할 것입니다. “꼭 필요한 것은 고행이 아니라 사랑입니다.” 성 프랜시스가 가난과 고통을 사랑한 근본적인 이유는 주님을 너무 사랑했기 때문이었고 가난한 사람들과 고통 당하는 사람들을 너무 사랑했기 때문이었습니다. 주님께서 가난과 고통을 몸에 짊어지셨고 가난한 자들과 고통 당하는 자들을 사랑하셨기 때문이었습니다.

그의 삶은 주님 사랑에 깊이 빠진 삶이었고 주님과의 깊은 기도에 빠진 삶이었습니다. 그가 죽기 2년 전 라베르나 산에 들어가 깊은 기도에 빠졌습니다. 그는 이렇게 기도했습니다. “사랑하는 주님, 도대체 당신은 누구이시오며 작은 벌레 같은 저는 무엇입니까? 오, 내 주 예수 그리스도시여, 제가 죽기 전에 두 가지 은총을 허락해 주시옵소서. 한 가지는 할 수 있다면 당신께서 수난에서 당하셨던 그 고통을 제 영혼과 육체도 체험할 수 있도록 허락해 주시옵소서. 또 한 가지는 그 어떤 고통도 사랑으로 감내할 수 있는 극치의 사랑을 제게도 넘치게 주시옵소서.” 바로 그때였습니다. 프랜시스의 몸에는 마치 불덩어리를 댄 것 같은 고통이 일어나 그는 그만 까무라처 버리고 말았습니다. 두 시간 이상 정신을 잃고 쓸어져 있다가 의식을 회복했습니다. 그러자 그의 두 손과 발, 그리고 옆구리에 심한 통증이 일어났습니다. 상처가 생겼고 붉은 피가 흘러내리고 있었습니다. 그는 그 이후 죽기까지 몸과 영혼의 극심한 고통을 지니며 살다가 고통스럽게 죽었습니다. 그의 눈은 거의 보이지 않았고 몸과 영혼의 고통은 극심해졌습니다. 그러나 그의 영혼은 무한한 기쁨을 누렸습니다. 그는 1226년 10월 3일 45세를 일기로 세상을 떠나 주님 품으로 옮겨졌습니다. 그는 주님이 벌거벗은 몸으로 죽으셨던 것처럼 자기도 벌거벗은 몸으로 죽고 싶다고 말했습니다. 형제들이 그에게서 옷들을 모두 벗겨내고 그를 맨 땅 위에 뉘었습니다. 그는 이렇게 노래했습니다. “나는 하나님께 부르짖습니다. 나는 하나님께 애원합니다. 당신은 나의 피난처, 나의 모든 것, 이 부르짖는 소리를 들어주소서. 나에게 입혀주신 당신의 성총으로 이 몸이 의인들에게 둘러 싸이리이다.” 그리고 둘러 서 있는 형제들에게 이렇게 말했습니다. “나는 여기 서 있는 형제들과 여기 없는 형제들의 죄들을 용서합니다. 그리고 여러분들에게 진정으로 하나님의 축복을 전합니다.” 그는 다음과 같은 마지막 말을 하고서 눈을 감았습니다. “오, 나의 자매 죽음이여.”

성 프랜시스는 주님 닮은 “긍휼과 용서와 자비와 사랑”을 몸에 지니고 살았고 모두와 “화해와 평화와 통일”을 이루는 “화해와 평화와 통일”의 삶을 살다가 죽었습니다. 그에게는 원수가 없었습니다. 분노와 증오의 대상이 없었습니다. 모두가 “화해와 평화와 통일”의 대상들이었고 모두가 “화해와 평화와 통일”의 이웃들이었습니다. 성 프랜시스는 다음과 같은 기도를 드리면서 “화해와 평화와 통일”을 이루기를 염원하면서 살다가 죽었습니다. “주여, 나를 평화의 도구로 써 주소서 미움이 있는 곳에 사랑을 불의가 있는 곳에 용서를 분열이 있는 곳에 일치를 의심이 있는 곳에 믿음을 심게 하소서 오류가 있는 곳에 진리를 절망이 있는 곳에 희망을 어둠이 있는 곳에 광명을 슬픔이 있는 곳에 기쁨을 심게 하소서 위로 받기 보다는 위로하며 이해 받기 보다는 이해하며 사랑 받기 보다는 사랑하며 자기를 온전히 줌으로써 영원한 생명 얻으리니 주여, 나를 평화의 도구로 써주소서.”

성 프랜시스는 “화해와 평화와 통일”의 사도로 살다가 “화해와 평화와 통일”의 사도로 죽었습니다. 결국 성 프랜시스는 기독교와 세계 역사에 가장 깊은 감동과 영향을 미친 사람이었다고 생각합니다. 마하트라 간디는 이런 말을 했다고 합니다. “백 년마다 한번씩 프랜시스와 같은 사람이 이 땅에 태어난다면 지구의 역사는 바뀌어지고 인류의 구원은 보장되고도 남을 것이다.” 한경직 목사님께서 가난과 사랑과 봉사와 화평의 사람이 된 데는 그 누구보다 성 프랜시스의 영향을 받은 데 있었다고 생각합니다. 손양원 목사님도 “사랑”과 “평화”의 사도 성 프랜시스의 영향을 깊이 받았다고 생각합니다.

둘째로, 사랑의 원자탄 손양원 목사님의 “사랑”과 “화해”에 대한 이야기를 하겠습니다. 손양원 목사님은 “긍휼과 용서와 자비와 사랑”의 사람이었고 그리고“화해와 평화와 통일”의 사람이었습니다. 사랑하던 두 아들을 죽인 안재선을 미워하고 저주하는 대신 “긍휼과 용서와 자비와 사랑”의 손길을 펴면서 그를 끌어안고자기의 양이들로 삼았습니다. 그보다 더 큰 “사랑”과 더 큰 “화해”를 찾아보기가 힘들것입니다. 안재선은 나중에 통곡하면서 손양원 목사님에게 다음과 같은 귀중한 편지를 써서보냈습니다. 손양원 목사님의 유창한 설교나 정통 진리 선포 때문에 그런 귀중한 편지를 써서 보내게 된 것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손양원 목사님의 눈물의 “사랑”과 눈물의 “화해” 때문에 그런 귀중한 편지를 써서 보네게 되었다고 생각합니다. 이제 안재선 아들이 손양원 아버님에게 써서 보낸 편지의 일부를 그대로 읽습니다.

“아버님 전상서 천부님의 은혜 가운데 아버님 어머님 기체 만강하심을 비옵니다. 소자는 객지서 하나님의 진리의 힘으로 생활하고 있습니다. 예수의 피 공로를 믿음으로 구원 받음을 감사합니다. 이 죄인은 아버님의 사랑을 받아 하나님 앞에서 죄값을 회개하므로 예수 그리스도의 피 공로를 믿음으로 중생하였습니다. 중생하였으나 소자는 인간인고로 때때로 죄를 범하게 됩니다. 그러나 하나님은 이 죄인을 버리지 않으시고 사랑하여 주심을 진실로 감사하며 죄를 회개합니다. 주의 피로 쌓인 진리로 된 부산 고려고등 성경 학교에서 여러 귀하신 주님의 종들과 같이 하나님의 말씀을 배우며 12사도의 교훈과 진리를 배우게 해주신 은혜와 사랑은 말할 수 없이 감사합니다. 중생하고 보니 하나님께 몸 받쳐야 되겠습니다. 나의 있는 것 모든 것 다 받쳐야 되겠습니다. 우리 신자는 다 순교할 의무가 당연히 있다고 나는 주장합니다…. 우리가 죽도록 하나님을 영화롭게 하여야 하겠습니다.… 아버님 어머님의 기도의 덕인 줄로 믿습니다. 믿음으로 십자가의 피 공로로 중생하였으니 손양원 목사님의 장남 될 자격으로 중생의 양식을 언제나 잊지 않고 빽빽이 채우겠습니다. 아버님 모든 것 용서해 주시옵소서. 아버님의 사랑이 하나님께서 주신 사랑이니 사도 바울의 뒷길을 따라가고자 한걸음 두 걸음 걷고 있습니다. 두 형님의 뒤를 따를 것을 하나님 앞에 맹세하나이다. 1949년 9월 15일 편지 받아본 즉시 저녁 안재선 상서.” 너무너무 감동적인 내용의 편지라고 생각합니다. “사랑”과 “화해”보다 귀중하고 아름다운 것은 없다고 생각합니다.

안재선은 완전히 변화된 새 사람이 되었습니다. 마지막까지 참회와 감사와 간증과 헌신의 삶을 살다가 죽었습니다. 안재선의 아들은 나중에 목사님이 되었습니다. 손양원 목사님의 유창한 설교나 정통 진리 선포 때문에 그런 변화가 일어난 것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손양원 목사님의 눈물의 “사랑”과 눈물의 “화해” 때문에 그런 변화가 일어났다고 생각합니다. 손양원 목사님께서 펴신 “긍휼과 용서와 자비와 사랑”의 손길과 “화해와 평화와 통일”의 손길이 너무 따뜻하고 너무 부드럽고 너무 아름다웠기 때문이었다고 생각합니다. 사실 스데반 집사님도 성 프랜시스도 토마스 선교사님도 원수 같은 사람들에 대해서 ‘분노’와 ‘증오’와 ‘저주’를 쏟아내는 대신 “긍휼과 용서와 자비와 사랑”을 뿜어내면서 “화해와 평화와 통일”의 손길을 폈다고 생각합니다.

손양원 목사님의 삶과 사역에 깊은 영향을 미친 사람들 중의 한 사람이 성 프랜시스였다고 생각합니다. 또 한 사람은 주기철 목사님이셨습니다. 손양원 목사님께서 성 프랜시스를 언급하시면서 쓰신 글을 그대로 읽어드립니다. 저는 그 글을 읽으면서 깊은 깨달음과 감동을 받았습니다. “옛날 프란시스는 ‘이렇게도 만 인간이 따르니 네 마음이 어떠냐?’ 에 대해 ‘나는 죄인 중의 괴수요, 못난 자라고 알뿐입니다’ 라고 했고 ‘겸손한 말 말라 세상에는 너 이상의 더 크고 죄 많은 죄인이 많은데 공연한 말 아닌가?’ 에 대해 ‘만약 내게 주신 이런 은혜를 그들에게 주셨다면 이 이상 더 큰 일을 할 것입니다’ 라고 했으며 ‘그렇다면 하나님은 그들에게 주어 더 큰 일을 안 하시고 너 같은 자를 택했을까? 에 대해 ‘예 옳습니다. 하나님께서는 못난 자 약한 자 죄인을 택하여 그들을 통해서 자기의 지혜와 능력을 나타내시는 것이외다’ 라고 했다는 것이다. 나는 다만 나의 선악이나 장래의 상벌 생사 문제는 이제부터 상관치 않고 이미 내게 주신 은혜에 감격하여 보은 생활과 나의 이미 진 은혜의 빚, 죄의 빚을 갚기 위해 내 일생을 아무래도 주가 힘 주시는 대로 충성만 하려 할 뿐이다”(『사랑의 순교자 손양원 목사 옥중 목회』 p.140)

지금 우리 한국 사회와 남북한에 가장 필요한 것은 “긍휼과 용서와 자비와 사랑”을 몸에 지니고 “화해와 평화와 통일”을 실현하면서 사는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지금이야말로 한국교회와 한국 사회에 손양원 목사님과 같은 “긍휼과 용서와 자비와 사랑”을 몸에 지니고 “화해와 평화와 통일”을 이루며 사는 사람이 너무너무 필요한 시대라고 생각합니다.

셋째로, “긍휼과 사랑과 봉사” 그리고 “화해와 평화와 통일”의 목회자 한경직 목사님에 대한 이야기를 하겠습니다. 한경직 목사님은 무엇보다 먼저 “긍휼과 사랑과 봉사”의 목회자였습니다. 한경직 목사님은 1933년 신의주 제2교회에서 목회를 시작하면서부터 교회의 3대 목표를 전도, 교육, 봉사로 정하고 가난하고 병들고 약한 자들에 대한 특별한 관심을 나타내 보였습니다. 그에게 있어서 “사랑과 봉사”는 복음의 생활화요 신학의 실천이었습니다. 그는 1936년에 “고아원”을 설립하여 고아들을 돌보았습니다. 1939년에는 남 신의주에 땅을 얻어 벽돌집을 신축하여 고아들과 노인들이 함께 기거할 수 있는 공동체적 복지 시설인 “보린원”을 만들었습니다. 1942년 일본경찰에 의해 교회에서 추방된 후에는 보린원 원장으로 그의 모든 시간과 정성을 고아들과 노인들을 돌보는 일에 다 쏟아 바쳤습니다. 한경직 목사님이 1945년 10월 월남 후 12월 2일 서울 저동에 베다니 전도교회를 설립하고 월남하는 피난민들에게 위로와 소망의 메시지를 전하며 동시에 양식과 거처할 숙소를 마련하는 일을 했습니다. 1946년 11월 베다니 전도교회는 영락교회로 이름을 바꾸었는데 영락교회는 피난민들과 실향민들의 안식처가 되었고 새로운 삶의 출발지가 되었습니다. 한경직 목사님은 영락교회를 시작하면서 교회의 3대 목표 중의 하나를 봉사로 정하고 “사랑과 봉사”에 지대한 관심을 기울였습니다.  

한경직 목사님은 1950년 6월 서울을 떠나 피난 길을 가면서도 고난 당하는 사람들을 돌보는 일을 잊지 않았습니다. 한경직 목사님은 대전에서도 대구에서도 부산에서도 “기독교 구국회” 운동을 벌이며 고난 당하는 사람들을 돌보았습니다. 한국을 돕고자 부산에 와 있던 밥 피얼스 박사님에게 부탁하여 전국 각지에서 모여든 목회자 가족에게 밀 가루를 배급하는 일도 했습니다. 한경직 목사님은 밥 피얼스 목사님과 함께 기도회를 개최하고 피난민들을 돕는 일을 하다가 피얼스 박사님으로 하여금 미국에 돌아가서 월드 비젼을 창시하여 미국인들로 하여금 한국의 피난민들을 돕게 했습니다. 한경직 목사님은 평생 가난하고 병들고 약한 자들을 돌보는 일에 전력했는데 “영락 보린원”을 비롯해서 “모자원” “경로원” “노인요양소” “농아원” “장애아원” “어린이 집” “재가노인복지 상담소” 등을 세웠습니다. 그리고 1990년 1월 17일부터는 "사랑의 쌀 나누기 운동"을 폭 넓게 펴나갔습니다. 한 평생 영락교회와 대광 중고등학교에서 한경직 목사님을 보필한 이창로 장로님은 한경직 목사님의 삶과 목회의 특징은 “긍휼”의 삶과 목회라고 지적했습니다. 한경직 목사님은 항상 "긍휼하신 주님, 긍휼히 여기시옵소서" 라고 말씀했는데 한경직 목사님의 사랑과 봉사의 삶은 “긍휼”에서 비롯했다고 이창로 장로님이 말씀했습니다. 이태형 기자도 한경직 목사님의 “사랑”과 “봉사”의 삶이 하나님의 “긍휼”과 “자비”에서 비롯했다고 분석했습니다. 그렇습니다. 한경직 목사님은 “긍휼과 사랑과 봉사”의 사람으로 우리들에게 오래오래 남아 있다고 생각합니다.  

한경직 목사님께서는 “긍휼과 사랑과 봉사”의 목회자인 동시에 “화해와 평화와 통일”의 목회자였다고 생각합니다. 한경직 목사님은 교회 일을 보면서 제일 애쓴 일이 무엇이냐는 질문에 그것은 “화해”와 “화평”과 “하나됨” 이라고 대답한 일이 있었습니다. 영락교회에서 한 평생 한경직 목사를 보필했던 최창근 장로님은 한경직 목사님의 목회의 특징을 “화해”와 “화평”의 목회라고 지적했습니다. 한경직 목사님은 교회 안에서 온유와 겸손을 바탕으로 “화해”와 “화평”과 “하나됨”을 이루어간 “화해”와 “화평”과 “하나됨”의 목회자였습니다. 한경직 목사님은 영락교회의 목회뿐 아니라 한국장로교회와 한국교회의 전반적인 사역에 있어서도 “화해”와 “화평”과 “협력”과 “연합”을 추구해 나갔습니다. 한숭홍 교수님은 한경직 목사님의 에큐메니칼적 포용의 자세를 이렇게 기술했습니다. "그는 배타주의를 주장하는 옹졸한 사람도 분리주의를 역설하는 과격한 사람도 아니다. 그는 분명히 그의 신학사상이 복음주의적 신앙과 에큐메니칼 신학에 근거하고 있음을 밝히고 있지만, 그와 신학사상이 다른 사람들도 모두 한 형제로 포용하는 포괄적인 사상의 주인공이다. 그는 암탉이 병아리를 자기 날개아래 품듯이 신앙형태의 좌우를 모두 그의 넓은 가슴에 품으려는 사람이다. 장로교 총회가 그를 에큐메니칼 연구위원회 조직위원장(1956)으로 선출하자 그는 동 위원회 위원으로 박형룡, 안광국, 전필순, 유호준, 정규오, 박병훈, 황은규 등을 품에 품고 사업추진을 성공적으로 해 나갔다. 이것은 총회가 그의 도량과 역량을 인정했기 때문에 그에게 맡긴 사명이었다."

한경직 목사님은 교파의 다양성을 인정하는 “조화”와 “통일”을 추구했습니다. 즉 한국교회 안에서 복음을 전하기 위해서는 누구나 손을 잡고 모두를 협력하며 격려했습니다. 한경직 목사님은 이렇게 말씀했습니다. "비록 교파는 다르지만 교파를 초월해서 온 교회가 다 같이 당면하는 일 즉 국가 민족 사회를 위한 봉사나 복음 전파에 있어서 서로 협력할 줄 알아야 합니다." 한경직 목사님은 순복음교회 조용기 목사님이 교계적으로 어려운 형편에 처했을 때 그에게 격려의 손을 폈습니다. 그래서 조용기 목사님은 한경직 목사님에 대해서 항상 고마운 마음과 존경의 마음을 품고 있습니다.  신현균 목사님도 대성회를 준비하면서 무언가 아쉬움을 느끼고 있을 때 한경직 목사님이 자기를 찾아와서 격려했을 때 눈물을 흘리면서 감격했다고 회고했습니다. 김준곤 목사님도 비슷한 기억을 가슴에 지니고 있었습니다. "그분에게서 발견한 가장 인상적인 것은 따사로운 햇볕 같은 온화하고 인자한 인간성이다. 「엑스풀로 74」때 세상은 시류에 영합하여 모두 내게 돌을 던질 때도 한 목사님은 아버지처럼 내 뒤에 서 주시고 「엑스풀로 74」의 단 위에서 목사님의 봉급의 십일조를 내 손에 쥐어주며 마음을 써 주시던 분은 그분 한 분밖에 없었다." 한국교회 100주년을 1년 앞둔 1983년 7월 5일 부산 초량교회에서 모인 "기독교 100주년 지도자 세미나"에서 행한 강연에서 한경직 목사님은 다음과 같이 말씀했습니다. "100년을 돌아보면서 회개할 것이 많지만 그 중 가장 큰 것이 바로 분열의 문제입니다. 앞으로 화해와 일치를 위해서 서로가 노력해야 하겠습니다." 비슷한 때 「신앙계」와 가진 인터뷰에서도 한경직 목사님은 같은 심정을 토로했습니다. "우리 한국교회가 하나님의 은혜와 축복을 받고 누리면서도 너무나 분쟁과 분열 교권 다툼이 많았는데 개신교 1백 주년의 역사를 계기로 한국의 교회가 새로워지기 위해서 화해와 화합, 일치의 방향을 모색하는데 큰 뜻이 있습니다. 한국의 온 교회의 지도자들과 교우들이 주 안에서 자기 주장, 자기 입장을 지양하고 사랑과 이해와 용서로써 오직 하나가 되는 일에 진력해야 할 것입니다. 그리스도의 몸은 하나입니다. 교회도 하나입니다." 하나가 되는 일을 강조하시고 또 강조하셨습니다.

한경직 목사님의 “화평”의 목회관은 그의 통일관에도 그대로 나타났습니다. 한경직 목사님은 남북의 통일은 반드시 이루어져야 하는데 그 통일은 자유 통일이고 “평화” 통일이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남북의 통일은 붉은 통일도 아니고 중립 통일도 아닌 자유를 중심한 “평화적” 통일이어야 한다고 밝혔습니다. 여기서 한 가지를 더 지적하면 세계의 “화해”와 “평화”와 “하나됨”을 이루기 위해서는 민족주의와 국가주의를 넘어서야 한다고 한경직 목사님께서 지적하신 사실입니다. 한경직 목사님은 평생 한국 나라와 한국교회를 사랑하고 봉사한 분이었지만 동시에 민족주의나 국가주의를 넘어서서 세계를 품고 사랑하며 봉사한 분이었습니다. 한경직 목사님께서 이렇게 설교하셨습니다. “성서가 가르치는 애국심은 민족을 우상화해서는 안 된다고 말합니다. 아무리 국가가 귀하지마는 국가를 우상화해서는 안 된다고 가르치는 것입니다." "우주시대의 종교는 먼저 민족이나 국경을 초월한 세계적인 종교가 되어야 할 것입니다. 이와 같은 종교는 전 인류를 포섭할 수 있는 사랑의 종교, 원수까지도 사랑하는 사랑의 종교이어야 될 것입니다."  

한경직 목사님은 처음부터 마지막까지 모두를 따뜻하게 품은 온유와 겸손의 목회자였고 온유와 겸손과 인내로 화평을 이루어간 “화평”과 “통일”의 목회자였습니다. 최창근 장로님은 한경직 목사님의 유일한 약점이 “어떤 사람의 요청도 거절하지 못하는 것” 이라고 지적했습니다. 손봉호 교수님은 한경직 목사님의 “지나친 너그러움”이 약점으로 남는다고 평했습니다. "한경직 목사의 고매한 인격과 너그러움이 부정적인 결과를 낳기도 했다. 그는 자기 자신에게는 매우 엄격하고 올바른 신앙에 일관성 있게 살았지만, 다른 사람들에게는 매우 너그러웠고 그들의 잘못을 비판하는 것을 매우 싫어했다. 다른 교역자들, 교인들, 나아가서 사회를 꾸짖는 것을 그의 설교에서 찾기는 힘들다." 그러면서도 손봉호 교수님은 한국교회의 지도자들과 신도들은 한경직 목사님의 청빈하고 겸손한 삶과 경건을 본 받아야 하고 한경직 목사님을 우리의 표준으로 삼아야 한다고 말하며 한경직 목사님은 자기가 제일 존경하는 사람이라고 말했습니다.

이제 강의를 마무리합니다. “화해와 평화와 통일을 이루며 산 사람들” 이라는 제목으로 성 프랜시스와 손양원 목사님과 한경직 목사님의 삶과 사역에 대한 이야기를 간단하게 줄여서 했습니다. 그분들은 너무 선하신 분들이었고 너무 착하신 분들이었고 너무 따뜻하신 분들이었습니다. 그분들은 “온유와 겸손과 긍휼과 용서와 자비와 사랑”을 몸에 지니고 맨날 울면서 모두와 “화해와 평화와 하나됨”을 이루시면서 살다가 죽으셨습니다. 너무너무 귀중하고 아름다우신 분들이었습니다. 그분들의 마음과 얼굴에는 ‘분노’나 ‘증오’나 ‘저주’는 전혀 찾아볼 수가 없었습니다. 예수님 닮은 온유와 겸손, 긍휼과 사랑, 화해와 평화의 모습만 볼 수가 있었습니다. 지금 우리들이 그리워하고 보고 싶어하고 사모하는 분들은 “긍휼과 용서와 자비와 사랑”을 몸에 지니고 “화해와 평화와 통일”을 이루며 사신 성 프랜시스와 손양원 목사님과 한경직 목사님과 같은 분들이라고 생각합니다. 부끄러운 죄악으로 가득한 우리들을 하나님께서 불쌍히 여기시고 용서와 자비와 사랑의 손길을 펴시기를 바라고 또 바랍니다. 그래서 우리들도 부족하고 또 부족하지만 “긍휼과 용서와 자비와 사랑”을 아주 조금이라도 몸에 지니고 “화해와 평화와 통일”을 아주 조금이라도 이루면서 살다가 죽게 하시기를 바라고 또 바랍니다. 대단히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