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원희 기자

한복협 발표회 “한국교회, 복음의 본질로 돌아가 세상 신뢰 회복해야”

“한국교회, 복음의 본질로 돌아가 세상 신뢰 회복해야”

한복협 10월 월례회 ‘한국교회가 힘써야 할 일들’

뉴스미션 정원희 기자l 등록일:2015-10-16 14:22:11 l 수정일:2015-10-16 17:02:49

한국교회는 복음이 전해진 지 한 세기만에 세계교회가 주목할만한 많은 성장과 발전을 이룩했다. 그러나 그 이면에는 지나친 성장주의와 개교회주의, 도덕성 악화 등으로 인해 세상으로부터 종교가 갖춰야 할 정체성을 잃었다는 비판을 받고 있는 실정이다. 이러한 현실 속에 한국교회가 회복되기 위해서는 그리스도인들이 복음의 본질로 돌아가는 것이 우선돼야 한다는 의견이 제기됐다.

▲16일 영락교회50주년기념관에서 한복협 10월 월례회 ‘한국교회가 힘써야 할 일들’이 진행됐다.ⓒ뉴스미션

“세속성과 성공지상주의에 빠져 복음의 본질서 벗어나”

한국복음주의협의회(회장 김명혁 목사)는 16일 오전 서울 중구 영락교회50주년기념관에서 10월 조찬기도회 및 발표회를 갖고 ‘한국교회가 힘써야 할 일들’에 대해 논의하는 자리를 마련했다.

이날 발표회에는 김경원 목사(서현교회), 이정익 목사(신촌성결교회), 박종화 목사(경동교회), 최이우 목사(종교교회), 임석순 목사(한국중앙교회) 등 각 교단을 대표하는 목회자들이 발제자로 나서 2015년 현재 한국교회가 직면한 상황을 객관적으로 진단하고 그 처방을 제시했다.

이정익 목사는 “오늘의 한국교회는 정치활동 추구, 담임목사직의 세습, 재정운영의 불투명, 도덕성의 추락 등으로 인해 사회로부터 비공감과 지탄의 대상이 되고 있다”며 “이는 한국교회가 과거의 번영을 과신하고 자만에 빠져 개교회 이기주의에 함몰된 채 시대적 요청에 대해 안일하게 대처한 결과”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이를 극복하기 위해선 참된 영적 각성이 필요하다”면서 “각 구성원들이 자기성찰과 진실한 회개를 통해 복음의 본질과는 무관한 모습을 거룩하게 정화하고 한국교회를 하나님 앞에 다시 개척해야 한다”고 전했다.

이 목사는 한국교회를 복음의 본질에서 벗어나게 한 원인으로 세속성과 성공지상주의를 지적하고 한국교회가 무분별한 부의 사용으로부터 벗어나 이를 거룩한 목적을 위한 섬김의 수단이자 선교를 위한 은사로 인식해야 함을 강조했다.

한국교회에 부어 주신 물질의 축복을 어려운 이웃과 지역사회를 위한 나눔 활동에 적극 실천함으로 한국교회가 세상에 무관심하다는 인식에서 벗어나 세상을 섬기는 하나님의 도구로 자리매김해야 한다는 것.

임석순 목사는 한국교회가 힘써 할 일로 나눔과 축복을 당부하면서도 사회적 신뢰회복을 위한 각종 사회참여나 전략, 운동이 과거의 영광을 되찾기 위한 수단이 돼서는 안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임 목사는 “지금 한국교회가 힘써야 할 일은 힘을 얻으려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우리의 것을 내어주는 것”이라며 “인간적인 모든 전략과 분석, 판단과 방법들을 내려놓고 ‘진리 되신 하나님 한 분만으로 충분하다’는 고백이 나오길 소망한다”고 말했다.

김경원 목사 역시 “한국교회의 신뢰는 대외적 이미지 개선 차원이 아닌 한국교회 섬김 사역의 순수성과 진정성에 있다”면서 “모든 구성원이 사회의 각 영역 속에서 섬김의 사역을 감당할 때 한국교회의 신뢰는 회복될 것”이라고 전했다.

내부 과제로 갈등·분열 넘어선 ‘컨트롤 타워 구축’ 꼽아…통일 문제 선도적 역할도 강조

한국교회가 복음의 본질을 회복하기 위해선 내부적으로 갈등과 분열을 겪으며 사회의 공신력을 잃게 만든 제도적 문제를 재정비 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왔다.

김경원 목사는 “현재의 한국교회는 세상으로부터 존재의미와 신뢰성에 대한 비판이 쏟아짐에도 꼼짝도 하지 않고 있다”며 “당장 좌우나 보수진보를 가릴 것 없이 함께 공존을 모색하지 않으면 안 되는 지극히 위험한 형편”이라고 경고했다.

그는 이어 “각 교단이 가지고 있는 신앙의 정체성과 교리를 인정하고 역사를 존중하면서 서로 협력해 교회 갱신과 연합을 이루어 나가는 것이 필요하다”면서 “한국기독교를 대표하는 연합체의 권위가 확보될 때 한국교회의 위상이 사회 속에 정립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이정익 목사는 한국교회 내부 정화 과제로 △교회재정 투명성 문제 △무분별한 전도방법 문제 △신학교 난립 문제 △역사왜곡 등의 대처 문제 등에 대한 제고의 필요성을 언급하고 이를 위한 컨트롤 타워를 세워 구심점 역할을 하게 해야 한다고 밝혔다.

또한 이 목사는 최근 논란이 되고 있는 세금 납부 문제에 대해서도 한국교회의 전향적 대처를 요구하며 “더 이상 머뭇거리지 말고 적극적으로 대처해 사회정의 실현을 위해 노력하는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고 피력했다.

발제자들은 그 밖에도 한국교회가 통일시대를 앞두고 있는 상황에서 기도로 복음적 평화 통일을 준비하며 민족분단의 아픔을 치유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정익 목사는 “민족분단의 아픔을 복음으로 치유하고 평화통일을 위한 선도적 역할을 담당하는 일이 오늘 이 시대의 한국교회에 맡겨진 중대한 소명”이라며 “관련 단체가 하나 되는 일과 탈북민들의 남한사회 정착을 돕는 일, 통일 이후 북한지역 선교에 대한 전략적 대비 및 통일 비용을 마련하는 일 등에 관심을 둬야 한다”고 전했다.

최이우 목사도 “통일을 준비하기 위해 영적인 노력뿐 아니라 실제적인 부분에 까지 힘써야 한다”면서 “한국교회가 대한민국의 미래를 향해 가장 먼저 통일을 이야기하고 펼쳐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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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쇄하기] 2015-10-16 20:09: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