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착한 사람” 한국 개혁신학회 20주년 신년 하례모임 설교(2016.1.7 저녁 6시 프레지던트)
                                                                   김명혁 목사(강변교회 원로, 한국복음주의협의회 회장)

부족한 사람을 귀중한 모임에 불러주시고 간단한 말씀을 전할 수 있는 기회를 주신 주도홍 교수님과 회원 여러분들께 감사를 드립니다. 저는 부족하고 또 부족한 사람인데 하나님의 망극하신 은혜로 평생 목회사역과 교수사역을 겸해서 해왔고 평생 선교사역과 구제사역도 겸해서 해 왔습니다. 은퇴 후 지난 8년 동안도 매주 전국의 작은 교회들을 방문하며 돌아보는 순회 목회사역과 함께 3달에 한번씩 선교지들을 방문하며 돌아보는 순회 선교사역을 계속해 오고 있습니다. 그리고 부탁을 받는 대로 이곳 저곳으로 달려 가면서 신학강의도 계속해오고 있습니다. 얼마나 감사한 일인지 모릅니다.

오늘 동역자 또는 후배가 되시는 여러분들께 축하와 권면의 말씀을 한 두 마디 드리려고 합니다. 여러분들께서 하나님의 부르심을 받아 하나님 나라 확장을 위하여 하나님의 말씀과 진리를 가르치고 전파하는 신학교수님들로 부르심을 받으신 것을 진심으로 축하를 드립니다. 사도 바울은 믿음의 아들이요 자기의 후계자인 디모데를 권면하면서 하나님의 말씀과 진리를 가르치고 전파하는 사람들이 힘써야 할 것이 무엇이고 각오하여야 할 것이 무엇인지를 지적했습니다. 때를 얻든지 못 얻든지 말씀과 진리를 전파하는 일을 항상 힘써야 하고, 고난을 받을 것을 각오하여야 하고, 선한 일을 행하도록 힘써야 한다고 지적했습니다. “하나님 앞과 산 자와 죽은 자를 심판하실 그리스도 예수 앞에서 그의 나타나실 것과 그의 나라를 두고 엄히 명하노니 너는 말씀을 전파하라 때를 얻든지 못 얻든지 항상 힘쓰라 너는 모든 일에 근신하여 고난을 받으며 전도인의 일을 하며 네 직무를 다하라”(딤후4:1,2,5). “모든 성경은 하나님의 감동으로 된 것으로 교훈과 책망과 바르게 함과 의로 교육하기에 유익하니 이는 하나님의 사람으로 온전케 하며 모든 선한 일을 행하기에 온전케 하려 함이니라”(딤후3:16,17). “아들 디모데야 내가 네게 이 경계로써 명하노니 전에 너를 지도한 예언을 따라 그것으로 선한 싸움을 싸우며 믿음과 착한 양심을 가지라 어떤 이들이 이 양심을 버렸고 그 믿음에 관하여는 파선하였느니라”(딤전1:18,19). 사도 바울은 여기서 “착함”과 “선함”을 강조했습니다. 심오한 진리만 지니는 것은 문제이고 “착한” 양심을 지니고 “선한” 일을 행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지적했습니다. 사도 바울은 다른 글에서도 같은 말씀을 여러 번 강조했습니다. “너희가 전에는 어두움이더니 이제는 주 안에서 빛이라 빛의 자녀들처럼 행하라 빛의 열매는 모든 착함과 의로움과 진실함에 있느니라”(엡5:8,9). “너희는 선을 행하다가 낙심치 말라”(살후3:13). “이는 너희로 모든 착한 일을 넘치게 하게 하려 하심이라”(고후9:8).

예수님께서도 꼭 같은 말씀을 하셨습니다. 예수님께서는 자기를 믿고 따르는 제자들을 가리켜 “세상의 소금과 빛” 이라고 지칭하시면서 그것은 “착한 행실”을 나타내 보이므로 하나님께 영광을 돌리게 하는 삶이라고 지적하셨습니다. “이와 같이 너희 빛을 사람 앞에 비취게 하여 저희로 너희 착한 행실을 보고 하늘에 계신 너희 아버지께 영광을 돌리게 하라”(마5:16). 베드로는 나중에 예수님께서는 “착한 일을 행하시는” 분이라고 선언했습니다. “저가 두루 다니시며 착한 일을 행하시고”(행10:38). 사실 예수님께서는 자기를 십자가에 달아 못 박는 로마군인들까지 불쌍히 여기시고 저들을 위해서 기도하신 너무너무 “착하신” 분이셨습니다. “아버지여 저희를 사하여 주옵소서 자기의 하는 것을 알지 못함이니다”(눅23:34).

“착한 사람” 이란 진리보다는 “긍휼과 용서와 자비와 사랑”을 앞세우는 사람이라고 생각합니다. “착한 사람” 이란 자기의 유익을 추구하는 대신 다른 사람의 유익을 추구하는 사람을 말합니다. “착한 사람” 이란 돈이나 소유에 집착하는 대신 다른 사람을 위해서 자기의 돈이나 소유를 기꺼이 바치는 사람을 말합니다. “착한 사람” 이란 어려움에 처한 사람들을 멸시하고 짓밟는 대신 그들을 변호하고 격려하는 마음이 너그러운 사람을 말합니다. “착한 사람” 이란 자기를 낮추고 주님을 높이는 사람을 말합니다. “착한 사람” 이란 자기를 내 세우는 대신 다른 사람을 내 세우면서 협력하는 사람을 말합니다. “착한 사람” 이란 복음을 전하기 위해서 수고와 고난을 기쁘게 받는 사람을 말합니다. 스데반 집사가 착한 사람이었고, 바나바가 착한 사람이었고, 도르가가 착한 사람이었고, 고넬료가 착한 사람이었고, 루디아가 착한 사람이었고, 디모데가 착한 사람이었고, 브리스길라와 아굴라가 착한 사람이었고, 우리 주님께서 착하신 분이셨습니다. 아니 성부 하나님께서도 고아와 과부와 나그네들을 사랑하시고 먹이시고 입히신 착하신 분이셨고 죄악으로 가득한 네느웨 사람들과 동물들과 식물들까지 불쌍히 여기신 착하시고 또 착하신 분이셨습니다. 지금 한국교회와 신학교에 필요한 사람은 설교만 잘하는 사람도 진리만을 외치는 사람도 이적만 행하는 사람도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지금 한국교회와 신학교와 사회에 필요한 사람은 무엇보다 먼저 “착한 사람” 이라고 생각합니다.

한국 개혁신학회가 “교회를 섬기는 신학회” 라는 모토를 내 걸고 있다는 말을 듣고 너무너무 잘 하는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교회를 가르치려고 하기 전에 교회를 섬기려고 할 때 교회는 스스로 개혁과 갱신을 도모하게 될 것입니다. 사실 “섬김”은 “착함”의 행동화요 열매라고 생각합니다. 예수님께서는 “섬김”을 너무 많이 강조하셨습니다. “인자의 온 것은 섬김을 받으려 함이 아니라 도리어 섬기려 하고 자기 목숨을 많은 사람의 대속물로 주려 함이니라”(막10:45). “나는 섬기는 자로 저희 중에 있노라”(눅22:27). “내가 주와 또는 선생이 되어 너희 발을 씻겼으니 너희도 서로 발을 씻기는 것이 옳으니라”(요13:14). 우리 한국교회의 신앙의 선배님들은 모두를 사랑으로 섬기신 “착하신” 분들이었습니다. 이기풍 목사님과 윤함애 사모님은 거지들과 나환자들과 귀신들린 자들을 사랑으로 섬기신 착하신 분들이었고, 주기철 목사님과 손양원 목사님은 공산당들과 일본 사람들과 죄수들을 따뜻하게 품으신 착하신 분들이셨습니다. 이성봉 목사님과 한경직 목사님과 장기려 박사님과 박윤선 목사님은 자기와 이념이 다른 여러 종류의 사람들을 따뜻하게 품으신 착하신 분들이셨습니다. 오늘 한국 개혁신학회 20주년 신년 하례모임에 모이신 여러분들께서 하나님의 부르심을 받아 하나님 나라 확장을 위하여 하나님의 말씀과 진리를 가르치고 전파하시는 일에 최선을 다하시되 “착함”을 몸에 지니고 모두를 “섬기시는” 일에 최선을 다하시기를 바랍니다. 개혁주의 신학의 전통뿐 아니라 비 개혁주의 신학의 전통도 너그럽게 받아드리면서 분열과 갈등으로 치닫고 있는 한국교회의 연합과 일치를 도모하는 귀중한 역할도 함께 수행해 나아가시기를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