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옥희 선교사의 『천하보다 귀한 한 영혼을 찾아』 추천서(독후감)

김명혁 목사(강변교회 원로, 한국복음주의협의회 회장)

어릴 때부터 자살을 여러 번 시도할 정도로 멸시와 천대와 슬픔과 아픔과 절망을 지니고 남해 압해도 섬 마을에 살던 한 소녀가 11살과 16살 때 박요한 목사님과 이성봉 목사님께서 인도하시는 부흥회에 참석하여 깊은 감동과 은혜를 받으면서 멸시와 천대와 슬픔과 아픔을 지니시고 우리 모두를 구원하시기 위해서 십자가에 달려 죽으신 예수님을 생생하게 만나는 영적 체험을 함으로 기도와 말씀에 전념하는 신앙생활을 하게 되었고 한 평생을 헌신하며 가족을 비롯한 한 영혼 한 영혼을 찾아 십자가의 복음과 사랑을 전하는 섬김과 선교의 삶을 살게 되었다는 간증의 이야기는 너무너무 귀중하고 너무너무 아름다운 감동적인 이야기입니다. 저는 지난 10여 년 이상 이와 같이 순수하고 진솔한 감동적인 삶에 대한 간증 이야기를 들어보지 못했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어릴 때 멸시와 고난을 당한 한 소녀의 귀중하고 아름다운 간증의 글을 읽으면서 부족한 제가 어렸을 때 신사참배를 강요하던 일본 사람들에 의해 야단과 미움을 당하고 주일성수를 방해하던 공산당들에 의해서 징벌과 매맞음과 정학을 당한 일들과 주일 성수와 예배의 삶을 바로 살기 위해서 11살 때 고향을 떠나 혼자서 38선을 넘어 남쪽으로 온 일들이 생각났고, 13살 때부터 16살 때까지 중학생 시절 3년 동안 대구에서 이성봉 목사님께서 인도하시는 부흥회에 열 번 이상 참석하며 깊은 은혜와 감동을 받으면서 저의 삶을 주님께 헌신했던 일들이 생각났습니다.

25세의 젊은 나이에 독일로 유학 가서52년간 간호 선교사로, 파독 간호사들의 언니와 어머니로, 길 잃은 자들의 길 잡이로, 좌절과 절망에 빠진 자들에게 믿음과 용기와 희망을 불어넣는 신앙의 스승으로, 섬김과 선교의 사역을 성실하게 수행해 오신 일들이야말로 너무너무 귀중하고 너무너무 아름다운 일들이었다고 생각합니다. 부족한 저도 그와 같은 헌신과 섬김의 삶을 살려고 평생 노력을 해 왔지만, 올해 79세가 된 저는 올해 77세가 된 박옥희 선교사를 도저히 따를 수 없음을 솔직하게 고백합니다. 다양한 사회적 문화적 계급적 인종적인 모든 장벽을 뛰어넘어 모두를 십자가의 사랑으로 따뜻하게 품으면서 섬겨오신 박옥희 선교사님의 헌신의 삶과 사역에 존경과 사랑을 표합니다. 박옥희 선교사의 다음과 같은 자서전 서문은 우리들로 하여금 머리를 숙이게 합니다. 「나는 허물이 많고 시행착오도 많았으며 상처를 주고 받으며, 자주 절망하고 포기했지만 하나님께서는 오래 참으시는 중에 나를 구원의 복음을 전파하는 데 사용하셨다. 이 복음을 전하여 한 사람이라도 더 구원에 이르게 하는 것이 나의 남은 생애에 해야 할 과제이다. 내가 이 자서전적 간증을 통해서 말하고 싶은 것은 단 한 가지이다. 하나님께서 나 같은 자도 구원하시고 복음사역에 사용하셨다. 하나님께서는 당신도 구원하시기를 간절히 원하신다. 그래서 독생자 예수 그리스도를 당신 대신 십자가에서 죽음을 당하게 하셨다. 혹 누군가가 이 복음 진리를 깨닫고 주께로 돌아온다면 이 책은 그 소임을 다했다고 할 수 있다.」

박옥희 선교사는 어릴 때 엄격한 유교적 전통과 남아선호 사상에 사로잡혀 있던 부모님으로부터 지나친 차별 대우와 멸시와 천대를 받았고 후에는 교회를 가지 못하게 하는 무서운 박해를 받으며 딸로 태어난 것을 원망하면서 자살을 여러 번 시도했고 그래서 부모님을 원망하며 증오했지만 나중에는 원망과 증오의 대상이던 부모님에게 사랑의 복음을 전했을 뿐 아니라 부모님을 존경하며 부모님께 대한 감사를 이렇게 표현하기까지 했습니다. 「나를 낳아주시고 키워주신 부모님께 감사한다. 아버지는 근면 성실했으며 책임감이 강한 분이었다. 아버지는 자신의 월급을 돈이 궁한 면 사람들에게 나누어 주는 게 일상이었다. 풍년이 들어 농사가 잘 되면 수확 쌀과 돈이 될 만한 농작물을 목포시장에 몽땅 내다 팔아서 가난한 면 사람들에게 다 나누어주고 빈손으로 귀가 한 적이 한 두 번이 아니었다.」 「어머니는 근면하고 삶의 목적이 뚜렷한 분이었다. 무엇보다 농사일과 집안 살림 전체를 관장하는 탁월한 능력가이며 생활력이 강한 분이었다. 아버지가 월급을 갖다 주지 않았기 때문에 혼자서 그 큰 농사일을 감당하며 가족을 먹여 살린 분이다. 13명 우리 식구뿐 아니라 수시로 드나드는 손님들까지 대비하여 식사를 준비해 두어야 했으므로 큰 가마솥에 늘 밥을 앉치고 자식들을 키우느라 여념이 없었던 어머니의 부지런한 모습은 지금도 눈에 선하다. 내게 뿌리 박혀 있는 근면과 성실의 유전자는 분명 어머니로부터 비롯되었다.」

박옥희 선교사는 1955년 1월 이성봉 목사님께서 인도하시는 부흥회에 참석하여 넘치는 감동과 은혜를 받으면서 자신을 헌신하게 된 일을 다음과 같이 기록했습니다. 「그래서 이렇게 기도했다. “주님, 사도 바울 같지는 않을지라도 복음 전파와 복음 증거의 사명 완수를 위해 이 몸이 죽고 죽어 일백 번 고쳐 죽더라도 넋이라도 있건 없건 살아가겠습니다. 날 위해 귀한 생명 바치신 주님을 사도 바울처럼 따르고자 합니다” 라고 했다. 예수의 제자로서 주님을 따르기로 결단한 것이다. 그런데 그때였다. 속에서 또 음성이 들렸다. “옥희야, 나를 따라오려거든 너를 부인하고 날마다 네 십자가를 지고 나를 따를 것이니라.” 주님은 그때 나에게 누가복음 9장23절 말씀을 주신 것이었다.  “누구든지 예수의 제자가 되려거든 자기를 부인하고, 날마다 자기 십자가를 지라”는 말씀이었다. 나 같은 초 신자에게는 상당히 어려운 말씀이었다. 지금 돌아보면 왜 예수님께서 그때 내게 다른 말씀을 주시지 않고 하필이면 이 말씀을 주시면서 그토록 어려운 일을 하라고 권한 이유를 좀 알듯하다. 사실 나는 자아가 무척 강했다. 내 결단, 내 뜻, 내 열심, 내 의지로 주님 일을 하려고 했고 주님을 섬기고 주님 뜻을 이루려고 애쓰는 타입이었다. 아집도 강하고 늘 내가 살아서 펄펄 뛰어다녔다. 그래서 아마 주님은 이런 내가 죽도록 자기를 부인하라는 말씀을 주신듯하다. 그래서 나는 없어지고 그저 하나님만이, 하나님의 영광과 능력만이 드러나도록 말이다. 마치 사도 바울이 날마다 자기를 부인했을 때 주님의 놀라운 역사하심과 능력을 체험했듯이 말이다. 그래서 지금은 그때 그 말씀을 주신 주님께 늘 감사한다.」 박옥희 선교사는 어릴 때부터 들을 귀와 받을 마음과 실천할 몸을 지녔던 것 같습니다.

박옥희 선교사의 자서전적 간증은 하나하나 모두 감동으로 넘칩니다. 절망적인 고난과 고통을 통해서 역사하시는 하나님의 놀라운 일들을 진솔하게 소개합니다. 십 대의 소녀 박옥희가 주님을 영접하고 헌신한 후 일년 동안 일주일에 세 번씩 한 시간 이상 뛰어가야 하는 먼 교회로 달려가고 때로는 산속으로 올라가서 금식철야기를 계속했습니다. 결국 폐결핵 말기에 처하게 되었습니다. “긴장된 생활과 영양부족 상태에서 먼 거리를 그것도 한밤 중에 뛰어다닌 일들이 결국 몸에 무리를 일으킨 것이었다.” 라고 지적했습니다. 살 소망이 없다는 의사의 진단을 받았습니다. 부모를 비롯한 친척들은 죽도록 내 버려두라고 했습니다. “부모님은 따뜻한 말 한마디는커녕 예수 믿다가 그렇게 되었으니 자업자득이라면서 내버려 두셨다.” 라고 지적했습니다. “그런데 참으로 이상한 것은 그렇게 고통스럽고 아픈 나날이 계속되었지만 부모님을 원망하거나 하나님께 불평하는 마음이 전혀 생기지 않는 것이었다. 오히려 심령에는 사랑과 평강으로 가득했다. 나의 얼굴에는 놀랍게도 평화의 빛이 발하고 있었다.” 라고 지적했습니다. 그런데 누군가의 제안으로 미국인 선교사가 설립해서 운영하는 목포에 있는 성모병원으로 가서 진단과 치료를 받게 되었는데 간호사와 여의사가 너무나 친절하고 호의적으로 옥희양을 보살피는 것을 보고 어머니가 충격을 받고 회개하고 주님을 영접하게 되었고 그 후 아버지도 따라서 회개하고 주님을 영접하게 되었으며 옥희양은 나중에 한 손에는 성경책을 다른 손에는 왕진 가방을 들고 선교하면서 환자를 돌보는 간호 선교사로 일생을 헌신하는 계기가 되었다고 고백했습니다. 6개월 후에 폐결핵에서 온전히 회복되었습니다. 「이제 두더쥐 신앙생활은 끝났다. 신앙의 자유가 생긴 것이다. 6개월이 지나자 여의사가 말했던 것처럼 온전히 병에서 회복되었다. 교회에 마음 놓고 다닐 수 있게 되었다. 철야기도도 언제든지 다닐 수 있게 되었다. 수요예배와 찬양과 기도모임 그리고 성경공부모임과 주일예배에 어머니와 함께 손을 잡고 다니게 되었다. 너무 기뻤다. 내 인생의 봄날이었다. 외로움과 고통, 시기와 미움만이 가득하던 집안이 갑자기 천국이 된 듯 했다. 집안에서의 나의 위상 또한 자연히 달라졌다. 미운 오리 새끼가 아니라 축복의 근원이며 물줄기이고 하나님의 여종으로서의 고상하고 우아하며 당당한 백조가 된 것이다. “주 예수를 믿으라, 그리하면 너와 네 집이 구원을 얻으리라”(행 16:31)는 말씀은 지금도 변함없는 진리이다. 내가 그 증인이다.」 박옥희 선교사가 자기에게 일어난 놀라운 일들을 어쩌면 이렇게도 아름답고 감동적인 멋진 글로 표현할 수가 있다는 말입니까! 놀라울 뿐입니다!

거기에 그치지 않았습니다. 온 가족이 모두 예수님을 믿고 헌신했으며 압해도 섬 마을 전체가 복음화 되는 놀라운 일이 일어났습니다. 고난과 고통을 통해서 역사하시는 하나님의 섭리는 참으로 놀랍고 귀중하고 아름답습니다. 박옥희 선교사는 하나님께서 부모와 형제와 친척들을 구원하시고 마을 전체를 복음화 하신 놀라운 일들을 이렇게 기록했습니다. 「1978년 9월 중순 경 아버지가 내게 편지를 보내셨는데 당신 자신의 회개와 회심의 편지였다. 편지를 받고 하나님의 사랑과 은혜가 너무 커서 하루 종일 울었던 기억이 난다. 아버지는 이 편지에서 6년전 자신이 얼마나 흉악한 죄인인가를 알게 되었고 자신의 모든 죄를 깨닫고 예수님께 용서를 구했다고 쓰셨다. 자기와 같은 무신론자를 참으시고 용서하신 예수님을 찬양하고 감사하고 있었다. 그때 받은 감동은 아직도 잊지 못한다. 아버지 역시 어머니처럼 좋은 기도 동역자이며 선교 동역자가 되셨다.」「부모님이 이렇듯 갑작스럽게 변하니 오빠와 남동생들도 자연스럽게 교회에 가게 되었다. 동생 박동진(박무디 목사)은 후에 180도로 변하여 주께로 돌아왔다. 동생 박석봉 역시 후에 복음을 영접하고 목회자의 길을 갔다. 너무나 놀라운 일이 내 눈앞에 한꺼번에 그리고 순식간에 벌어진 것이었다. 하나님께서는 가정 복음화를 위한 나의 기도를 들으신 것이었다. 물론 언니의 눈물의 중보기도와 형부 정남영 목사의 중보기도를 뺄 수 없다. 당시 내게 닥친 고통의 이유를 몰라 내내 괴로워했지만 하나님께서는 사실 나의 고통을 쓰셔서 온 가족을 복음화 하신 것이다. 하나님의 그 놀라운 섭리와 오묘함을 나는 지금까지 잊지 않고 감사 찬양한다. 고통은 축복의 또 다른 얼굴, 아니 위장된 축복(disguised blessing)이라고 했던가! 정말 그렇다. 고통 뒤에는 반드시 하나님의 놀라운 뜻이 있다. 유교전통의 집안에서 목회를 하는 주의 종들이 여섯 명이나 배출되고 온 가족이 예수님을 믿게 된 것은 하나님의 엄청난 축복이 아니겠는가! 이 기적 같은 축복을 주신 하나님께 모든 영광을 돌린다.」 「부모님과 오빠와 남동생들의 변화된 모습은 섬마을 사람들에게 충격 그 자체였던 것 같다. 많은 지인들이 교회 주일 예배에 출석하기 시작한 것이다. 그 당시 우리 가족의 변화가 섬마을 사람들에게 등대 역할을 했다고 할 수 있다. 1971년 9월 21일, 7년간의 독일유학을 끝마치고 귀국 했을 때 나는 내 눈을 의심하지 않을 수 없었다. 한 집을 빼고 마을 전체가 교회에 나가고 있었다. 마을이 ‘신앙촌’이 된 것이다. 되돌아보면 하나님은 나의 금식철야기도 때 드린 그 모든 기도를 놀랍게도 다 들으시고 응답하신 것이다. 기도를 당신의 때에 당신의 방식으로 반드시 들으시는 신실하신 하나님을 다만 찬양할 뿐이다.」 이와 같은 놀라운 간증을 읽고 들으면서 저는 하나님을 향해서는 “할렐루야! 할렐루야! 할렐루야!” 라고 외칠 수 밖에 없고, 박옥희 선교사님을 향해서는 “귀중하십니다! 귀중하십니다! 귀중하십니다!” 라고 말하면서 감사와 존경과 사랑을 고백할 수 밖에 없습니다.

박옥희는 김제 금성여자중학교를 졸업하고 광주 숭의실업고등학교에 입학하여 공부하면서 대학생성경읽기 선교회모임에 참석하여 성경 공부를 하게 되었는데 그것이 후에 그의 복음사역의 모델이 되었다고 고백했습니다. 박옥희는 24세의 나이로 숭의실업고등학교를 졸업할 즈음 김신근 교장 선생님의 제안과 추천으로 간호 유학생으로 독일로 가게 되었는데 그것도 기도의 응답과 하나님의 섭리와 인도하심으로 이루어졌다고 고백했습니다. 「하나님은 이종수 박사와 김신근 교장 선생님을 통해서 간호 선교를 위해 기도하고 있던 내게 찾아오신 것이다. 물론 나의 계획이 아니라 당신의 계획(Divine Conspiracy)을 실현하시기 위함이셨다. 이를 생각하면 늘 떠오르는 말씀이 있다. 창세기 45장 7절 말씀이다. “하나님이 큰 구원으로 당신들의 생명을 보존하고 당신들의 후손을 세상에 두시려고 나를 당신들 앞서 보내셨나니.” 하나님께서는 나를 독일로 보내시기 위해 이종수 박사를 먼저 독일로 보내시고 김신근 교장 선생님으로 하여금 숭실고를 설립케 하셨으며 두 분이 또 인연을 갖도록 하셨고 내가 숭실고에 입학하도록 하셨다. 지금도 나의 독일 행이 성사될 수 있었던 배경과 이유를 돌아보면 하나님의 주권적 은혜와 섭리적 인도하심 앞에 다만 두렵고 떨리는 마음뿐이다.」

박옥희 선교사는 그 당시 독일 행 여행을 다음과 같이 생생하고 멋지게 기술했습니다. 「1964년 10월 15일, 나는 독일 프랑크푸르트 행 비행기에 몸을 실었다. 하얀 칼라만 뺀 교복을 그대로 입고, 옷 보따리 하나만 달랑 든 채였다. 다른 학생들은 파마를 하고, 하이힐을 신고, 투 피스를 입는 등 제법 세련된 옷차림을 하고 있었다. 그러나 나는 그럴 형편이 못되었다. 일행은 나를 포함해 15명. 동기야 어찌 됐든 간에 모두 새로운 꿈을 펼쳐보고자 ‘자기 길을 선택한 개척자’들이었다. 언니와 형부 (정남영 목사) 그리고 조카 예빈이가 배웅을 나왔다. 우리는 잔디밭을 찾아 함께 “볼지어다 내가 세상 끝날까지 너희와 함께 하리라”는 마 28장 20절 말씀으로 파송 예배를 드렸다. 하나님께서 나와 동행하신다는 이 말씀에 마음이 무척 든든했다. 그러나 다른 학생들 그리고 그 가족들과 일가친척들은 그렇지 않았던 모양이다. 배웅을 하면서 눈물을 흘려 김포공항이 장례식처럼 울음바다로 변한 것이 지금도 눈에 선하다. 1964년 10월 17일, 장장 3일간에 걸쳐 도쿄, 홍콩, 방콕, 캘커타, 카라치, 테헤란, 카이로, 로마, 프랑크푸르트 등 거의 10여 개국을 경유하여 일행과 함께 새벽 5시경 독일 뒤셀도르프 공항에 도착했다. 독일 땅을 처음 밟았던 그날, 초가을이었지만 눈이 오고 있었다. 한국에서 출발할 때 입었던 초가을 옷을 벗고 모두 옷 가방에서 두꺼운 오버를 찾아서 꺼내 입었다. 그런데 심각한 문제가 발생했다. 간호학교 측에서 아무도 마중 나오지 않았던 것이다. 후에 알고 보니 이들은 시차를 잘못 계산하여 그들은 우리 일행이 다음 날 도착할 줄 알았다고 한다. 오후 7시쯤 버스 한 대와 함께 간호학교 선생님들이 우리를 찾아왔다.」

박옥희 선교사는 아그네스 카를(Agnes Karll) 간호학교에서의 훈련과 섬김의 삶을 생생하게 기술했는데 순수한 복음 신앙이 문화로 전락해버린 듯한 독일 땅에서 한국땅에서 물려받은 주일성수와 새벽기도와 순교신앙의 유산을 고이 간직하면서 신앙생활과 전도생활에 최선을 다한 것을 너무너무 귀중하게 서술했습니다. 부족한 제가 평양 서문밖교회 주일학교 선생님들로부터 물려받은 ‘주일성수’와 ‘새벽기도’와 ‘순교신앙’의 유산을 고이 간직하고 지키느라 최선을 다했던 저의 삶을 돌이켜보게 되었습니다. 저는 박옥희 선교사님을 다시 존경하고 사랑하게 됩니다. 박옥희 선교사의 간증적인 서술을 그대로 인용합니다. 「뒤셀도르프 공항에서 곧바로 한 시간가량 버스를 타고 에센 아그네스 카를 간호학교로 갔다. 도착하자마자 저녁 식사가 차려진 식당으로 초대됐다. 우리가 한국 사람이었기에 우리를 위해 특별히 만들었다고 한다. 멀건 국과 죽 비슷한 하얀 쌀밥이 우리 앞에 놓였다. 나는 기가 막혔다. 앞으로 이런 ‘죽밥’을 먹고 살 생각을 하니 마음이 몹시 심란했다. 첫날 하루 밤을 지새우고 독일에서 맞이한 첫 번 주일 아침이었다. 아침 식사를 하러 식당에 내려갔더니 6.25시절에 먹었던 개떡을 연상케 하는 시꺼먼 빵이 나왔다. 역시 또 먹을 수가 없었다. 그러나 식사보다는 주일성수가 더 급했다. 그래서 식당에 온 간호학교 선생님 한 분에게 “오늘 어디로 가서 주일 예배를 드립니까?” 라고 물었더니 “오늘 무슨 교회를 가니? 오늘은 짐 풀고 짐 정리 해야지.” 라는 선생님의 대답은 나에게 충격을 주었다. 종교 개혁의 나라, 독일. 인구의 90퍼센트가 세례 받은 교인이라고 하는데 주일에 예배를 드리지 말라니! 그 말에 “이 나라가 과연 종교개혁의 나라인가? 이런 나라에서 어떻게 믿음으로 살아갈꼬?” 하고 몹시 슬퍼했던 기억이 난다. 그날 저녁, 동료들은 내가 예배를 인도할 것을 요청했다. 결국 우리끼리 방에 앉아 예배 순서를 짜서 예배를 드렸다. 중·고등학교 시절 종교 부장, 총무로 성경 그룹은 인도해보았지만 설교한 것은 그때가 처음이었다. 그러나 성령께서 강력하게 역사하셨던 것 같다. 경상도에서 온 이권주 씨가 예배 말씀을 통해 예수님을 믿게 됐고, 이후 목사 사모가 되었다. 지금 교회에서 충성스럽게 주님을 섬기고 있는 안옥자 집사 역시 그때 심어진 말씀의 열매이다. 외모가 아닌 마음을 보시는 하나님께서 우리들의 진심을 보시고 여러모로 부족하지만 기뻐 받으신 것이라고 지금도 믿는다. 그 이후 일 년 반 동안 주석서나 신앙서적 한 권 없이, 성경책 한 권만 가지고 설교를 준비 한다는 것이 그렇게 쉬운 일이 아니었지만, 나는 매주 수요일 저녁과 주일 저녁 두 차례 예배 인도를 하였다. 그때 내가 주일성수와 예배를 그토록 지키고자 애쓴 것은 어릴 때부터 신앙의 스승들로부터 물려 받은 것이 바로 새벽기도와 주일성수 그리고 예배였고 순교신앙이었기 때문에 단순하게 이를 지키고자 애를 쓴 듯하다. 그래서 어디를 가더라도 내가 우선적으로 강조한 것이 바로 새벽기도와 주일성수이며 예배였던 것 같다.」 박옥희 선교사가 그렇게도 귀중하게 몸에 지녔던 새벽기도와 주일성수 그리고 예배와 순교신앙보다 더 귀중하고 보배로운 신앙은 없다고 저는 고백하고 또 고백합니다. “박옥희 선교사님, 참으로 귀중하십니다! 참으로 귀중하십니다!”

박옥희 선교사는 간호학교에서 공부하면서 받아서 누린 은혜와 행복을 이렇게 묘사했습니다. 「간호학을 공부하면서 너무나도 신비롭고 경이로운 창조주 하나님의 지혜와 섬세함에 놀랐던 적이 지금도 기억에 생생하다. 생명의 신비와 돈으로는 결코 환산할 수 없는 생명의 소중함, 가치 그리고 존중성 등을 새롭게 배우고 깨닫게 되어 사람들을 좀 더 사랑하고 귀하게 여기게 되었다. 병원에서 견습 및 실습하는 기간 내내 나는 기쁘고 즐거웠던 것으로 기억한다. 무엇보다 나이팅게일과 같은 좋은 간호사가 되고 싶은 소원이 내 속에 간절했었고 숭실고 시절의 나의 간호선교의 꿈이 좀 더 구체화되었기 때문이었다. 또 병든 이를 간호하면서 대화를 통해 예수 그리스도가 누구신가 그 환자의 마음에 전달해 볼 수 있는 기회를 늘 접할 수 있게 되어서 나의 오랜 간호선교의 꿈이 드디어 실현 되어가는 듯 했기 때문이다. 나는 환자들을 간호하면서 선교하기를 소원했다.」 「간호 유학생활과 병원 실습을 하면서도 나는 늘 복음을 전할 생각만 했다. 의외로 많은 환자들이 신앙에 대해서 대화하기를 좋아했다. 자신의 병으로 마음이 가난해져 있었기 때문이었다. 나는 그들에게 늘 말씀도 전해주고 찬송도 불러주고 상담해주며 기도해주곤 했다.」 당혹함을 느낀 일도 기록했습니다. 「무엇보다 나를 당혹하게 한 것은 나의 간호사 동료들 가운데는 독실한 기독교인이 무척 많았지만 이들은 복음 전할 생각을 아예 하지 않고 있었다는 점이다. 아니 전도나 선교 자체를 이단시하고 있는 듯했다. 실제로 나는 동료들과 간호학교 선생들로부터 나의 지칠 줄 모르는 전도열정으로 인해 이단이라고 오해 받은 적도 한두 번이 아니었다.」 당혹감을 느끼면서도 박옥희 선교사는 조금도 후퇴하지 않고 ‘무식한’ 방법으로 복음을 계속해서 전했는데 하나님께서는 그녀와 함께 하시면서 크게 축복하셨습니다. 사실 사도 바울의 전도의 방식도 ‘무식한’ 방식이었다고 생각합니다. 「상이한 기독교 문화적 전통을 전혀 모르고 무엇보다 하나님은 각 나라마다 각 민족과 문화마다 다르게 역사하신다는 것을 꿈에도 알지 못한 채 열정만으로 나는 무식하고 용감하게 복음전도를 시작한 것이다. 그러나 하나님은 이러한 무식한 복음전도도 쓰셨다. 한번은 어떤 환자가 교회 예배를 끝내고 목사에게 이렇게 말했다. “목사님, 저는 목사님이 설교하시면 도대체 무슨 말씀을 하려고 하시는지 통 못 알아 듣겠어요. 내가 있는 병원에 한국에서 온 박옥희 라는 간호사 한 분이 있는데 이분이 가끔씩 환자를 방문해서 말씀도 주고 설교도 하며 신앙조언을 해주거든요. 내게도 이분이 와서 말씀 주면서 설교했습니다. 그런데 이분의 설교 말씀이나 조언은 그렇게도 쉽게 이해돼요. 귀에 쏙쏙 잘도 들어오거든요.” 목사님 얼굴이 홍당무가 되어버렸다. 그후 목사님 보기가 참 난처하기 그지 없었다. 나는 매일 근무가 끝나면 하루에 병동 두 방씩 심방하여 체계적으로 환자들을 위해 말씀을 읽어주고 기도하고 짧은 예배를 드리곤 했다. 환자들은 이러한 나를 너무 좋아했다. 내가 휴일을 맞아 근무치 않게 되면 그렇게 섭섭해 할 수가 없었다. 어떤 환자는 휴일이 있는 것을 아예 유감스럽게 생각하기도 했다. 내가 근무하고 있던 담당병동 의사는 날보고 늘 ‘우리병동 천사’ 라는 애칭으로 불렀다.」 너무너무 귀중하고 너무너무 아름다운 모습이라고 생각합니다. 저는 전적으로 박옥희 선교사님 편입니다. 사실 저도 어릴 때부터 그리고 청소년 시절과 그 후에도 새벽기도와 주일성수와 예배와 순교신앙을 가장 귀중한 신앙으로 몸에 지니고 이곳 저곳으로 달려가면서 온 몸으로 복음을 전하곤 했는데 하나님의 망극하신 은혜로 전도의 열매를 많이 맺었다고 생각합니다.

박옥희 선교사는 간호학교에 재학하는 동안 복음을 전하는 사역을 열정적으로 계속해서 수행했는데 그 상황을 다음과 같이 기술했습니다. 「내가 간호학교에 재학하는 동안, 독일 땅에 파독 광부와 간호사 그리고 한국 유학생들을 중심으로 하는 한인교포사회가 서서히 형성되고 있었다. 기록에 따르면 1963년 12월, 75명의 광부가 독일 땅에 발을 디딘 이후 1977년까지 독일에 파송된 광부는 모두 7,936명, 간호사는 1만32명에 달했다고 한다. 60년대 말 서독으로 간 간호사 최수자 씨는 “간호사들이 겪어야 했던 가장 큰 고통은 고향에 대한 향수와 가족에 대한 그리움이었다”고 말한다. “고등학교를 갓 졸업한 스무 살 안팎의 간호사들은 밤만 되면 병원 기숙사에 모여 수다를 떨며 외로움을 잊었다”고 그는 회상하고 있다. 고국을 떠나 이국 땅에서 생활하는 광부와 간호사들의 이러한 정서 및 사회적 외로움을 위로하며 이들이 신앙 안에서 바로 설 수 있도록 영적 양식을 공급하고 고통 중에 있는 사람들을 심방하며 또는 갓 유학 온 학생들을 안내하는 등, 이들을 위로하고 아픔을 이해해 주고 마음의 고통을 나누어 지는 육체적 쉼터와 영혼의 안식처를 마련해 줄 한인교회와 목회자가 없었다. 간호학교 학생 신분이었지만 병원에서 일을 하고 있던 나는 현장에서 이러한 ‘목자 없는 양 같은 상황’들을 더욱 잘 목격할 수 있었다. 나는 간호동료들로부터 새벽 1～2시경에 전화 받을 때가 있었다. 하지만 그들은 수화기에 대고 말은 하지 않고 다만 울고만 있었다. 나 또한 뭐라고 할 말이 없어서 듣고만 있다가 “나와 잠깐 기도하지 않을래요?” 하고 물어보면 “그렇게 해주세요.” 라고 대답한다. 그런데 그렇게 잠시 기도만 해주었는데도 그들은 위로가 된다고 후에 나에게 말했다. 이 밤중 전화상담 체험은 내가 목사로서 선교사역을 시작한 이후에는 더 자주 그리고 더 오래 지속되었다. 한번 전화가 오면 한 시간은 보통이다. 어떤 때는 밤중 상담요청 전화가 서너 번씩 온다. 물론 밤근무를 하는 간호사들이 많기 때문이다. 계속 울리는 전화로 인해 잠을 설칠 뿐만 아니라 아예 밤을 세우기도 한 적이 적지 않았다. 하지만 나는 무척 기뻤다. 이들의 고충을 들어주고 기도해주며 말씀을 주는 것이 나의 사명이었으니까 말이다. 솔직히 나는 전화상담을 좋아했다. 전화로 상담을 하면 상담자의 영적 상태가 무척 빨리 파악되고 그에 맞는 말씀도 상당히 빨리 줄 수 있었다. 하나님께서 아마도 나에게 이 소통의 은사를 주신 것 같다. 늘 적절한 말씀을 내게 주셨다. 상담하시는 간호사님들이 상담이 끝난 후 기뻐하고 감사하다는 말을 할 때마다 몸은 피곤했지만 마음은 몹시 기뻤다. 나는 기도했다. “하나님, 제가 이 고독과 외로움에 지친 영혼들을 섬길 수 있도록 도와주세요. 길을 열어주세요!”」 저는 ‘소통’이야말로 너무너무 귀중하고 아름다운 전도와 목회와 선교의 방식이라고 생각하는데 하나님께서 박옥희 선교사에게 ‘소통’의 은사를 주셨다고 생각합니다. 

박옥희 선교사는 선교사로서의 사역을 본격적으로 수행하기 위해 우여곡절 끝에 아니 하나님의 선하신 섭리와 인도하심으로 1968년 10월 13일 리벤첼 선교회 선교신학교에 입학하여 신학과 선교학을 공부하게 되었습니다. 「1968년 10월 13일에 드디어 15살 때부터 14년간 소망하며 기다렸던 신학교에 입학했다. 독일의 다른 신학대학이 아니고 리벤첼 선교회 선교신학교에서 신학공부를 하게 된 것을 나는 지금도 하나님께 감사한다. 나같이 학자적이지 못한 사람이 학문이라는 엄청난 미로에서 헤매지 않고도 복음신학을 배울 수 있었기 때문이다. 리벤첼 선교회는 허드슨 테일러의 중국 내지 선교회의 독일지부이다…… 신학교의 첫 학기는 언어 문제로 너무 힘들었지만 무척 즐겁고 보람 있는 나날이었다. 감사와 기쁨이 늘 넘쳤던 것으로 기억된다. 내게는 지상 천국처럼 여겨지기도 했다. 한국에서 만났던 것 같은 성도들과 같이 성실하고 진실하며 성경에서 언급되고 있는 그러한 독실한 크리스천들을 접할 수 있었다. 또한 내 영적인 문제를 잘 이해할 수 있는 사람들과 교제하며 대화할 수 있었기 때문이었다. 내 영혼이 날마다 생수를 마시고 생명의 떡을 먹으며 쑥쑥 힘차게 자라나는 듯 했다.」

박옥희 선교사는 리벤첼 선교회 선교신학교에서 공부하면서 배운 것을 진솔하게 기록했습니다. 「신학공부라는 장벽은 내게 있어서 알프스 산보다 더 크게 보였다. 하나님께서는 이런 나를 도우셨다. 점차 조금씩 신학용어에도 익숙하게 되었다. 신학서적을 읽고 이해하는 속도도 좀 빨라졌다. 그룹 토론에도 점차 참석할 수 있었다. 하나님의 도우심으로 수강한 과목에서 비록 ‘최우수’는 아니었지만 대부분의 과목에서 ‘우수’ 평가를 받았다. 선교회 신학대학 학장은 린하르트 플라움 목사였는데 그는 독일을 대표한다고 할 수 있는 복음주의자요 복음운동가라고 할 수 있다. 나는 독일 신학의 흐름과 나의 신앙을 나름대로 정리하고 복음신학을 체계화하며 설교를 좀 더 능률 있게 준비하는 데는 충분했다. “조직신학 개론”을 배우면서 나의 신앙을 정리할 수 있었다. 현대신학의 흐름과 자유신학의 위험성도 배웠다. 리벤첼의 선교신학교에서 나는 복음신학을 정립할 수 있었다. 하나님의 주권과 인간의 책임 문제에 대해 배울 수 있었다. 전도와 선교가 얼마나 중요한가를 다시 한번 재확인하기도 했다. 교회의 최우선적 관심과 일차적 책임은 복음전도이다. 이성봉 목사가 늘 강조했던 것처럼 기독교는 누가 뭐라고 하여도 영혼 구원의 종교이다.」

박옥희 선교사는 신학교에서 공부하면서도 복음 전도 사역에 전념했고 하나님의 축복으로 많은 전도의 열매를 맺게 되었는데 그 전도 사역의 기록 중 일부를 인용합니다. 참으로 놀라운 일입니다. 「신학교 2학년 겨울 방학 어느 날이었다. 새벽기도를 하고 있는데 내 마음속 깊은 곳에서 재독 한인들, 특히 한국의 간호사들이 나와 동일한 영적 고통을 당하고 있지 않을까, 독일교회의 형식과 전통에 사로잡혀 살아계시는 하나님 말씀을 듣지 못하고 영혼이 피폐해져 가고 있지는 않을까 하는 염려가 솟구쳐 올랐다. 그날로 나는 내가 할 수 있는 것을 하기로 결단했다. 먼저 내가 심방하고자 하는 한인 주소들을 다 찾아 정리했다. 마침 성탄 휴가를 맞아 그 주소를 들고 한 사람 한 사람 방문하기 시작했다. 당시에 자동차 면허증이 없었으므로 기차와 버스로 이들을 심방하였다. 한인들을 찾아 순회 전도사역과 부흥 사경회로 봉사하기로 한 것이다. 1970년 성령강림절에 처음으로 10일간 요한복음 세미나를 열었다. 처음이라 기도로 많이 준비했다. 때마침 서인경, 이화자, 설동란 세 분 간호사들이 대학생 성경읽기선교회 파송 첫 선교사로 독일에 왔다. 이분들에게 요한복음 한 강의씩 맡아줄 것을 부탁했다. 그러나 이분들은 모두 사양했다. 할 수 없이 모든 강의를 내가 도맡아 했다. 이뿐 아니라 기도모임, 성경공부모임, 자유시간 프로그램, 저녁 기도모임, 식사 준비, 수련회 조직 및 수련회 참석자 숙박 등 혼자 감당하여야 했다. 세 분의 선교사님 외에 6명의 한국 간호사들이 부퍼탈과 인근 지역에서 몇 번이나 기차를 갈아타면서 참석했다. 매일 6시간씩 말씀을 섬겨야 했지만 피곤치 않았다. 말씀은 이들의 마음을 깊이 파고들었다. 참석한 간호사들은 눈물로 회개하고 복음을 듣고 주님을 구주로 영접하였다. 그로부터 22년이 지난 후1991년 내가 다시 한국을 방문했을 때 나는 이때 참석했던 한국 간호사를 다시 만나는 기회가 있었다. 그런데 그녀가 “박옥희 목사님, 저는 아직도 그때 은혜 받은 요한복음 말씀의 능력으로 살고 있어요” 하는 것이 아닌가!」「신학교 시절, 요한복음 세미나 외에도 세 번의 수련회를 더 개최했다. 한번은 지겐 시립병원과 비스바덴 시립병원에 근무하고 있는 한국 간호사 20명과 함께 스위스 기독교 수양관에서 수련회를 가졌다. 그분들과 10일간 성경공부를 중심으로 수련회를 했는데 매우 은혜스러웠다. 또 한번은 1970년 시편23장 말씀 중심으로 세미나를 가졌다. 그 역시 10일간 성경공부를 했고 이정애 자매와 정정숙 자매를 비롯하여 20여 명의 한국 간호사들이 참석했다. 세미나 기간 동안 특히 정숙 자매가 시편 말씀을 통해 예수님을 구주로 영접하고 자신 또한 성경선생이 되고자 결단한 것은 지금도 기억에 생생하다.」 너무너무 귀중하고 너무너무 아름다운 복음전도와 영혼 구원의 사역이었다고 생각합니다.

박옥희 선교사의 자서전적 간증은 감동적이 아닌 것이 하나도 없는데 그것은 자기 자신에 붙잡힌 삶이라기 보다는 하나님의 선하신 그리고 강권적인 섭리의 손길에 붙잡힌 삶이었기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박옥희 선교사가 신학공부를 마친 후 영적으로 세속화된 문화로 전락해버린 듯한 독일에 더 이상 머무는 것을 지겹게 생각하며 한국으로 돌아가서 전도와 선교 사역을 하기로 결단을 했습니다. 박옥희 선교사의 표현대로 요나처럼 영적으로 황폐한 선교지를 버리고 고향으로 돌아가기로 결단을 하고 귀국을 단행했습니다. 그런데 그런데도 불구하고 하나님의 강권적인 섭리의 손길에 의해서 그리고 누군가의 간곡한 권면과 요청에 의해 결국 항복하고 영적으로 황폐한 선교지라고도 할 수 있는 독일로 다시 돌아가서 목사 안수를 받고 재독 한인 선교 사역에 종신토록 헌신하게 되었다는 간증은 아무에게서나 들을 수 없는 너무나 특별한 ‘독일무이’ 아니 ‘유일무이’한 간증이라고 생각합니다. 좀 긴 간증을 요약해서 인용합니다.

「리벤첼 선교회 선교신학교를 졸업할 즈음, 당시 학장이었던 린하르트 플라움 목사가 나를 자기 사무실로 불렀다. 혹시 재독 한국인을 위해 선교 활동을 하지 않겠는가 물어왔다. “현재 7천 내지 8천 명의 한국 간호사들이 독일에서 근무하고 있는 줄 압니다. 우리가 이들에게 복음을 전하고 싶습니다. 미스 박은 간호학을 했고 또 그동안 독일의 영적 상황을 나름대로 파악했으니, 제가 볼 때 이 사명은 당신이 적격이라고 봅니다.” 이 말을 듣자마자 일언지하에 거절했다. 며칠이 지나자 나를 또 불렀다. “옥희! 지난 7년간 한번도 고국을 방문하지 못하셨지요. 공부도 이제 끝났으니 이번 기회에 고국을 한번 다녀오는 것이 어떻겠습니까? 부모님과 형제자매 그리고 일가친척도 만나 뵙고 푹 쉬었다가 다시 독일에 오시지요. 여행 비용은 모두 선교회에서 지불하겠습니다.” 나는 또 냉정하게 거절했다. 솔직히 나는 독일이 싫었다. 독일의 영적 상황에 질려있었다. 너무 차가워서 매정하게까지 보이는 이성적 신앙, 전통과 격식에 매여 죽은 듯한 신앙 및 독일교회, 문화로 전락해버린 듯한 독일 기독교, 말씀도 영성도 없는 주일예배, 나는 무슨 박제를 보는 듯했다. 나는 독일이 싫었다. 그래서 나는 한국으로 돌아가고자 했던 것이다. 나는 구약에 나타나는 요나 선지자와 같았다. 니느웨 백성들에게 심판과 회개의 메시지를 전하라는 부르심을 받았지만 편협한 민족주의 감정 때문에 부르심을 거절하고 도망치다가 결국 고래 뱃속에서 회개하고 부르심을 다시 받아드린 후 니느웨 백성들에게 심판과 회개의 메시지를 전한 그 요나 선지자 말이다. 나는 리벤첼 신학교 시절 구약공부를 하는 중 요나 선지자에 대해 배우면서 하나님이 나를 주권적 섭리로, 앞으로 독일로 몰려올 한국 간호사들에게 복음을 전하도록 나를 먼저 독일 땅에 보내신 것을 분명히 깨달았다. 이를 위해서 간호학교와 신학교를 졸업케 하시며 복음의 종으로 잘 무장 시키고 계신 것도 알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소명을 박차고 한국으로 떠나려고 한 것이다.」

「그렇지만 목자 없는 양떼들이 얼마나 불쌍한지를 잘 알고 있었기에 그냥 떠나기에는 도저히 신앙양심이 허락하지 않았다. 그래서 졸링엔 외국인 선교회의 벨터씨를 찾아갔다. 그에게 ‘선교과제’를 떠넘기고자 했다. “벨터씨, 재독 한국인을 잊지 말아 주세요.” 당시 한국 간호사만도 이미 그 수가 7,000여 명에 달했다. 벨터는 의아한 듯이 나를 보면서 “제가 볼 때 그것은 당신의 의무가 아닌가요?” 되물었다. 그 자리에서 나는 “아닙니다. 나는 이제 한국으로 돌아갑니다. 독일은 정말 질렸으니까요. 나는 한국에 가서 한국인들에게 복음을 전하고자 합니다.” 1971년 9월 21일 나는 귀국했다. 결국 요나 선지자의 길을 간 것이다. 그러나 하나님께서는 재독 한인을 돕고자 하는 주권적 계획을 포기하지 않으셨다. 이 계획을 실천하기 위한 도구로 하나님은 벨터씨를 쓰셨다. 내가 거절했음에도 불구하고 그는 한국에 있는 내게 매주 또는 격주마다 편지를 보냈다. 어떤 때는 이틀이 멀다 하고 편지를 보내기도 했다. 벨터씨는 이미 내가 승낙할 것을 믿고 재독 한인선교회(Korea Mission in Deutschland)라는 환경을 조직해놓고 있었다. 목사 안수도 준비하고 있었다. 목사 안수도 단순히 졸링엔 외국인선교회차원의 목사로서가 아니라 독일복음주의 협의회 (Deutsche Evangelische Allianz) 차원의 목사였다. 여행경비는 물론 비자, 노동 허가 그리고 내가 거주할 셋집까지도 마련해놓고 있었다. 벨터씨는 내가 나의 꿈과 비전 그리고 능력을 마음껏 발휘하고 펼칠 수 있는 무대를 제공해놓고 나를 강권하고 있는 것이었다. 물론 이러한 강권의 이면에는 그의 하나님의 섭리에 대한 믿음 때문이다. 그가 처음 나를 만났을 때부터 “박옥희 선교사와의 만남은 하나님의 주권적 간섭하심” 이라고 늘 내게 말했다. “박옥희 선교사는 이곳 독일에서 쓰임 받기 위해 하나님이 택정한 자라는 것을 확신하고 있었다고” 했다. 그는 당시 숱한 한국인 간호학생들과 한국 간호사들과 광부들 그리고 한국 유학생들의 아픔과 영적 고통을 알고 있었다. 그는 수 년 전부터 한국 간호사와 한국 광부들에게 복음을 전하고자 기도하고 있었다. 그 당시 독일에는 한국 교회도, 한국 목사도 없었기 때문이었다. 이들을 돕는 데에는 박옥희가 적격이라고 하여 그는 한국에 있는 내게 편지로 누차 부르심과 소명, 하나님의 계획에 대한 말씀으로 권면하며 독일로 초청하고 있었다. 이 강권을 생각하면 지금도 떠오르는 말씀이 있다. “이는 내 생각이 너희의 생각과 다르며 내 길은 너희의 길과 다름이니라 여호와의 말씀이니라 이는 하늘이 땅보다 높음 같이 내 길은 너희의 길보다 높으며 내 생각은 너희의 생각보다 높음이니라…”(사 55:8∼13). 벨터씨가 아니었다면 나는 요나 선지자처럼 고래 뱃속에 빠졌을 것이다. 부르심을 저버리고 사람 낚는 어부로서의 소명에 합당한 삶을 살지 못했을 것이다. 벨터씨는 자신보다 훨씬 어린 나를 독일 외국인 전도 사역의 책임자로 세워서 평생 나를 전적으로 지지했다. 벨터씨가 없었다면 나는 결코 재독 한인선교의 그 힘든 일들을 조직적으로 감당할 수 없었을 것이다. 나는 그의 도움으로 독일복음주의협의회라는 지원 시스템과 무대 속에서 활동할 수 있었다. 졸링엔 외국인선교회는 현재 독일복음주의협의회 소속 외국인 사역협회의 회원이 되어있다. 독일외국인선교회는 지금도 750 만 명에 이르는 독일 내 외국인들에게 선교하고자 출발 당시의 목적과 동기로 여전히 일하고 있다.」

「1972년 9월로 기억된다. 시편 23편 말씀을 새벽기도 시간에 묵상하는데 성령의 음성이 가슴속으로부터 들려오는 듯했다. “내가 너를 독일의 한인들을 위해 불렀다. 네가 사망의 음침한 골짜기에 다닐지라도 너를 지켜주겠노라.” 2개월 후 나는 다시 독일로 향했다. 11월에서야 독일로 향한 것이다. 벨터씨와 외국인선교회 일원들은 나를 포기할 만도 했지만 내가 승낙할 때까지 줄기차게 기도하고 있었던 것이다. 후에 나의 순회 목사로서의 출발은 이분들의 기도와 인내가 밑거름이 되었다. 1972년 11월 7일 김포공항을 떠난 루프트한자 항공기가 어떤 연유에서인지 일본으로 회항을 했다. 일본 비자가 없던 나는 바깥 출입이 완전히 금지된 채 공항 호텔 방에서 지내야만 했다. 마치 하나님이 소명을 거절한 요나를 고래뱃속으로 집어넣은 것처럼 소명을 알고서도 계속 거절하는 나를 호텔 방에 오도가도 못하게 가두어 버린 것 같았다. 어쩌면 긍휼이 풍성하신 하나님께서 내게 뜨거운 회개의 영을 보내셔서 뼛속 깊이 스며들어있는 나의 영적 무지와 고집 그리고 아집을 부서뜨리기 위해서 호텔 방에 가두어 버렸을지도 모르겠다. 나는 내가 짐승보다 못한 사람이라고까지 생각했다. 미미한 짐승이라도 주인을 아는데 나는 주인의 마음을 알면서도 행하지 않고 있으니 그보다 못한 사람인 것이다. 호텔 방에 갇혀있는 동안, 오직 주님께 기도할 수밖에 없었다. 주님의 뜻을 알면서도 불순종한 죄가 얼마나 큰 죄악인가를 철저히 깨달았다. 통곡하면서 회개했다. 그리고 주님께 나아가 용서를 구했다. “주님, 저를 이곳에서 내보내시고 독일을 향해 날아갈 수 있도록 도와주세요. 주님의 선교 소명을 따르겠나이다. 재독 한인들에게 복음을 전하고 주님이 그리스도이심을 증거하겠나이다. 나의 사랑하는 주님, 저의 어리석은 생각과 아집, 무서운 불순종의 영을 제 속에서 온전히 제거해 주시기를 간구하옵니다. 이제는 제가 사는 것이 아니라, 제 안에 그리스도께서 사심을 인정하오니 저를 받으소서! 주님의 뜻이면 독일에서 2년이든 20년이든, 독일 땅에 묻히든 상관하지 않겠습니다. 무지하고 어리석은 저의 조그마한 머리로 계획했던 아프리카의 선교를 포기합니다. 세상적으로 부하지만 영적으로는 심히 메마른 독일에서 주님 선교 사명을 감당하기를 원합니다. 저를 쓰소서! 주님 절 용서하소서! 저를 받으소서!” 아직 기도의 무릎을 채 일으켜 세우기도 전이었는데 호텔 내방 전화가 울렸다. 루프트한자 비행좌석이 마련되었다는 것이다. 정확히 3일 후에 주님은 고래 뱃속에서 나를 뱉어내셨다. 지금도 이 사건을 생각하면 하나님 아버지의 신실하심과 위대하심이 그리고 진심으로 회개하는 자의 간구를 하나도 빠짐없이 들으시고 응답하시는 그 놀라운 섬세하심이 마음에 새롭게 다가온다. 이 엄청난 주님을 새롭게 만난 은혜는 참으로 놀랍기 한량없다.」 너무너무 진솔하고 너무너무 귀중하고 아름다운 회개와 참회의 고백이었다고 생각합니다. 본 받고 또 본 받아야 할 귀중하고 아름다운 회개와 참회의 고백이라고 생각합니다.

박옥희 선교사님의 새로운 헌신과 목회와 섬김과 선교의 사역이 시작되었습니다. 「1972년 11월 18일 졸링엔 루터교회에서 원근 각지에서 1,000여 명의 성도들이 모인 가운데 독일복음주의협의회 주최로 홀스트 아르민 아이켈 목사를 통해 목사로 안수 받았다. 목사 안수식 때 설교 말씀으로 나는 요한복음 21장 15절 말씀을 택했다. “그들이 조반 먹은 후에 예수께서 시몬 베드로에게 이르시되 요한의 아들 시몬아 네가 이 사람들보다 나를 더 사랑하느냐 하시니, 이르되 주님 그러하나이다 내가 주님을 사랑하는 줄 주님께서 아시나이다. 이르시되 내 어린 양을 먹이라 하시고” 이 말씀을 준비한 것은 이 말씀을 붙들고 주님의 피로 사신 양떼들을 감당하기로 공식적으로 선포하기 위함이었지만 실제로는 사람 낚는 어부로서의 부르심을 저버리고 떠나고자 하는 나를 또 부르시며 소명을 주시는 주님의 크신 부르심의 은혜와 사랑을 돌아보기 위해서였다. 회고록을 쓰기 위해서 43년 전에 썼던 설교문을 읽어보았다. 부활의 주님의 부르심의 은혜가 정말 너무 감격스럽다. 베드로를 사람 낚는 어부로 부르시고 부활을 체험케 하시며 성령을 주시며 무장시켰지만 베드로는 물고기를 잡으러 떠나갔다. 하지만 부활의 주님은 다시 디베랴 해변에 나타나 베드로에게 사람 낚는 어부로서의 소명을 재확인 시키신다. 달변이나 심오한 신학적 설교는 아니었지만 주님을 사랑하기 때문에 그분의 피로 사신 양떼들을 목숨 바쳐 섬기겠다는 나의 사랑 고백임은 확실하다. 나의 목사 안수식은 당시 졸링엔에서뿐만 아니라 전 독일에서도 관심과 주목의 대상이 되었던 것 같다. 그도 그럴 것이 독일 복음주의협의회 다이텐베크 회장이 주최했고 독일 복음주의협의회 소속 목사로 취임했으니 말이다. 물론 나는 다 거절했지만 그 요청 서한은 아직도 남아있다. 그 서한을 돌아보니 외국인선교회와 독일복음주의협의회는 당시 독일 곳곳에 파독된 광부들이 근무하고 있는 광산회사와 무엇보다 한국 간호사들이 근무하고 있던 병원으로 이러한 나의 존재를 알린 듯하다. 향수병과 외로움으로 고통 중에 있는 한국 간호사분들이 있으면 이들을 위로하고 아픔을 이해해주고 신앙 상담해주며 무엇보다 한국말로 예배도 드리며 그리고 실제적 문제를 해결해 주는 등, 육체적 쉼터와 영혼의 안식처를 마련해줄 한인 목회자가 있으니 초청하라는 것이었다.」 부족한 죄인들을 버리시지 않고 오래 참으시면서 깨닫게 하시고 회개하게 하시고 새롭게 헌신하게 하시고 그리고 십자가의 복음을 보다 열정적으로 전하는 당신의 종들로 사용하시는 하나님의 섭리하심이 얼마나 귀중하고 아름다운지 우리는 도무지 알 수가 없습니다. 그저 이렇게 외칠 뿐입니다. “할렐루야! 할렐루야! 할렐루야!” 그리고 회개와 헌신과 섬김과 선교의 길로 걸어가신 선배님들을 향해서는 이렇게 말을 할 뿐입니다. “귀중하십니다! 귀중하십니다! 귀중하십니다!”

목사 안수를 받은 후 순회선교사로서의 복음전파 사역은 놀랄만했습니다. 박옥희 선교사는 딤전 2장4절 말씀을 붙잡고 다음과 같은 몇 가지 원칙을 정해놓고 복음전파 사역을 수행했습니다. “첫째, 누구에게나 복음을 전한다. 그가 어떤 형태의 죄인이든, 어떤 종교적 사회적 지위를 가졌든지 복음을 전한다. 둘째, 그것이 나의 목숨일지라도 영혼구원을 위해서는 어떤 희생이라도 치르고자 한다. 셋째, 어떤 과제나 의무보다 복음전도 사명을 최우선으로 하는 삶을 산다. 넷째, 내게 주신 모든 자연적 영적 재능을 복음사역을 위해 쏟는다.”

축사와 독후감이 너무 길어졌습니다. 축사와 독후감을 이렇게 길게 쓰기는 처음이라고 생각합니다. 박옥희 목사님의 자서전적 간증을 모두 다 요약해서 소개하고 싶지만 몇 마디만 더 하고 마무리하려고 합니다. 50 평생 자기 자신의 안일이나 건강이나 평안을 조금도 추구하지 않고 오직 주님만 바라보고 십자가의 길을 걸으면서 수 많은 사람들에게 십자가의 복음과 사랑을 전하며 선교와 섬김의 삶을 살아오는 동안 몸의 건강을 모두 상실한 박옥희 목사님에게 그 녀를 이해하고 존경하고 사랑하며 돕고 격려할 수 있는 배필을 하나님께서 마련하셨습니다. 50세가 되었을 때 독일 루터 교회의 덴커(Denke) 목사를 만나 말씀과 기도가운데서 교제하다가 1990년 10월 20일 결혼식을 거행한 후 행복한 부부의 삶을 살게 되었습니다. 박옥희 목사님은 이렇게 고백했습니다. “사랑하는 남편Denker목사에게도 감사한다. 그를 만난 것은 하나님의 은혜이다. 그를 만나서 돕는 배필의 의미를 깨닫게 되었고 가정의 의미와 어머니의 마음과 사랑을 좀더 깊이 알게 되었다.” 그리고 재독 한인들과 독일인들의 전폭적인 사랑과 존경을 받는 가운데 독일연방 대통령으로부터 십자공로 훈장과 바이에른 주 정부로부터 다문화 선교사역 공로 메달을 받는 영광도 누리게 하셨습니다. 그리고 남편과 함께 한국을 방문하고 2009년 부활절에는 북한까지 방문해서 고난과 고통 중에서 살아가는 북한 동포들을 바라보면서 저들을 위한 간절한 기도를 드리며 자신을 제물로 드리기를 소원한다는 고백을 했습니다. 「나 역시 오랫동안 심하게 핍박을 받으면서 신앙생활을 했었기에 그들의 핍박에 좀 더 공감이 가고 이해가 갔다. 북한에 그리스도인 핍박이 심하게 되어 순교자들이 많아진다는 소식을 접하고 북한을 위해 기도하기 시작했다. 주께서 나에게 은혜를 주시면 북한에 올라가 핍박 받는 그리스도인들의 고난에 동참하여 함께 순교하고 싶어졌다. 가끔 “주님 저를 북한에 보내 주세요” 하고 소리 높여 기도하며 “저도 주님을 위해 순교하고 싶어요” 하며 간구 하는 때도 있었다.」 부족한 제가 매일 중얼거리는 기도와 비슷한 기도를 박 목사님이 드리고 있는 것입니다. 저는 날마다 이렇게 중얼거리며 기도합니다. “주님과 누군가를 위해서 특히 고통 당하는 북한 동포들과 모슬렘 형제들을 위해서 제물 되는 삶을 살다가 제물 되는 죽음을 죽게 하시옵소서!”

저는 피터 바이어하우스 박사님의 초청으로 1984년 독일 튜빙겐 대학교에 가서 Research Fellow로 있으면서 6개월 동안 연구를 한 일이 있었고, 2013년 11월 30일 독일 프랑크푸르트에 가서 “파독 50주년 기념 광부 및 간호사 가족 초청 성회”에 참석하며 위로와 격려의 메시지를 전한 일도 있었는데, 이번에 25세의 젊은 나이에 독일에 가서 한 평생을 선교와 섬김의 사역을 하고 있는 박옥희 선교사님의 진솔하고 겸손한 간증에 접하게 되어서 얼마나 깊은 감동과 은혜를 받고 있는지 모릅니다. “박옥희 목사님과 선교사님! 수고를 너무 많이 하셨습니다! 너무 귀중하십니다! 모두가 하나님의 망극하신 은혜입니다! 사랑하고 존경합니다! 고맙고 감사합니다! 독일복음주의협의회의 후원을 받으면서 사역하고 계시는 박옥희 목사님과 가정과 하시는 모든 일 위에 한국복음주의협의회 회장으로써 하나님의 함께 하시고 도우시는 은혜와 사랑과 위로와 축복이 항상 함께 하시기를 축원합니다!  2016년 3월 25일 서울에서 김명혁 목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