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해와 평화와 통일을 이루며 산 사람들” 통일선교아카데미 개강예배 설교(극동방송국 2016.4.2 오전 10시)

시133:1-3, 엡2:14-16

제가 2015년 9월 25일 CBS 방송국에서 “화해와 평화와 통일의 하나님” 이라는 제목으로 강의를 했고 26일에는 “화해와 평화와 통일을 이루며 산 사람들” 이라는 제목으로 강의를 했는데 오늘 그 두 강의를 요약해서 설교를 하려고 합니다.

성부 성자 성령 하나님께서는 “긍휼과 용서와 자비와 사랑”의 하나님이신 동시에 “화해와 평화와 통일”의 하나님 이십니다. 성부 성자 성령 하나님께서는 저주 받아 마땅한 죄인들을 죄와 사망에서 구원하시는 “긍휼과 용서와 자비와 사랑”의 하나님 이시라는 말씀을 먼저 드리려고 합니다. 성부 하나님께서는 죄악으로 가득한 니느웨 사람들까지 불쌍히 여기면서 구원하신 “긍휼”과 “용서”와 “자비”와 “사랑”의 하나님이시라고 말씀했습니다. 성자 예수님께서도 모든 죄인들과 병자들을 “불쌍히” 여기시고 “용서”하시고 “자비”와 “사랑”을 베푸시면서 구원의 손길을 펴시는 “긍휼과 용서와 자비와 사랑”의 주님이시라고 말씀했습니다. 성령 하나님께서는 성부 성자 하나님의 “긍휼과 용서와 자비와 사랑”을 우리들의 마음속에 부어주시고 우리들의 연약함을 도우시고 우리를 위하여 탄식하시면서 간구하시는 "긍휼과 용서와 자비와 사랑"의 하나님이시라고 말씀했습니다. 기독교는 “긍휼과 용서와 자비와 사랑”의 종교입니다. “긍휼과 용서와 자비와 사랑”은 성부 성자 성령 하나님의 마음이고 심장이고 뜻이라고 생각합니다. “긍휼과 용서와 자비와 사랑”을 무시하는 기독교는 가짜 기독교입니다.

성부 성자 성령 하나님께서는 또한 "화해와 평화와 통일”의 하나님이십니다. 구약 성경은 야곱과 에서의 “화해”와 “화목”의 장면을 아름답게 묘사했고 요셉과 그의 형들과의 “화해”와 “화목”의 장면을 아름답게 묘사했습니다. 이스라엘은 물론 이방 나라들과도 “화해”를 이루는 것이 성부 하나님의 뜻이고 섭리라고 지적했습니다. 신약 성경은 하나님의 뜻과 섭리가 우리들끼리만 아니고 세상과 “화해”를 이루는 것이라고 지적했습니다(고후 5:19). 예수님께서 십자가에 달려 죽으심으로 이루신 것이 “화해”라고 지적했습니다(엡 2:13-16). 성령께서 오순절 날 예루살렘에 임하시므로 서로 갈라져서 불신과 증오가운데서 살던 다문화 다민족 3천여 명이 함께 모여 “화해”하며 친밀한 “교제”를 나누게 되었습니다. 기독교는 “화해”의 종교입니다. 성부 하나님께서는 또한 평화를 만드시고 평화를 가져다 주시는 “평화”의 하나님이십니다. 독생자를 세상에 보내시므로 “평화”를 이루게 하셨습니다. “그가 징계를 받음으로 우리가 평화를 누리고.” 성자 예수님께서는 "평화"를 이루시기 위해서 “평화”의 왕으로 세상에 오셨고 "평화"를 이루시기 위해서 십자가에 달려 죽으셨습니다. 성령님께서 우리들에게 주시는 열매가 바로 사랑과 희락과 함께 “화평” 이라고 지적했습니다. “화해”와 “평화”와 함께 “통일”은 우리 죄인들과 피조물을 향하신 성부 성자 성령 하나님의 궁극적인 뜻이라고 생각합니다. 성부 하나님의 뜻은 둘로 갈라졌던 남과 북이 하나를 이루는 것이고 서로 원수같이 지내던 애굽 앗수르 사람과도 하나를 이루는 것이라고 지적하셨습니다(겔37:18, 사19:23-24). 성자 예수님께서 십자가에 달려서 못박혀 죽으심으로 “화해”와 “평화”와 “통일”을 이루게 하셨다고 했습니다(엡 2:13-16). 사람들뿐이 아니라 하늘과 땅에 있는 우주 만물이 그리스도 안에서 “하나”가 되게 하는 것이라고 선언했습니다(갈 3:28, 엡 1:10). 성령님께서 오순절 날 예루살렘에 강림하시므로 서로 갈라져서 불신과 증오가운데서 살아가던 다문화 다민족 3천여 명이 모두 함께 모여 친밀하게 교제하며 “하나”가 되어 “통일”을 이루게 되었다고 했습니다.

성부 성자 성령 하나님께서는 우리들도 서로 멸시하고 미워하고 싸우면서 살지 말고 “긍휼과 용서와 자비와 사랑”을 지니고 나타내면서 살고 그리고 “화해와 평화와 통일”을 이루면서 아름답게 살라고 분부하셨습니다. “긍휼히 여기는 자는 복이 있나니”(마5:7). “가서 형제와 화목하고 그 후에 와서 예물을 드리라”(마5:24). “너희가 사람의 과실을 용서하면 너희 아버지께서도 너희 과실을 용서하시려니와”(마6:14). “가서 너도 이와 같이 하라 하시니라”(눅10:37). “너희 원수를 사랑하며 너희를 핍박하는 자를 위하여 기도하라”(마5:44). 하나님께서는 지금도 인종과 계급과 종교와 이념과 신학과 교파와 교단을 초월해서 그리스도 예수님 안에서 모두에게 “긍휼과 용서와 자비와 사랑”을 베풀고 그래서 모두와 함께 “화해와 평화와 통일”을 이루면서 아름답게 살라고 분부하십니다.

“화해와 평화와 통일”은 하나님의 뜻과 비전입니다. 성경의 목표이며 역사의 완성 점입니다. “화해와 평화와 통일”은 부수적인 것도 아니고 선택적인 것도 아닙니다. 본질적인 것이고 필수적인 것입니다. 남북의 “화해와 평화와 통일”은 물론 모든 민족과 세계와 우주의 “화해와 평화와 통일”은 하나님의 뜻과 비전이고 성경의 목표이며 역사의 완성 점입니다. 사도 요한은 그리스도 안에서 온 세계와 온 우주가 즉 하늘에 있는 것이나 땅에 있는 것이 모두 “화해와 평화와 통일”을 이루게 될 것을 미리 보여주셨습니다. “이 일 후에 내가 보니 각 나라와 족속과 백성과 방언에서 아무라도 능히 셀 수 없는 큰 무리가 흰 옷을 입고 손에 종려 가지를 들고 보좌 앞과 어린 양 앞에 서서 큰 소리로 외쳐 가로되 구원하심이 보좌에 앉으신 우리 하나님과 어린 양에게 있도다 하니”(계7:9,10).

지금 우리 한국 교회와 사회 안에 시급하게 요청되는 것은 화려한 예배나 정통 진리의 선포 이전에 서로 붙잡고 울면서 “화해와 평화와 통일”을 이루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의인 의식”을 가질 때는 불가능하고 “죄인 의식”을 가질 때 비로서 가능해진다고 생각합니다. 교회가 먼저 낮은 자세와 온유 겸손한 자세를 지니고 “화해와 평화와 통일”을 이룰 때, 양극으로 치닫고 있는 우리 사회도 “화해와 평화와 통일”을 이루고저 하는 자극과 감동을 받게 될 것입니다. 그리고 적대적으로 치닫고 있는 남북의 “화해와 평화와 통일”도 조만간 이루어질 것입니다. 이기적이고 정욕적이고 배타적이고 위선적인 우리 죄인들이 십자가 상에 나타난 “긍휼과 용서와 자비와 사랑”과 함께 “화해와 평화와 통일”의 흔적을 몸과 마음과 영혼에 조금씩 지니고 나타내면서 산다는 것은 거의 불가능한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십자가를 바라보고 또 바라보면, 그리고 십자가의 정신을 몸에 지니고 사신 성 프랜시스와 손양원 목사님과 한경직 목사님과 장기려 박사님과 같은 신앙의 선배님들을 바라보고 또 바라보면, 우리들도 “긍휼과 용서와 자비와 사랑”의 흔적과 함께 “화해와 평화와 통일”의 흔적을 몸과 마음과 영혼에 조금씩 아주 조금씩 지니고 나타내면서 살 수 있게 된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스데반 집사님처럼, 토마스 선교사님처럼, 주기철 목사님처럼, 손양원 목사님처럼, 하나님께서 기뻐 받으실 수 있는 “화해와 평화와 통일”의 제물들이 될 때 '죄악'과 '분노'와 '증오'와 '갈등'과 '분열'과 '무질서'와 '혼돈'이 가득한 이 땅에 “긍휼과 용서와 자비와 사랑”과 함께 “화해와 평화와 통일”의 역사를 조금씩, 아주 조금씩 이룰 수 있게 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러면 이제부터 “화해와 평화와 통일을 이루며 산 사람들” 이라는 제목으로 말씀을 전하려고 합니다. 아마 기독교 역사상 “긍휼과 용서와 자비와 사랑”을 몸에 지니고 “화해와 평화와 통일을 이루며 산 사람들” 중에 대표적인 사람들이 성 프랜시스와 손양원 목사님과 한경직 목사님이라고 말할 수 있을 것입니다.   

첫째로, “긍휼과 용서와 자비와 사랑” 그리고 “화해와 평화와 통일” 의 사도 성 프랜시스에 대한 이야기를 하겠습니다. 성 프랜시스는 예수님을 닮으려고 애를 쓰고 또 애를 쓰면서 살다가 죽었습니다. 성 프랜시스는 예수님을 닮기 위해서 먼저 버림과 가난과 청빈의 삶을 살았습니다. 프랜시스는 1182년 2월 이태리 앗씨시의 부유한 포목상의 아들로 태어났지만 그는 아버지로부터의 상속권도 평안한 삶도 세상의 향락도 모두다 내버린 채 한 평생 가난과 청빈의 삶을 살았습니다. 프랜시스가 21세 되던 해 어느 동굴 속에 들어가서 깊은 명상과 기도에 빠졌는데 그 때 그리스도를 깊이 만나 자기를 헌신했고 세상의 것을 모두다 포기하기로 결심했습니다. 성 프랜시스는 “가난” 이라는 이름의 여인과 결혼했다고 선언하며 절대 청빈과 완전 무소유의 삶을 살았습니다. 그는 심지어 지식과 학문까지도 버렸습니다. “평화의 도구”로 사는 삶은 버림에서 시작된다는 사실을 성 프랜시스는 우리들에게 생생하게 보여주었다고 생각합니다. 사실 “평화의 왕”으로 오신 우리 주님께서 모든 것을 버리셨습니다. 하늘의 영광도 하늘의 부요함도 자기의 생명과 살과 피도 모두 버리셨습니다. 그리고 벌거벗은 몸으로 십자가에 달려 죽으셨습니다.

성 프랜시스는 가난하고 병들고 불행한 사람들을 찾아가서 그들에게 “긍휼과 용서와 자비와 사랑”의 손길을 펴는 “긍휼과 용서와 자비와 사랑”의 삶을 살았습니다. 그에게 있어서 가난하고 병든 사람들은 마땅히 섬겨야 할 주인들이었고 특히 나환자들이나 버림 받은 사람들은 모두 그리스도를 대리하는 섬겨야 할 주인들이었습니다. 그는 나환자 수용소를 찾아가서 그들의 손에 일일이 입을 맞추며 그들을 품었습니다. 그의 “사랑”은 산적 같은 흉악한 자들에게도 모슬렘들에게도 아니 이단들에게까지 미쳤고 사나운 이리에게도 모든 동물들과 식물들에게도 아니 해와 달과 별들에게도 미쳤습니다. 그는 이렇게 말했습니다. “그대들에게 찾아온 사람은 그가 친구이든, 원수이든, 살인자이든, 강도이든 반드시 형제로서 맞아 들여야 합니다.” 성 프랜시스는 불쌍한 사람들은 물론 우주와 모든 것을 사랑했는데 고통과 죽음까지도 사랑했습니다. 그는 가난과 고통을 사랑하는데 그치지 않았고 가난과 고통 자체가 되려고 했습니다. 그는 가난하게 살았고 고통스럽게 살았습니다. 주님을 너무 사랑했고 주님의 삶을 문자 그대로 닮고 싶었기 때문이었습니다. 물론 성 프랜시스가 고행 자체를 예찬한 것은 아니었습니다. “사랑”이 궁극적인 동기와 목적이었습니다. 그의 말을 귀 담아 들어야 할 것입니다. “꼭 필요한 것은 고행이 아니라 사랑입니다.” 성 프랜시스가 가난과 고통을 사랑한 근본적인 이유는 주님을 너무 사랑했기 때문이었고 가난한 사람들과 고통 당하는 사람들을 너무 사랑했기 때문이었습니다. 주님께서 가난과 고통을 몸에 짊어지셨고 가난한 자들과 고통 당하는 자들을 사랑하셨기 때문이었습니다.

성 프랜시스는 주님 닮은 “긍휼과 용서와 자비와 사랑”을 몸에 지니고 살았고 모두와 “화해와 평화와 통일”을 이루는 “화해와 평화와 통일”의 삶을 살다가 죽었습니다. 그에게는 원수가 없었습니다. 분노와 증오의 대상이 없었습니다. 모두가 “화해와 평화와 통일”의 대상들이었고 모두가 “화해와 평화와 통일”의 이웃들이었습니다. 성 프랜시스는 다음과 같은 기도를 드리면서 “화해와 평화와 통일”을 이루기를 염원하면서 살다가 죽었습니다. “주여, 나를 평화의 도구로 써 주소서 미움이 있는 곳에 사랑을 불의가 있는 곳에 용서를 분열이 있는 곳에 일치를 의심이 있는 곳에 믿음을 심게 하소서 오류가 있는 곳에 진리를 절망이 있는 곳에 희망을 어둠이 있는 곳에 광명을 슬픔이 있는 곳에 기쁨을 심게 하소서 위로 받기 보다는 위로하며 이해 받기 보다는 이해하며 사랑 받기 보다는 사랑하며 자기를 온전히 줌으로써 영원한 생명 얻으리니 주여, 나를 평화의 도구로 써주소서.” 성 프랜시스는 “화해와 평화와 통일”의 사도로 살다가 “화해와 평화와 통일”의 사도로 죽었습니다. 그는 죽으면서 “나의 자매 죽음이여!” 라고 말하면서 숨을 거두었습니다. 결국 성 프랜시스는 기독교와 세계 역사에 가장 깊은 감동과 영향을 미친 사람이었다고 생각합니다. 마하트마 간디는 이런 말을 했다고 합니다. “백 년마다 한번씩 프랜시스와 같은 사람이 이 땅에 태어난다면 지구의 역사는 바뀌어지고 인류의 구원은 보장되고도 남을 것이다.” 한경직 목사님께서 가난과 사랑과 봉사와 화평의 사람이 된 데는 그 누구보다 성 프랜시스의 영향을 받은 데 있었다고 생각합니다. 손양원 목사님도 “사랑”과 “평화”의 사도 성 프랜시스의 영향을 깊이 받았다고 생각합니다.

둘째로, 사랑의 원자탄 손양원 목사님의 “사랑”과 “화해”에 대한 이야기를 하겠습니다. 손양원 목사님은 “긍휼과 용서와 자비와 사랑”의 사람이었고 그리고 “화해와 평화와 통일”의 사람이었습니다. 사랑하던 두 아들을 죽인 안재선을 미워하고 저주하는 대신 “긍휼과 용서와 자비와 사랑”의 손길을 펴면서 그를 끌어안고 자기의 양이들로 삼았습니다. 그보다 더 큰 “사랑”과 더 큰 “화해”를 찾아보기가 힘들것입니다. 안재선은 나중에 통곡하면서 손양원 목사님에게 다음과 같은 귀중한 편지를 써서보냈습니다. 손양원 목사님의 유창한 설교나 정통 진리 선포 때문에 그런 귀중한 편지를 써서 보내게 된 것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손양원 목사님의 눈물의 “사랑”과 눈물의 “화해” 때문에 그런 귀중한 편지를 써서 보내게 되었다고 생각합니다. 이제 안재선 아들이 손양원 아버님에게 써서 보낸 편지의 일부를 읽습니다.

“아버님 전상서 천부님의 은혜 가운데 아버님 어머님 기체 만강하심을 비옵니다. 소자는 객지서 하나님의 진리의 힘으로 생활하고 있습니다. 예수님의 피 공로를 믿음으로 구원 받음을 감사합니다. 이 죄인은 아버님의 사랑을 받아 하나님 앞에서 죄값을 회개하므로 예수 그리스도의 피 공로를 믿음으로 중생하였습니다. 중생하였으나 소자는 인간인고로 때때로 죄를 범하게 됩니다. 그러나 하나님은 이 죄인을 버리지 않으시고 사랑하여 주심을 진실로 감사하며 죄를 회개합니다. 중생하고 보니 하나님께 몸 받쳐야 되겠습니다. 나의 있는 것 모든 것 다 받쳐야 되겠습니다. 우리 신자는 다 순교할 의무가 당연히 있다고 나는 주장합니다. …… 아버님 어머님의 기도의 덕인 줄로 믿습니다. 믿음으로 십자가의 피 공로로 중생하였으니 손양원 목사님의 장남 될 자격으로 중생의 양식을 언제나 잊지 않고 빽빽이 채우겠습니다. 아버님 모든 것 용서해 주시옵소서. 아버님의 사랑이 하나님께서 주신 사랑이니 사도 바울의 뒷길을 따라가고자 한걸음 두 걸음 걷고 있습니다. 두 형님의 뒤를 따를 것을 하나님 앞에 맹세하나이다. 1949년 9월 15일 편지 받아본 즉시 저녁 안재선 상서.” 너무너무 감동적인 내용의 편지라고 생각합니다. “사랑”과 “화해”보다 귀중하고 아름다운 것은 없다고 생각합니다. 안재선은 완전히 변화된 새 사람이 되었습니다. 마지막까지 참회와 감사와 간증과 헌신의 삶을 살다가 죽었습니다. 안재선의 아들은 나중에 목사님이 되었습니다. 손양원 목사님의 유창한 설교나 정통 진리 선포 때문에 그런 변화가 일어난 것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손양원 목사님께서 펴신 “긍휼과 용서와 자비와 사랑”의 손길과 “화해와 평화와 통일”의 손길이 너무 따뜻하고 너무 부드럽고 너무 아름다웠기 때문이었다고 생각합니다.  

손양원 목사님의 삶과 사역에 깊은 영향을 미친 사람들 중의 한 사람이 성 프랜시스였다고 생각합니다. 손양원 목사님께서 성 프랜시스를 언급하시면서 쓰신 글을 그대로 읽어드립니다. “옛날 프란시스는 ‘이렇게도 만 인간이 따르니 네 마음이 어떠냐?’ 에 대해 ‘나는 죄인 중의 괴수요, 못난 자라고 알뿐입니다’ 라고 했고, ‘겸손한 말 말라 세상에는 너 이상의 더 크고 죄 많은 죄인이 많은데 공연한 말 아닌가?’ 에 대해 ‘만약 내게 주신 이런 은혜를 그들에게 주셨다면 이 이상 더 큰 일을 할 것입니다’ 라고 했으며, ‘그렇다면 하나님은 그들에게 주어 더 큰 일을 안 하시고 너 같은 자를 택했을까? 에 대해 ‘예 옳습니다. 하나님께서는 못난 자 약한 자 죄인을 택하여 그들을 통해서 자기의 지혜와 능력을 나타내시는 것이외다’ 라고 했다는 것이다. 나는 다만 나의 선악이나 장래의 상벌 생사 문제는 이제부터 상관치 않고 이미 내게 주신 은혜에 감격하여 보은 생활과 나의 이미 진 은혜의 빚, 죄의 빚을 갚기 위해 내 일생을 아무래도 주가 힘 주시는 대로 충성만 하려 할 뿐이다”(『사랑의 순교자 손양원 목사 옥중 목회』 p.140). 지금 우리 한국 사회와 남북한에 가장 필요한 것은 손양원 목사님과 같은 “긍휼과 용서와 자비와 사랑”을 몸에 지니고 “화해와 평화와 통일”을 이루며 사는 삶이라고 생각합니다.

셋째로, “긍휼과 용서와 자비와 사랑과 봉사” 그리고 “화해와 평화와 통일”의 목회자 한경직 목사님에 대한 이야기를 하겠습니다. 한경직 목사님은 무엇보다 먼저 “긍휼과 용서와 자비와 사랑과 봉사”의 목회자였습니다. 한경직 목사님은 1933년 신의주 제2교회에서 목회를 시작하셨는데 1936년에 “고아원”을 설립하여 고아들을 돌보았습니다. 1939년에는 남 신의주에 땅을 얻어 벽돌집을 신축하여 고아들과 노인들이 함께 기거할 수 있는 공동체적 복지 시설인 “보린원”을 만들었습니다. 1942년 일본경찰에 의해 교회에서 추방된 후에는 보린원 원장으로 그의 모든 시간과 정성을 고아들과 노인들을 돌보는 일에 다 쏟아 바쳤습니다. 한경직 목사님이 1945년 10월 월남 후 12월 2일 서울 저동에 베다니 전도교회를 설립하고 월남하는 피난민들에게 위로와 소망의 메시지를 전하며 동시에 양식과 거처할 숙소를 마련하는 일을 했습니다. 1946년 11월 베다니 전도교회는 영락교회로 이름을 바꾸었는데 영락교회는 피난민들과 실향민들의 안식처가 되었고 새로운 삶의 출발지가 되었습니다.  

한경직 목사님은 1950년 6월 서울을 떠나 피난 길을 가면서도 고난 당하는 사람들을 돌보는 일을 잊지 않았습니다. 한경직 목사님은 대전에서도 대구에서도 부산에서도 “기독교 구국회” 운동을 벌이며 고난 당하는 사람들을 돌보았습니다. 한경직 목사님은 밥 피얼스 목사님과 함께 기도회를 개최하고 피난민들을 돕는 일을 하다가 피얼스 박사님으로 하여금 미국에 돌아가서 월드 비젼을 창시하여 미국인들로 하여금 한국의 피난민들을 돕게 했습니다. 한경직 목사님은 평생 가난하고 병들고 약한 자들을 돌보는 일에 전력했는데 “영락 보린원”을 비롯해서 “모자원” “경로원” “노인요양소” “농아원” “장애아원” “어린이 집” “재가노인복지 상담소” 등을 세웠습니다. 그리고 1990년 1월 17일부터는 "사랑의 쌀 나누기 운동"을 폭 넓게 펴나갔습니다.  

한경직 목사님께서는 “긍휼과 용서와 자비와 사랑과 봉사”의 목회자인 동시에 “화해와 평화와 통일”의 목회자였다고 생각합니다. 한경직 목사님은 교회 일을 보면서 제일 애쓴 일이 무엇이냐는 질문에 그것은 “화해”와 “화평”과 “하나됨” 이라고 대답한 일이 있었습니다. 한경직 목사님은 영락교회의 목회뿐 아니라 한국교회의 전반적인 사역에 있어서도 “화해”와 “화평”과 “협력”과 “연합”을 추구해 나갔습니다. 한경직 목사님은 교파의 다양성을 인정하는 “조화”와 “통일”을 추구했습니다. 즉 한국교회 안에서 복음을 전하기 위해서는 누구나 손을 잡고 모두를 협력하며 격려했습니다. 한경직 목사님은 순복음교회 조용기 목사님이 교계적으로 어려운 형편에 처했을 때 그에게 격려의 손을 폈습니다. 그래서 조용기 목사님은 한경직 목사님에 대해서 항상 고마운 마음과 존경의 마음을 품고 있습니다. 신현균 목사님도 대성회를 준비하면서 무언가 아쉬움을 느끼고 있을 때 한경직 목사님께서 자기를 찾아와서 격려했을 때 눈물을 흘리면서 감격했다고 회고했습니다. 김준곤 목사님도 비슷한 기억을 가슴에 지니고 있었습니다. 한국교회 100주년을 1년 앞둔 1983년 7월 5일 부산 초량교회에서 모인 "기독교 100주년 지도자 세미나"에서 행한 강연에서 한경직 목사님은 다음과 같이 말씀했습니다. "100년을 돌아보면서 회개할 것이 많지만 그 중 가장 큰 것이 바로 분열의 문제입니다. 앞으로 화해와 일치를 위해서 서로가 노력해야 하겠습니다."  

한경직 목사님의 “화평”의 목회관은 그의 통일관에도 그대로 나타났습니다. 한경직 목사님은 남북의 통일은 반드시 이루어져야 하는데 그 통일은 자유 통일이고 “평화” 통일이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남북의 통일은 붉은 통일도 아니고 중립 통일도 아닌 자유를 중심한 “평화적” 통일이어야 한다고 밝혔습니다. 세계의 “화해”와 “평화”와 “하나됨”을 이루기 위해서는 민족주의와 국가주의를 넘어서야 한다고 한경직 목사님께서 지적하셨습니다. 한경직 목사님은 평생 한국 나라와 한국교회를 사랑하고 봉사한 분이었지만 동시에 민족주의나 국가주의를 넘어서서 세계를 품고 사랑하며 봉사한 분이었습니다.  

이제 설교를 마무리합니다. “화해와 평화와 통일을 이루며 산 사람들” 이라는 제목으로 성 프랜시스와 손양원 목사님과 한경직 목사님의 삶과 사역에 대한 이야기를 간단하게 줄여서 했습니다. 그분들은 너무 선하신 분들이었고 너무 착하신 분들이었고 너무 따뜻하신 분들이었습니다. 그분들은 “온유와 겸손”과 함께 “긍휼과 용서와 자비와 사랑”을 몸에 지니고 맨날 울면서 모두와 “화해와 평화와 하나됨”을 이루시면서 살다가 죽으셨습니다. 너무너무 귀중하고 아름다우신 분들이었습니다. 그분들의 마음과 얼굴에는 ‘분노’나 ‘증오’나 ‘저주’는 전혀 찾아볼 수가 없었습니다. 예수님 닮은 “온유와 겸손” “긍휼과 용서와 자비와 사랑” 그리고 “화해와 평화와 통일”의 모습만 볼 수가 있었습니다. 지금 우리들이 그리워하고 보고 싶어하고 사모하는 분들은 “긍휼과 용서와 자비와 사랑”을 몸에 지니고 “화해와 평화와 통일”을 이루며 사신 성 프랜시스와 손양원 목사님과 한경직 목사님과 같은 분들이라고 생각합니다. 부끄러운 죄악으로 가득한 우리들을 하나님께서 불쌍히 여기시고 “긍휼과 용서와 자비와 사랑”의 손길을 펴시기를 바라고 또 바랍니다. 그래서 우리들도 부족하고 또 부족하지만 “긍휼과 용서와 자비와 사랑”을 아주 조금이라도 몸에 지니고 “화해와 평화와 통일”을 아주 조금이라도 이루면서 살다가 죽게 하시기를 바라고 또 바랍니다. 저는 부족하고 또 부족한 죄인이지만 날마다 이렇게 중얼거립니다. “하나님 아버지, 저는 아무 자격이 없는 죄인 중의 괴수이지만, 주님과 누군가를 위해서 제물 되는 삶을 살다가 제물 되는 죽음을 죽기를 소원합니다. 특히 북한 동포들을 위해서 그리고 남북의 “화해와 평화와 통일”을 이루기 위해서 혹시 제가 제물 되는 삶을 살다가 제물 되는 죽음을 죽을 수는 없습니까? 하나님 아버지, 나를 불쌍히 여기시고 우리 민족을 불쌍히 여겨 주시옵소서!” “주여, 순교자들이 흘린 피 소리를 들으시고 우리 모두에게 긍휼과 용서와 자비와 사랑과 은혜를 베풀어주시옵소서! 주여, 우리들을 화해의 도구들로 써 주시옵소서! 주여, 우리들을 평화의 도구들로 써 주시옵소서! 주여, 우리들을 통일의 도구들로 써 주시옵소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