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교회의 책임과 사명” 기독교연합신문

                 김명혁 목사(강변교회 원로, 한국복음주의협의회 회장)

지금 한국 정치와 한국 사회는 너무너무 어려운 형편에 처하게 되었습니다. “대한민국은 국가 비상사태에 처하게 되었다”고 말합니다. “대통령의 지도력과 도덕성은 상실되고 국정운영의 신뢰와 정당성은 붕괴되고 말았다”고 지적합니다. 왜 이렇게 되었습니까? 대통령이 정치를 제대로 하지 못하고 정치인들이 정치를 제대로 하지 못하고 사회인들이 사회적인 삶을 제대로 살지 못하기 때문이라고 말할 수 있을 것입니다. 그러나 근본적으로는 교회가 교회의 구실을 제대로 하지 못하기 때문이라고 말할 수 있을 것입니다. 교회의 목회자들이 목회자로서의 삶을 제대로 살지 못하고 교회의 신자들이 신자로서의 삶을 제대로 살지 못하기 때문이라고 말할 수 있을 것입니다. 교회의 역사를 되돌아 볼 때 교회가 제 구실을 하지 못할 때 이단들이 발호하고 정치가 부패 타락하는 것을 보게 됩니다.

어떻게 하여야 하겠습니까? 종교, 사회, 정치 원로들이 안타까운 마음으로 정치 사회의 잘못을 정확하게 지적하며 올바른 정치 사회의 삶과 사역이 무엇인지를 올바로 제시하고 격려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사실 우리 5개 종단의 실무자들이 2008년에 “민족의 화해와 평화를 위한 종교인 모임”을 만들고 자주 함께 모여서 민족의 화해와 평화를 위해서 우리들이 무엇을 할 것인가를 진솔하게 의논하며 사랑과 도움의 손길을 펴는 일과 함께 정치 사회 지도자들과 국민들을 향해서 호소하는 호소문을 발표하기도 하고 기자회견을 열기도 했습니다. 바로 지난 11월 2일 오전 10시 프레스 센터에서 “국가안보와 민생안정을 바라는 종교, 사회, 정치 원로들의 시국 선언”을 발표하기도 했습니다. 그 내용의 일부를 인용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오늘 국가안보와 민생안전, 그리고 민족의 화해와 평화를 바라는 종교・사회・정치 원로들은 나라 전체가 파국으로 치닫는 것을 막기 위해 박근혜 대통령과 여야 정치권, 국민 여러분에게 간절한 마음으로 호소합니다. 무엇보다 먼저, 초당적인 거국내각을 신속히 구성할 것을 제안합니다. 여야 정치권이 합의하고 국민이 동의할 수 있는 인물을 총리로 임명하고, 새총리가 여야 대표와 협의해 새로운 내각을 구성해야 합니다. 새누리당은 오늘의 이 비상사태에 대한 책임을 통감해야 합니다. 야당들은 국가비상사태를 당리당략으로 이용하지 말고 대승적 차원에서 국정 정상화에 적극 협력해 줄 것을 요청합니다. 하야나 탄핵으로 국정의 공백을 초래하는 것은 국가의 불행이라는데 인식을 같이 해주길 바랍니다.”

이와 같은 “시국 선언”을 발표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한국교회는 오늘의 정치적 위기를 초래하게 한 근원적인 책임이 한국교회에 있다는 점을 솔직하게 인정하고 “사죄”와 “회개”와 “다짐”의 고백을 하는 것이 가장 중요한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오늘의 정치 사회적인 위기의 책임은 우리 한국교회에 있습니다. 우리들이 잘못했습니다.” “한국교회가 세속화와 인간화에 빠지고 분열과 분쟁에 빠졌습니다.” “이제부터라도 소금과 빛의 사명을 다하도록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모두와 화해하고 협력하고 사랑과 도움의 손길을 펴는데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손양원 목사님 한경직 목사님 장기려 박사님의 뒤를 따라 가도록 최선을 다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