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수님의 선교행적: 선교 칠도” (선교타임즈 2월호)

Q. 김명혁 목사님! 팔십 평생을 살아오시면서 어떤 삶을 살아오셨다고 생각하십니까? 목사님 자신에 대한 소개를 부탁 드립니다.

A.  저의 삶을 돌이켜볼 때 마다 저는 두 가지 고백을 하곤 합니다. 첫째로는 이리로 보나 저리로 보나 저에게는 죄 아닌 것은 하나도 없는 죄인중의 괴수라는 고백입니다. 둘째로는 이리로 보나 저리로 보나 저에게는 하나님의 은혜 아닌 것은 하나도 없다는 고백입니다. “나의 모든 죄악을 사하시는”(시103:3) 하나님의 은혜와 “의인을 부르러 오시지 않고 죄인을 부르러 오신”(마9:13) 예수님의 은혜가 바로 저에게 임했다고 고백할 수 밖에 없습니다. 그리고 저는 주일 성수를 바로 하기 위해 11살 때부터 부모님과 고향을 떠난 고아와 나그네로 한 평생을 외롭게 살아왔지만 “고아와 나그네를 사랑하시고 식물과 의복을 주시는”(신10:18) 하나님의 은혜와 도우심으로 조금도 부족함이 없는 너무나 풍성한 삶을 한 평생 살아오고 있다고 고백할 수 밖에 없습니다. 모든 것이 망극하신 하나님의 은혜와 사랑과 축복 때문이고 모든 것이 부모님을 비롯한 신앙의 선배님들이 저에게 물려준 영적 유산 때문이라고 고백합니다.

Q.  한국복음주의의 대표주자라고 불리우시는 김명혁 목사님의 목회와 선교 철학에 대해 말씀해 주십시오.

A.  저는 참으로 부족하고 또 부족한 죄인인데 한 평생 목회와 교수와 선교 사역에 종사해왔습니다. 귀국 후 후암교회에서 5년 영안교회에서 1년 강변교회에서 28년 목회 사역에 종사했고, 총신과 합신에서 평생 교수 사역에 종사했고 그리고 각종 선교사역에도 종사해왔는데, 저는 강변교회를 시작할 때 다음과 같은 목회의 표어를 정했습니다. “서로 돌아보고 기쁨으로 섬기면서 하나님 중심 말씀 중심 교회 중심적인 신앙생활을 힘쓴다.” 즉 빌립보교회가 전력했던 친밀한 교제와 기쁨의 섬김을 목회의 표어로 정했습니다. 그리고 목회의 5대 목표를 다음과 같이 정했습니다. “1. 예배가 생동하는 교회 2. 지역사회에 봉사하는 교회3. 연합운동을 펴나가는 교회4. 북한동포를 돕고 선교하는 교회5. 청소년을 육성하여 미래를 준비하는 교회” 저는 부족함이 많은 목회자였지만 저 자신은 행복한 목회를 했습니다. 제가 앞으로 다시 목회를 시작한다 해도 꼭 같은 표어와 목표를 정하고 목회할 것입니다. 저는 선교도 꼭 같은 표어와 목표와 자세를 지니고 하면 좋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저는 또한 보람되고 행복한 목회와 선교는 친밀한 “만남”과 “나눔”과 “소통”에 있다고 생각합니다.  

Q.  목사님께서는 평생 교회사와 역사신학을 전공하고 가르친 것으로 알고 있는데 어떻게 선교 사역에 관여하시고 선교학을 가르치게 되었는지 말씀해 주시지요.

A.  저는 좋은 목사가 되기 위해서 한경직 목사님의 조언에 따라 서울 대학교 문리대 사학과에 입학하여 서양사를 전공했고 미국의 여러 신학교에서 역사신학을 전공했습니다. 그런데 미국에서 11년 동안 역사신학을 전공하고 귀국하려고 할 무렵 뉴욕을 방문한 조동진 목사님이 저를 만나자고 했습니다. 조동진 목사님은 저보고 후암교회에 와서 교육목사의 일을 하면 좋겠다는 제안을 했습니다. 그렇게 하겠다고 대답을 했습니다. 그랬더니 한국 교회 선교의 선구자인 조동진 목사님이 저보고 풀러 신학교 선교신학원에 가서 선교학을 연구하고 귀국하는 것이 좋겠다는 제안을 했습니다. 그래서 저는 풀러 신학교 선교신학원에 가서 그 당시 선교신학의 세계적인 권위자들의 강의를 들으면서 성경을 보는 저의 눈에 변화가 일어났고 목회사역과 교수사역을 하는 저의 안목에 변화가 일어났습니다. “땅의 모든 족속이…”(창12:3) “너로 이방의 빛을 삼아…”(사49:6) “그 날에 이스라엘이 애굽과 앗수르로 더불어…”(사19:24) 등등의 말씀들이 귀머거리와 소경이었던 저에게 소리를 지르면서 환하게 비추이는 것과 같았습니다. 결국 저는 후암교회에서 교육목사의 사역을 하면서 조동진 목사님께서 하시는 선교사역에 모두 참여하게 되었습니다. 총신에서 “선교학” 이라는 과목을 제가 처음으로 가르치게도 되었습니다. 김의환 교수와 저의 가르침으로 김활영 강승삼 김유식 이재환 박기호 정윤진 등 제자들이 선교사로 헌신하고 평생 선교사역에 종사하게 되었습니다.

Q.  이제 목사님께서 “예수님의 선교행적: 선교 칠도” 에 대해서 말씀하여 주십시오.

A.  저는 인생이 무엇인가를 생각하다가 “인생 칠도” 라는 말을 하게 되었고, 복음이 무엇인가를 생각하다가 “복음 삼도” 라는 말을 하게 되었고, 신앙이 무엇인가를 생각하다가 “신앙 오도” 라는 말을 하게 되었고, 회복이 무엇인가를 생각하다가 “회복 칠도” 라는 말을 하게 되었고, 아름다운 말이 무엇인가를 생각하다가 “미언 오언” 이라는 말을 하게 되었고, 선교가 무엇인가를 생각하다가 “선교 칠도” 라는 말을 하게 되었습니다.

그러면 이제부터 “예수님의 선교행적: 설교 칠도” 에 대해서 말씀을 드리려고 합니다. 우선 서론적인 말씀을 드립니다. 하나님께서는 세계적이시고 우주적이시고 선교적이시지만 사람들은 본질적으로 개인적이고 인종적이고 민족적이고 국가적이고 반 선교적입니다. 하나님께서는 오래 전부터 “땅의 모든 족속이”(창12:3) “너로 이방의 빛을 삼아”(사49:6) “저 큰 성읍 니느웨로 가서”(욘1:2) 라고 말씀하셨지만, 이스라엘 백성들은 그 말씀을 그대로 받아드리지 않고 오히려 이방을 멸시하고 정죄까지 했습니다. 예수님께서는 성부 하나님의 일을 이루시기 위해서 세상에 오셔서 애굽으로 사마리아의 수가성으로 여리고 성으로 마지막에는 골고다와 지옥으로까지 가셨지만, 제자들은 그런 곳으로 가는 것을 싫어하며 거부했습니다. 부활 승천하신 예수님께서는 가기 싫다고 거부하는 베드로를 강제로 가이사랴로 보내셨고 마지막에는 베드로와 사도 바울을 반기독교 세력의 중심부인 로마로까지 가게 하셨습니다. 오늘의 현실에서 볼 때 세계 선교의 시급한 대상은 두 “악의 축”이라고 하는 공산권과 모슬렘권 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러면 이제부터 “선교 칠도” 라는 제목으로 선교가 무엇인지를 간단하게 줄여서 살펴보려고 합니다.

첫째로, 선교는 “버리고” “떠나는” 것이고 “찾아가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선교의 모델이 되시는 예수님께서 하늘 영광을 “버리시고” 하늘 집을 “떠나” 세상을 “찾아오셨기” 때문입니다. “그는 근본 하나님과 본체시나 하나님과 동등 됨을 취할 것으로 여기지 아니하시고 자기를 비어 종의 형체를 가져 사람들과 같이 되었고”(빌2:6,7). 여기 “자기를 비어” 라는 말씀은 “하늘 영광을 떠나셨다”는 뜻이고, 자기를 포기하고 “버리셨다”는 말씀이라고 생각합니다. 성자 예수님께서는 하늘 영광을 “버리시고” 하늘 집을 “떠나” 세상을 “찾아오시되” 구유에 찾아오셨습니다. 예수님의 선교행적은 구유와 가난한 자들과 병자들과 멸시 받는 자들과 저주 받은 자들을 일일이 찾아오신 “버림”과 “떠남”과 “찾아오심”의 행적이었습니다. 아브라함도 모세도 예수님의 제자들도 모두 “버림”과 “떠남”과 “찾아감”의 길을 걸어갔습니다. 토마스 선교사와 언더우드 선교사와 아펜실라 선교사는 조국을 “버리고” “떠나” 조선땅을 “찾아왔습니다.”

둘째로, 선교는 찾아 간 곳의 사람들처럼 “되는” 것입니다. 예수님께서는 본래 하나님이셨고 말씀이셨는데 하늘 집을 버리고 떠나 세상에 오셔서 육신을 가진 사람이 “되셨다”고 했습니다. “말씀이 육신이 되어”(요1:14). 예수님께서 “죄 있는 육신”을 가진 사람이 되셨다고 했습니다. “자기 아들을 죄 있는 육신의 모양으로 보내어”(롬8:3).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놀라운 일이고 불가사의한 일입니다. 선교는 자기와 전혀 다른 존재가 “되는” 것입니다. 예수님께서는 부요하신 분으로서 우리들을 위하여 가난하게 “되셨다”고도 하셨습니다. 사도 바울은 복음과 선교를 위하여 종이 “되었고" 유대인과 같이 “되었고" 율법 아래 있는 자와 같이 “되었고" 율법 없는 자와 같이 “되었고" 약한 자와 같이 “되었고" 여러 모양이 “되었다"고 고백했습니다(고전 9:19-23). 선교는 백인이 흑인이 “되는” 일이고, 미국 사람이 한국 사람이 “되는” 일이고, 한국 사람이 태국 사람이 “되는” 일입니다. 성 프랜시스는 일부러 가난한 거지가 “되었고” 병든 환자가 “되었고” 고통을 몸에 지닌 사람이 “되었습니다.” 선교는 나 자신을 포기하고 나와 다른 종류의 사람이 “되는” 것을 말합니다.

셋째로, 선교는 다른 사람들과 “함께 사는” 것입니다. 선교의 모델이 되시는 예수님께서는 본래 하늘에서 성부 성령 하나님과 함께 천군 천사들과 함께 사셨지만 하늘 영광을 버리고 떠나 세상에 오셔서 세상의 사람들과 함께 사셨다고 했습니다. “말씀이 육신이 되어 우리 가운데 거하시매”(요1:14). 예수님께서는 태어나시자마자 어머니 아버지와 “함께 사셨고” 제자들과 “함께 사셨고” 세리와 죄인들과 “함께 음식을 잡수시면서 가까이 교제”하셨습니다. 선교는 리빙스톤이나 슈바이쳐처럼 백인이 아프리카의 흑인들과 “함께 사는” 것이고 언더우드 선교사 4대 손들처럼 미국 사람이 조선 사람들과 “함께 사는” 것입니다. 성 프랜시스와 손양원 목사님은 한센병자들과 “함께 살았습니다.” 선교는 나 자신의 평안한 삶을 포기하고 불행하고 불쌍한 사람들을 찾아가서 그들과 “함께 사는” 것을 말합니다. 선교는 선교지에 가서 대형 집회를 잠깐 하고 돌아오는 것이 아닙니다. 내 나라가 아닌 다른 곳에 가서 나와 다른 누군가와 “함께 사는” 것입니다. 

넷째로, 선교는 다른 사람들과 함께 살면서 긍휼과 용서와 자비와 사랑으로 “섬기는” 것입니다. 예수님께서는 “섬기려고” 세상에 오셨다고 말씀했습니다. “인자의 온 것은 섬김을 받으려 함이 아니라 도리어 섬기려 하고”(막10:45). “나는 섬기는 자로 너희 중에 있노라”(눅22:27). 예수님께서는 나병환자의 몸을 어루만져주시면서 사랑으로 섬기셨고, 열병환자의 손과 소경의 눈을 어루만져주시면서 사랑으로 섬기셨고, 제자들의 발을 씻어주시면서 온유와 겸손과 사랑으로 섬기셨습니다. 예수님께서는 자기를 십자가에 못 박는 로마 군인들과 그리고 함께 십자가에 달려 죽어가는 강도에게도 긍휼과 용서와 자비와 사랑으로 “섬김”의 손길을 폈습니다. 선교는 긍휼과 용서와 자비와 사랑으로 “섬기는” 것입니다. “섬김”의 선교적인 삶을 성 프랜시스와 손양원 목사님이 사셨습니다. 손양원 목사님이야말로 유창한 설교가 아닌 긍휼과 용서와 자비와 사랑으로 모두를 섬긴 “섬김”의 사람이었고 가장 귀중한 선교사였습니다.

다섯째로, 선교는 “함께 놀아주는” 것입니다. 어떤 의미에서 예수님께서는 어린 아이들과 함께 놀아주셨고 세리와 죄인들과 식사도 하시고 대화도 하시면서 함께 놀아주셨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부족하지만 선교지를 방문하면서 현지인들과 선교사들과 자녀들에게 위로와 격려와 사랑과 기쁨이 되려고 노력을 하곤 했습니다. 제가 지난 20여 년 동안에 발견한 한 가지 사실은 설교나 강의가 반드시 저들에게 위로와 기쁨이 되는 것이 아니라는 사실입니다. 때로는 저들의 이야기를 들어주고 함께 아파하고 함께 놀아주는 것이 위로와 기쁨이 된다는 사실입니다. 제가 십 수년 전에 브라질을 방문한 일이 있었습니다. 이틀 동안 밤마다 제자 두 사람과 젊은 초년생 선교사 한 사람과 밤 늦게까지 볼링을 친 일이 있었습니다. 아주 재미가 있었습니다. 그런데 제가 생각지도 못한 한 가지 사실을 발견했습니다. 그 젊은 초년생 선교사가 많은 스트레스와 좌절을 경험하면서 선교지를 떠나려고 했었는데 스승인 나하고 이틀 동안 볼링을 치고 나서 위로와 격려와 힘을 얻었고 새로운 용기를 가지고 선교에 임하게 되었다는 반가운 말을 들었다. 제가 또한 16년 전에 불라디보스톡에 간 일이 있었습니다. 어느 날 20여명의 선교사 자녀들과 서너 시간 동안 열심히 논 일이 있었습니다. 게임도 하고 선물도 나누어주고 농구도 같이 하고 그네도 같이 타고 씨이소도 같이 타며 신나게 놀았습니다. 어린이들이 너무 좋아했고 모두 너무 기뻐했습니다. 제가 수년 후에 그들을 다시 만났는데 그들이 너무너무 반가워하고 좋아했습니다. 선교는 “함께 놀아주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함께 놀아줄 때 선교사들과 자녀들은 물론 현지인들의 마음이 열립니다. 저들의 마음에 감동이 일어납니다. 그러면 저들의 마음에 사랑이 들어가고 복음이 들어가고 예수님이 들어가신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이와 같은 경험을 저는 태국에서도 캄보디아에서도 인도네시아에서도 홍콩에서도 했습니다. 선교는 “함께 놀아주는” 것입니다. 

다섯째로, 선교는 다른 사람들과 함께 살면서 “화해와 평화를 이루는” 것입니다. 예수님께서 구유에 탄생하시고 십자가에 달려 죽으신 목적이 우리 죄인들을 죄와 사망에서 구원하심에 있었지만 궁극적으로는 증오와 분노와 분쟁으로 가득한 세상과 우주에 “화해와 평화”를 가져오는데 있었다고 누가와 사도 바울이 지적했습니다. “땅에서는 기뻐하심을 입은 사람들 중에 평화로다”(눅2:14). “그는 우리의 화평이신지라 둘로 하나를 만드사 중간에 막힌 담을 허시고 이 둘로 자기의 안에서 한 새 사람을 지어 화평하게 하시고 또 십자가로 이 둘을 한 몸으로 하나님과 화목(화해)하게 하려 하심이라”(엡2:14-16). 예수님께서 어느 날 세상을 등지고 절망 가운데서 살아가는 사마리아 수가성 여인에게 “화해와 평화”의 주님으로 찾아가셨습니다. 결국 수가성 여인에게 주님과의 “화해와 평화”가 이루어졌습니다. 그리고 수가성 사람들과의 “화해와 평화”도 이루어졌습니다(요4:28-30). 저는 예수님의 삶과 사역과 십자가에 나타난 긍휼과 용서와 자비와 사랑과 “화해와 평화”를 가장 생생하게 나타내 보이신 분이 평화의 사도인 성 프랜시스와 사랑의 원자탄인 손양원 목사님과 한국교회와 사회가 존경하던 한경직 목사님이었다고 생각합니다. 선교사가 다른 사람들과 함께 살면서 다른 사람들을 긍휼과 용서와 자비와 사랑으로 섬길 때 거기에는 “화해와 평화”가 이루어집니다. 사마리아와의 “화해와 평화”가 이루어지기도 하고, 가이사랴와의 “화해와 평화”가 이루어지기도 하고, 로마와의 “화해와 평화”가 이루어지기도 하고, 일본과의 “화해와 평화”가 이루어지기도 하고, 북한과의 “화해와 평화”가 이루어지기도 하고, 아프가니스탄과의 “화해와 평화”가 이루어지기도 한다고 생각합니다. 사실 “화해와 평화”는 성경의 목표이며 역사의 완성 점입니다. 선교는 “화해와 평화”를 이루어가는 방편이고 과정이고 목표라고 생각합니다.  오늘의 선교가 힘써야 할 일은 무엇보다 먼저 “화해와 평화를 이루는”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일곱째로, 선교는 “제물 되는 삶”을 살다가 “제물 되는 죽음”을 죽는 것입니다. 선교의 모델이 되시는 예수님께서 “제물 되는 삶”을 사시다가 “제물 되는 죽음”을 죽으셨기 때문입니다. 기독교는 “제물 되는 삶”과 “제물 되는 죽음”으로 이루어진 종교입니다. “제물 되는 삶”과 “제물 되는 죽음”이 없이 선교가 이루어진 일은 거의 없습니다. 1866년 9월 5일 대동강 변에서 27살의 젊은 나이에 순교의 제물이 된 로버트 저메인 토마스 선교사의 “제물 되는 삶”과 “제물 되는 죽음”이 없었다면 1885년 조선땅에 선교의 역사와 구원의 역사가 시작되지 않았을 수도 있었을 것입니다. 토마스 선교사의 “제물 되는 삶”과 “제물 되는 죽음”이 16년 후인 1882년에는 조미 수호 통상조약이 체결되게 했고, 그 2년 후인 1884년에는 알렌 의사가 조선에 들어오게 했고, 그 다음 해인 1885년에는 아펜셀라 선교사 부부와 언더우드 선교사가 조선 땅에 들어오게 했다는 사실을 생각하며 한 사람의 “제물 되는 삶”과 “제물 되는 죽음”이 하나님의 구원 역사의 흐름에 얼마나 길고도 깊은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사실을 생각하면서 놀라움과 감탄을 금할 수가 없습니다. 선교는 “제물 되는 삶”을 살다가 “제물 되는 죽음”을 죽는 것입니다. “제물 되는 삶”과 “제물 되는 죽음”이 구원의 역사와 선교의 역사를 만듭니다.

Q. 김명혁 목사님께서는 오늘의 한국교회를 어떻게 진단하시고 문제 해결의 과제는 무엇이라고 생각하십니까?

A.  저는 오늘의 한국교회가 직면하고 있는 심각한 문제는 ‘세속화’와 ‘인간화’ 그리고 각종 ‘프로그램’과 ‘시끄러운 음악’에 치우치고 있는 것이고 ‘분열’과 ‘분쟁’으로 치우치고 있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이와 같은 심각한 문제의 해결 방안은 사도 바울이 고전1장과 2장과 빌3장에서 진솔하게 고백하고 결단한 것을 그대로 따르는 길이라고 생각합니다. 즉 자기에게 유익하던 것들인 가문이나 민족이나 로마의 웅변술이나 헬라의 지혜를 모두 ‘해’로 또는 ‘배설물’로 여기면서 내어 버리고 세상적인 관점에서 약하고 미련하게 보이는 “그리스도와 그의 십자가에 못박히신 것”만을 알기로 작정하는 고백과 결단(고전2:2) 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분열과 분쟁으로 치닫고 있는 한국교회가 화해와 연합을 이루는 비결은 우선 내 자신이 ‘의인의식’을 버리고 ‘죄인의식’을 지니고 “회개”와 “참회”를 힘쓰는(딤전1:15) 길이라고 생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