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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애하는 "지나가는 나그네"님에게,
실망과 좌절을 맞보신 나그네님에게 인사를 보냅니다. 우선 자신을 나그네로 묘사하신 것은 올바른 성경적인 묘사입니다. 우리는 모두 광야와 같은 세상을 지나가는 나그네들입니다. 나그네 길이 때로는 외롭고 힘들고 각박하기 때문에 인정이 메마르기도 하고 원망 불평도 하고 서로 해를 입히기도 합니다.
사막과 같은 인생 길에 교회라는 오아시스가 있어서 나그네들이 위로와 용기와 기쁨을 주고 받는 것이 사실입니다. 사실 저는 교회 안에서 성도들과 함께 지나면서 많은 위로와 기쁨을 누리면서 살고 있습니다.
물론 교회 안에도 이기적이고 거짓되고 탐욕적인 요소가 발동하지요. 교회 안에 있는 신자들이 성도들인 반면에 아직도 이기적이고 거짓된 죄악의 근성을 지니고 있는 죄인들이기 때문이지요. 그래서 신자들끼리 여행을 하면서 돈을 더 안 쓰려고 또는 자기가 좀더 편하려고 또는 자기 기분대로 하기 위해서 서로 싸우는 일도 있지요. 참으로 부끄러운 일입니다. 아직 기독교 문화가 정착하지 못한 한국 교회 안에 이런 인간적인 부끄러운 일들이 많이 일어나고 있습니다. 그래서 사회적인 부정부패를 저지르는 사람들의 상당수가 소위 기독교인들입니다.
교회 안에서 실망과 좌절을 맛보신 나그네님에게 한 마디 드리고 싶습니다. 너무 실망하지 마시고 좌절하지 마시기 바랍니다. 사람은 모두 별 수 없는 부끄러운 존재들입니다. 따지고 보면 별 차이가 없습니다. 성자 바울까지도 "오호라 나는 곤고한 사람이로다" "나는 죄인중의 괴수로다"라고 탄식했으니까요. 물론 한경직 목사님이나 장기려 박사님 같은 분은 성자에 가깝지만 사실 인간은 모두 부끄러움 투성이 입니다. 드러나지 않은 것뿐입니다. 그래서 예수님이 우리가 받을 형벌을 대신 받으신 것이지요. 우리의 교회와 우리의 사회를 보다 바르고 정직하고 예의바르고 밝은 교회와 사회로 만들도록 함께 힘을 모으시기를 바랍니다. 하나님의 은혜와 도우심이 함께 하시기를 바랍니다.
2000년 5월 13일 김명혁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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