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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산도 즐겁게!
김명혁 목사
강변교회는 매년 3월 1일 등산을 한다. 새 천년 3월 1일 등산은 동두천에 위치한 아름다운 산 소요산의 정상인 상백운대를 등산했다. 등산에 참여한 강변 가족 123명중 10여명을 제외한 120여명은 조금은 험난하다고 생각되는 등산 코스를 정상까지 무난하게 등산하고 내려왔다. 등산 코스 중간 지점에 있는 얼음 벽을 오르는 코스가 조금은 위험해 보였지만 아슬아슬한 스릴을 만끽하며 5살 난 어린 아이들과 80세 된 할아버지를 포함한 120여명이 무난하게 올라갔다. 마지막까지 얼음 아래서 두려움에 쌓여 위를 바라보다가 결국 포기하고 돌아가려는 몇몇 사람들이 있었다. 담임 목사가 그들을 데리고 함께 올라가려고 얼음 벽 아래로 쏜살같이 내려가는 것을 목격한 그들은 할 수 없이 담임 목사와 최병우 집사의 도움을 받으며 얼음 벽을 올라갈 수 있었다. 5살 난 원주와 7살 난 필이와 그들의 엄마들이었다. 남편들은 다 올라 갔는데 아내들과 아이들은 올라 가지 못하고 아래에 남아 있었던 것이다.
정상에 올라가서 우리는 “주 하나님 지으신 세계” 찬송을 부르며 창조의 하나님을 찬양했다. 그리고 애국가와 통일의 노래를 부르며 하나님 사랑과 나라 사랑을 다짐했다. 남북의 평화 통일과 북한 동포들을 위해서 함께 기도했다. 우리 모두는 정상에 올라왔다는 사실 하나만으로도 가슴이 뿌듯하고 즐거웠다. 가슴이 확 트이는 것 같았다. 내려오는 길은 다른 코스를 택했는데 눈이 녹지 않아서 조금은 미끄럽고 위험했으나 좌우에 펼쳐지는 산들의 모습은 너무나 아름답고 기묘했다. 나는 어느 지점에 서서 광활하게 펼쳐지는 산하를 내려다 보며 날고 싶은 충동을 느꼈다. 옆에 있던 필이 엄마는 “나무 판자가 없어서 다행이에요”라고 말했다.
예정보다 1시간 늦게 하산한 우리들은 피곤하고 배고픈 몸을 이끌고 “금수강산” 식당에 들려 갈비탕과 비빔밥을 맛있게 먹었다. 답사할 때 시식한 음식보다 질과 양이 훨씬 못해서 아쉬웠지만 모두 배가 하도 고파서 불만 없이 맛있게 먹었다. 식사 후 남신자들은 야외음악당 마당에서 족구를 하며 마지막 남은 시간을 즐겼다. 담임 목사가 들어 있는 편이 족구 선수들이 들어 있는 상대편을 3대 0으로 이긴 것도 실력보다는 기와 활력이 모든 일들을 해 내는 힘을 발휘한다는 것을 드러내 보여 준 것이라고 생각한다.
등산에 참여하고 돌아 온 강변 가족들 중 일부는 이렇게 말했다고 한다. “다음에는 이복남 집사님과 김 목사님이 답사한 산에는 등산을 하지 말아야 한다.” 그러나 대부분의 강변 가족들은 이렇게 말했다고 한다. “앞으로 이복남 집사님과 김 목사님이 답사한 산에는 반드시 등산을 해야 한다.” 김민자 집사는 얼음 벽을 오르면서 너무나 무서웠기 때문에 산에서 내려와 식당에서 음식을 먹으면서도 아직도 가슴이 떨린다고 엄살을 떨기도 했다. 강정애 집사는 산에서 내려 오면서 “아이고 무서워”를 연발했다. 새벽기도를 한번도 빠지지 않고 기도하는 사람이 무엇이 그렇게 무섭냐고 묻자 새벽기도와 등산은 다른 것이라고 대답했다. 그러나 몸이 별로 날렵하지도 않은 정정례 집사는 얼음 벽은 물론 정상까지 올라 갔다가 내려와서 “처음에는 좀 무서웠지만 별로 힘들지도 않았고 아주 좋았다”고 신이 나서 말했다. 남편과 아이들까지 데리고 와서 함께 등산한 새 신자 백경자씨는 “힘은 들었지만 스릴이 있어서 너무 좋았다.”고 말했다. 딸 시형이 어린이에게 무엇이 제일 재미가 있었냐고 물었더니 얼음 벽을 올라간 것이 제일 재미 있었다고 대답했다. 언제나 봉사에 앞장서는 이인교 권사는 “수련회 봉사가 이번 등산처럼 힘든다면 수련회 봉사는 도저히 할 수 없다”고 말하면서도 정상까지 무사히 올라 갔다가 내려 왔다.
주일 오후 교회 식당에 둘러 앉은 남 집사 몇 사람들이 등산에 대한 자체 평가를 하고 있었다. “우리 수준보다 약간 어려운 수준의 등산이었으나 아주 좋았다. 무슨 일을 할 때는 약간 높게 수준을 잡고 그 수준을 향해서 나가는 것이 아주 바람직하다. 고등부 학생들을 지도할 때도 그런 원리를 적용하는 것이 좋겠다”(장우익 집사)
보통 등산은 그저 산에 올라가서 음식이나 먹고 내려 오는데 이번 등산은 정상에서 애국가와 통일의 노래를 부르며 애국의 마음을 다짐한 등산이어서 매우 뜻 깊은 등산이었다”(최병우) “내 아내는 나하고 등산했다면 반드시 중간에서 포기하고 말았을 텐데 목사님 때문에 얼음 벽도 오르고 정상도 올라갔다. 그러나 목사님을 따라서 등산까지는 갈 수 있지만 바다에 가는 것은 신중히 고려해야 할 것이다.”(유경민 집사)
나는 이번 등산이 아주 좋았다고 생각한다. 그 이유 세 가지를 적어 본다. 첫째, 아주 재미가 있었다. 얼음 벽도 없었고 길이 험하지도 않았고 길이 좀 미끄럽지도 않았다면 아주 편하기는 했겠지만 아무 재미도 없었을 것이다. 아무 추억도 아무 이야기거리도 없었을 것이다. 둘째, 훈련과 단련이 되었다. 인생은 훈련과 단련이다. 요사이 젊은 엄마들과 아이들은 훈련과 단련 받기를 싫어하는 것 같다. 온실에서 무균 상태에서 아이를 키우는 것이 잘 키우는 길이라고 착각을 하는 것 같다. 5살 난 원주는 동네 아이들에게 “나 얼음 산 올라갔다 왔다”고 자랑을 했다고 한다. 4살난 주희도 5살 난 진수와 원주도 그리고 상범이도 건형이도 아론이도 원석이도 교혁이도 휘원이도 모두 미끄러지고 넘어지면서도 산꼭대기까지 올라 갔다 내려 온 것이 자랑거리가 되었고 자신감을 심어 주었다. 심장이 약한 어린이 주혜는 정상까지 올라 갔다가 내려와서 자신에 대한 뿌듯한 자신감을 얻었다고 한다. 80세된 김동연 집사님에게도 꼭 같은 자랑거리와 자신감을 가져다 주었다고 생각한다. 셋째, 친근감과 협동심을 가져다 주었다. 강변가족 123명은 이번 등산으로 서로 붙잡아 주고 밀어 주면서 피차 친근감을 느꼈고 협동심을 배웠다. 미끄러지는 상범이를 붙잡으려다 무릎 인대에 상처를 입은 신은례 집사가 이번에 유일한 부상자였으나 서로 돌아보는 사랑과 희생의 정신을 발휘한 점에서 그것 역시 귀중한 경험이었다고 생각한다. “강변 등산 동지 파이팅!” 하나님께 모든 감사와 영광을 돌린다. 다음 등산을 벌써부터 기대하고 기다리면서…
여기 몇몇 사람들의 등산 소감을 적어 본다. “목사님이 얼음 벽을 급히 내려와서 양무리들을 데리고 올라가는 것을 보고 목자의 심정을 느꼈으며 나도 이 다음 목사님을 붙들고 올라가야 하겠다는 생각을 했다.”(전정선 집사) “속았다는 느낌이 들 정도로 산행은 힘들었다. 그러나 지나고 보니 좋았다.”(김영경 집사) “얼음 산에 올라갈 때 재미있었다. 힘들었다고 하지만 너무 재미 있었다.”(조신희) “산을 내려 올 때 무모하게 왔다 싶었고 왜 왔나 후회하기도 하였다. 남편은 ‘우리 생전에 이런 산은 다시 못 갈 것이다’라고 하였다. 끙끙거릴 수도 없고 많은 교인들과 같이 행동하는 데 너무 힘들었지만 표현할 수도 없고… 몰랐으니 이 산에 왔지 알았으면 안 왔을 것이다. 그러나 2000년 3월 1일은 달력에 표시하고 우리 가족사에 큰 획이 그려졌던 날로 기억하고자 하였다.”(백경자) “자주 등산을 하는 나에게는 너무 좋은 날이었다. 3∼4시간 더 올라가고 싶었다. 성도들과 함께 하는 산행이라 더욱 기뻤다. 다만 일반 교인들과 노인, 어린이에게는 정말 힘들고 위험스럽게 느껴져 많이 걱정하며 내려왔다.”(김선애b 집사) “산 높이도 알맞았고 미끄러운 부분은 더 스릴이 있어서 좋았다. 여자들에게는 어려웠겠지만……”(김영국 집사) “3.1 등산을 생각하면 뿌듯하다. 올라가는 상쾌함이 좋았고, 내려올 때는 여러 번 넘어졌는데 많은 이들이 도와 주어서 나중에 생각해 보니 이런 작은 친절이 사고를 막았다고 생각되면서 고마움을 느꼈다. 특히 조신희 씨에게 감사드린다. 산은 자주 갈수록 더 맛이 나는 것 같다.”(서은숙 집사) “너무 좋았고 설악산에 온 기분이 났다. 일행들도 다 좋았다고 하면서 서울 가까운 곳에 이런 좋은 산이 있을 줄은 몰랐다고 했다.”(변경자) “좋았고 집에 가서 얘기했더니 다음 번에는 남편도 아이들도 같이 가기로 약속하였다.”(정영숙) “얼음을 보고는 올라가기를 포기했다 후회도 되지만 남아있는 10명과 많은 이야기를 나누고 서로 잘 알게 되엇다. 주일에 보니 그분들과 서로 너무나 반갑게 대면할 수 있었다.”(김국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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