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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우디에서
―강변홈페이지 방명록에 올린 글 ―
김관중 집사
제가 조국을 떠나 새 근무지인 이곳 중동으로 오게 된 지도 벌써 3달 반이 지났습니다.
물론 주변 여건이 이 곳 근무를 피할 수 는 없었지만, 사랑하는 가족을 떠나 먼 타국에서 혼자 생활한다는 것에 대한 안타까움과 장래에 대한 막연한 불안감 등으로 모든 일에 마음이 편하진 않았습니다.
또한 하나님의 자비하심으로 제가 구원을 얻고 조금씩 하나님의 사랑과 그 섭리하심에 눈을 뜨기 시작할 즈음 먼 이교도의 지역에 떨어져 지내게 된다는 것은 무척 심란한 마음을 갖게 했습니다.
교회의 많은 분들의 위로와 격려로 용기를 가지고 이 곳에 도착하였지만 처음 이곳에서의 일은 사무실 문제, 숙소 문제, 집기 비품 문제 등등 정말 무엇하나 제대로 진행되는 일이 없이 한 없이 지지 부진한 상태였습니다.
이런 답답한 상황에서 오직 할 수 있는 일은 기도 드리는 일 뿐이었고 기도를 드린 후에야 막연하나마 조금쯤은 안심이 되곤 했습니다. 그런데 놀라운 일은 기도를 드리면 도저히 앞일이 예측되지 않던 막막해 보이던 많은 일들이 며칠 사이로 어떤 방식으로든 실마리가 풀리고 해결이 되곤 하는 것을 느끼곤 하는 것이었습니다. 물론 시간이 해결해 준 것이라고 강변할 수 도 있겠지만 하나님의 도움심이 없었다면 그 많던 문제가 한가지도 꼭 해결되어야 할 시간을 넘김이 없이 해결 될 수 있었다고 믿어지지 않습니다.
시간이 지나면서 느끼는 다른 어려움은 어려울 때 찾아가서 예배드리고 기도하며 교제할 수 있는, 섬길 수 있는 교회를 갖지 못 한 것이었습니다. 사람들이 아무리 귀한 것이라도 주위에서 쉽게 접할 수 있으면 그 귀함을 모르고 살듯이 제가 서울에서 아무런 부담 없이 주일 교회에 나가서 마음놓고 예배하고 교제하며 살아 갈 수 있었다는 것이 얼마나 큰 축복이었던 줄은 이때 비로서 절실하게 깨닫게 되었습니다. 우여곡절 끝에 교회를 찾아 첫 예배를 드렸을 때 십자가도 없는 조그만 본당 정면 벽을 보는 것만으로도 공연히 눈물이 핑 도는 것을 느꼈습니다.
이곳에서는 예배나 전도가 불법이며 상당히 위험한 일인데도 이 곳의 성도들은 믿음에 아주 진지하며 성실한 점도 저에게 큰 도전이었습니다. 예배 후 찬송가의 소리가 밖으로 흘러 나가는 것을 막기 위한 방음벽 설치 문제로 고민하면서도 이곳의 성도들이 예배를 빠진다는 일은 없었습니다.
김명혁 목사님의 고마우신 기도와 가르침으로 저는 요즘 매주 금요일 이곳 Riyadh 한인 교회에서 아침 1부 예배 후 두레 교회에서 다시 예배와 성경 공부를 하며 기쁘게 지내고 있습니다. 그리고 이렇게 제게 예배 드리는 기쁨을 알도록 믿음의 생활을 허락해 주신 분께 감사 드리며 살고 있습니다.
이러한 제가 강변 교회 가족께 드리고 싶은 말씀은 과거의 저와 같이 주일 날 교회를 찾아 예배 드리며 살아가는 삶을 그저 특별한 의미를 두지 않고 습관적으로 하시는 분이 혹시 계시다면 제가 겪은 짧은 경험을 참고하셔서 마음놓고 교회에서 예배를 드리는 것이 얼마나 큰 은혜인지 다시 한번 돌아보시어 참되고 보람있는 믿음의 삶을 살게 되시기를 간절히 기원합니다.
지금까지 많은 분들이 저를 위해 기도하여 주셨고 여러 가지 방법으로 저를 위로하여 주셨으며 저 역시 거의 매일 교회 가족을 위해 기도해 왔습니다. 앞으로도 많은 가르침과 도움, 그리고 기도로 저를 이끌어 주시기를 부탁 드립니다.
마지막으로 제가 이국에서 머물며 항상 마음속에 간직하고 있는 허 목사님과 이 전도사님이 적어 주셨던 아래 성경 구절로 두서없는 이야기를 마무리 하고자 합니다.
“내가 너와 함께 있어 네가 어디로 가든지
너를 지키며 너를 이끌어 이 땅으로 돌아오게 할찌라.
내가 네게 허락한 것을 다 이루기까지
너를 떠나지 아니하리라.”(창 28:15)
3. 25. 김관중
그의 이야기(His story)를 위한
나의 이야기(my sto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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