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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동포 수련회를 다녀와서
지난해 방글라데시 선교여행 시 받은 은혜가 너무 진해서 금년도 선교여행에 대한 선교부원들의 기대가 각별했기 때문에 '금년에는 해외로 나가는 대신에 국내에서 외국인 노동자를 돕는 일을 하는 것이 좋겠다'는 담임 목사님의 종용에 선교부원들은 물론 나 또한 섭섭한 마음을 금치 못했다. 하지만 중국동포 수련회를 통해서도 귀한 영혼들을 만나게 하시고 선교가 전적으로 하나님의 주권 속에 있음을 깨닫게 하신 하나님께 감사드린다.
사실 준비과정에서 무모하리 만치 준비 없이 일을 추진하는 중국동포의 집 관계자들이 원망스럽기까지 했지만 이것 또한 우리에게 깨달음을 주시기 위한 하나님의 치밀한 계획임을 나중에야 알 수 있었다. 150명이라는 많은 인원의 수련회에 대한 경험이 없는 우리 교회로서는 수련회 일주일 전까지 장소도 구하지 못한 상태에서 과연 수련회를 할 수 있을까 의구심을 가질 수밖에 없었고 부득이한 경우에는 우리 교회를 사용하는 방안까지 교회측과 상의했지만 결과적으로 수련회 이틀 전에 극적으로 방마다 냉방이 잘 되어 있고 넓은 운동장과 실내 수영장도 사용할 수 있는 최상의 장소가 확보되어 수련회를 시작할 수 있었다. 또 수련회 중에 관속에 들어가 죽음을 미리 체험해 보고 우리의 삶을 반성해 보는 과정이 있었다. 당연히 장의용 관이 5개가 필요했으나 하루 전까지도 전혀 준비가 되지 않아 고민했으나 여호와 이레의 하나님께서는 정확히 5개의 관을 준비해 주셨다. 그 교회 학생들이 수련회 때 사용했던 관 5개가 거짓말 같이 가까운 창고에 보관되어 있었다. 우리의 지혜와 우리의 노력이 아니라 오직 하나님의 은혜에 의지하도록 하시는 것이다.
우여곡절 끝에 수련회는 시작되었고 우리교회는 월요일 하루 식사봉사를 하기로 했고 '저들과 많이 만나고 나누는 기회를 가지라'는 담임 목사님의 당부도 있고 해서 나는 처음부터 끝까지 참여하기로 마음먹고 주일 저녁 수련회 팀과 합류했다. 매일 일과의 점검과 준비 관계로 새벽 한 두 시에 잠자리에 들고 아침 6시에 일어나는 강행군이었지만 저들과 함께 생활하면서 많은 것을 느낄 수 있었다. 대다수가 믿음이 없는 사람들이고 무질서 할 것이라는 선입견과는 달리 순수하고 순종하는 모습들은 오히려 우리를 부끄럽게 만들었다. 운동장에 모이기 위해서 나갈 때 조별로 구령을 맞추어서 행진하는 모습, 식사하기 전에 통과해야 하는 조별 성경 암송 시간에 청년들이나 환갑이 넘은 노인들이나 다 함께 목청을 돋구어 암송하는 모습, 오락 시간에는 밝은 표정으로 춤추고 노래하는 모습들을 볼 때는 어린이의 순수함을 보는 것 같았고 저들의 恨과 고통 같은 것은 찾아 볼 수 없었다. 하나님께서는 이런 순수한 사람들을 위해 천국열쇠를 준비해 놓고 계시리라. 저들은 비록 믿음이 짧아 아직은 성경구절도 찾을 줄 모르고 주기도문을 외울 수 있는 사람이 드물 정도이지만 성경공부 시간에 저들의 표정은 진지했으며 복음을 잘 받아들이는 것 같았다. 사실 저들 대부분이 임금을 떼먹히고도 기업주들의 공갈협박에 숨도 제대로 못 쉬는 불법 체류자들이며 하수도 공사하다 매몰된 아들의 장례 차 왔다가 머물고 있는 부부 등 恨이 없는 사람이 거의 없다. 수련회 중에도 김해성 목사님의 핸드폰이 쉴 새없이 울려댄다. 당국에 체포된 사람, 교통사고, 사망사고 등등... 저들은 불법체류자라는 신분 때문에 이 사회에서 자신들의 억울함이나 애로 사항을 하소연할 곳이 없으며 주로 외국인 노동자 사역기관을 찾게 된다. 매 주 외국인 노동자의 집 교회에 찾아 와 새로 등록하는 사람이 이 삼십 명 많게는 팔십 명에 이를 때도 있다 하니 선교지에 가서 몇 년씩 사역하여 단 몇 사람의 개종자도 얻기가 힘든 것과 비교하면 얼마나 전도의 황금 어장인가? 더구나 저들은 이 땅에서 받은 설움이 한이 되어 한국에 대한 적개심을 품고 우리 선교사들의 사역을 배척하는 일까지 있다고 하지 않는가? 이 땅에는 현재 43만 명의 외국인 노동자가 있다고 한다. 이제는 우리가 저들을 그리스도의 사랑으로 품어야 할 때이다. 눈에 보이는 형제를 사랑하지 않고 우리가 어찌 하나님을 사랑할 수 있다고 말할 수 있을까?
3박 4일의 수련회를 마치고 눈물을 펑 펑 쏟으며 이별하던 날 "이제 우리가 이렇게 큰 사랑을 받았으니 우리도 예수님 잘 믿고 이 사랑을 다른 사람들에게 전하겠습니다."라고 간증하는 저들의 모습을 보고 주님의 은혜에 감사했으며 작은 보람을 느낄 수 있었다. 이번 수련회가 일시인 행사에 그치지 않고 지속적인 관심과 실행으로 이어지기를 기대해 본다. 수련회를 위해 수고해 주시고 기도해 주신 모든 분들께 감사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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