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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로 몇 십년 만에 글을 쓰려니 엄두가 나지 않지만 학창시절 숙제하는 기분으로 두서없이 쓰면서 한편으론 혹시 하나님께서 도와주지 않을까, 목사님께서 사랑으로 고쳐 읽어주시지 않을까 하고 용기를 내본다.
솔직히 나는 신앙심은 물론 교회가 진정 무엇을 하는 것인지도 잘 몰랐고 막연히 심신으로 여유가 있는 분들이라던지 아니면 반대로 어딘가 부족한 분들이 무엇이든지 의지하고픈 생각으로 나가시는 곳으로만 알고 있었다.
그러면서 나의 생각으로는 하나님을 믿지 않으면 잡다한 죄를 많이 지어버렸으니 구원 받기는 틀렸다고 포기를 하고 있었다. 가장 가책이 되는 것은 남을 위해 스스로 희생해 본 일이 없었다. 그러던 중 2001년 어느 늦은 봄 날 평소 십수년 동안 친구로 자주 만나고 지내오면서도 서로 한 번도 얼굴 붉히는 일이 없었던 최종분 씨가 자기가 다니는 교회에서 청평으로 야유회를 가는데 함께 가자고 하길래 별로 생각이 없었지만 호의에 거절 못하고 약속을 했다.
바로 후회를 했지만 약속을 어길 수 없어서 가게 됐다. 나는 평소 대중 앞에 나서는 것도 어울리는 것도 꺼리는 약간 내성적인 성격이라 어색하게 버스에 올랐는데 시종일관 최종분씨의 진심어린 배려와 여러 성도들의 친절에 즐거운 하루를 보냈다.
그리고는 끝인줄 알았는데 몇 일 흐른 후에 최종분씨가 또 얘기를 하는 것이 아닌가.
우리 교회에 오면 하늘이 보이는 곳에서 예배를 드리니까 한 번 구경오지 않겠느냐는 것이다. 하늘을 보고 싶은 호기심은 하나도 없고 야유회를 공짜로 다녀온 부담감 때문에 또 거절 못하고 몇 번 타의반 자의 반 교회에 가게 되었는데 훌륭하신 목사님이시라던데 어떤 점이 훌륭하신 것인지 예배시간에도 솔직히 목사님 설교가 하나도 귀에 들어오지도 않고 지루할 때면 가을 하늘 유난히 아름다운 구름만 감상했다. 여러 주일이 지나고 나서 ꡐ행복한 사람ꡑ이라는 설교를 들으면서 생각이 바뀌었다.
항상 나는 부족한 것 밖에 없다고 비관도 하며 살아왔는데 하나님을 믿는 것만으로도 행복한 사람이라는 말씀에 억지로라도 자신감을 갖고 싶어졌다.
아직도 설교시간보다는 찬양하는 시간이 좋은 철부지 신앙인이지만 예배 후 같이 성경 공부하는 새 가족들을 만나는 즐거움과 다른 교우님들 한 분 두 분 성함을 익히고 친절하심과 봉사정신을 존경하고 부러워하기 시작했다.
어린 시절부터 몇 군데 교회에 나가 봤지만 우리 강변교회는 뚜렷하게 다른 점이 많은 분위기에 서서히 빠져드는 자신을 느끼면서 이것이 바로 신앙심이 깊어지는 순서가 아닌가 생각한다.
아직도 엉터리 기도로 감사보다 회개보다 축복과 은혜만 주십사고 하면서도 하나님께서는 용서하시고 내 마음을 헤아려 주시고 붙잡아 주실거라 믿으며 훌륭하신 목사님들과 여러 선배 성도님들의 진솔하신 자세를 열심히 본받으며 실천할 수 있도록 계속 노력할 것을 다짐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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