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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덧 광야교회와의 만남을 갖게 된지도 1년이 되었습니다.
광야교회를 처음 찾아간 것은 올해 1월 아직 겨울 추위가 한창일 때였습니다.
작년 여름 청년 2부의 몇몇 형제자매들이 모여 만든 봉사부에서는 새해를 맞이하여 새롭게 봉사할 곳을 찾고 있었습니다. 그러던 중에 청년들을 위한 기독신문인 ꡐ새벽이슬ꡑ에서 광야교회에 관한 기사를 발견하고는 한번 방문해보기로 하였습니다.
사실 처음 광야교회를 방문할 때에는 가기 전에 기도로 준비했지만 그곳이 사창가 주변에 위치 해있고 그곳에 있는 분들이 그리 온화하지는 않을 것 같았기 때문에 두려운 마음이 있었습니다.
먼저 광야교회를 섬기고 계신 임명희 목사님과 얘기를 나눈 후 바로 저녁식사 준비를 돕게 되었습니다. 식당 일을 맡아서 하시는 형제님들의 지시에 따라 수제비를 만들었습니다. 팔뚝의 문신에 억센 말투…… 거칠게 보이는 겉모습과는 달리 참 따뜻하고 좋은 분들이었습니다. 나중에 설거지까지 마치고 나자 저희를 위한 특식 라면을 끓여주고 커피까지 타주셨습니다. 원래는 다른 곳도 방문을 해보고 봉사할 곳을 선택하기로 한 것이었는데 두 분의 친절에 저희는 다른 곳은 방문해볼 필요도 없이 광야교회를 섬기기로 결정하였습니다.
한 해가 지나는 동안 식당에서 수고하는 분들이 조금씩 바뀌었는데 모두 좋은 분들이었습니다. 그분들은 노숙자로 지내고 있지만 진정한 섬김의 생활을 하고 있습니다. 저희 봉사부는 한 달에 한번씩 광야교회에 가서 식사준비를 도와드리지만 식당에 계시는 분들은 매일매일 몇 십 명의 하루 세끼를 책임지느라 새벽 4시부터 저녁까지 꼬박 부엌을 지키고 계십니다. (거기 있는 노숙자들은 날씨가 따뜻해지면 자유를 찾아 밖으로 나갔다가 추운 겨울이 되면 몰려와서 겨울에는 100여명이 광야교회에서 숙식을 합니다) 그 동안 식당에서 수고하는 분들이 제대로 식사하는 모습을 한 번도 보지 못했습니다. 그래서 일하느라 힘드실텐데 왜 식사를 하시지 않느냐고 했더니 하루종일 식당에서 많은 양의 음식을 하며 지내다 보면 음식냄새에 질려서 입맛이 나지 않는다고 하셨습니다. 아침부터 저녁까지 힘들게 일하면서 식사도 제대로 못하다보니 몸이 많이 아프게 되어 식당 일을 그만두게 된 분도 있었습니다.
광야교회를 위해 가장 수고하고 헌신하는 분…… 임명희 목사님, 가끔씩 식당에 들러 수고한다며 저희를 축복하는 기도를 해주곤 하셨습니다. 한해동안 광야교회를 방문하며 임목사님과 얘기를 나누는 시간을 몇 번 가졌는데 그 곳 사람들의 이야기, 목사님의 삶에 대한 이야기를 들을 수 있어서 좋은 시간이었습니다. 사실 저희는 토요일 오후에 가서 거의 식당에서만 지내다 오기 때문에 그 곳의 삶을 제대로 접할 기회가 별로 없었습니다. 그 동안 광야교회의 분위기에 많이 익숙해져서 처음에 약간 두려워했던 것과는 달리 편안해지고 그 분들도 친근하게 느껴지곤 했는데 목사님의 말씀을 들으면서 그리 평범한 곳이 아님을 새삼스럽게 느끼며 참 쉽지 않은 사역을 감당해내고 계시는구나 하는 생각을 했습니다. 목사님께서 자신의 삶에 대한 이야기를 들려주시면서 예레미야 10장 23절의 말씀을 주셨는데 이 말씀은 제가 개인적으로도 참 좋아하는 말씀입니다.
"여호와여 내가 알거니와 인생의 길이 자기에게 있지 아니하니 걸음을 지도함이 걷는자에게 있지 아니하니이다"
인생의 길을 주장하시는 분은 하나님이신데 사람들이 자기가 길을 가고 있는 것처럼 착각을 한다고 하시더군요. 임목사님께서 노숙자들을 위한 사역을 하려고는 생각도 하지 않으셨지만 하나님께서는 목사님을 그 일을 위해 준비시키셨답니다. 알코올 중독자였던 아버지, 폐결핵 환자였던 어머니, 그리고 장애자였던 여러 형제들 속에서 가난하게 자라면서…… 굶주림 속에 밥 한 공기를 앞에 놓고 감격의 눈물을 흘리면서…… 잘 곳이 없어 길바닥에서 신문지를 덮고 자려했지만 올라오는 냉기로 잠을 이루지 못한 경험 속에서…… 목사님은 노숙자들의 심리를 잘 이해할 수 있게 되신 거지요.
아직은 젊은 청년의 때에 있는 봉사부원들도 나중에 지나온 인생을 되돌아보며 하나님의 주관하심과 인도하심이었다는 고백을 하게 되길 바라며 한 해 동안 부족한 모습으로 섬길 기회를 주신 하나님께 감사를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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