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얼마 전 고3엄마들이 몇분 모였습니다. 모이고보니 바로 수능점수가 발표된 날이었습니다. 가정마다 희비가 엇갈렸으나 개의치 않고 모여서 고3 기간을 아이와 함께 보내며 절망하고 회복하기를 반복하다가 깨달은 은혜들을 두서없이 나눴습니다. 모두 익명을 요구하셔서 이름 없는 좌담회가 되었습니다. 이야기를 마치고 우리는 동지가 된 느낌으로 서로 격려했습니다. 이 기간을 통해 엄마들을 자라게 하신 하나님께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오늘 수능점수가 발표되었는데 결과야 어찌되었든 1년 동안 수고하신 여러분 모두 수고했어요.(서로 격려)
저는 일찍 아이에 대한 욕심을 버린다고 했는데 여기까지 매달리다시피 전전긍긍하며 온 것을 보면 욕심을 다 버리지 못했나봐요. 욕심을 버린다 해도 그래도 욕심이 남아있어요.
저는 아이에 대한 욕심으로 아이를 망치지 않았나 하는 점에서 크게 반성을 해요. 지나친 기대로 아이를 몰아세웠던 점, 하나님께도 이렇게 해주시라고 떼썼던 점을 반성해요. 둘째 때는 기운이 없어서 그러지를 못했더니 오히려 둘째에게서는 기대 이상의 좋은 결과를 볼 수 있었던 점이 감사해요.
아이가 공부를 잘 할때는 내가 한없이 교만해져서 하나님 앞에서도 교만하게 기도하고 그 욕심으로 밀어부치다 보니 결국 아이를 주눅들게 하고 잘못했다는 생각이 들어요. 그때 아이를 넉넉하게 봐주지 못한 것이 미안해요. 둘째 아이 때에는 초월했어요. (깔깔깔) 그래서 올해는 수험생들 엄마가 세상욕심을 버릴 수 있도록 기도했어요.
부모 중에 어느 한 편이 밀어 부치면 한 편은 풀어 줄 필요가 있어요.
그래서 나이든 엄마가 아이한테는 좋대요. 엄마가 기운이 없어 아이를 들볶지 못하니까 아이가 스트레스 받지 않고 제 페이스대로 나갈 수 있대요.
하나님과의 관계
아이도 꼭 하고 싶어하는 전공이 있고, 나도 아이 적성에 비추어 볼 때 꼭 시켰으면 하는 전공이 있지만 실력이 안됐어요. 내가 보기엔 애들이 어디 가서 무엇을 하느냐 하는 것이 하나님께 그렇게 최고로 중요한 문제인 것 같지는 않아요.
맞아요. 하나님께 붙어있는 것이 중요하지, 꼭 무슨 학교와 전공을 고집하는 것보다는.
하나님이 필요하시면 어떤 방법으로라도 만들어 쓰신다고 생각해요.
요즘 재수는 필수라는 말도 있잖아요. ꡐ난 재수는 못시켜ꡑ라는 말은 하는 것이 아니예요.
아이가 고3일 때는 엄마가 눈치를 보지만 재수하게 되면 엄마가 칼자루를 쥐게 되니 재수시키는 것이 엄마한테 꼭 힘들고 그렇지는 않아요. 편안할 수 있어요.
하다하다 안되니까 아이들도 포기를 하더라구요. 재수하면서는 더 편안하게 공부했어요.
어느 날은 아이가 과연 어느 대학에 붙을 수 있을까 고민하며 기도하다가 이 아이가 내 자식이기 이전에 하나님의 자녀이고 그분의 백성인데 내가 왜 이 문제를 가지고 이렇게 걱정을 하나, 하나님께서 다 알아서 해 주실텐데 하는 생각이 들어 반성을 했어요.
그래요. 하나님께서 우리 아이들을 향해 꼭 알맞은 계획을 가지고 계실텐데 염려하고 걱정하는 것은 잘못인 것 같아요.
우리 아이는 여러 번 수시에 응시했는데 떨어질 때마다 왜 이러는가 절망이 되고, 하나님은 도와 주시지 않는가 하며 실망하기를 반복했어요.
그게 바로 아이 실력이예요. 아이 실력을 정확하게 알고 인정하는 것이 필요해요. 질서의 하나님이신데 엉뚱한 결과를 기대할 수는 없다고 봐요.
나는 이 기간을 보내며 아이의 믿음이 자라고 아이가 하나님을 잘 바라볼 수 있게 된 것이 감사해요. 고3이 되며 성적이 계속 떨어지니 아이도 저도 포기를 하게 되고 하나님을 바라보는 수밖에 없다는 생각을 하게 됐어요. 그렇게 마음을 비우니 후반에 성적이 올랐어요. 성적이 올라서가 아니라 우리들이 하나님밖에 의지할 곳이 없다는 사실을 깨달았다는 것이 정말 감사해요.
그래요. 아이들을 격려해 주는 것이 필요해요. 마음을 비우고 욕심을 버리고 성적에 만족하지 못하더라도 잘했다고 하고 북돋아 주는 것이 좋아요.
성적이 안 나오는 경우는 아이가 공부하는 방법에 문제가 있다거나 집중력이 떨어진다는 문제가 있기 때문이고 그것 자체가 바로 그 아이 실력이라고 봐요. 그것을 고쳐주거나 인정하거나 해야 해요.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