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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는 너희 믿음의 시련이 인내를 만들어 내는 줄 너희가 앎이라. 인내를 온전히 이루라. 이는 너희로 온전하고 구비하여 조금도 부족함이 없게 하려 함이라.”약 1:3-4
빌립보서 4:11-13 말씀은 이러한 본질의 변화를 체험한 바울 사도의 신앙 고백이다. 향수는 밥그릇에 담든, 물통에 담든 여전히 향수다. 다시 말해서 본질은 상황이나 현실과 여건에 상관없이 변치 않는 것이다. 즉 Being이다. 우리가 궁핍하든지, 풍족하든지, 비천에 처했든지, 존귀에 처했든 지에 상관없이 자족할 수 있는 것, 하나님의 은혜를 감사하고 찬양할 수 있는 것이 바로 우리가 추구해야 할 본질인 것이다. 궁핍할 때 원망하고, 풍족할 때 찬양한다면 그것은 진정한 본질이 아니라 가짜다. 물이 간장 통에 들어가면 간장이 되고, 향수병에 들어가면 향수가 된다면, 그 물을 어떻게 물이라고 할 수 있겠는가? 정체불명의 물건이 되고 만다. 사실 많은 크리스찬들이 상황과 환경, 여건에 따라 같이 변해서, 세상 사람들이 볼 때 이 사람들이 진짜 하나님의 자녀인지 아닌지 구분이 안되는 정체불명의 모습을 지니고 있다. 따라서 우리는 바울 사도와 같이 비천에 처할 줄도 알고, 풍부에 처할 줄도 알아 모든 일에 배부르며, 배고픔과 풍부와 궁핍 속에서 자족할 수 있는 일체의 비결을 배워야 한다. 그 비결은 무엇일까? 정답은 v13 이다.
“내게 능력 주시는 자 안에서 내가 모든 것을 할 수 있느니라.”이 모든 일을 할 수 있었던 근본적인 비결은 바로 “내게 능력 주시는 자 안에서 거하는 것” 이라고 말씀하고 계신다. 비천하든 풍부하든 상황과 여건에 상관없이 감사하며 만족할 수 있었던 바울의 비결은 그리스도 안에 거하는 것이었다.
‘내게 능력 주시는 자 안에서 거한다’라는 것은 곧 기도의 삶을 의미한다. 기도란 예수님 안에 거하는 것이다. 기도란 자신을 예수님과 하나로 묶는 것이다. 나와 예수님이 하나로 묶이는 것, 예수님과 내가 하나가 되는 것, 이것이 바로 우리가 추구해야할 본질이다. 따라서 기도의 삶은 우리의 본질이다. 예수님이 빠진 나의 본질은 죄의 본질, 육신의 본질이다 따라서 상황이 나빠지면 짜증과 원망과 같은 육신의 죄들이 우리의 마음을 지배하게 되는 것이다. 하지만 나와 예수님이 하나가 될 때에 우리의 육신의 본질은 의와 거룩한 본질로 변화되어지는 것이다. 이와 같이 나와 예수님을 하나로 묶는 것, 이것이 바로 기도인 것이다. Religion의 라틴어 어원은 ‘tie’의 의미를 갖고 있다. ‘묶는다’ 라는 것이다. 즉 종교란 것은 하나님과 나를 묶는 것을 의미한다. 기도를 통하여 내가 하나님과 한 몸으로 묶일 때, 나의 본질이 변화되며 하나님의 능력과 영광을 증거 하는 삶이 되는 것이다.
지난 3년간 유학생활 가운데, 나의 삶 가운데 행하신 일은 다름 아닌 영적인 가지치기 작업이었다. 하나님께서는 신학적인 지식들로 나의 머리를 채우시는 일보다, 나의 마음과 본질을 하나님의 그것과 묶는 일에 더 많은 관심을 가지셨던 것 같다. 지난 3년은 내 인생의 시간 가운데 참으로 많은 것을 경험한 시간임과 동시에 가장 힘든 시간들이었다. 그러나 그런 만큼 하나님 앞에 가장 많이 부르짖고 은혜를 구한 시간들이기도 했다. 나는 이 힘들고 지치는 시간들을 통해 나의 본질을 다뤄 가시는 하나님의 수술의 손길을 경험할 수 있었다.(지금 이 순간도 그 수술은 진행 중이다.)나의 인생이 향수 통에 담기든 암모니아수 통에 담기든 상관없이, 그리스도의 향기를 풍기는 본질로 나의 암모니아와 같은 본질들을 티도 잘 안 날 만큼 조금씩 변화시켜가고 계신다.
그러면 내 안에서 창조해가길 원하시는 그리스도의 향기의 정체/본질은 무엇일까?난 이 그리스도 향기의 정체를 레위기를 통해 깨달을 수 있었다. 레위기에는 하나님께 드리는 제사의 규칙에 대해서 지나치리만큼 상세하게 기록 되어있다. 난 이 책을 읽으면서 이런 생각을 해봤다. 동물 보호 주의자들이 레위기를 읽으면 하나님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할까? 아마 동물의 귀한 생명을 아랑곳하지 않고 자기 만족을 위해 무자비하게 죽이는 야만스러운 하나님으로 생각할 지도 모르겠다. 구두쇠들이 읽으면 하나님을 아마 경제관념이 없는 낭비벽이 심한 하나님으로 생각할지도 모르겠다. 평화주의자들이 보면 하나님을 아주 까탈스럽고 속좁은 분으로 생각할지도 모르겠다. 그러나 레위기가 말하고자 하는 하나님은 그런 하나님이 아니다. 레위기 3:5 ‘…이는 화제라. 여호와께 향기로운 냄새라.’ 다른 사람들에게는 잔인하고 복잡하게 보이는 제사가 하나님께는 향기로운 냄새라고 말씀하시고 계신다. 도대체 그 향기의 정체가 무엇이길래 하나님께서는 오해의 소지가 다분한 그 제사를 향기로운 제사라고 말씀하시나?이스라엘 백성들이 하나님께서 명하신 그 복잡하고 지극히 사소해 보이는 제사법들을 세심하고 지속적으로 순종하기 위해서는 자기의 식, 자기의 생각을 포기하는 노력이 필요했을 것이다. “왜 이런 절차가 필요해? 그냥 이런 식으로 하면 훨씬 시간도 절약하고 돈도 절약할텐데…” 하나님의 복잡하고 지극히 섬세한 명령 앞에 자기의 사사로운 지혜와 방식을 태우는 노력이 필요했을 것이다. 하나님께서 이들의 제사를 통해 맡으셨던 향기는 다름 아닌 순종과 믿음의 향기였다. 하나님의 말씀이 우리가 보기에는 사사로워 보이고, 불필요해 보이고, 비효율적으로 보이고, 심지어는 비인간적으로 보일지라도, 하나님의 말씀과 명령 앞에 그 모든 것들을 태우는 제사, 향기… 이것이 하나님께서 찾으시는 향기이고 제사이다. 이것이 바로 내 안에서 창조해 가고 계시는 그리스도 향기의 정체이고 본질이다.
한국에 오기 얼마 전 3일간 금식하며 기도한 일이 있다. 그 때 하나님께서 내게 주신 말씀은 신명기 8장 3절에, “사람이 떡으로만 살 것이 아니요, 여호와의 입에서 나오는 모든 말씀으로 살 것이다.” 라는 말씀이었다. 한끼라도 거르면 생명의 위협을 느끼는 연약한(?) 체질이라 3일간의 금식은 내게 큰 도전이었다. 그때 깨달은 것은 밥을 안 먹으면 실제적으로 나의 육신의 생명에 위협이 되는 것과 똑같이, 하나님의 말씀이 나의 삶에 없으면 나의 영은 메마르고 죽을 수 밖에 없다라는 사실이다. 왜냐하면 사람이 밥을 먹고 생명이 유지되도록 지음 받은 것과 같이, 하나님의 말씀을 듣고 순종하며 살도록 우리 모두는 지음 받았기 때문이다. 하나님의 말씀을 사랑하고 순종하는 삶은 크리스찬이라면 지켜야 할 덕목 수준의 것이 아닌, 생과 사를 가르는 우리의 본질과 생명의 근원인 것이다.
저와 또 우리 강변가족의 예배와 삶 속에, 우리의 좁은 생각, 경험, 지식, 전통들이 하나님의 말씀으로 철저하게 태워지는 향기로운 제사로 가득하길 그리스도의 이름으로 소원하고 예수님의 이름으로 기도합니다. 아멘.
미국 페사디나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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