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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박 4일… 참 많은 빗줄기와 함께 했던 날들이었습니다. 어쩌면 그렇게도 때를 잘 맞춰 비가 내려주는지.. 식사시간, 물놀이할 때, 관광할 때 가장 많은 비가 왔었습니다.
지리산 굽이를 돌아, 도의 경계를 넘나들며 도착한 그 곳은 아담한 십자가가 인상적인 곳이었습니다. 뙤약볕 아래서 각자의 짐을 옮기면서 혹시 이번 수련회는 뜨거운 태양과 함께 하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을 잠시 했었지만, 잠시 후부터 내리는 비와 밤마다 울리는 경계경보, 대피경보 사이렌을 들으면서 ‘장마와 함께’하는 수련회구나 깨달았습니다.
이번 수련회는 각자 기수별로 서로 다른 프로그램을 준비하여 모두와 함께 공유하는 형식으로 진행되었습니다. 첫날은 19기가 진행하는 레크리에이션 시간이 있었고, 그 다음날은 그 외의 모든 기수의 발표가 중심이 되는 날이었습니다. 제비뽑기를 통해 선정된 인물에게 편지를 쓰고 그 편지를 읽어주는 시간도 있었고, 이 외에도 진실게임, 촌극발표 등의 시간이 있었습니다.
첫날 저녁의 간사님들께서 준비하신 「천로역정」이라는 프로그램이 기억납니다. 이 프로그램은 같은 조원들끼리의 단합과 우정을 더욱 깊게 해주는 역할을 했습니다. 물을 가득 담은 통을 발 위에 올리고 쏟아지지 않도록 노력한 일, 혀도 잘 안 굴러가는 ‘경찰청 철창살∼’, 또 동네 분들께 21세기 청년이 나아가야 할 길에 대한 강의를 듣고 오라는 미션까지.. 한마디로 한밤의 이벤트였습니다.
저희 기수는 촌극을 준비했습니다. 수련회 가기 전에도 만나서 여러 번 연습했고, 또 첫 번 째날 모든 프로그램이 끝난 후 다음날 아침에 있던 발표를 위해 밤늦게까지 연습했었습니다. 발표를 준비하면서 재미있는 일들이 너무 많이 있었고 그러면서 또 저희 기수 동기들과 많이 친해질 수 있었습니다.
강변교회를 지난겨울부터 다녔고, 또 학기 중에는 학교에 있었으므로 실제로 교회 지체들과 만나고 교제했던 시간은 얼마 되지 않았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같은 청년 1부 사람들과도 인사를 나누고 몇 마디 안부를 묻는 것이 전부였습니다. 사실, 수련회를 가기로 마음을 정한 후에도 많은 걱정이 있었습니다. ‘과연 내가 가서 잘 적응할 수 있을까? 지체들과 잘 어울릴 수 있을까?’ 이러한 고민들이 계속되었습니다.
그런 점에서 이번 수련회는 저 자신을 돌아보고 다른 사람에게 가까이 다가갈 수 있는 계기를 만들어 준 것 같습니다. 한 공동체에 새로운 개인이 영입된다는 것은, 그 공동체에게나 개인에게나 매우 신경 쓰이는 일 일 것입니다. 한 개인으로써 낯선 환경에 적응한다는 것, 그것이 매우 어렵고 힘든 과정이라고 생각했습니다. 그에 따른 새로운 사람을 만나 가는 것에 대한 두려움도 있었습니다.
수련회 내내 「공동체」라는 큰 주제로 여러 소주제에 대한 특강이 있었습니다. 인간은 사회적인 존재이므로 이웃과 공동체를 이루게 되는데, 그러한 공동체는 완벽한 모습이 아니고 어딘가 미흡하고 미묘한 문제를 가지고있는 모습입니다. 그러한 문제의 근본적인 부분을 찾아나가는 것이 특강의 내용이었습니다. 그 중 두 번째 날 저녁에 있었던 짧은 특강, 「나눔과 자기노출」이라는 단원에서 저 뿐 아닌 많은 지체들이 큰 감동을 받았습니다.
저는 공동체의 한 구성원이 되는 것을 어렵게 여기고, 공동체 내의 사람들이 제게 먼저 손내밀어 주기만을 원했습니다. 그리고 그것이 당연하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들은 공동체의 입장이니 개인에게 먼저 다가오는 것이 더 쉬울 것이라고요. 그러나 이 특강에서 제가 먼저 손을 내밀 자신감을 가지게 되었습니다.
그 동안 인사조차 어색해서 하지 못했던 지체들이 많았습니다. 이 특강동안 주님께 다가설 수 있는 용기를 달라고 간구했습니다. 이 특강이 끝난 후, 흐르던 눈물을 닦고, 제 자신을 감싸고 있던 두려움과 이기심, 교만의 껍질을 벗고 다가설 수 있었습니다.
세 번째 날, 빗속으로 관광을 떠났습니다. 비록 관광보다는 버스에 있던 시간이 더 많았지만 그 시간들은 제게 매우 소중한 시간이었습니다. 버스 안에서 그 동안 이야기해보지 못했던 많은 지체들과 이야기를 나눌 수 있었기 때문입니다.
아직 미약하고, 두려움 많은 인간이지만 수련회를 통해서 주님께서 항상 옆에 계시다는 사실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또한 주님께서 제가 다른 지체들과 친해질 수 있도록 도와주신다는 것도 알 수 있었습니다. 이번 수련회를 준비한 많은 임원들과 간사님들께 감사드립니다. 저희가 부족함 없이 지낼 수 있도록 후원해주신 많은 집사님들과, 특강으로 마음의 부족함을 채워주셨던 청년 1부 김종군 목사님께 다시 한번 감사드립니다.
그리고 수련회 기간 내내 아무 사고 없이 우리를 지켜주셨던, 하나되게 해 주셨던 하나님께 마지막으로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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