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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사님의 성장과정에 대해 듣고 싶습니다.
― 교육자인 아버님 밑에서 유교적 전통을 따르며 착하고 바른 사람이 되라는 엄한 가르침 속에 자랐습니다. 고1때 친구의 전도로 교회를 나갔고 생도 1학년 때 성령체험을 했습니다.
*왜 하필 해군사관학교였습니까?
― 하나님의 부르심이라고 밖에는 말할 수 없습니다. 해군이 타 군 보다 흥미로울 것 같아 친구와 함께 특차 시험을 보았는데 입학 후 전적인 하나님의 부르심임을 깨달았습니다.
*훈련이 힘들지는 않았는지요?
― 정말 힘들었습니다. 얼음같이 찬 겨울 바다 속에 들어가 해군가 부르기, 칼바람 부는 겨울 연병장에서 팬티 차림으로 찬바람 맞기(일명 팬티파티), 깊은 잠에 빠졌을 때 비상소집하여 정신 못 차리게 바닥기기 등 추위와의 싸움, 배고픔과의 싸움, 그리고 고향을 떠난 외로움과의 싸움 등을 치러야했습니다. 체구가 작아 무장 없이는 잘 뛰었지만 완전무장 장거리 구보를 뛰다 지치면 기도했는데 그때마다 “피곤한 자에게는 능력을 주시며, 무능한 자에게는 힘을 더하시나니 .....오직 여호와를 앙망하는 자는 새 힘을 얻으리니 독수리의 날개치며 올라감 같을 것이요(이사야40:29·31)” 이 말씀을 피부로 느끼며 새 힘을 얻곤 했습니다.
75년 3월, 정식 사관생도가 된 후에는 더욱 강한 연단이 기다리고 있었는데 뜨거운 용광로 불에서 달궈지고 망치로 두들겨 강철로 만들어지는 그런 훈련 기간이 시작되었습니다. 기도할 때마다 눈물을 쏟으며, “주님 왜 제가 이 고생을 해야 하나요?” 묻곤 했는데 그때마다 주님은 저를 품어주시며 “내가 너를 이곳에 불렀다. 내가 너를 사용하려고 한다.”는 확신을 주셨습니다. 첫 해를 믿음으로 견디던 저는 1학년 중간고사 시험도중 쓰러져 병원에 실려 갔는데 병명은 없이 지쳐 쓰러진 것이었습니다. 그러나 입원 첫날 꿈속에서 내 곁에서 불러주는 듯한 아름다운 화음의 혼성 4중창-고교시절 팀- “내 주 하나님 넓고 큰 은혜는” 찬송을 들었는데 이후 내 눈에 보이는 모든 것이, 새들과 나무까지 이전과 달라 보였습니다. 입원 기간 읽은 성경은 너무나 생생하여 사진을 보는 것 같았고 특별히 요한 계시록 21장에서 성령께서 강하게 역사하시어 제 마음속에 지울 수 없는 확신을 심어주셨습니다. 21장 1절, 4절의 말씀, 새 하늘과 새 땅의 굿 뉴스, 곧 눈물이 없고 사망이 없으며 애통이 없는 하늘나라를 전하는 사명이었습니다. 제가 사관생도인 이유, 존재 이유, 그리고 삶의 목적을 분명히 찾는 순간이었습니다. 목사가 되는 것이었습니다. 정규 해군장교에서 엉뚱한 해군군목이 되려하자 선배들과 동료들은 미쳤다고 손가락질했습니다. 핍박하고 구타하고 혹은 달래고 설득했습니다. 그러나 확신은 조금도 흔들리지 않더군요. 하나님의 힘이었습니다.
*신학은 언제 어떻게 하실 수 있었는지요?
― 79년 소위 임관 후 동해 북방한계선 접경을 지키는 군함장교로 복무하면서 생도 1학년부터 시작한 신학대학원 입학 기도를 계속했습니다. 그때 이미 배는 제게 교회였고 명예목사 라는 칭호를 얻으며 갑판 위의 마스트를 십자가 삼고 가칭 군함교회 인도자가 되었습니다. 마침내 80년 불가능해 보였던 해사출신 중 최초로 총신대학교 신학대학원 및 동대학원에 전액 장학생으로 6년의 위탁교육을 허락받았습니다. 기적이었습니다. 수업 전 기도하고 끝날 때 기도하는 신학교 수업이 제겐 천국 같았습니다. 후에 복음성가가수가 된 동기 자매와 듀엣으로 찬양에 힘을 쏟기도 했습니다. 신대원 졸업식 때는 3년 성적 우등상을 받았고, 선교대학원에서는 입학, 졸업 수석은 물론 전 학기 수석을 차지, 최우수 논문상 까지 받았습니다. 85년 29세에 눈물을 쏟으며 목사안수를 받던 날을 잊을 수 없습니다. 목사의 꿈을 꾸는 저를 반대한 선배에게 새벽에 매를 맞으며 한대 맞을 때마다 ‘주님, 주님’ 외쳤던 기억, 군함을 탈 때의 함장의 핍박 등이 생각났기 때문입니다. 지금도 생각하면 눈물이 납니다.
*군목 생활을 시작하신 후 잊을 수 없는 일을 이야기 해주신다면?
― 첫 목회지였던 해군 신병 훈련소에서 드렸던 <운전식기도>와 <짝짝이 신발>일이 기억납니다. 당시는 1인 1종교를 갖는 것이 의무였기 때문에 각 종교에서 5주간 전도(혹은 포교)를 하고 5주째 되는 날 종교를 정합니다. 신병은 배가 고프기 때문에 믿음보다는 그 종교에서 주는 음식에 따라 마음을 정하곤 합니다. 그들을 교회로 인도하기 위해 밤새도록 자전거를 타고 돌며 전도했는데 어찌나 마음을 쏟았던 지 어느 날은 잠깐 눈을 붙이고 군화와 사제 신발을 짝짝이로 신은 것도 모른 채 출근하기도 했습니다. 5주째 되는 날은 아내는 본당에서 저는 대열을 이루어 교회 성당 법당을 향해 오는 행렬이 보이는 곳에서 기도했습니다. “오 아버지 저는 돈이 없어 저들에게 맛있는 음식을 많이 접대하지 못했습니다. 그러나 밤마다 저들을 찾아가 커피와 아내와 집사님이 손수 구운 빵을 먹이며 손을 잡고 말씀을 전하고 기도해주었습니다. 그들의 눈에서 흐르는 눈물도 보았습니다. 오늘 최종 결단은 교회로 정하게 도와주옵소서!”, 그리고 ‘우회전, 좌회전, 직진’등의 말을 뇌이며 그들의 걸음의 방향을 타 종파 길이 아닌 교회 길로 인도하는 기도를 드렸습니다. 22개월 신병훈련소에서 목회하는 동안 가장 긴 줄이 교회로 들어오지 않은 적은 한 번도 없었습니다. 오직 은혜입니다.
*언젠가 강변 교회를 방문하셔서 설교하신 중에 귀순용사와 관련된 에피소드를 들은 기억이 나는데요?
― 89년 해병대 군목이 되어 전방사단으로 갔을 때 입니다. 섬을 포함해 100km 가까운 지역을 사수하는, 북한이 불과 5리 밖에 떨어진 최전방이었습니다. 헤아릴 수 없이 많은 작고 큰 숙영지를 찾아 위로하는 일이 군목의 중요한 사역 중 하나입니다. 첫 야간 방문지는 중대장 정모 대위와 사관학교 담임시절 세례를 준 소대장 백모 소위가 근무하는 곳이었는데 제가 기도제목을 묻자 불교신자인 중대장이 “북한에서 귀순자가 이곳으로 넘어와 우리부대가 인도하면 상을 받습니다.”라고 말해 그의 손을 잡고 “우리의 기도를 들어주시는 아버지 하나님, 이 부대로 귀순자를 보내 주시옵소서.”라고 기도했습니다. 그로부터 1주일 후 전 부대에 비상이 걸렸습니다. 모 부대로 귀순자가 넘어왔다는 것이었습니다. 어느 부대인가 물어보니 1주일 전에 기도했던 바로 그 중대, 소대 분초로 넘어온 것이었습니다. 놀라우신 우리 하나님의 응답에 감격하여 눈물이 났습니다. 사단이 대통령 표창을 받고 연대장, 대대장 ,작전참모, 중대장, 소대장, 그리고 부사관, 해병 등 많은 군인들이 표창과 포상을 받고 휴가를 떠났습니다. 군목인 저는 기도상(?)도 야간방문상(?)도 없었지만 언젠가 하늘에서 상급이 있겠지 하고 마냥 기뻐했습니다. 후에 귀순자 3명에게 성경을 주며 기도해주었습니다. 그리고 불교신자였던 중대장이 충격으로 예수를 믿고 제게 세례를 받았습니다. 할렐루야!
*김 목사님은 어떻게 만나게 되셨는지요?
미국 해군종학교 유학, 해군작전사령부교회, 해병대사령부교회 등을 거쳐 43세에 대령 조기 진급을 하고 계룡대 해군본부의 군종병과장인 24대 해군군종감으로 취임했습니다. 취임 첫 해 계룡대 본부교회에 부흥사경회 강사로 오신 김 목사님을 처음 뵙고 나흘간 교제한 것이 계기가 되어 7년 가까이 사랑을 받았다가 협동목사로 오게 되었습니다. 은혜입니다.
*전역 후 미국으로 가셔서 새로운 사역을 하셨는데요, 군목, 미국 이민교회 목회 등 일반 교회와는 다른 경험이셨는데, 어려웠던 점은 없으셨는지요?
― 군대 교회는 계급에 따른 질서가 있어 쉬운 점도 있지만 육체적으로 힘들었습니다. 일반 교회와 똑같이 새벽기도부터 심방, 구역예배, 철야기도 등으로 군인교회를 섬겨야 하고 군종참모로서 부대 일을 해야 했습니다. 해병대 시절은 100km 거리를 매일 야간 방문, 새벽방문을 쉬지 않고 하느라 병이 났었지요. 이민 교회 목회와 유학생 선교사역은 또 다른 생소한 경험으로 아내가 때로 피아노 반주, 성가대, 음식 접대 등을 하고 저는 공항 영접, 도시 안내, 집 구하는 문제까지 도와 드려야했어요. 진정으로 섬김의 귀한 경험이었습니다.
*꿈동이라는 별칭으로 자신을 소개하셨는데요?
― 어린 시절부터 공상이나 명상을 좋아하며 생각을 많이 하는 성격인데다 해군에서 목사가 되기까지 꿈(비전)을 찾으면 땀 흘리며 그 꿈을 위해 기도하며 하나님이 그 꿈을 이뤄주시는 일들을 경험하며 살아왔기 때문입니다. 군종감시절 당시 육군군종감 이원호 목사님이 붙여준 별명입니다. “류 목사님은 요셉같은 꿈동이야.”
목사님과 대화를 하며 느낀 것은 목사님의 신앙은 추상이나 개념이 아닌 살아있는 것이며 역동적이란 것이다. 큰 꿈을 품고, 쉬지 않고 기도하고, 패기 있게 몸을 던지며, 살아 역사하시는 하나님의 능력을 생생히 체험하시는 것을 보며 따라 기대와 도전을 품게 된다. 앞으로의 사역이 기대된다.
약력: 강원도 출생(1956년) / 학력: 해군사관학교(기계공학)
총신대학교 신학대학원 및 동대학원
총신 대학교 선교 대학원
The Defense Language Institutes
Us Naval Chaplains School(Advanced Course)
Reformed Theological Seminary
가족사항: 김혜선(1963년), 1남 류기쁨(18세), 2남 류찬양(14세)
(취재:허영숙집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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