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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변교회는 내가 다녀본 교회중 가장 성경적이고 가장 이상적인 교회”
사람이 태어나서 하나님을 알게 되고 깊은 신앙심을 유지하며 살아갈 수 있다는 것은 축복이요 은혜이다. 우리 주위엔 여러 종류의 사람들이 하나님을 만나 하나님과 동행하며 살아간다. 위기의 순간에 하나님을 만나 그 길을 돌이켜 돌아온 드라마틱한 인생여정을 살아온 사람들, 혹은 주위 사람의 권유로 별 무리 없이 신앙을 갖게 된 사람들, 아니면 모태신앙으로 태어난 사람들…… 그 시작과 동기야 어찌되었건 진실한 신앙을 갖고 신자로서 살아간다는 것은 그리 쉬운 일인 것 같지는 않다. 더구나 하나님을 향한 처음 약속을 지켜가며 뜨거웠던 첫사랑의 불을 꺼지지 않도록 지펴간다는 것은 더욱 쉽지 않은 것 같다. 왜냐하면 하나님을 향한 열정과 맹세도 시간과 함께 익숙해지고 우리가 평생을 살아가는 동안 본의 아니게 일상적인 습관으로 굳어지기 때문이다.
‘습관’이란 것은 항상 익숙한 것이어서 대체로 우리를 무료하게 만드는 경향이 있다. 남, 녀가 만나 열정적으로 사랑하고 그 사랑의 결실로 가정을 이루게 되는데 그것이 일상이 되고 익숙함이란 복병과 만나게 되면 관계에서 오는 자극이 사라지면서 권태로움을 느끼게 되기도 한다. 그럴 때 어떤 사람은 그러한 상황을 외면한 채 살아가기도 하고, 어떤 사람은 지혜로운 방법으로 풀어나가기도 하고, 혹 어떤 이는 다른 사랑을 찾아 떠나가기도 할 것이다. 많은 사람들이 부부가 되고 또 많은 부부들이 남남이 된다. 부부가 된 두 사람이 서로에 대한 사랑과 신의를 지키며 평생을 살아가기 위해서는 뜨거웠던 사랑의 빈 자리를 대신할 수 있는 그 무언가가 절실히 요구되는 것이다.
우리의 결혼 생활이 그렇듯이 우리의 신앙생활도 그렇게 습관의 굴레 안에 갇히게 되는 경우가 생기는데 그럴 때 많은 크리스챤들이 그냥 외면해 버리거나 죄책감에 빠지게 된다. 십 수 년간, 혹은 수 십 년간의 교회생활에서 오는 타성에 젖은 무료함은 신앙인을 종교인으로 만들어 버리거나, 진실했던 신자를 등록 교인으로 전락시키기 십상이다. 처음, 하나님께 받았던 은혜의 충격으로 눈물범벅이 되었던 그 감동의 순간은 아득한 추억 속으로 희미해져 가고 만다.
나는 교회에 다닌 지 30년이 넘었고, 예수님을 만난 지는 20년 가까이 되어간다. 나의 지나간 시간들을 되돌아보면 대체로 안정적인 교회생활을 해오고 있는데 때론 신앙의 굴곡을 겪기도 하고 때론 시험을 만나기도 하면서 그렇게 교회 안에서 안락함과 편안함을 느껴온 것 같다. 나는 이 순간에, 진실한 신자의 생활보다는 교회 생활에 익숙하게 길들여져 있는 나 자신을 외면한 채 그럭저럭 지내온 것을 고백하지 않을 수 없다.
그런 중에 하나님께서 나와 우리 가족에게 허락하신 교회가 강변교회다. 3년 전, 독일에서 귀국 한 후, 마땅히 정착할 교회를 찾지 못하고 있을 때 바로 집 앞에 있는 강변교회를 만났다. 강변교회는 내가 다녀본 교회 중에 가장 성경적이며, 가장 이상적인 교회라고 말하고 싶다. 교회로서 마땅히 가져야 하는 연약한 이웃들(중국동포, 탈북자, 외국인 노동자 등등)을 향한 관심과 노력, 교회의 외형에 집착하지 않고 물질로부터 자유롭고자 하는 성경에 기초한 건강한 마인드, 한 평생 목회생활을 하시면서도 초심을 잃지 않으시는 김명혁 목사님의 열정과 순수함, 그리고 진보와 보수를 아우르는 목사님의 균형잡힌 시각은 나에게 매우 인상적이었고 감동적이었다.
나는 점차 강변교회에 애정을 갖고 정착할 수 있었는데, 우리 가족을 더 견고히 잡아준 것이 ‘새가정부’ 모임이다. 새가정부는 또래의 자녀들을 양육하며, 각 가정의 고민과 어려움들을 나누고 돕는 모임이다. 우리는 이 모임 속에서 함께 성경을 공부하고 책을 읽고 삶을 나눈다. 그리고 외로운 독거노인들을 위해 조촐한 생일 파티를 만들고 사회를 향한 작은 실천이라도 지속하기위해 정성과 마음을 모은다. 또한 각 개인이 자신의 삶 속에서 하나님 앞에 견고히 서는 것을 훈련할 뿐만 아니라 바람직하고 성경적인 가정을 만들어 가기 위해 부부가 함께 기도한다. 우리는 ‘새가정부’를 통해 어쩌면 위기에 놓일 수도 있는 우리의 소중한 가정이 주 안에서 더 견고히 완성되어갈 수 있도록 모임을 통해 우리에게 주시는 하나님의 메시지에 귀를 기울이고 있다.
나는 강변교회에서 내 신앙의 2기를 시작할 수 있게 된 것을 매우 기쁘고 감사하게 생각한다. ‘세월’의 위력과 ‘습관’의 타성 앞에서 하나님을 향한 열정이 바닥을 드러내고, 누군가를 사랑한다는 것이 원천적으로 불가능하게 느껴질 때, 그래도 다시 한번 사랑하기를 시작할 수 있는 것은 하나님께서 변함없는 모습으로 우리를 사랑하고 계시기 때문일 것이다. 우리를 고아와 같이 내버려두지 않으시는 성령님의 인도하심은 우리에게 끊임없이 구원의 기쁨을 회복시켜 주시고, 처음 가졌던 그 마음을 다시 품을 수 있도록 도우실 것이라고 믿는다.
교회 공동체 안의 형제, 자매들의 기도와 관심은 우리가 어지러운 세상 속에서 믿음을 지켜내느라 고독함을 느낄 때 우리를 든든히 지탱해주고 지지해주는 하나님의 손길이라고 나는 생각한다. 우리 모두에게는 하나님 앞에 혼자 서야하는 순간이 올 것이다. 하나님을 홀로 대면해야하는 그 순간, 나는 함께 신앙을 나누고 믿음을 키워간 소중한 사람들의 얼굴이 감격스럽게 떠오를 것 같아 흐뭇하고 마음이 즐거워진다.
“두 사람이 한 사람보다 나음은 저희가 수고함으로 좋은 상을 얻을 것임이라 혹시 저희가 넘어지면 하나가 그 동무를 붙들어 일으키려니와 홀로 있어 넘어지고 붙들어 일으킬 자가 없는 자에게는 화가 있으리라”
(전 4:9-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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