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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 오빠.
며칠 전까지만 해도 그렇게 잠 못 자게 덥더니만, 이제 가을이 오는지 바람이 좀 차게 느껴지네. 벌써 우리가 교제한지 1년이 되었어. 작년 이맘때쯤 오빠가 중국으로 출장을 가면서 공항에서 이런 문자 메시지를 나한테 보냈었지.
“은하야, 내가 하나님께서 너를 위해 준비해 놓은 사람인지 기도해 줄래?”
이 문자를 받고 어찌나 놀랍고 설레던지...그 후 오빠가 오기까지 일주일 동안 학교에서 수업도 제대로 못하며 ‘멍’하니 오빠 생각만 했었어. 그때의 일주일이 1년처럼 느껴지며, 잠 못 자며 생각하고, 하나님께 기도하며 고민했어. 그때 1주일 만에 2kg이 빠졌으니, 나의 고민이 얼마나 신중했었는지 상상이 갈 거야.
이렇게 시작된 우리의 교제는 기분 좋게 화창한 날 시원한 오솔길을 걷는 것처럼 아름답고 행복했어. 오빠를 만나게 되어서 하나님과 가까워지고, 서로 주고받는 기도제목을 통해 서로의 고민과 생각을 알게 되었지. 이 모든 일이 하나님께 감사할 뿐이야.
진정으로 하나님께 감사한 건, 우리가 그동안 1달에 1번 주고 받았던 크고 작은 모든 기도 제목들이 천천히 하나씩 이루어지는 걸 보면서, 우리의 결혼은 하나님의 은혜라고 생각해. 앞으로 평생을 함께 살아가면서 많은 일들이 있겠지. 좋은 일도 있고 힘든 일도 있겠지만, 이 모든 일을 오빠와 함께 할 수 있다고 생각하니, 기대되고 설렌다.
우리는 유쾌한 O형 남자와 꼼꼼한 A형 여자로 혈액형도 잘 어울리고, 오빠는 가끔 응석부리기 좋아하는 막내아들이고, 나는 그런 응석이 귀엽기만 한 장녀로 성격이 아주 잘 맞아서, 이야기를 한번 시작하면 끝이 없고, 뭘 하던지 재미있으니, 살면서 심심하지 않을 거야.
그리고 무엇보다 우리가 잘 맞는 것은, 같은 교회를 다니고, 나란히 서서 하나님을 바라보고 살고자 하는 마음이 똑같기 때문일 거야. 여호와를 경외하며 그 도에 행하는 자마다 복이 있도다. 네가 네 손이 수고한대로 먹을 것이라 네가 복되고 형통하리로다. 이 시편 말씀을 묵상하며, 지금처럼 오빠를 사랑하고, 남편으로 섬기는 마음을 가질 수 있도록 노력하면서, 매일 매일을 열심히 산다면 그보다 더한 축복이 없을 것 같아.
우리가 교제하고 처음 주고받았던 기도제목처럼, 우리의 만남이 주님 안에서 기쁨이 되고, 우리의 가족과 친구, 이웃들의 본이 되며, 우리가 서로의 활력소가 되고, 서로에게 어려움이나, 힘든 일이 생겼을 때 기대고 의지가 될 수 있게 이렇게 기도하면서 살자.
오빠, 그럼 앞으로 잘 부탁하고, 사랑해. - 은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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