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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강변교회에 처음 온 것은 2001년 초로 기억합니다. 대학교 3학년을 마친 후 겨울이었습니다. 이미 약 1년 정도 먼저 강변교회에 출석하고 있던 동생 김한나 양(지금 성가대에서 봉사하고 있습니다.)에게서 강변교회에 대한 여러 가지 정보(?)를 들어 어느 정도는 익숙했던 상황이라 교회에 처음 왔을 때 아주 낯설지는 않았습니다.
뭔가 특이하게 느껴졌던 교회 건물의 디자인과, 어디로 가야 할지 모르게 약간은 복잡한 내부 구조에 오히려 더 낯설음을 느꼈던 것 같습니다. 하지만, 김명혁 목사님께서 목사님이 쓰시는 책상 앞에서 저에 대해 친절히 물어보시고, 사진도 같이 찍어주시면서 포근하게 환영해 주셔서 강변교회에 온지 한 두주 만에 심정적으로는 완전히 적응했음을 느꼈던 기억이 납니다.
처음에 강변교회에 왔을 때 가장 궁금했던 점은 강변이라는 이름이 어디서 유래했는지에 대한 것이었습니다. 교회 바로 옆은 눈 씻고 찾아봐도 강이 없었습니다. 한강은 너무 멀었고, 양재천은 강이라고 할 만한 성격이 못되었습니다. 나중에 교회 요람을 보고 청담동 강변에서 이사 왔음을 알게 되었을 때 “유레카”를 속으로 외친 기억도 납니다.
저는 친가로는 증조할아버지 때부터, 외가로는 외할머니의 할머니부터 내려오는 신앙의 유산을 받은 집에서 태어났습니다. 그 영향인지 정말 감사하게도 저는 아직도 실제로 제사를 하는 모습을 육안으로 목격한 적은 한 번도 없습니다. 그래서 저는 어머니 뱃속에 있을 때부터 교회에 출석했고, 예수님에 의한 인간의 구원 역사 또한 아무 의심 없이 받아들일 수 있었습니다.
부모님의 교육방침에 의해 가장 공부스트레스가 많을 중고등학교 시절에도 주일에는 공부한적이 없고, 지금도 부모님께서는 장로와 권사로 봉사하시는 저희 동네의 교회에서 20년 넘게 출석하면서 주일 예배와 수요 예배를 빠짐없이 드렸습니다. 다른 교회활동도 마음 놓고 열심히 할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부모님이 계시는 교회에서 오랫동안 보호 속에 안정적인 교회 생활을 계속 하다 보니 분명 구원의 확신은 있지만 뭔가 내 신앙생활이 형식적인 것 같은 고민이 커서 부모님과 상담한 끝에 다른 교회에서의 신앙생활을 경험해 보기로 결정하였습니다. (동생도 비슷한 시기에 같은 결정을 내렸습니다) 부모님이나 저에게나 쉬운 결정은 아니었지만 보다 견고한 신앙을 위해 필요한 경험이리라 믿고 결정을 내렸습니다. 당시 동생은 결정과 거의 동시에 강변교회로 오게 되었고, 저는 온누리교회, 사랑의 교회 등에 약 1년간 출석하면서 각 교회의 다양한 색깔이나, 목사님의 말씀 등을 통해 많은 것을 느끼고, 경험할 수 있었습니다.
그렇지만 1년 가까운 시간 동안 등록을 하지 않은 채 교회 출석만 하는 것은 좋지 않으리라 판단하고 고민하던 차에 동생의 권유에 의해서 강변교회 예배에 한번 오게 되었고 (아마도 2000년 성탄예배로 기억합니다), 목사님의 명료하시고 강한 메시지가 담겨있는 설교와 경건한 예배 분위기에 매료되었습니다. 그리고 2001년부터 지금까지 출석하게 되었습니다.
강변교회에서의 길지 않은 시간 동안 정말 감사할 일이 많은 것 같습니다. 훌륭하신 목사님을 통해 많은 신앙의 연단을 가질 수 있었고, 그 전에는 모호했던 신앙의 여러 부분들이 많이 다듬어 진 것 같습니다. 또한, 경건한 예배 분위기, 항상 챙겨주시는 좋은 성도님들, 훌륭한 성가대, 아름다운 교회 건물…이 모든 것들이 저의 20대 시절의 신앙 형성에 너무나 많은 가르침을 주신 것 같습니다. 특히나, 제가 전에 섬기던 교회에서도 바이올린으로 오케스트라 활동을 했었는데, 이곳 강변교회에서도 비록 지금은 혼자이지만 계속 악기를 통해 찬양할 수 있는 기회 주심을 하나님께 너무나 감사합니다.
한 가지 사족을 붙이자면, 가끔 제가 음악 전공자인 것으로 오해하시는 성도님들이 계시는데, 저는 음악 전공이 아니고, 사실 대학원에서 전자공학을 전공하고 있습니다. 전공자에게는 한참 못 미치는 실력으로 황송하게도 예배 때 섬기고 있는데, 가끔 전공자냐고 물어보실 때는 몸둘바를 모르겠습니다. 제 부족한 악기 소리를 좋게 들어주셔서 너무 감사드린다는 말씀을 꼭 드리고 싶습니다.
이제 강변교회에 온지 7년이 되었지만, 아직도 주일에 교회에 들어서면 처음 왔을 때의 그 포근함이 느껴집니다. 이 매력적인 건물의 디자인 때문인지, 때로 여름에는 좀 따뜻하고 겨울에는 시원할 때도 있지만, 집에 온 것 같은 편안함과 주님이 이곳에 계신다는 평안함을 느낍니다. 주일에 잠깐 짬이 나면 이제는 “강”으로 생각하는 양재천도 거닐고, 때로는 중등부실 소파에 잠깐 기대어 잠을 청하기도 합니다. 모 시인의 시처럼 제 20대의 신앙의 8할 이상을 키운 강변교회, 그리고 목사님과 성도님 여러분. 감사하고 사랑합니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