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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생 많으시지요. 예수 믿으시고 쾌유 하십시요
강변교회에는 소리 소문 없이 봉사활동을 하는 사람들이 있는데,
거의 10여 년 동안을 끊임없이 서울 삼성병원을 방문해서
주의 사랑을 전하는 성도들이 있습니다.
안흥규 장로님을 비롯해서 전영신, 오정석, 백혜란 권사, 이광미, 민홍자 집사 등으로
요일 별로 시간을 나누어 일주일에 두 번 봉사하고 있습니다.
지난 11월 16일 에는 전영신, 백혜란 권사, 이광미, 민홍자 집사님과 시간을 함께 하며 봉사 활동을 지켜보았습니다.
아침 10시 이광미 집사님 집 앞에서 차를 타고 홍실 아파트로 올라갔습니다. 기다리고 있던 백혜란 집사님과 민홍자 집사님을 태우고(전영신 권사님은 몸이 아파서 참석 못하심) 삼성 병원에 도착하니 10시 10분. 병원에는 기독교, 불교, 천주교등 각 종교 별로 방이 마련되어 있었습니다.
“ 기독교” 라 쓰인 방에 들어 가 준비된 예쁜 분홍색 봉사자 가운으로 갈아입고 ,상주하시는 목사님(김정숙)의 기도 인도가 있었습니다. 그리고 삼성 병원에 있는 삼성 서울 병원 교회(최찬원 목사, 김정숙 목사) 11월 18일 주보를 접기도 하고, 방문할 병실의 기록을 보기도 하였습니다. 마지막으로 목사님께서 당부할 말씀을 하셨는데, 방문 대상 환자들이 거의 대부분 암환자로 인생을 거의 포기 한 상태이기 때문에 각별한 주의를 요한다고 하시면서 여러 가지 말씀을 하셨는데 그 내용을 간추려 보면:
우선 외형적으로 밝은 옷을 입어라. 화장은 산뜻하게 하라, 그리고 병실에 들어 갈 때 환하게 웃고 들어가라. 환자 골고루에게 관심을 가지라. 심문하듯이 병에 대해 이것저것 묻지 마라. 5분 이내로 자료를 제공하고, 찬양은 1인실일 경우에만 짤막하게 하라?
목사님의 당부 말씀을 들으니 이해가 된 것은 사실 지금껏 백혜란 권사님이나 민홍자 집사님이 화장 한 것을 보지 못했는데 두 분이 연지, 곤지를 살짝 바르셔서 웬일이지 하고 속으로 웃었는데 (민홍자 집사님은 내 기억으로는 아드님 결혼식 때도 화장을 안 하신 것 같은데……) , 봉사자로서의 책무를 다하시기 위한 것임을 알았습니다.
10시 30분 각자 나뉘어 병실로 이동했는데, 우선 11층으로 백혜란 권사님을 동행하기로 했습니다. 병실은 무거운 분위기 속에 자는 분, 깨어 있는 분 들이 뒤섞여 있는데 우선 병실을 노크하고 들어서서 분위기를 살피며 조용한 목소리로 “기독교 실에서 왔습니다. 이번 주 예배 안내해드리려고 왔습니다.” 하고 주보를 건네기도 하고 또 관심이 있어 보이는 사람에게는 “고생 많으시지요?, 교회 안 나가세요? 예수님 믿으시고 쾌유하십시요”라고 전했습니다.
전도 해본 경험이 있으신 분은 아시겠지만 사실 건강한 사람에게 말씀을 전할 때도 상대방의 반응이 어떨까 하며 기대 반, 걱정 반인데, 하물며 죽음을 앞둔 환자들 앞에서 말씀을 전한다는 것은 옆에서 지켜보는 것만으로도 가슴이 떨렸습니다. 마치 살얼음판을 걷듯이 조심하고, 또 조심했습니다.
장을 이식했다는 아릿따운 아가씨 한 송희 양, 신문을 보고 있던 중년의 정용현 씨는 교회를 안 다닌다고 하면서도 백 권사님의 천사 같은 속삭임에 교회 주보를 말없이 받기도 했습니다. 지금 보기에는 곧 나아서 퇴원하실 것 같은데 일주일 지나 가보면 거의 다 교체가 된다고 하니 , 이들을 보는 것이 나로서는 처음이자 마지막인 것 같았습니다.
다음으로 8층 소아암 환자 병실을 돌고 있는 이광미 집사를 찾아 내려갔습니다. 자신도 투병 중 인지라 마스크를 쓰고 꼬마들을 만나고 있었습니다. 숨을 잘 못 쉬는 희귀병에 걸린 이상호 군, 교회 안다닌다고 하면서 아예 등지고 앉아서 말도 하기 싫어하는 애기 엄마, 태어난 지 며칠 되지도 않은 것 같은 아기와 아직도 몸이 퉁퉁 부어 산기가 빠지지도 않은 아기 엄마, ……정말 알 수 도 이해 할 수도 없는 일은 갓 태어난 아기가 왜 소아암 병동에 있어야 하는지 주여 소리가 신음처럼 저절로 흘러 나왔습니다.
누구와도 만나고 싶지 않고, 말도 하기 싫은 아기 엄마들과 대화하기는 무척 힘든 일인데도 불구하고 이광미 집사는 여기 저기 병실에 많은 엄마들과 눈웃음과 대화가 이어졌습니다. 알고 보니 처음에는 예상대로 무척 상대하기가 힘들었지만 본인(이광미 집사)자신도 환자라는 것을 알고부터 마음의 문을 열고 인사를 하기 시작했다고 합니다. 이광미 집사 자신도 그 심정을 이해하기에 대화가 쉬워졌겠지요,
때로는 아무 말 없이 눈물만 흘리는 엄마들을 보면 그냥 “얼마나 힘드세요. 기도해 드릴께요.”기도하며 함께 눈물을 흘리기도 한답니다.
담당하시는 김정숙 목사님 말씀으로는 기도를 거절하는 사람도 이해해야한다고 합니다. 그 분들에게 “기도하세요”라고 말하기 보다는 “얼마나 힘드세요.”라고 말하며 어머니처럼 따뜻하게 격려하는 것이 좋다고 말씀하십니다.
이렇게 병실을 돌다 보니 어느덧 시간이 흘러 민홍자 집사님과는 동행하지 못했지만 역시 무거운 분위기 속에서 환자들이 참으로 힘들게 지나시는 것을 보니 너무도 안타까왔다는 말씀을 들었습니다.
11시 25분 다시 기독교실로 돌아와서 목사님과 의견 교환을 하고, 심방 기록부에 특이한 환자를 기록하고 병원을 나왔습니다.
돌아오는 길에는 몸이 아프신 전 권사님을 불러내어 함께 식사를 하며 이런 저런 이야기를 하며 친교를 했습니다.
성경 욥기에서 “순전하고 정직하며 하나님을 경외하며 악에서 떠난자”라는 욥을 사단이 마지막으로 그의 몸을 쳐서 굴복시키고자 하는 것을 보면, 병으로 신음하는 환자들이야 말로 인생에서 가장 힘든 싸움을 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그러기에 하루하루를 처절하게 살아가는 그들에게 백혜란, 이광미, 민홍자, 위 세분은 아니 다른 모든 봉사자님들도 감히 천사들이라고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김충자(문화부장)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