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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도가 열 명 밖에 안 되는 교회가 노회를 치루고, 교회도 깨끗하고 음식도 맛이 있다고 목사님들이 칭찬을 많이 하셔…..”
나에게 있어서 이스라엘의 10년간의 세월은 하나님께서 함께하신 특별한 체험이었다. 그것은 신학교 들어가기 전의 10여년의 직장생활과 대조가 되기 때문에 더욱 그러하였다.
지금과 마찬가지로 7, 80년대에도 직장을 구하기가 매우 힘들었다. 그러므로 남자가 태어나서 직장생활을 하는 것은 지극히 정상적인 것이며 직장을 구하기 힘든 시대에 재벌그룹회사에서 직장생활을 하는 것은 아주 잘하는 것이라는 주위의 의식속에서 그 직장생활 자체의 가치를 따지기는 매우 힘든 일이었다. 사람이 살기 위하여는 물질이 필요한 것이고 그 물질을 구하기 위하여는 일을 해야하고 그 물질을 많이 가질 수 있는 일을 하는 것이 이 세상의 성공이다.
그러나 직장생활 10여년 후에 그 물질을 구하는 일은 끝이 없고 또 그 물질을 구하는 자체가 어떤 선한 목적을 이루는 것과는 아무런 상관이 없다는 것을 깨닫고는 자신이 얼마나 맹목적인 반복활동을 하고 있는가 하는 것을 보게 되었다. 물론 이런 생각들은 내 자신이 젊었을 때 얼마나 신앙이 없었던가 하는 것을 드러내는 한 단면이다. 왜 내가 그렇게 무모한 생활을 하게 되었는가? 나는 그 원인을 성경에 대한 나의 무지라고 결론을 내렸다. 성경을 모르기 때문에 진리에 대한 분별력이 없었고 또 그 진리를 행할 능력이 없었다는 것이다. 내 아이들은 나와 같은 사람을 만들지 않겠다고 작정을 하고 가정예배를 시작하였다.
가정예배를 2년 정도 드리다가 성경에 대한 무지가 하루아침에 해결되는 것이 아니며 또 모태신앙으로서 성경에 불충실했다는 회개를 하고 신학교에 갈 것을 아내와 의논하였다. 아내의 동의를 얻고 가정예배에서 아이들의 동의를 얻어 합동신학교에 들어갔다.
합동신학교의 3년 생활은 내 생애에서 가장 행복한 시간이었다. 대낮에 먹고 살기 위하여 일을 하지 않고 찬송하면서 성경을 공부할 수 있는 이런 생활이 이 세상에 존재한다는 사실에 놀라움을 금치 못하였다. 그 기쁨은 3년 동안 계속 되었다. 누워있어도 좋고 앉아있어도 좋고 걸어다닐 때도 좋고 어디서 오는지 알 수 없는 기쁨과 행복이 마음속에서 마구 샘 솟듯이 솟아났다. 이렇게 좋으신 하나님이시니 제가 이제 평생을 하나님을 위하여 살아도 아무 후회가 없겠습니다 하는 생각이 저절로 생겨났다.
그리고 신학교 과정을 마치고 나자 신학교에서 삼 년 동안 공부했어도 워낙 성경에 무지하여서 아무래도 성경을 더 공부해야겠다는 생각을 하였다. 다시 가족회의를 하여 만장일치로 이스라엘 행을 결정하였다.
당시 아이들은 초등학교 6학년과 3학년이었다. 모든 재산을 정리하고 가방 네 개를 하나씩 들고 이스라엘로 출발하였다. 히브리어를 배워서 히브리어 성경을 읽겠다는 일념 하나로 아무런 구체적인 사전 준비나 계획도 없이 비행기를 탔다. 아이들의 교육이 걱정되기도 하였지만 성경이 무엇보다도 중요하니까 아이들에게 히브리어 성경을 읽게 하는 것 하나만 하여도 부모로서 가장 중요한 큰 유산을 남겨 주는 것이라고 생각하였다.
텔아비브 비행장에 내리니 성경글자인 히브리어가 온 거리에 다 붙어있었다. 이곳에서 정녕 히브리어를 배워 히브리어 성경을 읽을 수 있겠구나하는 생각을 하였다. 하나님께서 히브리대학교 근처의 집을 구해 주시고 아이들은 유대인학교로 입학시키고 가정예배를 히브리어 성경으로 시작하였다.
그 후 10년 동안 매일 히브리어 성경으로 가정예배를 드렸다. 각 사람이 히브리어 성경을 한절씩 읽고 한절씩 우리말로 번역하는 형식으로 하루에 한 장씩 드렸다. 10년 동안 신구약 히브리어 성경을 가지고 두 번 예배를 드렸고 두 번째 예배 때부터는 내가 직접 한글로 번역한 번역본을 히브리어 성경과 대조해보면서 예배를 드렸다.
이스라엘에서 돈 버는 일은 한 번도 한 적이 없었다. 10년 동안 히브리어 성경 보는 일만 하였다. 그러나 하나님께서는 눈동자처럼 우리 가정을 지켜주셔서 히브리어 성경을 완역하게 하셨다. 아브라함이 갈 바를 알지 못하고 고향 친척을 떠났던 사건과 노아가 방주를 만들었던 사건이 우리 가족에게 일어났던 것이다. 10년 동안 가족 친지와 떨어져서 히브리어 성경에 투자한 시간은 이루 말을 할 수가 없다. 한 가정이 힘을 합쳐 어떤 한 일에 몰두할 때 그 폭발적인 생산력은 상상을 초월한다는 것을 체험하였다. 그러나 히브리어 성경 전체를 완역하고 또 일관성 작업까지 한다는 것이 쉽지는 않았다.
국내에 들어와서 직접 편집까지 하면서 마지막 교정을 하고 났을 때에는 그냥 쉬고 싶다는 생각 외에는 아무 생각도 할 수 없었지만 곧 바로 하나님께서 부윤 사랑의 교회로 인도하셔서 내려왔고 이곳에 내려온 지가 벌써 일 년 반이 지났다.
외국에 오래 살아본 경험을 가진 분들은 한국의 좋은 점이 무엇인지 실감할 것이다. 한국 산과 한국 바다 또 거기서 나는 해산물과 농산물 특별히 해산물 중에서 회 그리고 온천 등은 외국생활에서는 매우 제한되어 있는 품목이다. 1년 반 동안 체력이 많이 회복되었다. 주위 목사님들과 한 번씩 등산을 하고 온천도 가고 운동도 하여 건강이 좋아졌다.
오늘은 교회에서 김장김치를 담는 날이다. 마침 5일마다 서는 대소면 장날이라 아침에 김치를 담을 재료들을 사가지고 왔다. 무우, 쪽파, 카나리 액젓, 양파, 갓, 민물새우 등이다. 김치를 잘 담는 집사님이 민물새우를 넣어야 맛있다고 꼭 사오라고 부탁하였다.
작은 종기로 5,000원이다. 4종기를 샀다. 장날이라 뜨끈뜨끈한 국밥을 판다. 집사람과 장터에 앉아서 선짓국과 순대와 홍합 국을 시켜서 맛있게 먹었다. 김치 25 포기, 얼마 되지 않는 김장이지만 여 집사님들 다섯 명이 다 모여서 같이 담는다. 72세된 집사님은 벌써부터 오셔서 집사람과 함께 기쁘게 파를 다듬고 계신다.
오늘 구역예배는 김장을 다 담고 나서 교회에서 드리기로 했다. 이제 겨우 교회 성도님들과 좀 친해졌다. 교회성도들이라 해봐야 열 명 남짓하지만 10년 동안 4명이 예배드린 것에 비하면 2,5배의 성장이다. 교회는 작년에 수리를 한 덕분에 매우 깨끗하다. 강변교회에서 도와준 2백만원에 힘을 얻어 수리를 시작하지 않았던가? 목수일 하시는 분 한 분과 남자성도 한 분과 둘째아들 동범이와 집사람과 나, 이렇게 다섯명이 45일간 교회 수리를 하였다. 올해 가을에는 40회 충청노회도 우리 교회에서 열렸다. 목사님들이 교회도 깨끗하고 음식도 맛있지 않은 것이 없다고 칭찬을 많이 하였다. 성도 10명 되는 교회가 노회를 치렀으니 이만하면 힘이 있는 교회가 아닌가?
우리와 늘 함께 하시는 임마누엘 하나님은 우리의 빈 곳을 찾아서 정확하게 채워주신다. 하나님께서 채워주신 것 외에 어떤 것도 우리를 만족하게 하는 것은 이 세상에 존재하지 않는다. 헛된 것을 가지고 자신을 채우려는 사람은 결국 계속 채우려는 반복적인 동작만 하다가 이 세상을 다 보내버리고 말 것이다.
하나님께 자신의 모든 것을 의탁하지 않고는 하나님의 은혜를 받을 수 없다. 그러나 이런 결정도 돌이켜보면 성령님의 능력으로 이루어졌으니 우리 자신이 할 수 있는 것은 결국 아무 것도 없다는 것을 깨닫게 된다. 하나님의 은혜에 감사드린다.
올 한해도 부윤 사랑의 교회와 저희 가정을 위하여 기도해주시고 도와주신 김명혁 목사님과 강변교회성도님들께 감사드립니다. 연말 연시를 맞이하여 교회와 성도님들 각 가정에 하나님의 은혜와 평강이 충만하시기를 기원합니다. 감사합니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