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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뎀나무 아래서
A 목사님 안녕하세요...
제가 궁금한 것은 과부와 재판장 비유 말씀이에요.
하나님은 우리의 끈질긴 기도를 너무 귀찮아서라도 들어주신다고 알고 있었는데...
어느 목사님께서 그런 뜻이 아니라고 하셨거든요. 하나님의 뜻에 합당한 기도만이 하나님께서 들어주시는 거라고 그리고 응답의 때가 있다고 하셨던 게 기억이 나는데요.
며칠 전 다른 친구와 이 말씀 가지고 잠깐 생각을 나누다가 저도 정확히 잘 모르고 있는 것 같아서 질문 올립니다.
그렇다면 하나님은 제 앞날에 계획을 모두 세워두고 계신건가요? 그래서 세워두신 계획대로 제가 기도할 때만 제 기도를 들어주시는 건가요? 저를 불쌍히 보셔서 간절한 제 기도를 들어주실 때는 없는건가요?
본문에 “...항상 기도하고 낙심하지 말아야 할 것을 비유로 말씀...”이라고 하시고 “밤낮 부르짖는 택하신 자들의 원한을 풀어 주지 아니하시겠느냐”
“...속히 그 원한을 풀어 주시리라 그러나 인자가 올 때에 세상에서 믿음을 보겠느냐” 하셨는데요.
“원한”은 뭐고 “믿음”이라고 한 것이 끈질긴 기도를 말씀 하시는 건지 잘 몰라서 여쭙니다...
상담 내용이 좀 어수선해서 죄송해요...
바쁘신 중에 꼭 답변 기다리겠습니다. 감사합니다. 건강하셔요...^^
Q 사랑하는 자매님께
먼저 상담의 방에 글을 남겨 주신 것을 감사드립니다. 그리고 하나님의 말씀을 보다 더 바르고 깊게 알고자 하는 마음을 칭찬해 드리고 싶습니다. 어떤 사람들은 모르면서도 알려고 하지도 않고 다 알고 있는 것처럼 하거든요. 우리의 신앙은 하나님의 말씀에 대한 이해와 매우 밀접한 관련을 가지고 있습니다. 저도 하나님의 말씀을 완전하게 알기에는 턱없이 부족한 자이지만 질문을 하셨으니 아는 대로 답을 적어 보겠습니다.
첫째, 자매님이 눅 18 :1-10을 하나님이 우리의 끈질긴 기도를 귀찮아서라도 들어주신다고 알고 있었던 것은 잘못 이해하신 것이라고 말씀을 드립니다. 그 비유에서 불의한 재판관이 과부의 청을 들어 준 것은 귀찮아서 한 것이지만 하나님은 그런 식으로 당신의 자녀들을 대하지 않습니다. 예수님이 말씀하시려고 하는 것은 하나님을 믿지 않는 불의한 재판관을 향해서도 과부가 포기하지 않았는데 왜 하나님을 믿는 너희는 그렇게 쉽게 낙심하느냐를 지적하신 것입니다.
둘째, 하나님께서 우리의 기도에 응답을 하실 때 하나님의 뜻에 합당한 기도만을 들어주신 다는 것은 맞는 말입니다. 야고보서 4:3에 정욕으로 쓰려고 잘못 구하면 구하여도 받지 못한다는 말씀이 있습니다. 그리고 하나님의 응답의 때가 있다는 것도 맞는 말씀입니다. 그러나 그 때를 우리는 모르기 때문에 막연히 기다리는 것이 아니라 열심히, 계속 기도하는 것이지요.
셋째, 하나님의 뜻과 계획을 동일한 개념으로 이해하고 계신 듯한 데, 좀 구분하실 필요가 있다고 생각됩니다. 하나님의 뜻이 좀 포괄적인 것이라면 계획은 자세하고 개별적인 것으로 이해하시기를 바랍니다. 우리는 하나님의 뜻을 성경을 통해서 어느 정도 알 수 있지만 하나님의 계획은 사실 잘 모릅니다. 하나님께서 자매님의 앞날에 계획을 가지고 계신 것은 분명하지만 그것이 정해진 운명과는 다른 것입니다. 하나님은 자매님이 하나님의 뜻을 벗어나지 않는 범위에서 얼마든지 자유의지를 가지고 자매님의 삶을 수 놓아 가기를 원하십니다.
넷째, 하나님은 우리를 불쌍히 여기시는 분이십니다. 그분은 우리의 연약함, 체질을 아십니다. 우리의 기도를 하나님이 들어 주시는 것은 기본적으로 우리를 긍휼히 여기시기 때문이라고 말씀 드릴 수 있습니다. 따라서 기도할 때 저를 불쌍히 여기사 이 기도를 들어 달라고 기도하는 것은 하나님 앞에 바른 태도입니다.
다섯째, 본문에 나오는 ‘원한’은 1차적으로는 과부의 억울한 사정을 가리킵니다. 구체적으로 무엇인지는 알 수 없지만 과부는 남편이 없다는 이유로 남에게 무시를 당했거나 물질을 갈취당했을 수도 있습니다. 2차적으로는 우리 모두가 살아가면서 경험하는 현실적 불의로 인한 피해 같은 것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억울하게 받고 있는 오해, 정당한 노동에 대한 댓가를 받지 못한 것도 해당이 되겠지요.
마지막으로, 여기서 말하는 믿음은 하나님이 살아 계셔서 언제든지 우리의 기도에 귀를 기울이고 계신 우리들의 좋으신 아버지라는 사실을 확신하고 어떤 일이 있어도 낙심하지 않고 기도하는 믿음이라고 할 수 있겠지요. 히브리서 11:6에 보면 “믿음이 없이는 기쁘시게 못하나니 하나님께 나아가는 자는 그가 계신 것과 그가 또한 자기를 찾는 자들에게 상주시는 이심을 믿어야 할지니라”고 말씀하고 있습니다. 하나님을 믿는다고 하면서도 믿음으로 기도하지 않는다면 그 믿음이 참 믿음라고 볼 수가 없겠지요. 현대인들은 기도로 문제를 해결하려고 하기 보다는 인간적인 방법으로 해결하려는 성향이 과거보다 더 두드러지게 나타나는 것 같습니다. 이러한 때에 믿음의 사람, 기도의 사람을 찾으시는 하나님께 나아간다면 얼마나 기뻐하실까요?
자매님의 질문에 제대로 답이 되었는지 모르겠네요. 빌4:6-7을 읽어보시고 평안하시기를 빕니다.
허태성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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