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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수찬 목사님 ― 그가 나를 단련하신 후……
2008년은 강변교회의 새로운 원년이었다. 허태성 목사님이 부임하신 이후 강변교회는
조용히 그 면모가 바뀌어 가고 있는데 2009년을 새로운 기대로 내다보며
또 한분의 교역자를 맞이하게 되었다. 김수찬 부목사님이시다.
소식지는 새로 부임하신 부목사님을 기쁨과 기대를 가지고 인터뷰하였다.
목사님은 어떻게 해서 신앙을 갖게 되셨는지요?
모태신앙으로 특히 어머니께서 초등학교 다니기 전부터 저를 데리고 교회뿐 아니라 기도집회, 은사 집회, 기도원 등을 많이 다니셨습니다. 그때의 다양한 신앙경험은 신앙생활과 신학을 하는데 많은 도움이 되었습니다.
어린 시절은 경제적으로 아주 부유한 환경 가운데서 보냈습니다. 초등학교 1학년 때 아버지께서 다니시던 신문사가 갑자기 문을 닫게 되면서 온 가족이 하루아침에 거리로 내몰리는 가난 속으로 떨어졌습니다. 이후 온 가족이 가난 속에 정신없이 허덕이는 생활이었지요. 제게 유일한 위로와 즐거움은 교회밖에 없었습니다. 교회의 모든 교회학교활동에 열심히 참여해서 상을 타고 그것으로 기뻐하던 기억이 납니다.
그러나 그 이후에도 시련은 끊이지 않았습니다. 할아버지께서 대장암을 앓으시다 돌아가셨고 아버지께서 파킨슨 병을 앓으셨습니다. 어머님께서 때로 한 달에 수백만 원이 들기도 하는 엄청난 치료비를 감당하셔야 했고 제가 직장을 다니게 되면서는 제가 그 역할을 떠안았지요.
대학을 택할 때도 장학금을 많이 주는 학교를 택하는 등, 경제적으로 극심한 어려움을 겪으셨다고 들었는데요, 직장을 그만두고 신학을 하시게 된 동기는 무엇인지요?
어린 시절 눈에 무엇이 들어갔는데 그것이 눈동자를 파고 들어갔습니다. 당시 서울의 유명 안과가 모두 방법이 없다고 손을 들었는데 기도 받고 실명을 면했습니다. 또 이후 큰 교통사고를 당하여 모두 죽는다고 생각했지만 주위의 간절한 기도로 3일 만에 깨어났습니다. 중 2때 목사님께서 기도해주시면서 “너는 목사가 되어라.”라고 말씀하셨는데 깊이 생각하지도 않고 바로 “네.”하고 말해버렸습니다.(웃음) 사실은 어머니께서 저를 낳으시고 서원하셨다고 합니다. 그러나 처음부터 신학을 하지 못했던 것은 큰 형님이 목회를 하시겠다고 하셔서 제가 형님께 “그럼 부모님은 제가 책임지겠다”고 말씀 드렸던 것이죠. 직장생활을 계속하면서도 신학에 대한 꿈을 버릴 수 없어서 누군가 우리 집의 경제적인 부분을 맡아준다면 그길로 신학대학원을 가겠다고 기도했는데 그 대안이 나타났습니다. 제 아내였습니다. 아내가 입시과외, 학원 강사 등으로 어머님 생활비를 마련했습니다. 그러나 어머니마저 뇌졸중으로 쓰러지시면서 고통이 가중되었습니다. 병원비 뿐 아니라 쓰러지신 후 보니 어머니가 제가 모르는 사채를 수억 가지고 계셨습니다. 병원비도 힘에 겨운데 사채까지 갚아야하니 정말 죽을 지경이었습니다. 그런데 아내가 부인병으로 수술을 하는 등 아이를 갖기 힘든 상황이 되었습니다. 그러나 가까스로 임신이 되었고 아이가 유산의 위험이 많아 제가 학교와 집을 바삐 오가며 돌봐야 했습니다. 8개월 만에 태어난 아이는 이후 계속 몸이 아팠지요. 나중에 아이의 머릿속에 종양이 있다는 것이 밝혀졌습니다. 부모님의 병과 아내의 병을 알게 되었을 때와는 비교할 수 없는 완전한 아픔과 슬픔을 체험했습니다. 아내가 너무나 많은 짐을 지고 살았지요.
목사님은 성경속의 욥이 떠오를 만큼 많은 시련을 겪으셨는데 닥쳐오는 가시적인 문제를 해결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이렇게 고통을 퍼부으시는 하나님과 내적인 문제는 어떻게 해결하셨는지요?
울었습니다. 정말 많이 울었습니다. 그러나 제게는 밀려드는 문제에 급급해서 하나님과 말싸움을 할 여력이 없었습니다. 어느 날은 아내에게, 힘들고 싶은데 힘들 수 있는 시간이 없다고 말한 적이 있습니다. 숨 쉴 틈 없이 몰아쳤기 때문에 불필요한 고민, 자기 연민 등에 빠질 여유가 없었던 것 같습니다. 그것도 하나님의 은혜입니다. 하나하나의 과정 속에서 하나님이 함께 하신다는 것을 체험하고 느꼈기 때문에 점점 더 긍정적인 사고를 가질 수 있었습니다.
목사님의 지난 시간들이 목사님을 훈련하고, 하나님과 대면하여 기도를 깊어지게 하는 기간이 되었는데요, 이런 경험들을 가지고 앞으로의 강변교회의 사역에 어떻게 쓰임 받기를 원하시는지요?
첫째는 부목사로서 담임목사님을 보좌해서 교인들의 사정들을 파악하고 그 사정들이 목사님과 연결되는 연결고리 역할을 하고 싶고, 둘째는 힘들 때 제가 하나님 앞에서 운 것처럼 강변교회의 고통 받는 분들을 하나님 앞으로 인도하고 함께 울고 싶습니다. 하나님 앞으로 나가 울 때 하나님이 해결해 주십니다. 저의 경험들이 하나님 앞으로 나가는데 도움이 되었으면 하는 바램입니다.
청년 2부 사역도 겸임하게 되셨는데요,
지금의 청년들은 그들의 부모 세대 뿐 아니라 저의 청년시절과도 또 다른 힘든 시기를 보내고 있습니다. 살벌한 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한 치열한 시기이면서 한편 신앙적으로 무기력하기도 합니다. 제가 그들의 마음을 이해하고 그들이 자기 마음을 내어놓을 수 있는 사역자가 되기를 희망합니다. 청년의 특성은 한 곳에 머물러 있지 않습니다. 직장이나 결혼 등의 이유로 다른 교회, 다른 지방, 다른 나라 등으로 떠나야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강변교회 청년부가 어느 지방 어느 나라에서도 신앙생활이 흔들림 없이 뿌리 내릴 수 있다면 강변교회 청년부는 거기에 살아 있는 것입니다. 그들이 떠난 자리에 다시 청년을 받아 키우고 배출하고 그들이 세월이 지나 다시 돌아오게 하는 것이 청년부의 특징이 아닌가 생각합니다. 고민하고 아파하고 힘들어하는 가운데 하나님을 만나는 정확한 고백이 있는 청년부를 소망합니다.
사모님은 어떻게 만나셨습니까? 최근에 가중한 스트레스로 병명을 알 수 없는 병을 앓으셨을 정도로 많은 수고를 하셨는데요..
동암교회에 다닐 때 만나 8년을 연애하고 결혼했습니다. 아내도 역시 아주 어려운 가정에서 자라 동생을 대학에 보내면서 공부를 아주 잘했던 자신은 대학을 가지 못했습니다. 저의 집에서 반대를 많이 했습니다. 그래서 저는 제가 아내에게서 발견한 보물을 보여주어야 한다고 생각하고 아내를 대학에 보내기로 결심했습니다. 아내가 부담하던 아내 부모님의 생활비 일부와 아내의 공부하는 비용을 제가 부담하여 아내는 대입을 준비할 수 있었고 숙명여대 영문과에 들어갔습니다. 그 후 결혼 할 수 있었습니다. 신혼에 아내는 학교 끝나면 저의 아버님 병원에 와서 병간호하고 제가 직장마치고 오면 제가 아버님 곁에서 자고 자신은 집으로 가는 그런 일을 날마다 반복했습니다. 저는 아내에게서 그리스도의 사랑이 이런 것이구나 하는 것을 비로소 배웠습니다.
김수찬 목사님이 겪으신 고통들은 우리에게 충격적이다. 그러나 그러한 시련을 겪은 분에게서 느껴지는 그 맑음과 천진함과 안정감은 더욱 놀랍다. 그리고 이 시대에도 아직 그런 사랑이 남아 있나 싶은 사모님과의 희생적인 사랑도 감동을 준다. 두분을 강변교회에 보내 주신 하나님께 감사드리며 앞으로의 사역을 기대하며 기도한다.
취재; 허영숙 권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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