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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경험은 내게 유익이라
이혜옥 집사(개포１구역)
“예루살렘아 여호와를 찬송할찌어다.
시온아 네 하나님을 찬양할찌어다.
저가 네 문빗장을 견고히 하시며
너의 가운데 자녀에게 복을 주셨으며
네 경내를 평안케 하시고
아름다운 밀로 너를 배불리시며
(시편 147:12-14)“
너무 힘들어 자꾸 눈물만 나오던 때, 남편 동행 없인 한발자국도 움직이지 못하고 어디가 어디인지 구별도 안 되던 때, 아무 짐도 없는 거실에서 빌려준 전기담요 깔고 3식구가 나란히 누워 자던 때, 누군가의 도움이 있어야만 짐도 옮길 수 있는 무엇 하나 내 힘으로 할 수 있는 것이 없던 그 시간에도 나의 하나님은 우리와 함께 계셨다. 모든 경험이 내게 유익하다는 목사님의 말씀으로 위로를 삼으며 시편 147편처럼 낯설고 안정되지 않은 상황가운데서도 우리를 배불리신 하나님께 감사한다.
먼저 지현아빠의 안식년 연구를 위해 미국 아이오와주 에임스에 있는 ISU(Iowa State University) ― 지현아빠가 경제학을 전공한 곳 ― 로 지현아빠, 나, 중2과정을 마친 지현이 우리 3식구가 떠날 수 있는 기회를 주셨음을 감사한다
친구들과 헤어지기 싫어 가기 싫다는 딸에게, 딸이 싫다면 본인도 가지 않겠다는 지현아빠에게 이런 좋은 경험을 할 수 있는 기회를 포기하지 말자고 설득하면서 두 가지의 기도제목이 이루어졌음을 감사한다. 첫째는 우리 3식구가 함께 하나님을 예배하는 기쁨을 회복하는 것이였고, 둘째는 지현이가 세상을 넓게 경험할 수 있는 시간을 갖게 하는 것이었다
지난 14개월간 우리에게 허락하신 시간을 통해 많은 것들을 배우게 하시고 느끼게 하신 것들을 세어 본다
1. 나그네의 심정을 맛보았음을 감사한다
“내가 현재 있는 이 곳 에임스는 약 1여년간만 있을 잠시 머물 곳이다. 1년 후 나는 한국의 내 집으로 돌아간다.” 이러한 인식은 생활하는데 조금 불편해도, 환경이 나빠도 참을 수 있었다. 쓸데없는 곳에 돈을 쓰지 않도록 절약하는 마음을 갖게 하였다. 우리의 인생길이 나그네일진대 돌아갈 본향을 생각한다면 이 땅에 영원히 살 것처럼 애착을 갖는 것이 얼마나 어리석은지를 경험할 수 있었다.
2. 나를 감동시키는 많은 사람들을 만난 것을 감사한다
남편이 하나님께 기쁜 마음으로 예배하기를 원하면서 교회를 위하여 하나님의 나라를 위하여 장로가 되기를 소원하며 매일 눈물로 기도하는 어여쁜 집사님, 앞치마 주머니 가득 팔다 남은 바자회 반찬들을 잔뜩 사서 수고한 사람, 교회 처음 나온 사람 찾아 선물하는 최고 어른이신 권사님, 하나님의 교회를, 하나님의 사람들을 말없이 뒤에서 사랑과 헌신과 기도로 섬기는 집사님, 자신이 하나님의 일을 하면 하나님은 자신의 일을 하신다는 믿음의 고백과 함께 청년들을 섬기는 젊은 MIT 박사님, 한국 유수의 대학교수직을 그만두고 ISU에 오셔서 이 곳에서 하나님이 주신 소명이 무엇인가 고민하며 성경공부 인도를 하시는 대단한 교수님, 매일 새벽마다 새벽기도회에 참석하기 원하는 사람들을 지극정성으로 라이드해 주시는 선생님, 유학생활이 너무 힘들어 새벽기도를 나가자는 선배의 권유에 따라 나왔다가 눈물 범벅으로 예수님을 영접하고 기쁨으로 신앙생활을 하는 어느 여자 박사 후보생, 세상에 무서운 것 없이 자신감으로 가득 차 유학을 온 후, 자신의 능력의 한계를 깨닫고 새벽기도회에서 하나님께 엎드려 자신을 내려놓고 이제는 실력과 겸손을 겸비한 어느 귀한 교수님……
또한 영어 성경공부를 시작하면서 말씀을 가슴으로 받으며 기독교인이 될 것 같다고 고백하는 진실한 불교신자인 어느 사모님, 백혈병으로 세상 떠난 아들을 잊지 못해 가슴 아파하며 서러움의 눈물을 흘리며 하나님을 바라보는 집사님과 함께 나도 울어버렸다.
3. 좋은 교회, 좋은 목자, 좋은 성도들을 만나게 하심을 감사드린다
우리 식구가 다닌 에임스 사랑의교회는 100여명 모이는 감리교회로 말씀의 깊이와 감동이 넘쳐나는 귀한 교회였다. 교인 모두가 제자성경공부에 참석하고 순수한 마음으로 하나님을 사랑하고 이웃을 사랑하며 하나님의 나라를 확장하기 위해 조그마한 것들을 실천하는 교회였다. 세례식 때마다 눈물의 간증을 통해 세례를 받는 이도, 간증을 듣는 이도 모두 한 마음으로 하나님께 눈물로 감사와 영광을 돌리는 귀한 교회였다. 또한 교회 뒤편 텃밭에는 이국 땅에서 보지 못하는 순 토종 한국산 깻잎이며 고추, 호박, 아욱, 상추 등 모종을 심어 교인들 및 누구나 즐겁게 따다 먹을 수 있도록 먹거리를 제공하는 목사님의 숨은 사랑과 정성이 담겨있었다. 하나님을 기쁘시게 하기 위해 내가 원하는 것, 내가 하고 싶은 것을 포기하며 조그마한 것 하나부터 하나하나 버리는 연습, 포기하는 훈련을 하는 귀한 믿음의 보배들을 여기 에임스 사랑의 교회에서 만난다.
4. 기꺼이 힘에 부치도록 봉사하며 섬기는 성도들을 만날 수 있었음에 감사드린다
자주 갖게 되는 주일 특찬이 있는데 아가 돌잔치, 신랑신부 축하잔치 등 모든 행사가 교회 중심으로 이루어져 성대한 한국식 만찬이 준비되는데 여전도회에서 항상 음식 장만하고 분위기를 꾸며주며 축하파티를 열어준다. 집사님들 모두는 항상 요리사로서 자격을 갖추고 언제든지 음식 만들 만반의 태세를 갖추고 있다.
5. 지역교회가 지역사회를 위해 봉사하는 모습을 볼 수 있었음에 감사드린다.
교회 및 성당이 주축이 되어 자원봉사자들이 이민자들, 소수 민족들을 위한 다양한 프로그램들을 무료로 운영하고 있다. 주로 은퇴한 분들이 자원자가 되는데 성경공부며, 영어공부, Quilting, Exchange Board(필요로 하는 물건 구해주기) 등이 있다. 또한 FISH(Friday International Student Hospitality)라는 프로그램은 한 달에 한 번 각 나라의 학생들이 약 200명분의 저녁을 준비하는데 자기 나라의 고유 음식을 만들어 교회 식당에서 아주 저렴한 가격으로 제공하는 것이다. 또한 박물관등 유명한 여러 곳들을 구경시켜주기도 하고 교회 성도들과 연결하여 1박 Home Stay를 하여 미국인들의 가정을 엿볼 수 있는 기회도 제공한다. 이 모든 프로그램은 전도와 봉사를 목적으로 이루어지는 것임을 알 수 있다.
6. 2008년도 미 연합감리교회 여선교회에서 주최하는 선교대회에 참석할 수 있었음에 감사드린다.
여전도회의 지도자들을 소개하는 시간이 있었는데 나는 깜짝 놀랐다. 거의 많은 분들이 70세 이상된 머리가 하얀 노부인들이었다. 한국인 간사님은 그 할머니들이 얼마나 파우어있는 분들인지를 이야기해 주었다. 전 재산을 기부하기도 하고 그들의 모든 시간을 헌신한 그들은 남은 인생을 하나님의 나라를 확장하는 뜻있고 의미있는 곳에 투자하고 있었다.
매년 주제를 정해 사회의 부조리한 면들을 찾아 연구하며 개선책을 찾고 실천해 나가는데 조직적으로 체계적으로 추진하고 있음을 알게 되었다. 예로 소수민족에게 불리하게 적용되도록 국회에 상정된 이민법을 연구, 분석하여 개정안을 국회에서 입법화한 것, 커피를 생산하는 원주민들이 중간 상인들의 폭리 때문에 가난을 탈피하지 못한다고 판단하여 소비자와 생산자의 직거래를 시스템화하여 그들을 돕는 것 등을 들 수 있다. 또한 동남아시아 여성들의 자립을 위해 재봉틀을 사 보낸다든가 하는 후원과 아울러 여성의 인권이 짓밟히는 세상을 향해 모든 분야에서 적극적인 관심과 노력을 기울이며 행동한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미국 감리교회를 이끌어가는 머리가 하얀 할머니들을 보면서 나는 나의 노년을 생각해보았다. 나의 노년을 나는 어떻게 살 것인가?
전국대회가 열리면 한 가지 주제가 정해지는데 2008년도의 연구주제는 인디언들의 역사와 실태(정확한 제목은 아님)였다. 목표는 이 인디언들을 도울 수 있는 구체적인 방법을 제시하고 실천에 옮기는 것이다. 이들은 자선·구제사역은 물론 이민자에 관한 법적문제와 건강보험·노인복지·교육·환경문제 등 사회참여에 적극 나서고 있다. 내가 살고 있는 세상과 사회에 관심을 갖도록 나의 지경을 넓히는 것이 하나님의 뜻이 하늘에서 이루어진 것같이 땅에서도 이루어지이다의 전제가 됨을 깨닫는다.
7. 하나님 안에서 잃어버린 꿈을 다시 꿀 수 있었음에 감사드린다.
연합감리교회 여선교회에서 주관하는 선교대회에서 마틴루터킹 목사의 연설의 한 부분이 감동으로 다가왔다.
“나에게는 꿈이 있습니다.
언젠가 조지아의 붉은 언덕 위에 예전의 노예였던 부모의 자식과 그 노예의 주인이었던 부모의 자식들이 형제애의 식탁에 함께 둘러 앉는 날이 오리라는.
나에게는 꿈이 있습니다.
언젠가 불의와 억압의 열기에 신음하던 저 황폐한 미시시피주가 자유와 평등의 오아시스가 될 것이라는.
나에게는 꿈이 있습니다.
나의 네 자녀들이 피부색이 아니라 인격에 따라 평가받는 그런 나라에 살게 되는 날이 오리라는.”
꿈을 꾸지 못하고 사는 자신을 보게 되고 예수님 때문에 꿀 수 있는 꿈을 잃어버리고 낙담과 절망으로 찌들어있는…….
부모님을 향해 꿈을 가지기로 했다. 아버지, 어머니가 예수님을 믿고 구원을 얻으며 우리 모두 하늘나라를 소망하며 사랑과 용서가 가득한 가정으로 거듭나는 꿈! 예수님의 보혈로 인해 용서가 있는…….
베드로의 고백처럼 “내가 밤이 맞도록 수고하였으되 얻은 것이 없지마는……”
그러나 “주님의 말씀에 의지하여 닻을 내리리이다”
그래, 그물이 찢어지도록 많은 물고기를 잡은 베드로를 꿈꿔보자!
예수님 때문에 그 십자가의 보혈 때문에 우리들은 불가능할 것 같은 소망을 감히 꿈꿀 수 있음으로 말이다
8. 많은 도움의 손길들을 통해 세밀하게 인도하시고 보호하시는 하나님을 느낄 수 있었음에 감사한다.
영어는 들리질 않고 그 쉬운 단어 하나 생각나지 않고 내 말은 잘 알아듣지도 못하는 사람들을 상대로 무엇 하나 하고자 하는대로 처리하지 못하는 답답함이란...
어떤 때는 영어소리 자체가 듣기 싫어 하루종일 집에 틀어박혀 책만 읽기도 했다.
힘들이지 않고 아무런 의식 없이도 그냥 들려지고 말해지는 내 나라 말이 있다는 것이 얼마나 좋은 것인지…….
정착을 위해 여러 분들의 도움을 많이 받았다. 교회의 좋은 분들이 많이 계셔서
커다란 냄비도 가져다주고, 수건도 주고, 그릇도 주고, 얼마나 고마운지!
하나부터 열까지 있는 것이 하나도 없으니…… 추운 겨울 날, 얼굴도 모르는 어느 집사님이 그릇을 갖다 주시며 도와줄 것이 없는가고 우리 집을 오셨을 때의 그 고마움은 잊을 수가 없다. 큰 짐은 얻기도 하고 사기도 했으나 정작 문제는 짐을 옮기는 것이었다. 한국처럼 이사짐센터를 부르는 것이 아니여서 결국에는 교회 구역 식구들의 도움을 받아 짐차 빌리고 짐을 옮겼다.
또한 미국을 떠날 때까지 이사가지 않고 살던 아파트에 머물면서 이사짐을 쌀 수 있는 특권을 누렸다. 아파트 렌트 계약은 통상 1년으로 2008년 1월 1일부터 12월 31일까지로 되어 있었고 전례적으로 기간 연장은 1년 단위로 이루어진다. 우리는 2009년 2월 초 한국으로 떠날 계획으로 있었기 때문에 2009년도의 2개월 정도를 다른 곳에서 지내며 떠날 마무리를 해야 했다. 그러면 이사하고 또 짐을 싸야 하고 번거롭고 복잡하게 된다. 기도하는 간절한 마음이 되어 아파트 관리사무소에 알아보기로 했다. 이사하지 않을 수만 있다면 렌트비를 더 내더라도 그 조건을 감수하는 것이 낫겠다는 판단이 들었다. 몇 개월의 기간 연장은 불가능할 것이라고 그런 사례는 이전에 없었다고 이구동성으로 여러 사람이 말해주었다. 관리사무소 직원이 알아보겠다고 한 며칠 후, 같은 조건으로 2개월을 더 계약을 연장해 주겠다고 연락을 받았을 때의 기쁨은 곧 감사로 이어졌다. 하나님 감사합니다!! 햇볕이 안드는 동서향 집이라 안좋다 했는데 이것이 2개월을 연장해주는 계기로 작용하게 된 것 같았다. 왜냐하면 우리가 입주할 때에도 세가 나가지 않아 집세를 다른 아파트보다 더 싸게 해 주었기 때문이다. 그러고보면 지금 나쁜 환경이 후일 감사로 변할 수 있음에랴!
9. 생명을 잃을 뻔한 교통사고에서 지켜주셨음에 감사한다.
작년 12월 23일, 지현아빠가 교회의 크리스마스 연극 연습을 하기 위해 교회를 가야하는 집사님 아들을 교회에 데려다 주고 집으로 돌아오다가(고속도로 하행길) 반대편 길에서 좌회전하는 차량이 지현아빠의 차 옆면을 들이박는 사건이 일어났다. 교회가 고속도로 옆에 있는 관계로 고속도로상에서 일어난 교통사고였다. 지현아빠 차량은 뱅그르르 돌아 반대편 차도를 넘어 눈이 쌓인 반대편 언덕으로 고꾸라지다가 큰 나무와 충돌 직전 20cm 앞에서 멈추었다. 맞은 편 차도에서 달려오는 차량이 있었을 법도 하고, 뒤편에서 고속으로 달려오는 차량이 있었을 법도 하고, 차량이 맞은편 언덕으로 곤두박질쳤을 법도 하건만…… 차는 약간의 생채기만 났을 뿐! 하루도 빼놓지 않고 내리는 눈이 얼어버려(Freezing Snow) 아이들의 학교는 휴교를 하고 나는 운전 때문에 고민을 하고. 그래서 이놈의 눈은 언제나 안 오나하고 불평했었는데 그 언덕에 쌓인 눈이 지현아빠를 도왔다. 지현아빠 멀쩡! 하나님께 감사를 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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