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은 흘러가는데 이 나그네 된 나는 괴로운 세월 가는 것 금할 길 아주 없네”(찬송가 534장) 세월은 흘러가는 강물, 유수와 같습니다.
세월이 날아가는 화살과 같다고도 했습니다. 우리는 쉬지 않고 신속히 흘러가는 세월을 막을 수는 없습니다.
우리는 벌써 20여년의 세월을 함께 흘러 보냈습니다. 20여년의 세월을 지내오는 동안 우리는 어려움도 즐거움도 함께 나누었습니다.
주님의 집을 아름답게 지어 봉헌하려고 우리의 모든 정성을 함께 모았습니다. 주님이 분부하신 복음 증거와 사랑 실천의 사명을 수행하려고 애를 쓰기도 했습니다.
어려운 사람들이 사는 곳을 찾아가기도 했고 어려운 사람들을 초청해서 사랑을 나누기도 했습니다. 헌혈을 하면서 흐뭇한 마음을 서로 나누었고 바자회를 하면서 웃고
즐거워 했습니다.
사랑하는 사람들을 먼저 보내는 아픔을 당하기도 했습니다.
그러는 동안 우리의 신앙과 인격이 조금씩 성숙해 갔습니다. 모난 성격이 조금씩 부드러워지기도 했습니다.
주님을 향한 헌신과 사랑이 보다 뜨거워졌고 서로를 향한 신뢰와 사랑이 보다 순수해졌습니다. 우리는 주의 뜰에 거하며 주님 안에서 사는 즐거움을 누리면서 함께 살아
왔습니다.
비록 얼굴에는 주름살이 늘고 머리에는 흰 머리칼이 생겼지만 마음과 얼굴에는 편안함과 웃음이 더 많아 졌습니다.
우리들의 모습에 성숙의 아름다움이 나타나 보였습니다. 아주 보람되고 즐거운 세월이었습니다. 감사한 일이고 고마운 일입니다.
20여년 세월 후반에 합류하신 분들도 참으로 귀하고 좋은 분들입니다. 신앙과 삶의 자세가 신실하고 성숙한 분들입니다.
마음과 얼굴에 착함과 웃음이 있는 분들입니다. 우리들에게 많은 감동과 즐거움을 선사하신 분들입니다. 그래서 우리는 서로 만나서 서로 좋아하고 서로 즐거워 했습니
다.
옛 만남은 옛 만남대로 좋았고 새 만남은 새 만남대로 좋았습니다. 우리가 모두 한데 어울리니 찬양과 기도와 전도와 봉사가 더 뜨거워졌습니다.
감사한 일이고 고마운 일입니다.
우리는 이제 세월의 흐름을 따라 새 천년이라는 새로운 시대의 강물에 흘러 들어가게 됩니다. 그 흐름이 10년 동안 계속될 수도 있고 20년 동안 계속 될 수도 있고 더 이상 계속될 수도 있을 것입니다. 새 천년이라는 세월이 특별한 의미를 지닌 전혀 새로운 세월일 수도 있으나 지금까지 계속해서 흘러 온 인류 역사의 세월과 다르지 않은 꼭 같은 세월일 수도 있을 것입니다. 우리가 모든 것이 급속도로 변하는 후기 산업화시대에서 살겠지만 우리의 근본적인 인간 됨의 모습은 여전할 것이고 주님의 은혜와 사랑도 여전할 것입니다.
그러므로 우리는 새 천년의 세월을 맞으며 호들갑을 떨 필요는 없을 것입니다. 여전히 여유있게 최선을 다하면서 살아가면 될 것입니다. 그렇다고 아무 진전 없이 그저 안일하게 살아도 안될 것입니다. 무엇인가 의미있는 새로운 일을 시도하면서 살아가면 그보다 더 좋은 일은 없을 것입니다. 세월을 아끼면서, 기회를 붙잡으면서 살아가야 할 것입니다. 세월의 의미는 세월 자체에서 오는 것 보다는 세월의 강물에 흘러가는 나 자신의 존재와 행동의 모습에서 온다고 생각합니다. 세월은 이 순간에도 쉬지않고 흘러 갑니다. 흘러가는 세월을 의미있게 여유있게 멋지게 즐겁게 삽시다. 세월의 종착지인 오메가 포인트를 바라 보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