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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윤애 선교사그 동안 주안에서 평안하신지요?
한 해 동안 바쁘게 달려온 듯한 느낌이 듭니다. 한 때, “시간”의 귀중함을 잘 깨닫지 못하고 성실치 못하게 산 적이 있었더니 이제 조금 주 안에서 철이 들어가니 ‘이렇게도 시간이 귀중한 것을 헛되이 살았구나’하는 안타까움이 있어 날들을 잡아두고 싶은 때가 한 두번이 아니나, 그렇다고 정말 시간을 잡아둘 수는 없고 남은 한 날 한 날을 정말 지혜롭게 성실하게 살아야 하겠다고 다짐을 해봅니다.
그동안
1) 저희는 10월 초 우크라이나의 헝가리인 지역(‘구트’ 마을)을 다시 방문하였습니다.
그 곳 목사님과 〈고아 및 가난하고 외로운 자들에게 점심주는 사역〉을 더 구체적으로 이야기하려고 했는데, 안타깝게도 목사님은 딴 생각을 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자금이 모아져야 한다는 등, 자동차가 필요하다는 등… 그래서 그냥 기도하겠다고만 하고 돌아왔습니다. 참 안타깝습니다. 그 곳 사람들은 열려있고 추수할 것은 많은데 그 일을 섬기는 일꾼이 어떠하느냐에 따라 일이 더욱 진전될 수도 있고 일이 방해받을 수도 있다니… 더욱 자신을 돌아보는 기회를 가지게 되었습니다. 그러나 어쨌든 모아진 적은 돈으로 이 추운 겨울을 정말 굶을 수 밖에 없는 사람들을 먹이는 일을 지혜롭게 해야되겠기에 미티와 이버 씨와 함께 기도하며 모색하고 있습니다.
그 곳을 왕래하며 섬기는 이버 씨와 미키 형제는 신실하여, 그들을 통해 그 곳 사람들에게 새 힘을 주고 있습니다. 미키 형제로 인하여 감사한 것이 많습니다. 헌신하고 나서니까 감당할 수 없이 주님이 격려하시는 모습을 옆에서 지켜보는 것 또한 흐뭇한 일입니다. 예전에 우리의 후원으로 운전면허증 취득을 위해 운전을 배우기 시작했는데, 5주의 선교훈련을 마치고 우크라이나에 들어갈 즈음에 면허증을 취득하게 되었습니다. 뿐만 아니라 꼭 필요한 핸드폰(그 곳엔 전화가 없으므로), 후원자를 주셨고, 평생 함께 동역할 자매도 훈련받다가 만나게 해주셨습니다. 현재 우크라이나에서 취득한 면허증을 얼마나 잘 사용하고 있는지요. 하나님께선 우리의 작은 순종을 통해 놀랍게 당신의 일을 이루어가십니다.
감사한 것은 부다페스트 한인교회 주일학교가 미키 형제 교통비를 보조했는데, 러훠이너 마을의 겨울 예배처소를 위해서 난방시설에 도움을 줄 것 같습니다. 마을 사람들은 난방시설이 전혀 없는데도 “예수” 영화상영을 하는데 70명 이상이 왔다고 합니다. 저희는 겨울철 자동차 운행의 안전을 위해 브레이크 수리 및 기어 점검을 위해 보조했습니다.
2) 비취케교회 / 러이오쉬 목사님이 이 교회만 생각하면 맘이 뛴다고 하더니 저희도 이 교회를 생각하면 가슴이 뜁니다. 일 년전 이 때쯤 크리스마스 선물을 나누며 사람들에게 복음을 간단히 전한 것으로 시작했던 비취케 교회. 올해 초에는 주중 한 번씩 모이다가 2월부터 둘째 주일마다 모였고 6월부터 매 주일 모이면서 여름 전도활동을 하였는데 지금은 많이 교회의 모습을 갖추고 있습니다. 그 동안 4명을 침례주었고 20∼25명 출석하고 있습니다.
무엇보다 성도들이 교회를 사랑하고 이것 저것을 가져와서 놓아둡니다. 성도간의 교제도 힘쓰고 있습니다. 매월 첫째 주일에는 예찬식이 있고 마지막 주일에는 성찬식이 있으며 매주 수요일에는 함께 아주 간단한 한 대접 저녁을 나눈후 예배를 드리고 있습니다. 헌금도 힘껏 하는 것 같습니다. 아직 맡길 만한 사람이 없어서 선교사인 제가 회계를 담당하고 있지 않겠습니까? 안하고 싶은데 목사님은 절대로 금전관계 일은 하지 않겠다고 하는 바람에 제가 이것 저것 섬기고 있습니다. 어서 이런 일들을 맡아 할 교인들이 일어나기를 기도합니다.
새해에는 두 명의 청년을 찬양사역자 ‘레위인’의 명칭으로 세우고자 합니다.
10월 말부터 목사님과 함께 6명의 청년을 교회를 세워갈 기둥들로 훈련하기 시작했습니다. 매월 마지막 주일 강사들도 초청하여 훈련하고 있는데 내년에는 더욱 갖추어진 성경학교로 세우기를 소원하고 있습니다. 저도 가끔 가르쳐야 하는데 일상언어는 웬만큼 한다해도 가르치는 일은 도 다른 일입니다. 더욱 언어가 진보되기 위해(고급언어 사용) 기도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12월 중순에 외국단체에서 보낸 선물박스가 도착하면 학교와 고아원에서 선물을 나누며 복음전도의 기회를 가지려고 합니다. 이 기회를 통해 교회가 더욱 좋게 알려지도록, 성도들이 더욱 열심히 섬기도록 기도해주십시오.
3) 장기거류증 신청과정 / 9월부터 준비한 서류를 며칠전 제출하러 갔는데 영구주소 문제에 걸리게 되었습니다. 현재 살고 있는 집의 주소가 영구주소가 되어야 한다고 합니다. 대부분의 집주인들은 이 일을 꺼려합니다(제 집이 아니므로). 급하게 몇 교회에게 전자우편으로 기도요청을 했고 기도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이제 다시 주인에게 저의 긴급하고 어려운 상황을 최대한으로 공손하게 설명하였는데 변호사와 이야기하겠다고 기다리라고 합니다. 위해 기도하여 주세요. 주께서 “있으라” 하는 때까지 이 땅을 밟고 이들을 품고자 장기거류증(10∼15년)을 신청합니다.
감사
한 해 동안 목사님과 교회(및 해외 선교부)가 함께 기도로, 물질로, 때로 선물로 저희를 받쳐주신 그 도움을 입고 거기다가 저희의 조그만 헌신을 보태 잘 달려올 수 있었습니다. 깊이 감사를 드립니다. 그러나 무엇보다 이 일을 이루신 분은 주님이신 것을 다시금 고백하며 “오직 주의 인자하심과 진실하심을 인하여 주의 이름에 영광을 돌리소서”라고 할 수밖에 없습니다. 저와 만나주셨고 저를 보내시고 뒤에서 힘껏 밀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이 만남을 인하여, 이 동역을 인하여 주님께 깊이 감사드립니다.
1999. 11. 30.
헝가리 부다페스트에서
박윤애 올림
* 기도요청 가운데 집주소 문제는 집주인이 보증을 서기로 약속했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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