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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수님은 누구신가(15) 밀알처럼 땅에 떨어져 죽으신 예수님 1998.7.26.
요12:20-26
뉴질랜드는 넓은 바다와 푸른 산과 들로 이루어진 아름다운 나라입니다. 아름다운 자연 안에서 물고기들과 소들과 양들과 새들과 조화를 이루며 평화롭고 여유 있게 살아가는 사람들이 뉴질랜드 사람들 같이 보였습니다. 우리는 자연과 식물과 동물들을 바라보면서 많은 것을 배우게 됩니다. 사랑도 배우고 희생도 배우고 의리도 배우고 충성도 배우게 되고 함께 어울려서 살아가는 공생의 법도 배우게 됩니다.
예수님은 중요한 진리를 가르칠 때 때때로 자연을 예로 들면서 진리를 가르치셨습니다. 복음은 좋은 땅에 떨어진 씨앗과 같다고 가르치셨습니다. 염려하지 않고 기쁘게 살아가는 모습을 공중의 새들에게서 배우라고 가르치셨습니다. 염려하지 않고 아름답게 살아가는 모습을 들의 백합화에게서 배우라고 가르치시기도 했습니다.
1. 밀알의 생애
오늘 아침 예수님은 자기를 찾아온 유대인들과 헬라인들에게 자기가 누구인 것을 가르치시면서 밀알을 하나의 예로 들었습니다. 유대인들은 예수님에게서 민족의 영웅을 발견하기를 바랐고 헬라인들은 예수님에게서 철학의 영웅을 발견하기를 바랐습니다. 그런데 예수님은 자기를 찾아온 사람들에게 자기가 누구인 것을 말씀하시면서 밀알 하나를 가리켜 보여 주셨습니다. 밀알 하나의 생애가 바로 예수님 자신의 생애를 가리키고 그리고 주님을 따르는 모든 제자들의 생애를 가리킨다고 말씀했습니다. 예수님이 누구신 것을 알려면 땅에 떨어져 죽는 밀알을 바라보면 되고 그리스도를 따르는 참된 제자들의 삶이 어떤 것인지를 알려면 땅에 떨어져 죽는 밀알을 보면 된다고 말씀했습니다.
예수님은 자기를 찾아온 유대인들과 헬라인들에게 자기가 누구인 것을 말씀하시면서 극단적으로 대조를 이루는 두 단어를 사용했습니다. 한 단어는 영광이란 단어였고 다른 단어는 죽음이란 단어였습니다. 23절에 나오는 영광이란 단어는 다니엘 7장에 예언된 국가적인 부흥과 영광을 암시하는 단어였습니다. 인자라는 이름을 가진 이스라엘 민족의 메시야가 영광 중에 나타나면 이스라엘 국가가 부흥하여 황금시대를 이루게 된다고 다니엘이 예언했습니다. 헬라 철학도 앞으로 철인이 나타날 때 지혜와 평화가 충만한 유토피아의 시대가 도래할 것을 내다 보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지금 예수님께서 자신이 인자로 영광 중에 나타날 때가 되었다고 말씀했습니다. "인자의 영광을 얻을 때가 왔도다." 예수님이 이 말씀을 했을 때 그 말씀을 들은 유대인들과 헬라인들은 긴장과 흥분을 감추기 어려웠을 것입니다. "드디어 때가 왔구나! 수 백년 동안 기다리던 이스라엘 나라의 회복의 때와 부흥의 때가 왔구나! 지혜와 평화가 충만한 유토피아의 시대가 도래하는구나!"
사람들은 누구나 영광의 시대를 사모합니다. 개인적인 영광과 국가적인 영광의 시대를 사모합니다. IMF 시대가 지나고 국가 부흥의 시대가 속히 오기를 누구나 고대할 것입니다. 실업의 시대가 지나가고 누구나 마음껏 일하고 넉넉하고 여유 있게 살 수 있는 평화의 황금시대가 속히 오기를 고대할 것입니다. 이스라엘 백성들도 국가적인 부흥과 영광의 시대가 오기를 고대하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예수님은 영광을 얻을 때가 왔다고 말씀하신 다음 즉시 영광과는 정 반대가 되는 말인 죽음이란 말을 사용하셨습니다. 자신이 영광을 얻을 때가 오기는 했지만 그것은 자기가 땅에 떨어져서 죽을 때가 온 것을 의미한다고 말씀했습니다. 그리고 자신의 죽음은 마치 밀알이 땅에 떨어져서 죽는 모습과 같다고 설명했습니다. 자신이 가져올 이스라엘 백성과 헬라인들이 누릴 영광은 정치의 힘이나 군사의 힘이나 경제의 힘이나 철학의 힘으로 가져 올 영광이 아니라 자신의 희생의 죽음으로 가져올 영광인 것을 암시했습니다. 그래서 영국의 설교자 윌리암 바클레이는 이 예수님의 말씀을 가리켜 "Amazing Paradox" 즉 "놀라운 역설"이라고 불렀습니다.
기독교가 말하는 영광은 언제나 죽음을 통한 영광 즉 십자가를 통한 영광입니다. 영적인 영광이든 사회적인 영광이든 간에 기독교가 말하는 영광은 언제나 죽음을 통한 영광입니다. "우리가 그와 함께 영광을 받기 위하여 고난도 받아야 될 것이니라 생각건대 현재의 고난은 장차 우리에게 나타날 영광과 족히 비교할 수 없도다"(롬8:17,18). "저는 그 잎에 있는 즐거움을 위하여 십자가를 참으사 부끄러움을 개의치 아니하시더니"(히12:2).
2. 땅에 떨어져 죽는 생애
이제 밀알의 생애와 예수님의 생애의 세 가지 특징을 살펴보겠습니다.
첫째 밀알의 생애는 땅에 떨어지는 생애이고 예수님의 생애도 하늘에서 땅에 떨어지는 생애입니다. 이것은 자신의 높고 편한 지위를 버리고 낮고 불편한 자리로 내려오는 것을 말합니다. 사람들은 누구나 자기의 높은 자리를 버리기를 원하지 않습니다. 더 높은 자리를 차지하려고 서로 싸웁니다. 예수님은 하늘의 높은 신분을 버리시고 낮고 천한 종의 신분으로 내려오셨습니다(빌2:6-8). 이것이 예수님이 취하신 생애요 밀알이 취하는 생애입니다.
얼마 전에 다섯 개의 은행이 퇴출되어 다른 은행에 합병된 일이 있었습니다. 대부분의 퇴출 은행들은 인수인계도 제대로 하지 않고 자기들의 퇴직금 챙기기에 바빴는데 충청도 한 은행의 은행장은 그렇지 않았습니다. 자기 은행을 합병하는 은행에게 인수인계를 정확하게 했을 뿐 아니라 자기는 은행장의 자리에서 물러나도 직원들은 그대로 있게 해 달라고 간청을 해서 결국 그 은행장의 청원이 받아 드려졌다고 합니다. 그 은행장도 남아 있기를 요청 받았지만 그 은행장은 끝까지 자기의 자리를 버렸다고 합니다. 부하 직원의 유익을 위하여 자기 자리를 버린 것입니다.
둘째 밀알의 생애는 땅에 떨어져서 죽는 생애이고 예수님의 생애도 땅에 떨어져서 죽는 생애입니다. 이것은 자기의 특권과 자기의 유익과 자기의 생명과 자기 자신을 포기하는 것을 의미합니다. 예수님은 하늘의 높은 신분은 버리셨을 뿐 아니라 자기의 생명을 버리셨습니다. "나는 양들을 위하여 목숨을 버리노라." 사람들은 자기의 자리는 물론 자기의 특권과 유익을 버리기를 원하지 않습니다. 요사이는 사람들이 너무나 이기적이 되어가고 있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직장을 잃고 많은 학생들이 점심도 먹지 못하는데 돈 있는 사람들은 지금도 외국으로 골프 치러 다니고 노름하러 다니고 스키 타러 다니고 있습니다.
제가 어제 저녁 손봉호 박사님에게 전화를 걸고 요사이 밀알처럼 자기 자신을 희생하는 사람들이 누구인지 좀 가르쳐 달라고 부탁을 했습니다. 한참 생각하던 손 박사님은, 그래도 십여 년 전에는 장기려 박사님이나 김용기 장로님 같은 분이 계셨는데 요사이는 밀알처럼 자기를 희생하는 사람들을 찾아볼 수 없다고 대답했습니다. 사람들이 너무 너무 이기적이고 너무 너무 탐욕적이 되어 가고 있다고 탄식했습니다. 그리고 요사이는 손박사가 밀알 같은 사람을 찾을 수 없다고 강변교회 신자들에게 전해 달라고 부탁을 했습니다. 참으로 슬픈 일입니다. 예수님의 생애는 땅에 떨어져 죽은 생애이고 밀알의 생애도 땅에 떨어져 죽는 생애인데 요사이 우리들의 생애는 나부터 살겠다고 나부터 즐기겠다고 발버둥치는 생애입니다.
셋째 밀알의 생애는 자신이 썩으므로 많은 열매를 맺는 생애이고 예수님의 생애도 자신이 십자가에 달려 죽으시므로 많은 사람들을 살리는 생애입니다. 이것은 생명교환의 원리입니다. 내가 죽고 다른 사람들을 많이 살리는 원리입니다. 예수님이 죽으시므로 많은 사람들을 구원하셨습니다. "이는 그가 자기 영혼을 버려 사망에 이르게 하며 범죄자 중 하나로 헤아림을 입었음이라. 그러나 실상은 그가 많은 사람의 죄를 지며 범죄자를 위하여 기도하였느니라"(사53:12).
우리 나라의 역사와 우리 교회의 역사는 애국자들과 순교자들의 피 위에 세워진 역사입니다. 순국선열과 순교자들이 나라와 교회를 사랑하여 뿌린 희생의 피 위에 세워진 나라와 교회가 우리 나라와 우리 교회입니다. 순교자의 피는 교회의 씨앗이 되었고 애국자들의 피는 나라의 씨앗이 되었습니다. 우리 주님의 생애와 밀알의 생애가 자신이 죽으므로 많은 사람들을 살린 생애입니다.
3. 나를 따르라
주님은 자기의 생애가 땅에 떨어져 죽는 밀알의 생애와 같다고 말씀하신 다음 제자들을 향하여 "나를 따르라"고 분부하셨습니다. 자기 생명을 미워하면서 주님을 따라라고 분부했습니다. 그러면 하나님 아버지의 귀히 여김을 받게 된다고 말씀했습니다. 우리는 지금 자기 생명을 너무나 사랑합니다. 오늘 아침 주님이 주시는 말씀은 자기 생명을 미워하면서까지 주님을 따르라는 말씀입니다. 자기의 지위와 자기의 특권을 바리면서 죽으라는 말씀입니다. 오늘 예배에 참석한 유병국선교사와 그의 가족들은 어떤 의미에서 밀알과 같은 삶을 아프리카에서 살았습니다. 우리가 죽으면 죽을 수록 많은 사람들이 유익을 얻습니다. 우리의 시간과 물질과 생명을 허비하면 하면 할 수록 다른 사람들이 복을 받습니다. 사도 바울은 자기의 재물을 허비하고 자기 자신을 허비한다고 말했습니다. 크리스마스 이반스 라는 사림이 이런 말을 했습니다. "It is better to burn out than to rust out." 우리는 밀알처럼 땅에 떨어져 죽으시므로 우리를 살리신 예수님을 바라보면서 주님을 따라 죽어야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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