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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수님은 누구신가(24) 사랑을 회복시켜 주신 예수님 (1998.10.11.)
요21:15-23
세상에서 가장 불행한 일은 서로 믿지 못하면서 살아가는 일이라고 지난 주일 말씀 드렸습니다. 세상에서 또 하나 가장 불행한 일은 서로 사랑하지 않으면서 함께 살아가는 일입니다. 부부가 서로 사랑하지 않으면서 함께 살아가는 일은 참으로 불행하고 괴로운 일입니다. 부모와 자식이 사랑하지 않으면서 함께 살아가는 일, 예수님을 사랑하지 않으면서 신앙생활을 함께 하는 일은 참으로 불행한 일이요 괴로운 일입니다. 요한복음은 믿음을 회복시키기 위해서 기록된 책인 동시에 사랑을 회복시키기 위해서 기록된 책입니다. 믿음이라는 말과 사랑이라는 말이 가장 많이 나오는 책이 요한복음과 요한 서신입니다. 그래서 우리는 사도 요한을 가리켜 믿음의 사도요 사랑의 사도라고 부릅니다. 오늘 아침 사랑을 잃어버린 베드로의 모습과 사랑을 회복시켜 주신 예수님의 모습을 함께 생각해 보겠습니다.
1. 사랑을 잃어버린 베드로
먼저 사랑을 잃어버린 베드로의 모습을 살펴보겠습니다. 베드로는 예수님의 수제자였습니다. 예수님이 베드로의 이름도 지어 주셨고 칭찬도 많이 해 주셨습니다. 그러나 베드로는 지금 믿음도 사랑도 다 잃어버린 실패자가 되고 말았습니다. 주님이 십자가를 지고 가실 때 베드로는 멀찍이 따라가다가 도망을 쳤습니다. 주님이 심문을 당하고 재판을 받으시는 바로 그 시각에 주님을 변호하기는커녕 주님을 모른다고 세번이나 부인하고 저주까지 했습니다. 그런 수제자는 이 세상에 없을 것입니다. 베드로는 나름대로 자기의 잘못을 뉘우치며 회개를 했지만 주님을 부인한 죄책감에서 벗어나기가 힘이 들었습니다. 주님에 대한 충성도 믿음도 사랑도 다 살아져 버린 것 같았습니다. 부활의 주님을 두 세번 만나 뵈었지만 베드로는 여전히 다시 일어날 수가 없었습니다. "나는 주님의 제자 될 자격이 없는 놈이야! 내가 주님의 제자로 다시 나선다면 주님을 더욱 크게 망신이나 시키고 말 놈이야! 나는 별수 없이 어부 노릇이나 해야 할 주제야!" 베드로는 이렇게 실패와 좌절과 자포자기에 빠지고 말았습니다. 그리고는 다른 여섯 제자들을 데리고 갈릴리 바다로 돌아가서 밤이 새도록 그물을 던졌습니다. 아마 소주가 있었다면 소주를 실컷 마셨을 것입니다. 그러나 물고기를 단 한 마리도 잡아 올리지 못했습니다. 베드로는 몸도 마음도 지쳐서 일어날 수가 없었습니다. 믿음도 사랑도 소망도 모두 상실한 텅 빈 실패자가 되고 말았습니다.
왜 베드로가 이 모양이 되었습니까? 몇 가지 이유가 있었습니다. 첫째 그는 기도해야 할 때에 기도하지 않았습니다. 예수님이 시험에 들지 않게 깨어서 기도하라고 말씀했을 때 베드로는 들어 누어 쿨쿨 잠만 잤습니다. 둘째 그는 자신을 너무 과신했습니다. 자신을 너무 믿었고 자신을 나타내려는 교만에 빠졌습니다. 셋째 그는 너무 충동적이었습니다. 너무 급하게 좌절하고 급하게 돌아섰습니다. 어떤 사람은 너무 급하게 좌절하며 자살까지 합니다. 베드로가 그런 성향의 사람이었습니다. "제자고 사도고 다 집어 치우고 고기나 잡으러 가세!" 이렇게 쉽게 포기했습니다. 쉽게 포기하는 것도 불신앙의 죄를 범하는 것입니다.
2천년의 역사가 흘러 오는 동안 믿음이 좋던 사람들이 그리고 사랑이 뜨겁던 사람들이 여러 가지 이유로 인해 믿음도 사랑도 다 포기하고 좌절과 절망에 빠진 사람들이 많습니다. IMF가 이유가 될 수도 있고, 실직이나 부도가 이유가 될 수도 있습니다. 여러분들 중에 지금 믿음도 사랑도 다 포기하고 좌절과 절망에 빠지려고 하는 분들이 계십니까? 베드로가 처했던 자포 자기의 형편에 처해 있는 분들이 계십니까? 만약 여러분들 가운데 그와 같은 분들이 한 두 분이라도 계시다면 오늘 아침 설교는 바로 그 한 두 분을 위한 설교입니다.
2. 사랑을 회복시켜 주신 예수님
이제 사랑을 회복시켜 주신 예수님의 모습을 살펴보십시다. 예수님이 베드로를 찾아 오셨습니다. 예수님은 믿음을 상실한 도마를 찾아 오셨고 믿음과 사랑과 소망을 상실한 베드로를 찾아 오셨습니다. 믿음을 회복시켜 주시기 위해서 찾아 오셨고 사랑을 회복시켜 주시기 위해서 찾아 오셨습니다. 예수님은 바로 이 시간에도 예수님의 도우심을 필요로 하는 분들에게 찾아 오십니다. 믿음의 회복을 필요로 하는 분들에게 사랑의 회복을 필요로 하는 분들에게 소망의 회복을 필요로 하는 분들에게 지금도 찾아 오십니다. 그렇게 믿으십니까?
베드로를 찾아 오신 예수님께서 베드로에게 제일 먼저 하신 말씀은 베드로의 본래 이름을 부르신 다음 "네가 나는 사랑하느냐?"라는 단도직입적인 질문이었습니다. "네가 왜 나를 부인했느냐?"가 아니었습니다. "네가 왜 나를 버리고 이곳으로 고기 잡으러 왔느냐?"가 아니었습니다. 베드로를 찾아 오신 예수님께서 제일 먼저 하신 말씀이 그의 실수와 잘못을 지적하시는 책망의 말씀이 아니었습니다. 베드로에게 제일 먼저 하신 말씀은 사랑에 관한 말씀이었습니다. 사랑이 모든 문제의 근원이기 때문입니다. 마치 가출했다가 돌아 온 딸을 붙잡고 엄마가 울먹이면서 "얘야, 너 지금도 엄마 사랑하지?" 라고 애타게 묻는 것과 같았습니다. 그 말 가운데는 엄마의 애타는 사랑이 담겨 있습니다. "시몬아, 너 지금도 나를 사랑하지?" 라는 애타는 사랑의 질문을 던진 것입니다. 이 사랑의 질문가운데서 베드로는 세가지 사랑을 확인하고 회복할 수 있었습니다.
첫째 베드로는 이 질문 가운데서 자기를 향하신 주님의 뜨거운 사랑을 확인하고 회복할 수가 있었습니다. 사랑하는 연인들이 자주 확인하고 싶어 하는 말이 "자기 나 사랑해?" 라는 말입니다. 그런데 여기서 예수님이 사용하신 사랑이란 말은 "아가파스"란 말이었습니다. "아가파스 메" 라는 말은 "너 나를 세상에서 최고로 사랑하지? 너 나를 죽도록 뜨겁게 사랑하지?" 라는 의미의 말이었습니다. 예수님이 배신자 베드로를 향해 "너 나를 지금도 최고로 사랑하지?" 라고 물으신 것입니다. 예수님이 왜 배신자 베드로의 사랑의 고백을 그렇게도 애타게 듣고 싶어하셨을까요? 베드로를 너무나 사랑했기 때문일 것입니다. 예수님은 체면도 형식도 다 버리고 그저 베드로의 사랑만을 강하게 확인하고 싶어 하신 것입니다. 그 질문 속에는 "나는 지금도 변치 않고 끝까지 너를 사랑하고 있는데 너도 지금 나를 사랑하고 있는거지?" 라는 애타는 물음이 포함되어 있었습니다. "시몬아, 네가 나를 사랑하느냐?" 라는 주님의 질문 속에서 베드로는 자기를 향하신 주님의 사랑을 새롭게 느낄 수가 느낄 수 있었고 새롭게 확인하고 회복할 수가 있었습니다. 나를 향하신 주님의 사랑을 확인하고 회복할 수 있다면 우리에게는 좌절이나 절망은 있을 수가 없습니다. 로미오와 줄리엣 같은 어린 연인들도 피차간의 사랑을 확인하고 다짐할 때 죽음도 두려워하지 않았다면, 만왕의 왕이신 주님의 사랑을 확인하고 다짐한다면 지옥의 권세도 우리를 좌절시킬 수는 없습니다.
둘째 "네가 나를 사랑하느냐?" 라는 주님의 질문 가운데서 베드로는 주님을 향한 자기 자신의 사랑을 회복할 수가 있었습니다. 사랑을 받을 때 사랑이 회복됩니다. 베드로는 자기 가슴 속에서 주님을 향한 사랑이 뜨겁게 솟아 오르는 것을 느꼈을 것입니다. 사랑은 일방적인 것이 아니고 쌍방적입니다. 사랑은 서로 주고 받기를 원합니다. 주님이 베드로를 사랑하셨을 때 베드로는 주님을 사랑하고 싶어졌습니다. 베드로는 떨리는 마음으로 이렇게 사랑을 고백했습니다. 이전 같은 자만에 넘친 마음이 아닌 지극히 겸손한 마음으로 대답했습니다. "주여, 그렇습니다. 내가 주를 사랑하는 줄 주님께서 아십니다." 베드로는 주님을 향한 자기의 사랑을 회복할 수가 있었습니다.
셋째 "네가 나를 사랑하느냐?" 라는 주님의 사랑의 질문은 양무리를 향한 베드로의 사랑을 회복시켜 주었습니다. 주님의 사랑의 질문은 "내 양을 먹이라"는 분부로 이어졌기 때문입니다. 주님은 베드로의 사랑이 구체적인 실천으로 나타나야 한다고 말씀했습니다. 사랑은 추상적인 감상이 아닙니다. 기독교의 사랑은 실천이요 행동입니다. 주님과 나와의 수직적인 사랑은 나와 이웃과의 수평적인 사랑으로 나타나야 그 사랑은 온전한 사랑이 됩니다. 주님은 이제 베드로의 사랑을 온전하게 회복시켜 주신 것입니다. 베드로는 한 동안 주님도 떠났고 양무리도 떠났었습니다. 모든 것이 귀찮게만 여겨졌었습니다. 그런데 주님은 베드로의 가슴 속에 양무리를 향한 사랑을 새롭게 불어 넣어 주셨습니다. "네가 나를 사랑한다면 내 양을 먹어야 한다" 라고 가르쳐 주셨습니다. 그리고 베드로의 영광스러운 미래에 관한 예언의 말씀까지 해 주셨습니다. "너는 앞으로 나를 위해서 그리고 양무리를 위해서 순교의 죽음을 죽게 될 것이다." 과거에는 나를 부인하고 양무리를 버리는 배신자의 길을 걸었지만 앞으로는 나를 위해서 그리고 양무리를 위해서 생명을 버리며 사랑하는 순교자가 될 것이다. 사실 사람에게 있어서 가장 중요한 일은 잘 죽은 일입니다. 여러분들, 조만간 다 죽게 될 텐데 어떻게 죽겠습니까? 베드로는 이제 주님과 양무리들을 위해서 살다가 주님과 양무리들을 위해서 죽는 영광스러운 죽음을 죽게 되었습니다.
베드로는 지금 새 사람으로 태어나기 시작했습니다. 주님이 오셔서 베드로는 새롭게 만들어 주셨습니다. 믿음과 사랑을 회복시켜 주셨습니다. 믿음과 사랑을 소유하면 세상에 무서운 것이 없습니다. 여러분들에게 이 믿음과 사랑을 새롭게 부어 주시기를 바랍니다. 좌절과 절망에 빠져 있는 분들에게 믿음과 사랑과 소망을 부어 주시기를 바랍니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