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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수님은 누구신가(37) "우리의 화평이신 예수님" 1999.1.31.
엡 2:11-18
먼저 북한방문에 대한 말씀을 드리겠습니다. 이번에 북한을 방문할 수 있게 하신 하나님께 감사를 드리고 기도와 헌금으로 도와주신 강변교회 성도 여러분들에게 중심으로 감사를 드립니다. 북한동포를 돕고 있는 종교계 인사 7명이 북한의 아태와 민화협의 초청을 받아 1월 19일부터 26일까지 7박 8일간 북한을 방문하고 돌아왔습니다. 이번 북한 방문은 아주 자유롭고 편안한 방문이었습니다. 특별한 대우를 받으며 많은 곳을 방문하고 돌아왔습니다. 우리가 준비해 가지고 간 의약품과 의류품을 몇몇 곳에 전달하고 왔습니다.
1월 19일(화) 오전 11시 30분 경 북경에서 평양으로 가는 고려 항공기에 탑승한 뒤 1시간 30분 만에 평양 공항에 도착했습니다. 아태 지도원과 민화협 실무 위원들이 공항에서 우리를 맞으며 귀빈실로 안내했습니다. 입국 수속도 짐 검색도 받지 않았습니다. 우리는 준비된 중형 버스에 승차한 후 평양시내로 향했습니다. 50년 만에 다시 돌아온 고향의 품을 향해 달렸습니다. 잔잔한 긴장과 흥분이 가슴을 두드리며 아프게 만들었습니다. 버스는 우선 만수대 김일성 수령 동상으로 향했습니다. 나는 공항에서 실무 위원들에게 참배와 헌화를 할 수 없다는 의사를 분명히 표명했지만 마음 한 구석에는 긴장이 사라지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실무 위원들의 태도는 뜻 밖에 자유로웠습니다. 종교적 양심대로 자유롭게 하라는 것이었습니다. 경의를 표하기만 하면 좋다는 것이었습니다. 어떤 의식도 없었고 강요도 없었습니다. 저는 참배도 헌화도 주목도 하지 않았습니다. 그저 구경하는 마음으로 동상을 바라보면서 사진을 찍었습니다. 그리고 50년 만에 다시 보는 대동강과 평양시내를 자유롭게 사진 촬영하며 고향의 품에 돌아온 흥분과 평온함을 느꼈습니다.
이번 방북이 자유롭고 편안한 것이었다고 말하는 근거는 다음과 같습니다. 첫째, 우리는 감시와 제지를 별로 받지 않았습니다. 나는 혼자서 호텔을 빠져 나와 호텔 주변의 평양 거리를 5번이나 돌아다니며 평양 역 안으로 들어가서 시민들의 모습도 살피고 상점과 백화점에 들려서 물건 사는 모습도 보고 (나도 물건 하나를 샀다) 뒷 길과 운동장에서 노는 아이들과 이야기도 하고 사진도 찍었습니다. 동흥 인민학교 주변의 아이들은 명랑하고 귀엽고 활달했는데 사진을 찍자고 하니까 서로 찍어 달라고 모여서 웃는 얼굴로 포즈를 취하기도 했습니다. 아이들과 이야기하는 소리를 몰래 녹음했는데 그 일부를 들려 드리겠습니다.
둘째, 우리는 우리들이 가 보기를 원하는 여러 곳 즉 평안남북도와 황해남북도를 방문했습니다. 평양 근처의 협동농장과 국영농장, 황해도의 사리원, 재령, 신천, 정방산 등을 비롯해서 평안도의 신안주, 구안주를 지나 묘향산을 방문했습니다. 구안주를 지날 때는 잠시 머물러 서서 고향 땅인 구안주를 바라보았습니다. 구안주가 고향인 최 신부는 고향을 향해 벌떡 엎드려 큰 절을 했습니다. 나와 최 신부와 서 목사는 고향 땅의 흙과 돌을 주어 담았습니다. 슬픔과 아픔의 눈물이 가슴을 적셨습니다. 이것이 주어 가지고 온 구안주 지역의 돌들입니다. 평양 지하철을 타고 평양 시민들과 어울리기도 했습니다. 국립도서관, 예술작업센터, 예술공연장 등을 방문해서 학습과 창작과 공연을 관람했습니다. 써커스 공연을 관람할 때는 공연장을 가득 메운 어린이들과 함께 박수와 함성을 지르기도 했습니다. 주일에는 봉수교회에 가서 예배도 드렸고 주중에는 성불사, 보현사, 광법사를 방문했습니다. 우리는 장춘성당과 천도교 교당을 방문했고 단군릉과 동명왕릉을 방문했으며 옥류관과 평양 수산물 식당에 가서 맛있는 음식을 들며 친절한 봉사원들과 함께 어울려 흥겹게 노래를 부르기도 했습니다. 정주영 회장도 수산물 식당에 들려 흥겨운 시간을 가졌다고 했습니다.
셋째, 8일 동안 함께 동행한 민화협 실무 위원들 그리고 아태 지도원들 그리고 여러 곳에서 만난 여러 종류의 사람들과의 대화와 토론이 비교적 자유롭게 이루어졌습니다. 유적지와 기념관과 병원등을 안내하고 설명하는 안내원 "강사"들의 지적 수준은 아주 높았고 부드럽고 상냥하게 말을 했으며 때로는 유머까지 섞었습니다. 한마디로 이번 방북은 극진한 대우를 받은 비교적 자유로운 방문이었다고 생각합니다. 우리 일행같이 많은 곳을 방문한 사람들은 별로 없었다고 말해 주었습니다.
1월 23일(토)에는 평안북도에 있는 묘향산에 갔었고 1월 24일 주일에는 봉수교회에 가서 예배를 드렸습니다. 우리가 10시 경 봉수교회에 도착했을 때 이성봉 목사 황시천(민우) 목사 등의 영접을 받아 교회당 안으로 들어가 제일 앞 자리에 앉았습니다. 200여명의 교인들이 교회당을 가득 채우고 있었습니다. 이성봉 목사의 사회로 예배가 시작되었습니다. 전자 오르간에 맞추어 찬송을 함께 불렀을 때 우리들의 가슴과 눈에서는 감격의 눈물이 흘러내렸습니다. 우리들에 대한 간단한 소개가 있었습니다. 성가대의 찬양 ("어둔 밤 마음에 잠겨")과 특송과 사중창이 있었는데 음악 수준은 매우 높았습니다. 녹음된 찬양의 일부를 들려 드립니다. 이성봉 목사는 고후 5:17을 본문으로 "낡은 것과 새 것"이란 제목의 설교를 했는데, 첫째 율법 주의적 신앙에서 벗어나야 하고 둘째 기복주의, 타계주의 신앙에서 벗어나야 한다고 강론했습니다. 축도 후 이성봉, 황시천 목사와 우리들은 앞으로 나가서 손에 손을 잡고 "우리 다시 만나 볼 동안" 찬송을 부른 후 신도들과 일일이 악수하며 교회당을 나섰습니다. 저는 헌금시간에는 강변교회 봉투에 "고향에 돌아와 예배 드리게 하신 하나님께 감사 드리며 봉수교회의 부흥과 발전을 기도 드립니다. 강변교회 김명혁 목사 드림" 이라고 쓰고 강변교회 성도들이 전해 준 헌금 중 500불을 넣어 헌금했습니다. 예배 후 우리는 교회당 앞에서 기념촬영을 하며 잠시동안의 교제를 나누었습니다. 황시천(민우) 목사는 나를 보고 반가워 하면서 근황을 설명해 주었고 스티브 린튼 박사의 안부를 물었으며 앞으로 계속 연락하자고 했습니다.
주일 저녁에는 고려 호텔을 방문한 평양 주재 세계식량계획 (WFP)의 연락팀 책임자인 카나다 사람 에릭 와인가트너 씨 부부와 함께 식사를 하면서 북한의 어려운 실상을 보다 상세하게 들을 수가 있었습니다. 작년 10월에 실시한 과학적 조사에 의하면 지금 1살에서 2살까지의 북한 어린이들 중 30%가 극심한 영양실조 상태인데 그들이 회복 불가능한 저 발육 장애인으로 평생 살게 될 가능성이 많다는 비극적인 소식도 들었습니다.
1월 26일(화) 아침은 평양을 떠나는 날이었습니다. 어느 듯 7일이 다 지나간 것이었습니다. 마치 한바탕 꿈을 꾼 것 같기도 했습니다. 너무나 감사하고 너무나 아쉬웠습니다. 공항에서의 출국 수속도 아주 간편했습니다. 짐 조사도 받지 않았습니다. 우리 일행을 태운 고려 항공기는 9시경 북경을 향해 출발했습니다. "잘 있으라 내 고향 산천아! 하나님 아버지, 긍휼을 베푸시옵소서! 하나님 아버지, 우리를 불쌍히 여기시고 통일을 주시옵소서!"
북한을 다녀 와서 몇 가지 느낀 점을 적어 봅니다. 우선 북한 사람들을 보다 많이 알고 가까이 느낄 수 있게 되었습니다. 백문이 불여 일견이었습니다. 체제와 사상이 다른 것은 사실이지만 얼마든지 쉽게 가까워 질 수 있는 사람들이 북한 사람들이라고 믿게 되었습니다. 우리와 함께 지낸 민화협 실무위원들과 많이 다투기도 하고 피차 비판도 했지만 서로를 이해했고 동족으로서의 정을 나누기도 했습니다. 가장 강성인 한 형제는 우리들에 대한 인상이 어떠했느냐고 물었을 때 "이전 사람들과 다르게 아주 솔직하고 순수해서 좋았다"고 대답했습니다. 자존심이 강한 저들이 모두 북한이 지금 너무 어려운 처지에 있다는 말을 하지 않았고 하지도 못했지만 그러나 한 형제는 "지금 우리가 시련을 당하고 있는 것이 사실이니까 도움이 필요하다"고 솔직하게 말하기도 했습니다.
우리가 본 북한은 분명히 어려운 시련에 처해 있었습니다. "고난의 행군"을 계속하자고 구호를 외치고 있는 것이 북한입니다. 우선 전력이 부족하고 에너지가 부족합니다. 대부분의 시민들과 많은 군인들은 먼 거리를 걸어서 다닙니다. 우리가 방문한 대부분의 건물은 난방이 전혀 되어 있지 않았습니다. 회의 실도 예술 작업실도 교회도 병원도 난방이 되어 있지 않았습니다. 동족이 지금 배고픔 가운데서 떨고 있습니다. 그런데도 북한 정부는 단군릉을 비롯한 여러가지 기념관들을 너무나 웅장하게 건립하므로 너무 많은 국력을 소모하고 있고, 일인 통치자를 너무나 절대화하고 있습니다. 통치자에 대해 "신격화, 절대화, 신조화, 무조건화"라는 구호를 내 걸고 있으며, 통치자를 "조국의 수호신, 인류의 구세주, 지구촌의 한울님"으로 호칭하고 있습니다. 참으로 기가 막힌 일입니다.
개인의 인격적 자유가 선양되어야 나라가 발전하는데, 북한에서는 지금 비판은 고사하고 질문조차 불순하고 반동적인 것으로 간주되고 있습니다. 제가 가는 곳마다 말을 많이 하고 평도 많이 하고 질문도 많이 하니까 나를 반동적인 요주의 인물로 간주하는 것이었습니다. 그러나 내가 그들을 비판하면서도 동시에 그들 편에 서서 그들에게 마음을 쏟으면서 순수하게 이야기를 하니까 결국 나를 귀찮아 하면서도 나를 이해하는 것 같았습니다. 한 주간을 서로 부디 끼면서 지내므로 우리는 피차 많은 것을 배웠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물론 북한이 잘 되기를 바랍니다. 북한 사람들은 강인한 정신력과 문화적 재능을 보유하고 있습니다. 저력이 있는 민족입니다. 북한의 여성들은 참으로 곱고 지적이고 아련하고 매력적입니다. "남남 북녀"라는 말을 이번에 우리 일행이 모두 실감했습니다. 텔레비젼에 나타나는 강인한 모습의 여성이 반드시 북한의 여성상을 대변하는 것은 아니라고 생각했습니다. 우리는 이제 지난 날의 대결과 적대감을 해소하고 서로를 이해하고 품고 용납하면서 통일조국 건설을 위해 노력해야 할 것입니다. 북과 남이 합하면 우리는 반드시 위대한 나라를 건설할 것입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우선적으로 교류와 협력의 길을 넓혀야 할 것입니다. 그 일을 우리 종교인들과 시민들이 앞장서서 감당해야 할 것입니다. 북한 방문의 길을 여시고 도우신 하나님과 강변교회 성도들에게 다시금 감사를 드립니다. 정부의 개방정책에도 감사를 표합니다. 통일의 봄이 속히 오기를 간절히 기원합니다. 통일의 그 날까지 북녘 동포들과 가족들에게 하나님께서 긍휼과 자비를 베푸시기를 엎드려 기도 드립니다.
1. 화평, 화목, 평안
봉수교회 성가대가 찬양했던 찬송 261장 1절을 함께 부르십시다. 오늘 아침 설교는 아주 간단하게 요약해서 하겠습니다. 오늘 본문에 화평이란 말과 화목이란 말과 평안이란 말이 나옵니다. "그는 우리의 화평이신지라." "하나님과 화목하게 하려 하심이라." "먼데 있는 너희에게 평안을 전하고 가까운데 있는 자들에게 평안을 전하셨으니." 화평, 화목, 평안, 이것이 오늘 본문의 주제입니다.
사람이 살아가는데 있어서 근본적으로 필요한 것은 화평이고 화목이고 평안입니다. 하나님과의 화평과 화목 이웃과의 화평과 화목 이것이 사람이 살아가는데 있어서 근본적으로 필요한 것입니다. 돈도 필요하고 물질도 필요하고 가정도 필요하고 나라와 국가도 필요하지만 화평이 없고 화목이 없고 평안이 없이 산다면 사는 것이 고통스럽고 저주스럽기까지 합니다.
2. 그는 우리의 화평
세상에는 진정한 화평도 없고 화목도 없고 평안도 없습니다. 지금으로부터 2천 여년 전 유대 땅에는 화평도 없었고 화목도 없었고 평안도 없었습니다. 유대인들과 사마리아인들 사이에도, 유대인들과 이방인들 사이에도 화평이나 화목이나 평안이 없었습니다. 그 대신 멸시와 미움과 저주가 있었을 뿐입니다. 저들 사이에는 멸시와 미움과 저주의 담이 높이 쌓여져 있었습니다.
멸시와 미움과 저주의 담이 높이 쌓여져 있는 이 세상에 예수님이 오셨습니다. 그 담을 허물기 위해서 세상에 오셨습니다. 예수님은 유대인들도 찾아가셨고 사마리아 사람들도 찾아가셨고 로마 사람들도 찾아가셨습니다. 그리고 저들 가운데 높이 쌓여져 있던 원수의 담을 허시고 그 대신 화평을 심어 주셨습니다. 화목을 이루셨습니다. 그리고 저들 마음에 평안을 가져 다 주셨습니다. 칼과 창으로 그 담을 허신 것은 아닙니다. 자기 몸으로 그 원수의 담을 허무셨습니다. 자기 몸을 십자가 위에 희생의 제물로 드리므로 그 원수의 담을 허무시었습니다. 오늘 본문에서 사도 바울이 이 사실을 우리들에게 전해 주고 있습니다. 큰 소리로 이렇게 외치고 있습니다. "그는 우리의 화평이신지라. 예수는 우리의 화평이십니다. 예수는 우리의 화목이십니다. 예수는 우리의 평안이십니다."
3. 남북의 화평
지금 우리가 사는 남북한 땅에는 화평도 없고 화목도 없고 평안도 없습니다. 동서의 갈등 남북의 대결이 계속되고 있습니다. 북한은 남한을 적대시하고 남한은 북한을 적대시 합니다. 북한은 남한을 향해서 미국 놈들과 손을 잡고 군사훈련만 감행하는 괴뢰정부라고 비난을 하고 남한은 북한을 향해서 적화통일을 이루기 위해 무력 증강만을 꾀하는 괴뢰 집단이라고 비난합니다.
우리 민족이 사는 길은 원수의 담을 헐어 버리는 일입니다. 멸시와 미움과 저주의 담을 헐어 버리는 일입니다. 그런데 이 일은 민주주의 정치 이념이나 자본주의 경제 원리로 이루어 지는 것은 아닙니다. 이 일은 역사의 주인이시고 화평의 주인이신 예수님만이 이루실 수가 있는 일입니다. 이 일은 십자가의 희생과 죽음의 정신으로만 이루어 질 수가 있습니다. 그런데 예수님은 이 일을 사람들을 통해서 이루십니다. 베드로를 통해서 유대와 가이사랴와의 화평을 이루셨고 사도 바울을 통해서 유대와 에베소 그리고 로마와의 화평을 이루셨습니다.
남북의 화평과 화목도 예수님은 누군가 사람을 통해서 이루실 것입니다. 오늘의 베드로와 오늘의 사도 바울이 누가 될 지 저는 모릅니다. 바라기는 저와 여러분들이 오늘의 베드로와 바울이 되기를 바랍니다. 원수의 담을 헐어 버리는 화평과 화목의 사자들이 되기를 바랍니다. 이 일은 베드로와 바울처럼 찾아가서 만나는 데서부터 이루어 집니다. 서로 적대하고 서로 미워하던 사람들을 무조건 이해하고 용서하고 품는 데서부터 이루어집니다. 희생과 죽음의 정신을 발휘하는 데서 이루어 집니다. 베드로가 그 일을 수행했고 바울이 그 일을 수행했고 손양원 목사님이 그 일을 수행했습니다. 이제 그 일을 할 사람들은 여러분들과 저입니다. 하나님께서 우리들에게 은혜를 베푸시기를 바랍니다. 화평의 다리를 놓는 일을 하게 하시기를 바랍니다. 화목의 일을 이루는 일을 하게 하시기를 바랍니다. 두려움의 마음속에 평안을 심는 일을 이루게 하시기를 바랍니다. 하나님께서 이 땅에 긍휼을 베푸시고 화평과 화목과 평안을 주시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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