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활은 생명과 변화와 승리를 의미한다. "죽은 자들이 다시 살고" "홀연히 다 변화되고" "사망이 이김의 삼킨 바가 되며" 그래서 "우리에게 이김을 주시는 것"이 부활이다(고전15: 51-57). 그런데 부활은 십자가의 죽음을 전제한다. 죽는 일이 없이는 부활이 없다.
이 진리는 우리들의 현세의 삶에도 적용된다. 사도 바울이 날마다 죽을 때 부활의 생명과 변화와 승리를 경험했듯이 우리들이 현세의 삶에서 날마다 죽을 때 우리도 부활의 생명과 변화와 승리를 경험할 수 있다. 한신교회의 이중표 목사는 철저한 기도와 헌신의 목회를 10여년 동안 한 이후에도 자기 자신 속에 내재하고 있는 분노의 기질을 삭이지 못하고 그만 성경책을 집어 던진 것이 어느 성도의 콧등에 맞아 코에서 피를 흘리게 함으로 그가 섬기던 교회를 사임할 수 밖에 없었다고 진솔하게 고백했다. 숱한 좌절과 고뇌와 번민 끝에 그는 십자가 밑에 엎드려 별세의 신앙을 터득하며 별세의 신학이라는 새로운 차원의 신학을 주창하기에 이른 것이다.
우리는 지금 현세에서부터 너무 살려고만 하고 너무 승리하고 성공하려고만 하는 것 같다. 성공 신드롬에 빠져 있는 것 같기도 하다. 남들을 평가하기 전에 우리 자신들을 먼저 돌아보자. 우리에게는 바른 신학에 대한 자부심이 지나친 것 같고 교회를 조금 크게 성장시키고 있는 우리 목회자들의 자만심과 권위 의식이 점점 굳어져 가는 것 같고 우리는 그래도 남들보다 바르게 산다는 차별의식이 점점 심해져 가는 것 같다. 사도 바울은 십자가와 부활의 은혜를 체험하고 나서 자기가 귀중하게 여기던 종교적 전통과 학문과 열심을 배설물로 여기며 그것들을 모두 사장시켰다. 부활의 영광과 기쁨에 들어가기 전에 우리들 자신을 죽이는 일이 선행되어야 한다고 생각해 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