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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진구 목사의 "상황과 신학 속에서의 성육신적 선교 모델-별세신학" 논찬
김명혁 목사 (강변교회 목사)
우선 저는 이중표 목사님의 삶과 신앙을 통해 많은 감동과 도전을 받고 있는 사람으로 이중표 목사님에게 감사의 말씀과 아울러 존경과 사랑의 마음을 표합니다. 그리고 이 목사님의 제자의 한 사람인 박진구 목사님이 이중표 목사님의 신앙과 삶을 학문적으로 연구하고 분석하고 조명하여 발표하는 별세포럼을 갖게 된 것을 아름다운 일로 생각합니다.
박진구 목사는 이중표 목사의 "별세"의 의미와 중요성을 밝히기 위하여 "별세"를 여러 가지 상황과 맥락에 비추어 고찰합니다. 즉 선교신학적 "상황화"의 맥락에 비추어 중국 사상과 문화의 맥락에 비추어 한국교회적 상황의 맥락에 비추어 선교지의 상황의 맥락에 비추어 그리고 성경의 가르침의 맥락에 비추어 고찰합니다.
먼저 박진구 목사는 "별세"를 현대 선교신학의 "상황화"의 맥락에 비추어 고찰합니다. 상황화에 대한 이해는 이러합니다. "상황화된 신학은 특정한 교회가 자신의 삶을 하나님의 말씀의 빛 아래서, 그리고 역사적 기독교의 진리의 빛 아래서 역동적으로 수행한 반성이다. 성령에 인도함을 받아서, 교회는 문화적인 환경의 요소를 끊임없이 도전하고, 통합하고, 변화시키며, 이것들을 예수님의 주권 하에 복종시킨다. 그리스도의 몸의 회원들이 자신들의 사상을 활용하고, 자신들의 문화적 은사들을 이용하여 말씀을 해석하면서, 그들은 복음을 성육신으로 더 잘 이해할 수 있게 된다." 저자는 여기서 목회 및 선교의 상황화의 필요성을 강조하면서도 일방적인 상황화의 위험성을 지적하므로 상황화에 있어서 균형을 유지합니다.
그 다음 저자는 "별세"를 중국 사상과 문화와 연계해서 이해합니다. 중국 사상의 한 전통은 죽음을 긍정적으로 이해했습니다. 죽음을 "왕보다 더 큰 행복"으로 또는 "평화의 한 순간"으로 간주했습니다. "생명의 소멸이 아니라 오히려 우주의 필요한 과정"이었습니다. 그리고 누군가를 위해 죽는 죽음을 의로운 죽음으로 간주했습니다. 그리고 생사는 하늘에 달려 있다고 믿었습니다. 이와 같은 의로운 죽음의 사상은 조선에도 이어졌습니다 "이 몸이 죽고 죽어 일백번 고쳐죽어, 백골이 진토되어 넋이라도 있건 없건, 임 향한 일편단심 고칠 리야 있겠소." 별세의 개념이 중국 사상에서 비롯한 것이라고 주장은 하지 않으면서도 중국 사상의 맥락에서 그리고 중국사상과 연계해서 별세를 이해하려고 한 것은 바람직한 것이라고 하겠습니다.
그 다음 저자는 "별세"(別世)라는 한자의 의미를 고찰합니다. "한자로 쓰여진 별세의 한국어 개념은 한 단어를 이루기 위하여 두 글자가 결합되어있다. 각각의 의미는 '분리'와 '세상'이다. 결합된 상태로 이 단어의 의미는 보통 '이 세상을 떠나다' 또는 '하늘로 돌아가다' 또는 '죽다'는 뜻이다. 그러나 이 단어는 '하늘에서 오다' 또는 '세상적인 것과는 다른 어떤 것'을 나타낼 수도 있다." "누가복음 9:31의 엑소돈의 해석은 한국어로는 별세이며, 중국어로는 去世이며, 일본어로는 逝去이다. 엑소돈은 Exodus(출애굽)과 연결되어 있다. 이 단어는 '떠남'이나 '죽음'으로만 해석하는 것은 충분하지 않다. 이는 새로운 희망을 향하여 (이집트를) 떠나는 것을 나타낸다." "이 단어는 두 왕국 또는 두 세계, 현세(바로 지금)와 내세(사망 후)에 연관된 '떠남'과 '죽음'에 의미를 가지고 있다."
그 다음 저자는 별세의 중요성을 현대 선교지와 특히 한국교회의 문제점들의 맥락에서 지적합니다. 중국문화와 유교가 제시한 지도자/왕의 모델이 한국교회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쳤다는 것입니다. 이 모델 때문에 목회자들과 선교사들은 예수님께서 종으로서 자기 제자들을 섬기신 것처럼 종이 되는 대신 교회와 선교 현장의 회중들로부터 존경과 영예를 요구하게 되었고 결국 목회자의 타락을 초래했다는 것입니다. 대형교회의 목회자들이 왕 같은 대우를 받게 되었다는 것입니다. 올바른 지적입니다. 그리고 한국교회가 직면한 위기를 극복할 수 있는 하나의 해결방안이 바로 이중표 목사가 제시하는 별세신학의 확산이라는 것입니다. "별세개념의 적용이 모든 목회자들을 하나님의 나라의 방향으로 인도하는 바울의 성육신적 선교 정신의 해석이기 때문에 중국의 언어와 문화의 영향을 받은 나라의 교회들이 당면한 문제의 해결책이 된다."
저자는 그 다음 별세신학을 성경적으로 광범위하고 깊이 고찰하며 특히 성육신의 모델과 연관시켜 고찰합니다. 저자는 별세의 개념에 성육신이 포함되어 있고 성육신에 별세가 포함되어 있음을 지적합니다. "별세의 개념에는 성육신도 포함한다. 요한복음 1:14절의 말씀(예수님)이 육신(인간)이 되심은 별세인데, 이는 하나님의 나라에서 인간의 나라로 넘어오셨기 때문이며, 이는 다른 세계 또는 차원인 것이다. 예수님은 누가복음 9:31절에서 하늘로 되돌아가실 때를 아셨는데 이것이 별세이다. 왜냐하면 인간의 형식에서 하나님의 형식으로 돌아가시는 것이기 때문이다. 성육신은 다른 세계로의 변형을 내포하고 있는데, 이것이 별세이다." 그리고 별세의 개념이 하나님 나라의 의미를 분명히 하고 있음을 지적하고 별세에 함축된 의미는 하나님의 부르심과 자기 부정의 삶이라고 지적합니다. "하나님은 아브라함, 요셉, 요나, 그리고 바울을 동일한 별세 또는 소명의 경험으로 부르셨다." "별세가 죽음을 통과하는 것을 의미한다면 이것은 또 자기 부정의 삶으로 들어감을 의미한다."
결론적으로 저자는 오늘 한국교회가 추구해야 할 목회적 및 선교적 사역의 모델이 성육신에 나타난 별세 신학임을 지적하며 하나님과 예수 그리스도와 성령과 아브라함과 사도 바울을 비롯한 성경 인물들이 실천한 별세 신학적 삶과 사역을 실천하는데 있다고 주장합니다. "우리가 이미 지적한대로, 별세는 한국인들에게 새로운 개념이 아니며, 또 중국 사상의 영향을 받은 아시아의 다른 문화권에서도 생소하지 않다는 것을 지적하였다. 고대로부터 이 용어는 '죽음으로 이 땅을 떠남'이라는 아이디어를 전달할 뿐만 아니라, 인간 세상을 떠나서 하나님의 영역으로 들어간다는 것과 가장 중요한 관심들을 위하여 하찮은 것들을 포기한다는 의미가 있었다." "다시 한번 말하지만 자기 부정, 십자가의 죽음, 성육신적 선교에로의 하나님의 부름으로서의 별세 신학은 새로운 것이 아니다. 하나님은 역사의 시작인 아담과 이브의 창조 이래로 별세의 방법을 통하여 자기 백성을 구원하시는 사역을 수행해오셨다." "예수님은 하나님의 모습을 떠나 인간의 모습을 입었으며, 우리는 이것을 성육신이라 이해한다. 이것이 별세이다. 그는 자기를 비우고 종의 형체를 취하고, 사람들과 같이 되었다. 이것이 바울의 상황화 신학의 열쇠이며, 별세 정신 안에서 예수님의 성육신적 선교 모델에 의하여 가르치는 것이다." "우리를 향한 하나님의 부르심은 땅 끝까지 이르러 증인이 되라는 것이다. 우리의 증거는 상황화되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분명하고 정확하게 이해되지 않을 것이다. 우리의 모델은 자기를 비우고, 십자가에서 죽기까지 복종하신 예수님이다. 성령께서는 우리의 모든 노력을 가능하도록 도우시기 위하여 기다리고 계신다."
별세의 의미와 중요성을 다양한 상황적 맥락에서 고찰하고 제시한 것은 치하할만한 일이라고 하겠습니다. 그러나 이중표 목사 자신의 고뇌와 실패와 터득의 개인적 깨달음 ("도통")의 상황을 전혀 기술하지 않은 것은 아쉬운 일이라고 하겠습니다. 그리고 이중표 목사의 "별세"의 신앙과 신학이 전혀 개인적인 창안이라기 보다는 주기철 목사 손양원 목사등 한국교회의 일사각오적 신앙의 전통적 상황에서 이루어진 것을 전혀 지적하지 않은 것도 아쉬운 일이라고 하겠습니다. 가장 아쉬운 점은 "별세"가 아주 중요한 신앙적 또는 신학적 주제임에도 불구하고 그것을 절대화하거나 지나치게 체계화하거나 제도화할 때 그 본래적 순수성이 변질될 우려가 있다는 사실을 지적하지 않은 점입니다. 역사적으로 너무나도 순수하고 귀하게 시작했던 수많은 "수도원적" 운동들이 시간이 지남에 따라 그 순수성을 상실하고 세속화되었던 사실을 지적했더라면 아주 좋았을 것입니다.
저는 다시 말씀 드리지만 이중표 목사의 "별세"의 신앙과 신학이 오늘의 한국교회에 너무나도 필요한 것이라고 확신하는 사람입니다. 그러나 그러기 위해서는 지나치게 체계화하거나 제도화하는 것을 피하고 하나의 유기적 운동으로 조용하고 겸손하게 펴 나아가야 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런 점에서 이중표 목사가 별세 신학의 모델화를 거부한 것은 아주 귀한 일이라고 생각하며 별세가 성령이 주도하는 피동적인 작업인 동시에 내가 추구하는 능동적 작업임을 지적한 것도 아주 바람직한 일이라고 하겠습니다. 별세의 모델들이 절실하게 요구됩니다. 단 이름 없는 수 많은 흩어진 신자들의 모습 안에서 나타나야 할 것입니다. 개신교선교의 선구자 유스티니안 벨츠가 선교의 필요성을 부르짖고 또 부르짖으며 여러가지 책을 저술하다가 마지막으로 「유스티니안 벨츠의 자기 부정」이란 제목의 책을 저술하고 남미의 서리남으로 선교사로 떠났습니다. 자신과 모든 것을 부정하고 포기하며 이름 없이 외롭게 선교지로 떠났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는 개신교선교의 선구자가 되었습니다. 오늘 우리 시대에 필요한 하나님의 사람도 자기를 부정하고 자기를 포기하고 자기를 죽이는 그리고 오직 하나님의 나라를 구하는 "별세"의 신앙인이라고 생각해 봅니다. 자기를 십자가 앞에서 부인하고 죽이는 "별세"의 신앙은 이중표 목사가 지적하는 대로 가장 즐겁고 행복한 신앙입니다. "저는 그 앞에 있는 즐거움을 위하여 십자가를 참으사 부끄러움을 개의치 아니하시더니"(히1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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