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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명혁 목사

한국교회 쟁점진단(규장,98.12)

	한국교회 쟁점진단 The 18 Hot Issues of the Korean Church: Its History and Potentiality 김명혁 지음 규 장 저자의 말 한국교회는 복음이 전래된 이후 지난 백십여 년 동안 경이적인 성장을 이루었다. 1907년 부흥운동으로부터 시작한 기도와 말씀, 전도, 봉사의 전통과 아울러 순교적 신앙이 한국교회를 오늘의 한국교회로 부흥 발전시켰다. 그러나 한국교회는 신학적으로 아직 정립되지 않은 많은 문제들을 지니고 있다. 여기 실은 글들은 한국교회의 기도와 말씀, 전도, 봉사의 아름다운 전통과 아울러 한국교회가 해결해야 할 신학적 주제들을 기술한 것이다. 그 주제는 올바른 기도, 영성과 예배, 성령론, 교회갱신, 여성사역, 제사문제, 이단과 사교, 신학교육, 장로교신학, 민중신학, 영적 각성운동, 연합운동, 통일과 선교 등으로 한국교회가 신학적으로 정립해야 할 분야들이다. 필자가 이 책에서 나름대로 제시한 해결 방안이 한국교회가 이와 같은 주제들을 신학적으로 정립하는 데 다소나마 자극과 도움이 되기를 바란다. 추천의 글을 써주신 손봉호, 김영재, 김영한 님에게 감사를 드리고, 교정의 수고를 해주신 이경선 님에게 감사를 드리며, 출판의 수고를 해주신 규장문화사에 감사를 드린다. 수원 원천동에서 추천의 말 우리가 지금 처한 상황을 정확하게 서술하고 분석하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논의하는 상황에 직접 참여하면서도 그것과 어느 정도 거리를 둘 수 있는 반성적 능력이 있어야 하고, 배경이 되는 과거의 모습과 아울러 또한 그것과는 다른 곳의 형편을 알아야 정확한 분석이 가능하다. 소위 '내부에 있으면서도 거리를 두는'(detached within) 태도가 필요한 것이다. 오늘 한국교회의 신학적 상황에 대한 논의도 이에서 예외가 될 수 없다. 그런 점에서 김명혁 박사만큼 한국교회의 신학적 상황을 잘 서술하고 분석할 수 있는 자격을 갖춘 사람도 드물 것이다. 그는 당면한 현실과 거리를 둘 줄 아는 지적 능력을 가지고 있고, 역사학자로 전문가의 훈련을 받았으며, 신학자이지만 동시에 교인을 자신처럼 사랑하는 목회자이면서, 한국교회의 건전한 발 전을 위해 누구보다 더 정열적으로 활동하는 기독교 활동가다. 그에게 신학은 지적 유희가 아니라 심각한 현실이며, 그는 신학을 연구할 뿐 아니라 신학을 행동하는 사람이다. 이 책을 읽는 사람이면 누구나 그것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그가 이 책에서 취급하고 있는 문제들은 모두 그가 관심과 정열을 가지고 몸으로 부대끼면서 씨름하는 것들이다. 그 어느 문제도 그가 '강 건너 불 구경하듯' 바라볼 수 없었던 것들이다. 이만큼 그의 관심과 활동 분야는 매우 넓다. 아직 우리나라에서 어떤 신학자나 목회자도 김 목사처럼 많은 분야에서 관심과 정열을 가지고 활동한 일이 없다. 한국교회의 영성문제로부터 통일문제에 이르기까지, 기도로부터 여성신학에 이르기까지 한국교회가 당면한 문제라면 어느 것이나 그가 적극적으로 연구해나가야 할 과제가 된다. 그러면서도 그는 자신의 관점이나 주장을 일방적으로 내세우지 않고 가능한 한 객관적으로 서술하고 분석하려고 노력했다. 그는 신학자이면서도 목회자요, 이론가이면서도 현장에서 뛰는 사람이다. 아직 우리나라에서 이런 신학자 혹은 목회자는 있어본 일이 없다. 저자가 독특한 분인 것처럼 이 책은 그 성격이 독특하다. 이론적인 신학 저서가 되기에는 저자의 관심과 사랑이 너무 따뜻하며, 은혜로운 경건 서적이 되기에는 그 내용이 다소 심각하고 서술 방법이 객관적이고 체계적이다. 그것은 이 책의 약점이 아니라 특이한 강점이다. 글을 읽을 수 있는 그리스도인이면 누구든지 읽을 수 있어 감동을 받을 뿐 아니라 한국교회의 신학에 대해 상당한 수준의 객관적 안목을 갖게 해줄 것이다. 그는 이 책에서 한국교회가 당면한 신학적 문제 하나 하나에 대해 복음주의적 신학 입장에서 기본적인 관점을 제시한 다음, 한국교회의 과거 혹은 현재의 구체적인 상황들에 대해 자료를 제시하며 상세히 기술하고, 마지막으로 저자 자신의 견해를 밝히고 있다. 나는 한국에서 목회하는 목회자, 신학생, 그리고 한국교회에서 지도력을 행사하려는 사람들은 반드시 이 책을 읽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한국교회 전체에 대해서 관심을 가진 평신도들도 이 책을 읽으면 많은 유익을 얻어, 기독교의 상황과 위치, 강점과 약점, 과거와 현재를 인식할 수 있을 것이며, 동시에 훌륭한 신앙 선구자들의 모범에서 많은 것을 배울 수 있을 것이다. 손봉호 (서울대학교 교수) 추천의 글 한국교회는 복음이 전래된 이후 지난 백여 년 동안 경이적인 성장을 이루었다. 그러나 신학적으로 아직 정립되지 않은 많은 문제들을 지니고 있다. 저자는 본서에서 이러한 여러 문제들을 다루면서 한국교회와 신학이 지향해야 할 방향을 제시한다. 본서에 실린 여러 주제의 글들은 저자가 보수적이며 복음주의적인 신앙을 가진 장로교 신학자로서 개혁주의 전통을 존중하며 그 전통에 서 있는 분임을 다시 한번 확인하게 해준다. 특히 이 책에 실린 글 중에서 신학교육에 관해 논하는 글(제12장)에는 신학과 교회의 개혁적 방향에 대한 그의 이러한 견해가 잘 표현되고 있다. 저자는 한국 장로교 신학교의 신학교육이 개혁주의 전통을 존중하되, 지나치게 교리와 법을 따지는 일에 충실하기보다는 목회현장과 교회성장과 선교에 관심을 두고 최선을 다하는 목회자를 양성하는 방향으로 전환되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전통적으로 취약했던 실천신학을 강화하고 교수와 학생들이 좀더 기도에 힘쓰고, 한국교회 초기의 부흥운동에서 시작된 경건의 전통을 존중하며, 성령을 의지하는 경건 훈련에 힘을 기울여야 한다고 말한다. 본서에서 저자는 그러한 점들을 포함하여 여러 주제들을 폭넓게 논하고 있는데, 많은 부분이 그가 몸소 실천해온 경험과 결부된 지식이라는 점과 또 독자들이 쉽게 읽고 공감할 수 있도록 쓰인 글이라는 점을 높이 평가하고 싶다. 본 내용 가운데 여러 학자나 목회자의 글들을 그대로 인용하고 있는 것이 더러 보인다. 논리의 전개와 글의 짜임새를 볼 때 독자들이 읽기에 약간 걸림돌이 되는 것 같지만, 독자로 하여금 짧게나마 자료를 직접 대하도록 하려는 저자의 친절한 배려로 생각한다. 저자인 김명혁 박사는 신학교에서 가르치는 한편 목회를 하며 선교와 교회 연합을 위해서도 적극적으로 활동하면서 많은 글을 쓰고 책을 펴내는 신학자요 목회자이다. 루터와 칼빈을 위시한 종교개혁자들이나 웨슬레나 에드워즈 같이 부흥운동과 교회운동을 주도한 이들이 모두가 다 신학자이면서 동시에 목회자요 저술가로 활동하였음을 우리는 기억한다. 역사신학자이신 김 박사는 아주 드물게, 그리고 부럽고도 존경스럽게도 이러한 개혁자들의 모델을 그대로 따르고 실천하는 분이며, 그러한 특별한 은사를 받은 귀한 분이 다. 김영재 (합동신학대학원대학교 교수) 추천의 글 한국 복음주의 신학의 거목이신 김명혁 교수께서 그동안(1980년 중반부터 최근까지) 연구하고 발표한 글들을 모아서「한국교회 쟁점 진단」이라는 책을 발간하게 된 것을 기뻐하며 진심으로 축하드린다. 그는 한국교회가 영적 갱신과 더불어 새로운 내실화의 길로 나아가야 한다고 역설하는 역사신학자요, 자신이 개척한 교회를 견실히 성장시켜 특색있는 교회로 이끈 성공적인 현장 목회자요, 현대 세계선교현장을 부지런히 탐방하며 오늘날의 신학과 선교의 현장을 몸소 경험하고 한국의 복음주의 신학을 해외에 소개 하면서 신학을 몸으로 하고 있는 선교학자이다. 그는 성경적이고 개혁신학적인 입장에 명백히 서 있으면서도 사회봉사와 사회윤리적인 면을 강조하는 균형잡힌 신학적 사고를 하는 분이다. 저자는 다가오는 21세기를 대비해 신학적으로 미정립된 한국교회의 문제들을 해결하기 위해 '개혁주의적 문화변혁의 교회 및 선교신학'이라는 신학적 방향을 제시하고 있다. 이 저서는 이러한 그의 신학적 삶을 그대로 글로 집성해놓은 것이기 때문에 장차 한국교회의 목회신학과 선교신학에 중요한 하나의 지침서가 될 것으로 확신한다. 내가 읽은 그의 글은 장별로 이런 방향성을 갖고 있었다. 제1장 '한국교회의 역사적 조명과 그 전망'에서는 한국교회가 빈센트 필, 로버트 슐러 등의 '번영의 신학'의 영향을 받아 대교회주의와 물량주의를 초래했다고 진단하고 있다. 제2장 '한국교회의 기도의 습관'에서는 오늘날 대형화되고 물량화된 한국교회가 다시 찾아야 할 영적 보고를 캐고 있다. 그것은 1907년의 영적 각성운동이다. 그는 이 운동을 바로 새벽기도와 철야기도를 중심으로 한 기도운동으로 특징짓는다. 여기에 길선주, 주기철, 손양원, 이대영 목사, 박윤선 목사의 기도의 삶과 사상을 소개하고 있다. 제3장에서 현재 한국교회 성장의 견인차 역할을 하고 있는 명성교회의 새벽기도와 김삼환 목사의 머슴 철학을 소개한다. 제4장 '한국교회의 영성과 예배'에서 한국교회를 기도하는 교회로 보고 있다. 저자는 이 한국교회 안에 '인기와 명성을 추구하는 자기중심적 이기주의'가 발동하고 있고, '자기왕국의 확장'으로 인해 영성이 쇠퇴하고 있으며, 이것이 바로 교회성장이 침체하는 원인이라고 지적한다. 저자는 오늘날 인위적인 영적 은사운동의 문제점을 지적하고, '하나님과의 만남을 중심'으로 하는 회개와 기도, 그리고 성령의 인도함을 받는 '균형잡힌 영적 각성운동'을 제안한다. 또한 건전한 은사인 방언, 치유, 환상을 성경 안에서 조심스러이 인정하고 있다. 그러면서도 검소, 절제와 봉사, 공의와 사랑에 기초한 문화 변혁적인 삶과 같은 기독교적 윤리관을 확립할 것을 강조한다. 그리고 한국교회의 예배는 '하나님과 만나는 인격적 예배'가 되면서도 '사회를 향한 윤리 실천적 및 문화 변혁적 예배가 되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하며, 환경오염에 대한 신자의 책임을 각성시킴과 동시에 '예배와 생활이 연결되는 역동적 예배를 드려야 한다.'고 역설한다. 제5장 '한국교회와 성령론'에서 저자는 그의 목회현장의 체험과 검증을 통해서 수정된 개혁신학적 성령론을 제시하고 있다. 저자는 한국교회에서 성령의 역사(회개, 이적과 기사)를 최초로 체험하고 소개한 자가 길선주 목사라고 말한다. 김익두 목사도 불같은 성령의 임재와 기적의 신유를 가져왔으며, 이용도 목사는 성령의 역사에 사용되었으나 나중에 자기 개인의 신비적 체험을 성경말씀보다 더 강조해 이단으로 정죄되었다고 한다. 주기철 목사는 바른 목회와 전도와 올바른 사랑을 위한 성령의 역사를 강조했고, 이성봉 목사는 성결의 성령을 강조했다는 언급이 있다. 역사신학자인 저자는 평양신학교의 성령론 교재를 소개하면서 평양신학교의 성령론은 '매우 개방적이고 포용적인 성령론'이었다고 적고 있다. 평양신학교의 성령론은 "성령의 은사는 능력있는 신앙생활을 하기 위하여 신자들이 받아야 할 필수적 은혜."라고 강조했으나, 이러한 성령론이 박형룡 박사에 의하여 '은사소멸론'으로 대치되었다고 한다. 그리하여 전도와 목회사역에 관련된 능력부여나 은사부여에 관해서는 전혀 언급하지 않았던 은사소멸론은 요즈음에 와서 차영배 교수와 안영복 교수에 의하여 수정되는 결실을 가져왔다고 지적하고 있다. 박윤선 목사도 은사소멸론을 받아들이지 않으며, "성령의 은사는 희귀하지만 지금도 지속된다."고 인정하고, 오순절 성령강림의 연속성을 인정하는 포괄적인 입장을 가지고 있다고 설명한다. 그리고 저자도 이러한 '포괄적인 성령론'에 대해 열린 시각을 갖고 있다. 이러한 그의 입장은 한국교회 성령론의 재정립을 위한 바른 방향 제시라고 생각된다. 그리고 서남동 교수를 중심으로 한 민중신학이 사회정신사적으로 변모과정을 거쳐 '범신론적 성령론'이 대두되고 있다는 언급도 있다. 제6장 '한국교회의 전도사역'에서는 1907년 평양대각성운동에서부터 시작된 전도운동을 소개하며, '네비우스 전도방법'을 한 예로 든다. 그리고 김익두, 최봉석 목사의 뒤를 잇는 현재 한국교회의 전도운동을 소개한다. 제7장 '한국교회와 교회갱신'에서는 성장 침체와 한계에 선 한국교회가 나아가야 할 길은 교회의 갱신이며, 그동안 정직성이 결여되었던 모습을 회개하고 신앙과 삶이 일치되는 도덕적 완전성과 거룩성을 가져야 한다고 역설한다. 실천적 방법으로는 정직, 절제, 사랑실천 운동을 제안한다. 제8장 '한국교회와 봉사사역'에서는 예수님과 그의 제자인 사도들의 삶이 봉사 사역이었다고 지적하며, 세대주의자들처럼 영혼구원만을 강조하는 근본주의적 신앙관에서 벗어나, 사회봉사와 영혼구원을 균형있게 이뤄나가야 할 것을 제안하고 있다. 제9장 '한국교회와 여성사역'에서는 아직도 그 위상이 평가절하되고 있는 여성이 한국교회 안에서 해나가야 할 역할을 강조하고 있다. 여성도 '하나님의 부르심과 사명과 은사를 받은 자'이기에 "여성 교역자들도 남성과 마찬가지로 심방과 교육, 봉사, 전도, 선교, 상담 등의 사역뿐만 아니라 설교도 할 수 있다."고 제안하고 있다. 그의 제안은 한국 보수신학의 편협한 사고의 틀을 깨뜨리는 것으로서 성경적이고도 개혁전통에 입각한 매우 적절한 제안이라고 생각된다. 제10장 '한국교회와 제사문제'에서는 복음과 문화의 문제를, 유교 문화권의 조상에 대한 효와 관련된 제사문제와 연결지어 서술하고 있다. 저자는 가톨릭의 제사허용정책을 '하나의 정치적 결정'으로 규정하면서 그 잘못된 실상을 잘 드러낸다. 이에 반해 개신교는 최초의 교인인 서상윤의 제사 거부부터 시작해 일제시대의 신사참배 거부운동에 이르기까지 제사가 죽은 조상의 영을 숭배하는 것이 되므로 기독교적 교리에 위배되는 것으로 간주해왔다고 소개한다. 여기서 저자는 신자들이 박해를 받는다 하더라도 끝까지 유교적인 제사를 거부하는 변혁적인 태도를 가져야 할 것으로 결론내리고 있다. 제11장 '한국교회와 이단과 사교'에서는 사단과 그 졸개인 악령과 귀신들이 인격적인 존재로 실재하고 있으며, 귀신들림과 귀신들의 행태(점성술, 황홀경, 예언, 병고침 등), 성령과 악령의 구별 문제에 대해 목회 임상적으로 서술하고 있다. 이단과 사교에 대한 대책으로 '영성 회복과 사회봉사적 윤리성 회복'을 든다. 제12장 '한국교회와 신학교육'에서는 저자가 자신이 신학자인 동시에 목회자의 길을 걸어온 것을 밝히면서 "신학교육과 목회사역은 서로 연결된 고리가 되어야 한다."는 견해를 피력한다. 저자는 특히 목회자의 길을 걷는 사람은 경건과 청빈, 절제, 순종과 같은 미덕을 함양해야 하고, 목회자를 양성하는 신학교육은 하나님과 교수, 학생, 그리고 세상이 서로 만나는 현장에서 이루어져야 한다고 강조한다. 제13장 '한국교회와 장로교신학'에서는 한국 초기의 장로교신학이 성경에 기초한 보수적인 복음적 신학이었고, 개혁주의적이고도 칼빈주의적인 요소와 근본주의적이고도 세대주의적인 요소도 함께 지니고 있었다고 한다. 그 후 1925년 무렵부터 자유주의 신학의 경향이 나타났고, 이는 나중에 사회참여의 신학 또는 범종교주의 신학으로 발전되었다. 저자는 개혁주의적이고도 칼빈주의적인 신학과 생활관을 강조한다. 여기서 저자는 총신대의 명료한 개혁신학적 입장과, 장신대의 개혁주의적이면서도 자유주의 사상에 대해 관용적인 진보적 입장을 비판적으로 소개하고 있다. 여기서도 저자는 '하나님 앞에서 그의 영광을 위해 사는 변혁주의적 삶'을 역설하고 있다. 그는 메이첸이 세운 'OPC 개혁신학'이 지구촌적 비전 없이 교구중심적 교단주의의 그물에 걸려 있다고 지적한다. 그리고 "오순절 성령강림이 단회적이다."라는 개핀의 교리를 배우고 따르다보니 성령충만한 목회사역을 수행하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한다. 저자는 요나단 에드워즈의 칼빈주의 각성운동에 서서 복음과 성령의 능력으로 말미암는 삶의 실천과 사회 및 문화변혁을 강조하는 개혁신학의 전통을 계승하고자 한다. 제14장 '한국교회와 민중신학'에서 저자는 서남동의 민중신학을 소개하며 이는 신학이라기보다 사회경제사적 이데올로기라고 규정하고, 한국복음주의 신학이 올바른 신관을 가져야 할 것을 천명하고 있다. 제15장 '한국교회와 영적 각성운동'에서 18세기에 에드워즈로부터 일어난 영적 각성운동과 1907년 한국교회의 각성운동을 서술하고 있다. 오늘날 현대의 영성운동이 범영성운동으로 나아가고 있는 흐름을 지적하면서 '균형잡힌 영성운동'을 제창하고 있다. 저자는 오순절적인 '지나친 은사 위주의 영성운동의 위험성'을 지적하면서도 '건전한 은사운동을 인정하는 포용적 입장'을 가지고 있다. 이 영성운동이 문화변혁운동으로 나아가야 함을 지적하고 있다. 제16장 '한국교회와 연합운동'에서는 이기주의적 탐욕을 버려야만 일치와 연합을 이룰 수 있다고 주장한다. 저자는 일치와 연합의 모범을 초창기의 한국 교회사에서 찾는다. 선교 초기에는 지역할당제가 좋은 협력을 이루었으나, 유교적인 파벌주의와 70년대 이후의 대교회주의는 개교회 중심의 경쟁의식을 초래했다 고 진단한다. 따라서 한국교회는 에드워즈의 대각성운동이나 1907년의 회개운동과 같은 대각성운동을 일으켜야 한다고 제언한다. 제17장 '한국교회와 남북통일'에서 남북간의 종교교류를 제안하고, 통일을 위해 한국교회가 지금껏 유지해오던 반공적 태도를 지양하며, 북한 동포를 돕고 북한교회재건에 힘써야 한다고 주장한다. 지난날 남북관계를 지배하던 냉전시대의 안보논리를 탈피해 포용과 변혁을 바탕으로 한 새로운 공영시대의 안보논리를 전개해나갈 것을 제안한다. 제18장 '한국교회의 오늘과 내일'에서 광복 후 50년 동안의 한국교회의 모습을 돌아보며 양적 성장은 이루었으나 질적 성숙을 이루지 못해, 협력하는 교회가 아니라 사분오열되고 서로 경쟁하는 교회가 되어버렸다고 분석하고, 영적 갱신운동이 일어나야 한다고 역설한다. 영적 갱신운동은 회개운동이요, 윤리적 각성과 사회참여운동이며, 교회연합과 일치운동이다. 모두 18장으로 구성되어 있는 이 책을 읽으며, 나 자신이 추구하는 '개혁주의적 문화변혁의 신학'이 저자의 삶에서 그대로 사고되고 실천되는 것을 보면서 공감을 느끼고, 다시 한번 깊은 감명과 큰 은혜를 받았다. 이 책은 책상에서 쓴 신학자의 한가로운 사변이 아니다. 목회와 전도, 선교 사역과 신학교의 뜨거운 경건의 교육 현장에서 나온, 개혁신학적 입장에서 충분히 소화되고 정화된 신학사상이다. 이 때문에 본서는 읽는 이들에게 뜨거운 공감을 자아내고 명료한 이해의 빛을 밝혀주고 있다. 저자는 개혁신학의 입장에 확고히 서 있으면서도 사회봉사와 참여를 거부하는 근본주의적 태도를 경계한다. 동시에 영성을 단지 사회참여의 정신으로만 간주하는 세속주의 신학을 경계하고, 기도와 영성과 경건성과 개혁주의적인 삶을 강조하고 있다. 저자의 신학은 바로 이러한 영성과 사회봉사, 복음화와 사회참여의 균형을 견지하는 '개혁주의적 문화변혁의 선교신학'으로 규정될 수 있다. 오늘날 정체성 위기의 늪에 빠져 있는 한국교회의 현실 앞에서 고민하는 목회자, 신학자와 신학도들이 이 저서를 읽음으로써 저자가 제시하는 깊고 경건한 영적, 목회신학적 체험과 사회문화, 윤리적 통찰로부터 많은 영감과 방향 제시를 얻게 될 것이라고 확신하는 바이다. 김영한 (숭실대 기독교학 대학원장) 차 례 저자의 말 추천의 말 제 1 장 한국교회의 역사적 조명과 그 전망 좌표와 이정표 한국교회 어디까지 왔나, 어디로 가나 제 2 장 한국교회의 기도의 습관 기도의 자본론 세계교회의 주목을 받는 기도전통과 습관 제 3 장 한국교회의 기도와 교회성장 기도의 프락시스 기도로 이룬 한국교회 성장 제 4 장 한국교회의 영성과 예배 예배의 흐름과 국면들 영성 점검과 시급한 예배갱신 제 5 장 한국교회의 성령론 프뉴마의 시대와 성령론 논쟁 한국교회 성령론 논쟁의 분석과 전망 제 6 장 한국교회와 전도사역 도전 받는 전도 전도의 유산과 현실의 한계들 제 7 장 한국교회와 교회갱신 복원과 환원의 개혁관 교회갱신의 시급성과 자구노력 제 8 장 한국교회와 봉사사역 섬김: 기독교의 자기 정체성 다양한 봉사사역과 현황, 그리고 미래 제 9 장 한국교회와 여성사역 우열에서 상보의 관계로 여성사역, 문제점과 성경적 근거 제 10 장 한국교회와 제사문제 제사 문제를 재론함 한국교회와 제사문제, 어디가 어떻게 걸리는가 제 11 장 한국교회와 이단과 사교 종교의 데까당트 미래의 이단과 사교는 어떻게 출현할 것인가 제 12 장 한국교회와 신학교육 신학인가 신악인가 진리가 아니라 커리큘럼을 보수하는 신학교육 제 13 장 한국교회와 장로교신학 장로교 신학 사멸론 한국교회에 장로교 신학은 있는가 제 14 장 한국교회와 민중신학 토착과 자생 민중신학은 성경적 신학인가 제 15 장 한국교회와 영적 각성운동 영적 각성운동 한국교회 각성운동의 효시와 예측 제 16 장 한국교회와 연합운동 에큐메니컬 복음적 교회연합운동의 현단계 제 17 장 한국교회와 남북통일 복음이냐 이념이냐 남북문제와 통일 그리고 한국교회 제 18 장 한국교회의 오늘과 내일 온고지신을 배운다 쟁점으로 본 한국교회의 나아갈 길 제 1 장 한국교회의 역사적 조명과 그 전망 1. 한국교회의 역사적 전통 유동식 교수는 한국의 신학사상을 구성하는 3대 광맥이 있다고 지적했다. 첫째는 길선주와 박형룡으로 대표되는 '보수적 근본주의 신학사상'이고, 둘째는 윤치호, 김재준, 그리고 오늘날의 기독교장로회로 대표되는 '진보적 사회참여의 신학'이다. 셋째는 최병헌과 정경옥, 그리고 오늘의 감리교로 대표되는 '문화적 자유주의 신학사상'이다.(「한국신학의 광맥」, pp. 29-30). 그러나 길선주, 박형룡으로 이어진 한국장로교회의 신학사상은 간하배 교수가 지적한 것처럼 보수적 근본주의적인 신학사상인 동시에 칼빈주의 신학사상과 복음주의 신학사상이 혼성되어 구성된 보수적 복음주의 신학사(conservative, evangelical Christianity)이라 하겠다. (Studies in the Theology of the Korean Presbyterian Church, p. 3). 위의 세 가지 신학사상의 특징들을 간략히 기술하면 다음과 같다. 1) 정치 신학 성경에 대해 고등비평을 가한 김재준은 성경에 대한 사회적, 정치적 해석을 시도했다. 그는 아모스서 해석에서 아모스 당시의 사회, 정치적 불의를 지적하는 동시에 일제 당시의 사회, 정치적 불의를 함께 비판했다. 주재용이 "김재준은 한국에 정치신학을 소개했다."라고 지적한 대로 김재준의 역사참여적 진보주의 신학은 70년대 유신 체제하에서 전개되기 시작한 민중신학으로 그 맥을 이어오고 있다.('신학사상의 역사', 1984. 1. 7. [크리스챤 신문]). 2) 문화토착화 신학 최병헌의 신학적 과제는 재래종교와 기독교의 만남의 문제를 해명하는 데 있었다. 그는 종교로서의 기독교는 다른 종교와 연속성이 있으나, 성서에 증언된 그리스도의 복음과 다른 종교와는 연속성이 없다고 했다(유동식, pp. 53-54). 정경옥은 주장하기를 하나님은 성서보다 크고 넓으신 분이라고 한다. 그러므로 성서를 통해서 말씀하실 뿐 아니라 인류의 문화나 역사를 통해서도 말씀하신다고 한다. 따라서 그는 기독교뿐만 아니라 종교 일반에도 많은 관심을 가졌다. (유동식, p. 141). 정경옥은 기독교를 배타적인 절대종교로 주장하지 않고 "기독교는 세계 제 종교 중 하나로서 하나님의 도움을 받아 인간의 영적 노력으로 하나님의 구속을 얻으려고 하는 것임을 믿는다."라고 했다. (유동식, p. 182). 최병헌과 정경옥의 자유주의 신학은 오늘날 감리교로 대표되는 문화토착화 신학으로 이어지고 있다. 3) 보수적 복음주의 신학 (1) 하나님 중심적 신학사상 길선주로부터 시작된 한국의 보수적 복음주의 신학사상은 하나님의 초월성과 절대성을 강조하는 하나님 중심적 신학사상이라고 할 수 있다. 나라 잃은 민족적 절망과 기독교에 대한 일제의 극심한 박해중에도 보수적 복음주의 기독교 지도자들은 다음과 같은 입장을 표명했다. "여호와 신은 천지만물을 창조하고 또 한 지배·통괄하는 최고 유일 절대의 전지 전능의 신이라 하는 반면, 다른 신이라고 칭하는 것은 모두가 위선 내지는 무상이라고 판단하여 천조대신을 위시하여 역대 천왕은 여호와 신의 피조물인 아담 하와의 자손이다."(민경배, 「순교자 주기철 목사」, p. 223). 그들에게는 신이라 칭하는 그 어떠한 인간도 절대적일 수 없고, 단지 여호와 하나님만이 창조주요, 지 배자요, 전능하신 하나님이었다. 그러므로 일제 및 공산 치하의 박해와 고난 가운데서도 한국교회가 달려가 붙잡은 것은 세상이나, 정치력이나, 금권이 아니라 전능하신 하나님과 그의 능력의 손이었다. (2) 성경 중심적 신학사상 길선주, 박형룡, 그리고 박윤선으로 이어지는 한국의 보수적 복음주의 신학의 또 하나의 두드러진 특징은 성경 중심적 신학사상이라고 하겠다. 초월적이면서도 절대적인 하나님을 신앙하는 그리스도인들에게는 하나님의 말씀 역시 절대적인 권위를 갖는다. 그러므로 그리스도인들은 성경공부를 강조했고, 사경회를 통해 교회의 부흥이 이루어졌다. 길선주 목사가 주력한 것은 기도와 성경공부였다. "그는 새벽마다 일찍 일어나서 교회에 나아가 기도를 하고 묵시록을 암송하는 것으로써 하루의 생활을 시작했다."(유동식, p. 57). 그는 성경의 절대성과 무오성을 믿으며 자유주의적인 성경해석을 결코 용납하지 않았다. 1935년 장로회 총회에서 「어빙돈 단권 주석」을 정죄하고 나선 이가 바로 길선주 목사였다. 박형룡 박사 역시 성경의 절대권위와 완전영감을 주장하며 김재준 목사의 자유주의적 신학 행위를 용납하지 않았다. (3) 기도 중심적 신학사상 길선주로 대표되는 한국의 보수적 복음주의 신학사상의 또 하나의 두드러진 특성은 기도 중심적 신학사상이라고 말할 수 있다. 한국교회의 '오순절'이라고 할 수 있는 1907년의 부흥운동을 비롯하여 그후 거듭된 부흥운동은 성경공부와 함께 일어난 기도운동이었다. 길선주, 주기철, 손양원, 김익두, 이대영, 그리고 박윤선 목사는 말씀의 사람이며 무엇보다도 기도의 사람들로서 한국교회를 기도하는 교회로 만들어놓은 사람들이다. 이러한 영향으로 새벽기도, 산기도, 철야기도, 금식기도는 어느덧 한국교회의 독특한 모습으로 이어졌다. (4) 교회 중심적 신학사상 한국교회는 그 초기부터 네비우스의 원리에 근거한 자급, 자전, 그리고 자치의 삼자원리에 입각하여 각기 독립적으로 활발히 발전했다. 교회의 많은 지도자들이 교회에 닥친 환난들, 곧 조선조 말기의 예수 교회에 대한 박해, 일제에 의한 박해, 그리고 공산군에 의한 박해로부터 목숨을 초개처럼 버리고 교회를 지켜왔다. 주기철, 최권능, 손양원 등 헤아릴 수 없을 정도로 많은, 교회를 지키고 사랑했던 순교자들의 터 위에 한국교회는 든든히 서게 되었다. (5) 문화변혁주의 신학사상 한국에 전래된 기독교는 한민족의 영적 생활에 변화를 가져온 영적인 종교인 동시에 문화개혁을 가져온 문화변혁적 종교였으며, 나라 잃은 백성에게 애국정신을 고취한 민족주의적 종교였다. 뿌리깊은 여성차별, 양반과 상민의 이중적 사회구조, 일하기 싫어하는 노동관을 갖게 한 사농공상(士農工商) 관념, 통치자의 권위를 절대화했던 그릇된 사상 등은 그리스도의 복음 증거와 평등사상과 함께 사라지게 되었다. 2. 현대의 조류 현대는 그 관심을 하나님으로부터 인간 자신에게로 바꾸어놓은 시대라고 하겠다. 현대 자본주의 및 산업주의 생활양식은 그 가치의 초점을 점차 하나님의 영광을 추구하는 것으로부터 개인의 행복을 추구하는 것으로 바꾸어놓았다. 현대 서구 사회는 기독교 전통의 틀에 서 있으면서도 점차 기독교적 가치관에서 떠 나 경제적 소득과 자산 축적을 삶의 궁극적인 목적으로 삼게 되었다. 크리스토퍼 도슨은 현대 문화의 위기를 다음과 같이 기술했다. "우리는 현대 문명의 세속적인 특성을 당연한 것으로 취급하게 되었다. 그러나 그것은 오히려 비정상적인 것이고 예외적인 것이다. 고대의 모든 위대한 문명들은 초월적인 신적 질서를 믿었다. 현대는 이와 같은 고대의 지혜를 망각하고 말았다. 오늘의 습관과 전통과 법과 권위는 종교적 성스러움과 도덕적 권위를 상실했다. 이 습관과 전통과 법과 권위는 모두 인간화되고 세속화되었으며, 동시에 불안정하고 유동적인 것이 되었다. 문명이 물질적으로 풍요해지고 더욱더 강력해지면서 영적 및 종교적으로는 딱해지고 빈곤해졌다."(Christopher Dawson, The Historic Reality of Christian Culture, pp. 79-80). 간단히 말해 현대문화는 신본주의 대신 인본주의, 초월주의 대신 세속주의, 영성 대신 물질 또는 과학기술, 세계보편주의 대신 민족 국가주의 및 개인주의의 지배를 받는 인간 중심의 문화로 전락했다고 하겠다. 다시 말해 현대문화에서는 인간과 물질과 과학기술과 민족과 국가와 개인이 하나님의 자리를 대신 차 지하게 되었고, 결국 인간신, 물신, 과학신(科學神), 민족 또는 국가신이 등장하게 되었다고 하겠다. '혹성 탈출'이라는 영화는 21세기의 인간이 핵미사일을 경배하며 찬양하는 장면을 묘사했는데, 이는 신을 축출하고 과학기술로 그 자리를 대신 차지하게 한 현대문화의 특성을 단적으로 나타낸 것이라고 볼 수 있다. 3. 현대 및 한국교회의 진단 현대교회는 현대문화를 변혁시키는 대신 인간 중심의 현대 세속문화에 의해 침투·공격당해 변질되었다. 따라서 현대 기독교는 현대가 추구하고 숭배하는 인간과, 인간의 정치, 경제, 사회, 종교, 문화, 과학적 번영과 성취를 추구하는 인본주의 및 세속주의적 형태의 신학을 만들어내거나 이같은 현대문화의 도전에 대해 무력한 모습을 드러내기도 했다. 1) 번영의 신학 2차 대전의 비극과 동서간의 냉전 및 국지전쟁의 비극을 경험한 현대인들은 무엇보다 생활의 안정과 물질의 번영을 추구하게 되었다. 따라서 빈센트 필, 로버트 슐러, 조용기 등은 자기 소외와 자기 상실의 불안 속에서 고민하는 현대인들에게 육체의 건강과 물질의 부요함과 현세의 행복을 약속하는 번영의 신학을 만들어주었다. 믿기만 하면 무엇이나 할 수 있고 믿기만 하면 무엇이나 이룰 수 있다는 적극적 사고의 신학은 그 초점을 하나님과 그 뜻에 두기보다는 인간과 그의 의지에 두는 것이라고 말할 수 있다. 번영의 신학은 평신도들과 목회자들로 하여금 더 큰 사업과 더 큰 교회를 추구하는 허영심을 가지도록 조장하고, 결국 대형화와 대량화를 추구하는 현대에 대교회주의와 물량주의를 초래했다. 로버트 슐러의 '수정교회'를 모방한 대형교회들이 세계 도처에 우뚝우뚝 세워졌으며, 로버트 슐러가 주창한 교회성장을 위한 '슈퍼마켓 경영원리'가 많은 교회에서 채택되고 있다. 교회 구조는 대형화 및 대량화되고, 교회 조직은 전문화되며, 교회 사업도 전문화되고 있다. 건물이 큰 교회, 교인수가 많은 교회, 사업을 많이 하는 교회가 현대교회의 이상형이 되고 있다. 번영의 신학과 교회의 대형화가 교회발전에 미친 긍정적인 영향을 무시할 수는 없다. 개교회를 중심으로 하는 기도와 전도와 봉사의 각종 사업이 보다 열성적으로 이루어지고 있다. 그러나 번영신학과 물량주의가 교회에 미친 피해 역시 적지 않다고 말할 수 있다. 그것은 목회 사역에 인위성과 허영성을 조장했고, 일반신자에게는 신앙생활의 초점을 하나님의 뜻에 두기보다 현세적 및 물질적 축복에 두게 만들었다. 2) 세속주의 신학 종교개혁과 근세와 현대는 기독교의 세속화 시대로, 교회와 세상의 분리를 극복하고 기독교의 복음을 세상과 연결시키려고 시도한 시대라고 볼 수 있다. 종교개혁자들은 그리스도인들이 세상 안에서 직업적 소명을 가질 것을 강조했고 건전한 의미에서 기독교의 세속화를 시도했다. 그러나 건전한 의미에서의 '기독교 세속화 운동'은 근세와 현대에 이르러 신본주의 대신 인본주의의 등장으로 파괴적인 의미를 갖는 '기독교의 세속화'로 전락되었다고 할 수 있다. 비기독교적인 기독교, 울타리가 없는 교회, 세상 속으로 흩어져 세상과 동일시되는 크리스천의 모습이 현대 세속화 시대의 이상적인 기독교의 모습으로 바뀌어졌다. 이러한 세속화의 경향과 함께 초래된 또 하나의 현대교회의 모습은 세속주의에 빠진 모습이다. 마약과 성적 부도덕과 동성연애가 부분적으로나마 교회 안에서 수용되고 있으며, 사치와 향락이 교회 안에서 묵인되고 있다. 많은 교회 행사들이 호텔에서 화려하게 치러지고 있으며, 교회의 행정이 대기업을 모방하고 있다. 주일성수는 이제 우리 시대와는 상관이 없는 옛 시대의 유물로 간주되고 있다. 세속주의가 현대인으로 하여금 신앙생활을 편리하게 하는 데는 큰 공헌을 했다고 말할 수 있다. 그러나 이와 같은 세속주의는 교회와 크리스천의 생명력을 앗아가고 사회로부터의 비난을 면치 못하게 했다. 3) 정치 신학 정치 신학은 남미, 필리핀, 한국 등 정치, 경제, 사회, 인권적 모순과 불의가 자행되는 독재체제 하에서 정치, 경제, 사회, 인권적 정의와 평등을 추구하며 일어난 '신학운동'이다. 남미에서 일어나는 해방신학과 한국에서 일어나는 민중신학이 정치, 경제, 사회, 인권운동으로서 타당성은 있으나, 이 신학에서 신의 자리를 정치, 경제, 사회적 인간으로 대치한 것은 치명적인 신학적 오류를 범한 것이라고 볼 수 있다. 민중신학은 심지어 신학의 관심 대상이 초월적 신이 아니라 '역사적 민중'이라고까지 주장했다. 민중신학의 신은 민중과 더불어 존재하며 민중 안에 내재하고 민중과 자신을 동일시한다. 서남동은 창녀들의 소굴에서 한 창녀인 산모가 아기를 낳는데, 그런 시궁창에서 새생명 곧 신이 출현하는 것을 본다고 했다. 서남동의 신은 초월적인 신이 아니라 인간의 비참한 현실적 삶에 내재하는 인간신이다. 서남동은 한 걸음 더 나아가 예수가 곧 민중이요 민중이 곧 메시아라는 신인동일의 사상을 내세웠다. 그는 우리의 현실에서 천년왕국을 현실화하는 방법은 '유신헌법을 폐기하고 새 헌법을 만드는 작업'이라고 주장했다. 이러한 민중신학적 이데올로기의 근원은 19세기 초 독일의 관념주의 철학자 헤겔에게까지 소급된다. 헤겔은 역사 발전과정이 곧 신이며 신은 역사 발전과정 안에서 스스로 발전한다고 주창했다. 헤겔의 범재신론적 역사신의 개념이 포이에르 바흐의 무신론과 마르크스의 유물주의 사상을 경유하여 오늘의 정치 신학 사상으로 발전해 나타난 것으로 볼 수 있다. 민중신학의 주장이 정치, 경제, 사회적 개혁운동으로서의 타당성이 없는 것은 아니다. 민중신학 운동은 틀림없이 한국의 민주화를 가져오는 데 중요한 공헌을 했다. 그러나 민중신학은 분명히 신학의 범주를 벗어나 정치, 경제, 사회적 이데올로기로 변질되고 말았다. 민중신학은 이제 하나님 신앙과 사색의 영역으로부터 사회, 경제적 행동과 정치적 혁명의 장으로 넘어섰다. 4) 문화토착화 신학 인간은 생태적으로 자기가 속해 있는 가문과 민족, 종교, 문화적 전통 등을 존중하고 절대시하려고 한다. 헬라·로마인들 못지 않게 문예부흥시대 이후의 현대인들은 인간의 고유한 민족, 종교, 문화적 전통을 내세우고 그것에 집착하는 데 남다른 열성을 보였다. 이와 같은 경향은 20세기 후반에 이르러 더욱 강화되었다. 이전에는 강대국들에 의해 지배를 당해오던 세계 곳곳의 약소국가들이 정치적 독립과 인간적 자유를 누리게 되면서 이들의 인간과 문화의 뿌리를 찾는 운동이 현저하게 나타났다. 고유한 민족, 종교, 문화적 전통을 내세우는 경향은 기독교에도 심각한 영향을 끼쳤다. 기독교의 메시지를 그 지역의 종교문화적 전통과 유산에 접목시키거나 융합시키려는 종교문화적 토착화 신학운동 또는 혼합주의 종교운동이 곳곳에서 일어났다. 한국의 일부 급진주의 문화신학자들은 기독교와 한국의 종교문화적 전통과의 종합을 과도하게 시도했다. 변선환 교수는 한국교회의 신학이 비서구화, 토착화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복음이라는 벼나무가 한국의 토양에 뿌리를 내려서 한국의 기독교가 비서구화되고 토착화되는 데까지 성숙을 지향해야 할 것이다. 그렇다면 기독교는 대자비로 나타나는 대지혜를 말하는 불교와 함께 대화하며, 지구촌의 밝은 미래와 인류의 일치를 향해 현재 일어나고 있는 '하나의 세계'를 밝히기 위해 협력하여 나아갈 수 있을 것이 아니겠는가?" 김경재 교수도 한국신학의 과제는 전통적인 서구 신학을 유구한 한국의 종교문화(샤머니즘 문화, 유교문화, 불교문화의 종합) 가운데 이미 존재하고 싹터온 존재론적 자연신학과 분리될 수 없는 관계에서 변화, 성장시켜나가게 해주는 종교신학 또는 문화신학적 토착화라고 했다. "한국신학의 과제는 복음이 변화하는 것을 두려워 말고 서구신학이 규명해놓은 복음의 진리에, 한국인의 삶과 오늘날 자연과학이 밝혀주는 실재의 새로운 이해를 갖고 복음을 좀더 새로운 관점에서 이해하는 것이다." 이러한 종교문화적 토착화 신학의 근원은 슐라이어마허에서 비롯되는 주관적이고, 역동적이며, 신비적인 인간정신을 그 본바탕으로 하는 체험주의 신학과 본 회퍼, 폴 틸리히, 칼 라너 등으로 대변되는 소위 후기 기독교시대의 비종교화 신학에서 발견할 수 있다. 토착화 신학의 주장 가운데는 무비판적 서구신학 수입에 대한 정당한 비판과 토착교회의 자주성 선양이라는 정당성이 없는 것은 아니다. 그리고 자연과 문화 자체를 죄악시하는 이원론을 극복하는 데도 다소의 공헌을 했다고 볼 수 있다. 그러나 종교문화적 토착화 신학은 기독교 전통의 역사성과 기독교 복음의 배타적인 절대성을 간과하고 기독교를 하나의 비역사적, 범종교적 진리로 추상화하는 심각한 오류를 범했다고 볼 수 있다. 급진적 토착화 신학은 필연적으로 범종교적 혼합주의를 초래하며 결국 기독교의 진리를 파괴하고 마는 것이다. 5) 과학기술주의 현대과학은 급속도로 발전하고 있다. 숨은 우주의 신비가 밝혀지고 있으며 생명체와 그 종의 개발이 시도되고 있다. 결국 첨단 과학기술을 개발한 현대의 인간은 그 기술로 인간과 자연과 우주를 다스리려고 하면서 신의 자리를 차지하려 하거나, 그 과학기술의 지배와 통제를 받는 과학기술의 노예로 전락하기도 했다. 현대교회는 급속도로 발전하고 있는 현대 과학기술 앞에 무력한 모습을 나타내거나 심지어는 그 앞에 무릎을 꿇는 비굴한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현대과학이 진화론을 주장해도 현대교회는 침묵하거나 그것에 아부하기도 했다. 현대과학이 교묘한 살인 무기를 개발하여 생명을 침해하거나 파괴해도 현대교회는 침묵하거나 그것을 정당한 것으로 간주하기도 했다. 현대과학이 현대인의 편리를 도모하기 위해 생명을 조작해도 현대교회는 침묵하거나 그것의 부당성을 분명하게 비판하지도 못했다. 현대과학이 과학개발이라는 명목 아래 자연과 우주를 오염시키고 파괴해도 현대교회는 그것에 대해 무관심하거나 해결하려는 시도도 하지 않았다. 6) 개인주의 현대는 개인주의가 극도로 팽배한 시대이다. 신( )도 국가와 민족도, 그리고 이웃이나 가족 식구들도 그 존재의 의미를 점점 잃어가고 있다. 이 모든 것이 나 하나만을 위해 존재하는 도구와 방편에 불과한 것으로 여기게 되었다. 나 하나의 유익을 위한 것이라면 신도 국가도 이웃도 심지어는 가족까지도 얼마든지 포기하고 희생시킬 수 있게 되었고, 하나님 경외나 애국, 애족, 애린(愛隣) 사상도 이미 옛 시대의 유물이 되어버린 지 오래다. 이와 같은 현대의 개인주의는 현대교회 안에까지 침투하게 되었다. 이웃사랑과 세계보편주의를 표방해야 할 현대교회는 개인주의와 개교회주의에 사로잡혀 그 속성을 노골적으로 나타내게 되었다. 나 하나가 복 받기 위해서 모든 노력을 경주하고 내 교회 하나가 부홍되게 하기 위해서는 어떤 희생도 감수하는 것이다. 이와 같은 개인주의와 개교회주의 경향은 한국교회에서 가장 크게 문제시되고 있는 분쟁과 분파의 문제를 좀더 심화시켰다. 그리하여 선교 초기 장로교, 감리교, 성결교로 시작했던 한국교회가 선교 백 년을 맞는 오늘날에는 100여 개의 교단과 70여 개의 장로교단으로 갈라지게 되었다. 개교회주의와 분파주의가 한국교회 성장의 한 요소가 되었다고 아전인수격의 해석을 하는 사람도 있으나, 실상은 개인주의와 분파주의야말로 기독교에 치명적인 피해를 입혔다고 말할 수 있다. 첫째, 하나의 유기체인 하나님의 교회가 건강하게 성장하는 것을 저해했으며, 둘째 세상과 사회로부터 비난과 지탄을 받아 결국 전도와 하나님나라 확장을 방해하게 되었던 것이다. 4. 한국교회 사명 1) 신관의 정립 우리는 현대문화의 특성을 신(神) 상실로 보았다. 따라서 현대문화에 대한 현대교회의 첫째 사명은 신관의 정립과 제시라고 말할 수 있다. 성경의 계시와 성령의 조명을 통해 현대인에게 다가오는 참신은 역사과정이나 민중과 동일시될 수 없고, 타 종교문화의 범신이 될 수도 없으며, 물질의 번영이나 세속적 쾌락과 대치될 수도 없는, 초월적인 창조주이시며 역사 안으로 찾아오신 인격적인 구속주가 되신다. 이것을 현대교회가 먼저 새롭게 체험하고, 그 신 앞에서 살며, 그 신을 현대인들에게 생생하게 증거하고 제시하는 일이 무엇보다 우선되어야 할 것이다. 그리고 인간의 궁극적인 목적이 창조주 하나님께 영광을 돌리는 데 있음을 구체적으로 보여주어야 할 것이다. 2) 인간관의 정립 현대문화의 변질현상은 인간이 하나님의 형상대로 지어진 피조물로서의 제자리를 상실하고, 신의 자리를 침탈하거나 또는 물질이나 기계의 자리로 전락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현대인은 고도로 발달된 과학기술을 이용해 자연과 우주를 다스리며 이 땅에 천년왕국을 세우려는 허망한 꿈을 가지게 되었고, 다른 한편으로는 자신을 포함한 인간의 고귀한 생명을 현대과학 기술의 통제와 조작에 모두 맡겨버리는 비인간화의 결과를 빚기도 했다.따라서 현대교회에 주어진 또 하나의 사명은 상실된 인간상을 회복시키며 바른 인간상을 제시하고 정립하는 것이라고 말할 수 있다. 인간의 모든 문화적, 과학적 활동은 자율적인 인간 존재가 인정하고 따르는 한에서 가치와 보람을 갖는다. 또 인간은 하나의 물질이나 도구가 아니다. 하나님의 모습과 뜻을 펼칠 수 있는 신적 특성을 소유한 존재가 인간이다. 그러므로 현대교회는 바른 인간상을 새롭게 정립하고 실천하며 그것을 현대인에게 모범적으로 보여주어야 할 것이다. 올바른 의미에서의 인간화의 과업은 현대교회가 지향해야 할 중요한 과업이다. 3) 문화관의 정립 바른 신관과 바른 인간관을 상실한 현대는 자연과 사회질서를 파괴하는 정치, 경제, 사회, 과학, 문화 활동을 마음대로 자행했다. 개인이나 국가의 이익을 증진시키는 일이라면 자연질서는 얼마든지 손상시킬 수 있었다. 식품을 비롯한 산천과 초목과 대기가 여지없이 오염되거나 파괴되었고, 몇몇 개인의 이익을 위해 대지와 섬과 바다까지 임의로 '개발'되고 변형되었다. 따라서 현대교회는 올바른 자연관과 문화관을 정립하고 제시하는 사명을 수행해야 할 것이다. 창세기 1장 28절의 "땅을 정복하라 모든 생물을 다스리라."는 문화 위임령은 인간이 자연을 착취하거나 무제한적으로 개발하라는 말이 아니라 하나님의 공의와 사랑의 원리에 따라, 즉 하나님의 영광과 인간의 복지를 위해 올바로 보존하고 개발하고 사용하라는 하나님의 명령이다. 인간은 자연의 주인이 아니라 자연의 관리자이며 청지기임을 바로 인식하고 실천하며, 모본을 제시해야 할 것이다. 4) 통일 및 선교관의 정립 21세기를 향한 한국교회의 지상과제 중 하나는 통일의 성취와 북한선교 및 세계선교 수행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러기 위해서는 세계 도처에서 일어나고 있는 개혁과 자유화의 물결이 북한에도 밀려들어가도록 북한과 여러 방면에서 적극적으로 접촉과 교류를 시도해야 할 것이다. 북한 당국자나 조선기독교연맹과 같은 북한의 공식단체들과도 조심스러운 접촉과 교류를 계속 시도해야겠지만, 접촉범위를 북한의 공식단체들에만 국한할 것이 아니다. 북한의 모든 인사들을 대상으로 광범위한 접촉과 교류를 계속 과감하게 시도해야 할 것이다. 영웅심이나 이기적인 야심을 지양하고 북한 사람들과 언제 어디서나 어떤 방법으로든지 접촉하고 교류하기 위해 노력해야 할 것이다. 한국교회가 한 가지 시급하게 반성하고 준비해야 할 것은 효과적인 북한선교를 위한 우리 자체의 정비이다. 사분오열된 우리 남한 교회의 모습을 북한에 그대로 보여주거나 이식해서는 결단코 안 된다. 교류의 문이 열릴 때 우리가 들고 가야 할 것은 예수 그리스도의 복음이지 100여 개로 갈라진 장로교단들이 아니다. 우리가 할 일은 선교지의 교회를 돕고 강화시키는 일이지 선교지에 혼란과 분쟁을 초래하는 것은 아니다. 이것은 북한뿐만 아니라 세계의 다른 선교지에서도 일어나서는 안 될 일이다. 21세기를 맞는 한국교회는 국내에서 자체의 모습도 정비해야 할 뿐 아니라 선교지에서 나타나는 선교사역의 모습도 정비해야 할 것이다. 5) 내세관의 정립 현대는 내세를 상실한 시대이다. 내세에 대한 관심을 포기하고 현세에 파묻혀 산다. "내일 죽을 터이니 먹고 마시자." 하는 주의는 옛날 헬라 로마인들의 생활신조였을 뿐 아니라 현대인의 생활신조가 되었다. 큰 집에서 편하게 살고 세상에서 좀더 즐겁게 사는 것이 현대인의 생활신조가 되었다. 정치, 경제, 사회적 정의에 기초한 정치적 지상천국과, 현대 과학기술에 기초한 과학적 지상천국을 이땅 위에 건설해보려고 하는 것이 현대인의 꿈과 목표가 되었다. 따라서 현대교회는 지상천국을 이룩하려는 현대인의 꿈이 얼마나 허망한 것인가를 지적하고 보여주며, 내세를 상실한 현대인들에게 그리스도의 재림으로 완성될 내세의 천국관을 분명하게 제시해야 할 시대적 사명을 가지고 있다. 올바른 종말신앙이야말로 현세를 도피하게 하는 것이 아니라 정반대로 현세에 대해 책임있고 적극적인 문화 창조적 삶을 살게 만든다는 하나님 중심적 삶의 신학을 바로 정립하고 제시하는 것이 시급한 일이다. < 1990. 4. 30-5. 1. 총신대 부설 한국교회문제연구소, '제5회 한국교회 심포지엄'> 제 2 장 한국교회의 기도의 습관
	[인쇄하기] 1998-12-17 19:46: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