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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명혁 목사

"영 몰라 통 몰라 가르쳐줘도 몰라"(두란노,1999.4)

	"영 몰라 통 몰라 가르쳐줘도 몰라" 김명혁 지음 정진경 추천 두란노 1999. 4. (가격:7,000원, 강변교회에서 5,000원에 구입) 머리말 세상이 너무나 바빠졌고 각박해졌다. 사람들의 얼굴에는 웃음이 사라졌고, 사람들의 마음에는 감동도 눈물도 없어졌다. 여기에 실린 글은 바쁘고 각박한 세상을 살아가면서 부담 없이 읽으며 잠깐 웃기도 하고, 가벼운 감동도 받을 수 있는 이야기들을 모아 놓은 것이다. 나의 건망증 이야기를 비롯해서 내가 잊을 수 없는 지난날의 이야기들을 모아 놓았다. 또한 내가 목회를 하면서 만난 사람들의 감동적인 이야기들도 적어 보았고 빛을 남긴 몇몇 사람들의 삶에 대해서도 간단히 살펴보았다. 아마도 사람들을 만나는 일보다 더 기쁘고 보람된 일은 없을 것이다. 이 책을 나의 사랑하는 아내 김봉화, 두 딸 혜원, 혜진에게 바친다. 하나님의 위로와 은혜가 모든 분들과 함께 하시기를 기원한다. 1999년 3월 김명혁 목사 추천의 말 "내가 좋아하는 김 목사" 오래 살다 보면 주변에 아는 사람도 많이 생기고, 가까운 친구도 갖게 되는 것은 누구에게나 공통된 경험일 게다. 그러나 내 마음을 열어 보이고, 또 내 마음 한구석에 자리를 허용할 수 있는 친구를 갖기란 그리 쉬운 일이 아니다. 나는 김 목사와 같은 신실한 친구를 만나게 해주신 하나님께 늘 감사드린다. 내가 김 목사와 가까이 사귀게 된 것은 한국 복음주의 협의회 일에 관계하면서 부터이다. 내가 회장이 되고 김 목사는 총무가 되어 복음주의 운동을 함께 하면 서 나는 그를 이해하게 되었고, 그도 나를 믿어 줌으로 우리는 하나님 나라의 일을 위하여 가까운 동반자가 되었다. 그 후 우리 두 사람은 외국 여행을 함께 하는 기회가 잦아졌다. 주로 아시아 복음주의 협의회, 세계 복음주의 협의회 일로 홍콩, 싱가폴, 태국, 필리핀, 인도네시아 등 여러 지역에서 개최되는 국제 회의에 같이 참여하는 일이었다. 그 외에도 우리는 일본, 소련, 중국 등 여러 지역을 함께 여행했다. 우리 두 사람은 외국에 갈 때마다 룸 메이트가 되어 사사로운 일로부터 한국 교회의 문제, 사회, 국가에 관한 일까지 폭 넓게 의견을 나눌 수 있는 시간을 가졌다. 그러는 동안 우리는 주 안에서 정이 들고, 서로의 신학적인 입장이나 사상, 이념 같은 것도 이해하고 신뢰하게 되었다. 이런 신뢰를 바탕으로 목회와 선교에 관한 전반적인 문제를 서로 상의하는 동역자가 되었다. 김 목사는 복음적인 신학자로서 국내외에 널리 알려졌고 그의 학문적인 업적도 높이 평가받고 있다. 또한 그는 신실한 목회자로서 18년 전에 강변교회를 개척하여 오늘에 이르기까지 개혁주의 신앙과 덕으로 신자들을 훈련하고 보살펴 오늘의 성숙한 교회를 키웠다. 그가 오랜 세월 지불한 희생과 봉사의 대가는 지난 4월에 훌륭한 성전을 지어 봉헌하는 결실을 거두게 되었다. 또한 그는 폭 넓은 문필가이다. 자신의 전공에 대한 저작이야 말할 것도 없고, 그 외에도 다양한 분야의 글을 썼다. 그는 문필력이 뛰어난 학자이다. 때로 는 회의를 하고 있는 그 자리에서 내일 발표할 연설의 원고를 쓰기도 한다. 어 떤 때는 방금 의논된 내용들을 문서로 정리하여 그 다음 시간에 언론 보도에 넘길 정도로 신속하게 붓을 놀린다. 그는 또한 선교 사업, 구호 사업에도 앞장서서 주도하는 교계의 지도자이다. 한 동안 아시아 지역에 홍수가 범람하고, 아프리카 지역에는 한재가 극심하여 식수가 끊겨 사람들이 병 들고 죽어 갈 때 발벗고 나서 동분서주하며 많은 성 금을 모금하여 수십 개의 우물을 파 줌으로 식수난을 해결해 주었다.요즘은 기아에 허덕이는 북한 동포들을 돕는 일에 앞장서서 일하고 있다. 그의 북한 동포에 대한 애정이 남다른 것을 나는 안다. 그가 신앙의 자유와 성수 주일을 위하여 열한 살의 어린 나이에 단신으로 월남하여 오늘까지 통일되기만을 바라는 그 일념으로 살아왔기에 북한 동포들을 돕는 일에 쏟아 붓는 그의 애정과 정열이 일반 사람들과는 다르다는 것을 이해하기란 어렵지 않다. 김목사는 많은 시간과 정열을 바쳐 교파의 벽을 헐고 보수니 진보니 하는 고 정 관념에서 벗어나 분열된 한국 교회의 일치와 화합에도 크게 기여하고 있다. 내가 김목사를 좋아하는 이유는 위에서 지적한 그의 능력이나 받은 은사 때 문만은 아니다. 무엇보다도 나는 그가 맡은 일에 쏟아 붓는 정열을 좋아한다. 어떤 때는 일에 미친 사람같이 보이기도 한다. 자신이 하는 일에 미친 사람은 못할 일이 없다. 그는 이해 관계를 초월하여 자기가 맡은 일을 수행함에 있어서 는 지칠 줄 모르는 강력한 추진력을 가진 지도자이다. 그에게서는 일의 욕심을 빼고는 아무런 사심도 욕심도 없다. 그저 일하는 재미로 사는 사람 같다. 나는 김목사의 이런 점이 늘 부럽다. 또 내가 김목사를 좋아하는 것은 그의 검소하고 청렴한 생활이다. 몇 해 전에 그가 시무하는 강변교회 제직 수련회의 강사로 초청을 받은 적이 있었다. 속리산에서 수련회를 마친 후 그 교회의 나이 드신 권사님 한 분이 자기 차로 나를 서울까지 태워다 주었다. 오는 도중에 그는 나에게 자기 교회 목사에 대한 숨은 이야기를 많이 들려주었다. 그 중에서 하나만 이야기한다면, 김목사는 조그마한 자기 집을 가지고 사는데 교회가 그 집보다 좀더 넓은 집을 마련해 드리려고 제의했다가 일언지하에 거절을 당했다고 한다. 그 이유는 "주변에 이런 집도 없는 사람이 많은데 더 큰 집이 무슨 소용이 있느냐"는 것이었다. 그리고 그 권사님 말씀은 "우리 김목사님은 차도 작은 것, 집도 작은 것만 좋아하시니 그 정도밖에 못살 것"이라고 아쉬워했다. 이 말은 김목사의 청렴한 생활의 일부를 공개한 것이다. 내가 김목사를 좋아하는 또 다른 이유는 아무것도 숨김없이 사는 그의 솔직한 성품 때문이다. 그는 언제나 있는 그대로 생각하며 그대로 산다. 그에게는 가식이나 꾸미는 것이 없다. 속과 겉이 같은, 요새 말로 하면 투명한 생활을 하는 사람이다. 그의 강한 추진력 때문에 연합 운동하는 사람들 중에는 정치성이 강하다고 오해하는 사람도 간혹 있다. 그러나 내가 보기에는 그에게 정치성 같은 것은 티끌만치도 없다. 다만 자기의 소신대로 밀고 나가다 보니 그런 오해를 받기도 한다. 내가 김목사를 좋아하는 또 한 가지 이유는 그의 망각증 때문이다. 그러나 그것은 나이 많아서 잊어버리는 것과는 종류가 다르다. 그는 어떤 일에 집중하다 보면 자기 주변 정리에 소홀할 때가 많다. 여행을 같이 하다 보면 여권을 잃어버리고 이 대사관에서 저 대사관으로 뛰어다니기도 하고, 어떤 때는 자기가 가지고 온 소지품이 무엇인지조차 잊어버리고 '내가 분명히 이런 옷을 가방에 넣었는데 이상하다'고 한다. 그를 좋아하는 것은 그런 와중에서도 당황하거나 염려하거나 안달하는 기색을 전혀 보이지 않기 때문이다. 그래서 그가 무관심의 사람인지 현세를 달관한 사람인지 분간이 안될 때도 있다. 그러면서도 자기가 할 일은 빈틈없이 다해 낸다. 나는 그의 그런 면모가 좋다. 그래서인지 강변교회 사람들이 우리 목사님은 "영 몰라 통 몰라"라고 부른다고 한다. 여기 "영 몰라 통 몰라"라는 제목으로 김목사가 재미있고 의미 있는 이야기들을 모아 놓았다. 나는 내가 좋아하는 김목사가 쓴 글을 기쁨으로 추천한다. 1999년 2월 정진경 목사 목 차 머리말 추천의 말 1. 웃기는 건망증 이야기 1. 영 몰라, 통 몰라 2. 영 몰라, 통 몰라, 가르쳐 줘도 몰라 3. 이 가구 언제 가져왔어? 4. 이건 내 구두가 아닌데 5. 처음 뵙습니다 6. 저 분이 누구시지요? 7. 내 옷이 어디 있지? 8. 종이 우산 가지고 가거라 9. 건망증 말기(末期) 10. 열쇠 잊지마 11. 의사 안된 것이 천만 다행이에요 12. 꼭 같은 설교를 두 번이나 계속해서 하다니 13. 당신에 대해서 별로 좋은 평판을 듣지 못하고 있습니다 14. 꿈인지 생시인지 구분도 몰라 2. 잊혀지지 않는 이야기들 1. 그 청년이 누구였는지? 2. 고등학생과 대학생 시절의 왕십리 전도 3. 4.19의 밤을 밝힌 서울대 문리대생들 4. 옥현 마을에서의 전도(1) 5. 옥현 마을에서의 전도(2) 6. 자문 받을 일이 있는데요(1) 7. 넥타이 풀어요(2) 8. 우리도 하나님 찾아요(3) 9. 나를 믿으시오 10. 영사님이 그것도 모르시오? 3. 웃기는 사람들의 이야기 1. 내 표는 입석표요 2. 물 내려가는 곳이 어디 있소? 3. 여럿이 먹을 밥을 혼자서 먹어버린 명신홍 목사님 5. 책보자기 손에 들고 책보자기 찾으러 학교에 간 손봉호 학생 6. 손님 청해 놓고 방에 올라가 잠을 잔 훗셀 교수 7. 자기 집에 왔다가 다시 돌아간 하이네 4. 잊혀지지 않는 목회의 뒷 이야기들 1. 목사 선생님이 공부도 가르치나요? 2. 목사님이 기도해 주시면 아픈 것이 다 없어져요 3. 친구가 개업한다는데 꽃이라도 가져가야지요 4. 회장 보살님은 아주 훌륭하세요 5. 아이들에게 무엇 좀 사 주시라고 조금 냈어요 6. 하나님 믿으려면 내 주먹을 믿어 7. 주일을 범했으니 두 달 동안 모두 근신하시오 8. 목사님의 말씀이 저의 기쁨입니다(1) 9. 목사님의 말씀이 저의 기쁨입니다(2) 10. 성경을 모두 정서한 새 신자 11. 전주 예수병원의 성정식씨로부터 온 편지 12. 기도와 예배를 삶의 전부로 삼고 살아가는 소록도의 성도들(1) 13. 소록도 수련회 간증문(2) 14. 부산에서 온 박희선씨의 편지(1) 15. 부산에서 온 박희선씨의 편지(2) 16. 부천의 박범순씨와 그의 두 딸(1) 17. 부천의 박범순씨와 그의 두 딸(2) 18. 박범순씨의 딸 은영이가 쓴 눈물의 고백(3) 19. 러시아의 선교사들과 주고받은 편지 20. 중국에서 온 편지 21. 강원도 감자를 북한에 보낸 이야기 22. 영원히 썩지 않을 양식을 위해 23. 강남 지역 주민이 보낸 눈물의 편지 24. 북한과 중국에서 온 편지 25. 원주를 반하게 하신 김 목사님 5. 나의 사랑하는 어머니와 아버지와 아들 1. 나의 사랑하는 어머니! 2. 나의 사랑하는 아버지, 김관주 목사 3. 나의 사랑하는 아들 철원아! 6. 빛을 남긴 사람들 1. 빛을 남기며 산 사랑의 사람 장기려 박사 2. 소금을 뿌리며 사는 의의 사람 손봉호 교수 3. 생명을 쏟아 바친 믿음의 사람 주기철 목사 4. 사랑을 실천하며 산 사랑과 용서의 사람 손양원 목사 5. 나귀로 쓰임받는 봉사의 사람 스티브 린튼 박사 6. 하나님께 붙잡혀서 산 기도와 말씀의 사람 박윤선 목사 7. 재물로 주님을 섬긴 충성스런 사람 백남조 장로 8. 장애인의 천사로 사는 사랑의 사람 죠니 에릭슨 9. 한 선교사의 감동적인 고백 10. 기도와 섬김의 목회자 김삼환 목사 11. 마음이 넓은 포용력의 지도자 홍순우 목사 12. 기도와 전도의 사람 신현균 목사 13. 한국교회의 등불 한경직 목사 7. 북조선 방문기 8. 제자들이 쓴 나에 대한 글들 1. 은사님이 베푸신 사랑의 배려(권성수 교수) 2. 내가 좋아하는 김명혁 박사(최홍준 목사) 3. 내가 보는 김명혁 목사님(박윤애 선교사) 1. 웃기는 건망증 이야기 1. 영 몰라, 통 몰라 한번은 대치동 구역 모임에 참석한 일이 있다. 구역 예배를 마치고 구역원들과 대화를 나누던 중 갑자기 구역원들끼리 깔깔대며 웃는 것이었다. 무슨 일 때문에 웃느냐고 물어 보았더니 그 이유는 말하지 않고 여전히 서로 얼굴만 쳐다보며 깔깔대는 것이었다. 담임 목사한테 설명도 하지 않고 왜 자기들끼리만 웃느냐고 또다시 물었더니, 그제서야 용기가 좀 있는 한 사람이 "우리가 목사님 별명을 지었는데요…"라고 말을 꺼내는 것이었다. 그래서 그 별명이 무엇이냐고 물었더니 모두들 다시 한번 깔깔대며 웃었다. "죄송하지만요, 우리가 목사님 별명을 요, '영 몰라, 통 몰라'라고 지었어요." 목사님은 도대체 아무것도 모른다는 설명이었다. 그리고 그런 별명을 짓게 된 이유를 설명해 주었다. 주일날 예배를 마친 후에 새로 나오기 시작한 남편들을 담임 목사에게 소개할 때마다 담임 목사가 "처음 뵙습니다"라는 말을 거듭하기 때문에 난처한 적이 한두 번이 아니었다는 것이다. 남편들이 말하기를 주일날마다 꼭 같은 옷을 입고 나오면 담임목사가 자기들을 기억할 것이 아니냐 라는 말까지 한다는 것이었다. 사실 담임 목사가 모르는 것이 그것 하나만은 아니었다. 대치동 구역원들이 담임목사를 너무 잘 알고 담임목사에게 꼭 맞는 별명을 지어준 것이라고 생각했다. 2. "영 몰라, 통 몰라, 가르쳐 줘도 몰라" 그 일이 있은 지 몇 달 후에 또 다시 대치동 구역모임에 참석했다. 구역예를 마치고 구역원들과 대화를 나누는 중에 몇 달 전에 웃던 비슷한 웃음으로 또 다시 깔깔대며 웃는 것이 아닌가. 나는 왜 이렇게 모이기만 하면 이상하게 웃느냐고 물었다. 별명을 또 하나 만들었다는 것이 아닌가! 그 별명이 무엇이냐고 물었더니, 이번에는 더욱 크게 깔깔대고 웃으며 "목사님 별명이 좀더 길어졌요. 목사님 별명은 요 '영 몰라, 통 몰라, 가르쳐 줘도 몰라'예요"라고 말하는 것이었다. 나는 대치동 구역원들의 솔직하고 재치 있는 조크에 즐거움을 가지게 되었다. 3. "이 가구 언제 가져왔어?" 어느 날 저녁, 교회에서 돌아와 아파트 출입문을 열고 집으로 막 들어섰다. 그런데 전에 보지 못하던 가구들이 아파트 거실에 멋지게 놓여있는 것이 아닌가. 나는 의아해서 큰 소리로 물었다. "아니 이 가구 언제 가져왔어?" 바로 그 순간 방안에서 젊은 여자가 나와서 나를 바라보고 어안이 벙벙해 하는 것이 아닌가. 나도 어안이 벙벙해서 말을 못하고 그 여자를 바라보기만 했다. '아차, 이게 내 집이 아니구나!' 이층집은 틀림없는 이층집인데 옆 동의 이층집으로 들어간 것이었다. "죄송합니다. 제가 그만 집을 잘못 찾아서 ...." 중얼거리며 허겁지겁 그 집을 나섰다. --
	[인쇄하기] 1999-04-01 13:25:4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