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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재용 교수의 "뉴 밀레니엄과 아시아 복음화"에 대한 논찬
한국장로회협의회 주최 세미나(1999.10.28 한국교회100주년기념관)
김명혁 목사 (합동신학대학원 교수, 강변교회 담임)
오늘 두 분의 말씀을 들었다. 박희천 목사는 "장로의 축복"이란 제목의 설교에서 구약 텍스트에 매인 설교를 했다. 구약 텍스트를 소박하게 해설하는 데 그쳤다. 주재용 교수는 "뉴 밀레니엄과 아시아 복음화"란 제목의 강연에서 복음화의 콘텍스트인 21세기에 대한 상세한 서술을 했다. 우리는 한 쪽 극단으로 가면 안 된다. 두 가지를 동시에 붙잡아야 한다. 오늘의 모임도 한국교회의 양극화 현상을 종합하고 통합하는 모임이 되기를 바란다.
우선 김종렬 박사와 강근환 박사가 논찬에서 지적한 비판에 공감한다. 즉 주재용 교수가 한국교회의 성장과 한국교회의 영성과 한국교회의 선교적 사명을 낙관적으로 본 것이 올바른 평가가 아니라는 비판에 공감을 표한다. 한국교회는 무엇 보다 먼저 자기의 모순을 인정하고 회개하며 고쳐 나아가야 할 것이다. 그러나 논찬자는 주재용 교수를 변호하는 입장에서 논찬을 하고 싶다. 즉 주재용 교수 자신도 오늘의 한국교회의 성장이나 영성을 긍정적으로 보지는 않을 것이다. 문제가 있음을 인식하면서도 오늘 모임의 주제인 아시아 복음화를 논하기 위해서 일부러 긍정적인 평가를 하면서 한국교회의 선교적 사명을 낙관적으로 제시한 것이라고 생각하며 아주 잘 한 것이라고 평하고 싶다.
1. 21세기의 도전과 교회의 응전
주재용 교수는 교회가 시대적인 선교적 사명을 제대로 수행하기 위해서는 시대를 분별해야 한다고 지적하면서 다가오는 21세기의 특성을 상세하게 기술한다. 즉 21세기는 급속도로 변화하는 예측할 수 없는 불확실한 시대이긴 하지만, 21세기는 후기 산업화 시대이며 정보화 시대란 것이다. 그것은 곧 세계화의 시대이며 지구화의 시대이다. 21세기의 인간은 '항존성'과 '고향 의식'을 상실하게 될 것이며 항상 미래를 향해서 이동하면서 자유롭게 사는 '유목민적 삶'을 살게 될 것이라는 것이다. 21세기는 유전공학이 발달해서 동물복제는 물론 인간복제도 가능하고 생태환경이 극도로 파괴될 것이다.
주재용 교수는 '세상 속에서' '세상을 위해서' 존재하는 교회가 살아 남기 위해서는 첫째 21세기의 시대를 바로 분별하며 '미래 정보 마인드'를 가져야 하고, 둘째 교회의 본질적인 3요소인 '케리구마' '코이노니아' 디아코니아'의 요소를 지녀야 하며, 셋째 '유목민적 삶'을 살게 될 21세기 인간들과의 친밀한 '관계'를 유지하는 '전환기의 교회' 또는 '되어가는 교회'의 유형을 지녀야 한다고 지적한다. 주 교수는 여기서 21세기 인간 삶의 스타일인 편의주의에 걸맞게 하기 위해 교회의 "예배의식이 매주일 일정할 필요가 없다"는 자유롭고 급진적인 주장을 펴고 있다.
2. 아시아의 복음화
주재용 교수는 토인비의 예견대로 아시아가 21세기에 세계의 중심 축이 될 것이라는 전제하에 아시아 복음화의 중요성을 지적하며 한국교회의 아시아 복음화의 사명을 다음과 같이 지적한다. 1) 한국교회는 기도, 성경공부, 성령체험에 근거한 뜨거운 내면적 영성으로 아시아를 품어야 한다. 2) 동시에 한국교회는 외면적 영성인 '나눔과 섬김의 영성' '사회문화적 영성'을 발휘해야 한다. 3) 한국교회는 아시아의 다양한 문화를 타도의 대상으로 보지 말고 복음화의 도구로 사용할 줄 아는 지혜를 소유해야 한다. 4) 한국교회의 아시아 복음화는 교파주의를 극복한 에큐메니칼적이며 통전적이어야 한다. 5) 한국교회의 아시아 복음화는 종교개혁의 전통을 계승해야 한다. 6) 아시아 복음화에서 제일 중요시할 국가는 중국이다. 7) 아시아 복음화의 지속적인 계획과 훈련을 위한 아시아 복음화 센터의 건립이 필요하다.
3. 논찬
주재용 교수는 아시아 복음화의 사명을 논하면서, 그가 항상 그러했듯이, 복음화의 텍스트인 '복음' 자체 보다는 복음화의 콘텍스트인 '21세기 아시아'에 더 깊은 관심을 둔다. 시대를 바로 알아야 한다는 주장은 매우 올바른 주장이다. 시대와 세상과 사람을 바로 알지 못하고는 교회가 복음화의 과업을 제대로 수행할 수 없기 때문이다. 21세기 교회가 '미래 정보 마인드'를 가져야 하고 '전환기 교회'의 유형을 지녀야 한다고 지적한 것도 잘 한 일이다. 물론 여기서 주 교수가 21세기 교회가 21세기 인간 삶의 편의주의에 걸맞게 예배 형식은 물론 그 존재의 모습까지도 바꾸어야 한다고 주장한 것은 자칫 신앙과 예배의 본질을 변질시킬 우려가 있는 발상이라고 비판할 수는 있을 것이다.
그러나 주재용 교수가 여기서 복음화의 텍스트인 '복음'에 대해서도, 그 어느 때보다, 분명한 관심을 표명한 것은 잘한 일이라고 하겠다. 주 교수는 복음을 "신, 구약 성서에서 계시된 바와 같이 그리스도를 통한 하나님의 구원의 역사[history]"라고 바로 정의했다. 그리고 교회가 교회 되기 위해서는 복음의 증거인 케리구마의 요소를 지녀야 하며, "아시아가 복음에 의해서 죽고 다시 살아날 때 아시아의 구원은 가능한 것이며 복음이 아시아의 토양에서 다시 싹이 날 때 복음의 열매는 맺어지는 것이다"라고 올바로 지적했다. 즉 아시아와 복음화의 관계는 '역설적'인 관계라는 것이다. 위에서 지적한 대로 아시아 복음화의 길목에서 한국교회가 무엇보다 먼저 기도, 성경공부, 성령체험에 근거한 뜨거운 영성으로 아시아를 품어야 한다는 지적도 적절한 지적이라고 생각한다. 21세기 한국교회가 앞으로 영성과 사회성을 보다 균형 있게 유지하고 발전시키며 협력과 일치를 추구하면서 남북한의 복음화는 물론 아시아 복음화의 사명을 아름답고 힘있게 수행하기 되기를 간절히 기원한다.
주재용 교수가 총론적인 주제 강연을 했기 때문에 각론적인 지적을 하지 않은 것은 충분히 이해할 수 있다. 아시아 복음화 또는 선교에 있어서 각론적인 지적을 몇 가지 첨부하면 다음과 같은 것들이 될 것이다. 1) 평신도의 전문인 선교의 확대와 아시아 지역사회의 개발, 2) 초 문화적 및 초 민족주의적 자세로 아시아인들을 포용하고 공생 또는 상생하는 삶, 3) 다양한 종류의 고난 동참과 고난 치유의 인간화를 통한 복음화, 4) 십자가의 복음, 성령의 능력, 사랑 실천적 삶의 모델을 제시하는 일, 5) 중국을 중요시하되 일본과 북한 등을 고려하며 동북아 선교의 지역적 균형을 유지하는 일. 끝으로 21세기 뉴 밀레니엄이 아무리 초 급속도로 변화할 초 정보화시대가 될 지라도 인간의 근본적인 영적 및 도덕적 문제는 언제나 동일할 것이므로 정보화 및 과학화 시대에 지나치게 편승하여 복음과 예배가 비인격화되는 것을 막아야 할 것이다. 21세기 인간에게 여전히 절실하게 요구될 것은 만남과 나눔을 통한 감격과 기쁨이 될 것이므로, 21세기 한국교회는 오늘의 모든 자기 모순을 극복하고 진정한 만남 (하나님과의 및 인간과의)과 나눔의 장이 되고 그와 같은 만남과 나눔의 장을 아시아 특히 동북아에 확장해 나아가도록 최선을 다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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