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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땅끝 나그네” 추천서
김명혁 목사(강변교회 담임)
김영애 전도사는 본래부터 풍부한 사랑의 영성을 지니고 있었다. 주님을 뜨겁게 사랑하고 영혼들을 뜨겁게 사랑하는 풍부한 사랑의 영성을 지니고 있었다. 사랑의 교회에서 전도사로 사역할 때 그 풍부한 사랑의 영성이 그대로 나타났었다. 김영애 전도사는 또한 하나님의 인도하시는 손길에 민감한 순종의 영성을 지니고 있었다. 선교는 생각도 하지 못했고 더군다나 외국인 근로자 선교는 꿈도 꾸지 못했지만 주님께서 인도하시는 손길에 민감하게 반응하고 순종하며 고통 당하는 나그네들에게 사랑의 손길을 펴는 선교의 길로 달려가게 되었다. 나그네를 지극히 사랑하시는 주님의 사랑의 가슴을 지니고 나그네들에게로 달려간 것이었다. “12월초 노엘 공장을 방문한 일은 곤란 중에 있는 그를 단순히 위로하려던 목적이었지만, 결과적으로 외국인 근로자 선교를 추진하게 된 계기가 되었다. 노엘 주위에 많은 외국인들이 있었고, 또 그들을 돌보는 교회가 그 주위에 아무도 없었기 때문이었다.”
나는 “소명은 기계적이 아니고 유기적으로 발전하고 확장되어간다”고 신학교에서 강의하곤 했는데 김영애 전도사의 경우 ‘전도사’의 소명이 ‘선교사’의 소명으로 발전하고 확장되어 간 것이었다. 이제 김영애 선교사는 본래 지니고 있던, 아니 하나님께서 선물로 주신, 뜨거운 사랑의 영성을 지니고 고통과 아픔 중에 있는 외국인 나그네들에게로 가까이 다가갔다. 저들의 이웃이 되었고 형제가 되었고 자매가 되었고 어머니가 되었고 아버지가 되었다. 저들의 아픔과 고통에 참여했다. “오랜 외국 생활을 통해서 그 고독함을 술로 달래다 고혈압 증세를 얻어 심한 두통을 앓다가 급기야 기억상실증에 걸리고 만 안디 - 안타깝게도 외국인 근로자들이 마치 신기루와 같은 돈을 쫓다가 이렇게 폐인이 되고 하는 예가 적지 않다. 돈을 벌어 가정을 세워보려는 고귀한 꿈이 오히려 그 반대의 결과가 되고 마는 것이다.” 슬픔과 아픔을 대신 짊어지신 우리 주님께서 가장 기뻐하시는 일을 김영애 선교사가 하기 시작한 것이었다. 임명희 목사처럼, 이선희 목사처럼, 김해성 목사처럼……….
김영애 선교사는 이 책의 내용과 특징을 이렇게 기술한다. “이 글들은 그 동안 사역 일선에서 틈틈이 써온 일기와 에세이, 그리고 그 동안 펴낸 암미 뉴스레터의 글들 가운데 발췌한 것들이다. 선교사가 선교하면서 느끼고 고민하고 때로는 기쁨 가득한 순간에 썼던 선교 현장에서의 이야기들이고, 또 그것이 외국인 근로자 선교 현장이라는 독특한 상황이어서 나름대로 의미가 있는 내용이라 생각된다.” 이 글에는 고통과 슬픔과 아픔에 함께 하는 순수하고 아름답고 뜨거운 사랑과 눈물과 기쁨과 감동이 묻어있다. 두 가지 글만 요약해서 싣는다.
“로저가 극적으로 살아났다. 작업 도중 사다리에서 떨어져 뇌진탕을 일으킨 후 여러 날을 병원 중환자실에 있었던 그였다. 처음에 의사는 살아날 가능성이 거의 없는 것으로 보았다. 우리는 간절히 기도했다. 로저도 그렇지만, 로저 곁에 있는 그의 아내 로나의 처절한 모습이 더욱 우리를 안타깝게 했다. 그런데 어느 날 병원을 방문했을 때, 드디어 의사가 미소를 지으며 기쁜 소식을 말해주었다. 약을 줄여도 로저가 잘 이겨냈기 때문에 이제 곧 일반 병실로 옮길 계획이라는 것이었다. 오른쪽 두상의 골이 아예 깨져버린 심한 뇌진탕이어서 기억력이 되살아날지도 염려했건만, 참으로 신기하게 정상으로 돌아왔고 사고 당시 움직이지도 못한 왼쪽 팔도 이제는 정상이 되었다. 수개월을 병원에서 남편 로저 곁에 있었고, 로저가 일반 병실로 옮긴 후로 낮에는 공장에서 일을 하고 밤에는 또 병원의 로저에게 갔던 로나 역시 과로로 쓰러질 법한데도, 그 힘든 세월을 이겨내고 그 얼굴에 환한 미소가 피어났다. 그녀는 오늘 예배 시간에 간증을 하며 이제부터 소득의 십일조를 할 것이라고 했다. 그리고 지난 주간 퇴원을 한 남편 로저를 나오게 해 큰 박수가 터져 나왔다.”
“자기는 한국에서 이 암미 교회를 통해 방황하던 옛 삶을 접고, 주안에서 새 생활을 즐기게 되었다며 특히 이 교회의 선교적인 분위기가 너무 좋아서 앞으로 일생을 주께 헌신하되, 이처럼 선교의 일로 쓰임을 받고 싶다고 했다. 또 자기는 어디를 가든지 암미 교회의 열매로서 그렇게 행동할 것이라고 했다. 그런 그의 모습이 어찌나 사랑스럽던지... 그러나 다음 순간 엘리아스는 가슴으로부터 북받쳐 오르는 눈물로 한동안 말을 잇지 못했다. 그것은 그동안 교회에서 엘리아스의 자리가 너무 컸기에 작은 귀국 선물이라며 얼마 되지 않는 금일봉을 내가 그에게 전했기 때문이다. 멀리 남미 페루까지 아프리카 쪽으로 돌아서 비행기로 48 시간이나 간다는 엘리아스에게 그런 사랑이 꽤나 위로가 되었던 모양이다. 그의 눈이 붉어지고 말을 잇지 못할 때, 은혜에 감격하는 그의 그 순수함이 내게도 밀려오는 듯 했다. 내가 처음 예수 믿고 감격한 그 순간이 아마 그랬을까?”
김영애 선교사는 포인세치아의 빨갛고 따뜻하고 환한 색깔을 바라보며 즐거워하면서도 그의 마음은 어느덧 가난하고 슬프고 아픈 사람들에게로 향한다. “이런저런 생각에 자못 심각한 분위기로 길을 걷다가 작은 꽃집 앞을 지날 무렵 밖에 전시해 놓은 화분들 중에 빨간 포인세치아가 눈길을 끌었다. 평소에는 그냥 스쳐 지나던 꽃집이건만, 포인세치아의 그 빨간 색깔이 따뜻해 발을 멈춘 것이다. 자그마한 것이어서 별로 비싸지 않겠다 생각하고 값을 물어보니 역시 생각대로다. 오랜만에 그래도 화분을 하나 집에 들여오니 분위기가 환해졌다. 햇살이 들어오는 창가에 두니까 빨간빛은 더욱 선명하고. 창가에 작은 포인세치아 화분 하나가 방안을 환하게 해주며 내 삶도 따뜻하게 해주는 것 같다. 이렇듯 가난해서 슬픈 사람들에게 내가 작은 화분 같은 존재라도 되었으면 얼마나 좋을까? 나로 인하여 그들이 조금이나마 따뜻함을 느끼고, 소중한 하나님의 사랑을 알게 된다면 얼마나 좋을까? 이 따뜻한 햇살도 그런 이들에게 다 보내주고 싶다.”
김영애 선교사의 사랑의 사역에 감사와 사랑과 존경의 마음을 지니면서 이 책을 주님을 사랑하고 따르려는 많은 사람들에게 기쁨으로 추천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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