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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인생 나의신앙-김명혁](6) 북한동포에 감자 보낸 일 못잊어
나는 신학자면서 목회자지만 사역의 영역을 확장시켰다．그 대표적인 것이 한국복음주의협의회 총무 일이다．한복협은 성경에 기초한 바른 신앙생활의 방향을 제시하고 성경적인 복음주의운동을 폭넓게 펴나가기 위해 1981년 5월에 조직된 목회자와 평신도들의 협의체다．
시대적으로 신앙이 변질되고 개인주의 또는 개교회주의가 날로 심화되는 한국교회에 복음주의운동이 절실히 요청됐던 것이다．교회 모습의 회복을 위해,교회의 저력을 한데 묶어 선교사역을 힘있게 펴기 위한 것이다．또한 세계교회와 손잡기 위해서도 복음주의적 연합전선을 더욱 튼튼히 세워야 한다．
‘하나님께 가까이,하나님께 드리며’ ‘이웃과 가까이,이웃과 함께 나누며’가 내 삶의 모토다．그런 후에 모든 걸 결집해 북한선교에 쏟아붓고자 한다．북한 주민들과 더불어 살면서 하나님이 내게 허락하신 모든 것을 나누며 살고 싶다．이것이 나로하여금 북한을 떠나게 하고 오랜 세월 준비시키시고 다시금 북한을 찾게 하시는 하나님의 고귀한 뜻이라고 굳게 믿고 있다．
95년 12월부터 북한동포들을 돕는 일을 계속해서 해오는 동안 잊을 수없는 일이 한가지 있다．97년 3월31일 강원도 평창에서 1천6백90t의 감자를 사서 99대의 대형트럭에 실어 4월3일 인천에서 선적해 북한으로 보낸 일이다．그해 3월 15일 토요일 밤．9시 뉴스를 듣던 중 강원도 고산지의 감자가 지난해 풍작이었던 까닭에 수천 t이 썩어간다는 소식을 접했다．
북한에는 지금 먹을 곡식과 채소가 없어서 사람들이 죽어가는데 남한에서는 감자가 너무 많아서 썩어가다니．나는 가슴에 의분 같은 것을 느꼈다．강원도 평창군의 지형근계장에게 전화를 걸었다．
“썩어가는 강원도 감자를 사서 북한에 보내면 얼마나 좋겠습니까．그러나 현 정치상황에 비추어 쉽지는 않겠지만 힘을 모아 노력해봅시다”
3월16일 주일．‘마음을 물쏟듯 할지어다’라는 제목으로 설교하면서 지금 우리는 북한동포를 바라보면서 첫째 눈물을 강처럼 흘려야 하고, 둘째 마음을 물쏟듯 쏟아야 하며,셋째 주를 향하여 손을 들고 항복하면서 강원도의 감자를 북한으로 보내야 한다고 호소했다．다음날 아침,통일원에 전화를 걸어 강원도의 감자를 사서 북한으로 보내는 일이 성사되도록 노력해달라고 부탁했다．그들의 반응은 매우 긍정적이었다．
22일 평창군수 김용욱씨를 서울에서 만났고 24일 아침에는 기독교북한동포후원연합회 모임을 갖고 감자를 사서 보내기로 했다．결국 기독교에서 1천t,천주교에서 3백40t,불교에서 1백40t,원불교에서 60t,대한적십자사에서 1백50t 등 모두 1천6백90t의 감자를 사서 북한에 보내기로 합의한 것이다．25일저녁 6시15분,북한으로부터 감자를 받을 수 있다는 소식이 전해졌다．25일 밤부터 평창군에서는 감자포장작업이 시작됐다．매우 짧은 시일 안에 이루어진 기적같은 일이었다．
3월31일 월요일 아침 평창군으로 가는 버스에 올랐다．감자를 구입해 트럭에 실어 인천으로 보내기 위해서였다．각 종단 대표자들과 함께 평창군에 이르렀을 때 군수를 비롯한 군청의 분위기는 고무적이었다．구입비 전달식을 마치고 우리는 ‘우리의 소원’을 함께 노래부르며 감격에 젖었다．
/정리=이지현 jeehl@kukminilbo.co.kr
1999년 12월 07일 18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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