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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인생 나의신앙-김명혁목사] 북교회서 찬송부르며 감격의 눈물
우리민족서로돕기운동에 소속돼 북한동포를 돕고 있는 종교계 인사 7명과 함께 아세아태평양위원회와 민족화해협력 위원회의 초청을 받아 99년 1월19일부터 26일까지 북한을 방문했다．북한방문은 생각했던 것보다 비교적 자유롭고 편안했다．물론 베이징에서 평양으로 가는 고려항공기에 탑승하기까지 그 과정은 그리 순탄치 않았다．일정이 두번씩 연기되기도 했고 입북비자도 19일 아침이 돼서야 공항에서 받을 수 있었다．
일행이 평양공항에 도착한 시간은 19일 오후 2시45분 경이었다．기온은 섭씨 1도로 별로 춥지 않았다．한 시간 이상 귀빈실에서 아태위 지도원과 민화협 실무위원들과 대화를 나눈 후 중형 버스를 타고 평양시내로 향했다．이미 나의 마음은 50년 만에 다시 돌아온 고향의 품을 향해 달려가고 있었다．그와 동시에 잔잔한 긴장과 흥분이 나의 가슴을 두드리며 아프게 했다．
혼자 호텔을 빠져나와 평양거리를 다섯번이나 돌아다니며 평양역 안으로 들어가서 시민들의 모습도 살피고 상점과 백화점에 들러서 물건을 사는 사람들의 모습도 보았다．도로 뒷길과 운동장에서 노는 아이들과 이야기도 하고 사진도 찍었다．동흥인민학교 주변의 아이들은 명랑하고 귀여웠다．사진을 찍자고 하니 서로 찍어 달라며 웃는 얼굴로 포즈를 취하기도 했다．
평안남북도와 황해남북도의 강동군 봉화리 협동 농장과 칠곡리 국영농장,사리원,재령,신천,정방산 등을 비롯해 신안주 구안주를 지나 묘향산을 방문했다．고향인 구안주를 지날 때는 잠시 머물러 사모의 정을 억제하며 흙과 돌을 주워담으며 슬픔과 아픔의 눈물로 가슴을 적셨다．2시간 후 드디어 묘향산에 도착했다．눈 덮인 묘향산은 소나무의 정기로 가득했다．1월21일 목요일 오전에는 신미리 애국 열사묘지를 방문했는데 묘지 앞줄에는 나의 큰 외할아버지되는 류동열 애국지사의 묘비와 사진이 안치돼 있었다．
1월24일은 평양에서 처음 맞는 주일이었다．오전 9시30분경 우리 일행중 5명은 봉수교회로,2명은 장춘성당으로 떠났다．우리는 10시경 봉수교회에 도착했는데 이성봉목사와 황민우목사 등의 영접을 받아 교회당 안으로 들어가 제일 앞자리에 앉았다．그곳에는 2백여 교인이 교회당을 가득 채우고 있었다．
이목사의 사회로 예배가 시작됐고 전자 오르간 반주에 맞춰 찬송을 함께 불렀을 때 우리들의 가슴과 눈에는 감격의 눈물이 흘러내렸다．우리들에 대한 간단한 소개가 있었다．성가대의 찬양 ‘어둔 밤 마음에 잠겨’와 사중창의 음악수준은 매우 높았다．이목사는 고린도후서 5:17을 본문으로 ‘낡은 것과 새 것’이란 제목의 설교를 했다．첫째,낡은 신앙반열,즉 율법주의적 신앙에서 벗어나야 하고 둘째,기복주의 타계주의 신앙에서 벗어나야 한다고 했다．예배후 우리는 나가서 손을 잡고 ‘우리 다시 만날 때까지’라는 찬송을 부른 후 신도들과 일일이 악수하며 교회당을 나섰다．
8일동안 동행했던 민화협 실무위원들,그리고 아태위 지도원과의 대화와 토론이 비교적 자유롭고 진지했으며 여러 곳에서 만난 사람들과의 대화도 비교적 자유롭게 이뤄졌다．우리 일행이 모두 남북화해와 북한동포돕기운동에 적극 참여하고 있는 종교계(기독교 천주교 천도교 원불교) 인사들이어서 그런지 몰라도 극진한 대우를 받으며 비교적 자유로운 시간을 보냈다．
/정리=이지현 jeehl@kukminilbo.co.kr
1999년 12월 08일 16시 5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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