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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명혁 목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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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명혁 목사의 교회사 이야기(3) “박해와 순교” CBS기독교TV방송(07.4.19 오전9:55, 4.21새벽:00:2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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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명혁 목사의 교회사 이야기(3) “박해와 순교” CBS기독교TV방송(07.4.19 오전9:55, 4.21 새벽:00:20) 2007.4
“김명혁 목사의 교회사 이야기”라는 주제로 오늘 세 번째 강의를 합니다.
이 주제를 제가 정한 것은 아닙니다. CBS 기독교 방송이 정한 것입니다. 김명혁 목사란 사람이 강의하는 교회사 이야기라는 뜻일 것입니다. 김명혁 목사라는 사람은 평생 교회사를 공부하고 교회사를 가르친 사람입니다. 그래서 다른 사람들보다는 그래도 세상을 보는 자세가 조금은 열려 있는 사람이라고 말할 수 있을 것입니다. 그래서 강원용 목사님과도 가까이 사귀고 조용기 목사님과도 가까이 사귑니다. 한기총 분들과도 가까이 지내고 KNCC분들과도 가까이 지냅니다. 김명혁 목사는 건망증이 많은 사람이고 “영 몰라 통 몰라”인 사람입니다. 하여튼 김명혁 목사란 사람이 강의하는 “김명혁 목사의 교회사 이야기”를 오늘 세 번째로 하겠습니다.
첫 번째 시간에는 “역사적 안목”이란 제목으로 교회사 이야기를 했고 두 번째 시간에는 “기독교와 문화”란 제목으로 교회사 이야기를 했습니다. 조금 어려운 제목으로 강의를 했는데도 여러분들과 청취자들의 수준이 높아서인지 모르지만 따뜻한 반응을 보여주어서 여러분들에게 감사를 드립니다. 오늘 세 번째 시간에는 “박해와 순교”라는 제목으로 교회사 이야기를 하려고 합니다. 기독교가 세상에 태어났을 때 기독교는 세 가지 문제에 부딪혔습니다. 첫째는 박해의 문제였고, 둘째는 이단의 문제였고, 셋째는 분열의 문제였습니다. 오늘은 세 가지 문제들 중의 하나인 박해의 문제에 대한 이야기를 하겠습니다.
제가 지금 박해를 ‘문제’라고 했습니다. 핍박과 박해는 교회와 신자들이 대처하고 감당하기가 힘들고 어려운 ‘문제’임에 틀림이 없습니다. 그런데 박해는 대처하고 감당하기가 힘들고 어려운 ‘문제’인 동시에 필요하고 유익한 ‘기회’와 ‘방편’이 되곤 했습니다. 물론 박해의 배후에는 사탄 마귀가 숨어 있었습니다. 사탄 마귀는 옛날에는 욥에게 박해를 가했고 나중에는 예수님에게까지 박해를 가하면서 예수님을 넘어뜨리려고 했습니다. 그래서 예수님을 십자가에 매 달려 죽게 했습니다. 그런데 박해는 감당하기 힘들고 어려운 ‘문제’였지만 사실은 하나님의 일을 이루는 필요한 ‘기회’와 ‘방편’이 되었습니다. 아마 사탄 마귀에 의한 박해가 없었다면 기독교는 세속화되고 타락하고 말았을 것입니다. 박해를 통해서 기독교는 신앙의 순수성을 유지할 수가 있었고 하나님의 일을 이룰 수가 있었습니다. 조선의 기독교가 그래도 신앙의 순수성을 유지할 수 있었고 복음을 힘 있게 전파할 수 있었던 가장 중요한 ‘비결’은 주기철 목사님이나 손양원 목사님 같은 분들이 극심한 박해와 고난을 당했기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손양원 목사님은 박해와 고난을 오히려 기뻐하면서 청주 구금소 독방에서 다음과 같은 시를 써서 읊었습니다. “고난이여, 올 테면 다 오너라”는 내용의 시였습니다. “빈 방 홀로 지키니 고적감이 밀려오누나 성삼위 함께하여 네 식구 되었도다 온갖 고난이여, 올 테면 다 오너라 괴로움 중에 진리를 모두 체험하리라 본가를 멀리 떠나 옥중에 들어오니 밤 깊고 옥 깊고 마음 가득 수심도 깊다 밤 깊고 옥 깊고 마음 가득 수심도 깊으나 주와 함께 동거하니 기쁨이 충만하도다 옥중 고생 4년은 길고 긴 날이나 주와 함께 동락하니 하루와 같도다 지난 4년 편안히 보호해 주신 주는 미래에도 그리하실 줄 확신하노라” 사실 손양원 목사님은 신앙의 선배인 주기철 목사님의 순교를 사모하면서 박해와 고난의 삶을 기쁨으로 살아갔습니다. 그래서 손양원 목사님의 사모님인 정양순 사모님은 1950년 9월 28일 미평 과수원에서 순교 당한 손양원 목사님의 시신 앞에서 비통해 하면서도 이렇게 부르짖었습니다. “오! 당신 소원대로 됐군요. 평소 주기철 목사님을 그렇게도 부러워 했는데… 하나님 감사합니다. 평생 동안 주의 일을 하게 하시고 손양원 목사가 소원하던 순교를 허락해 주신 은혜 감사하고 또 감사합니다.” 정양순 사모의 눈에서는 뜨거운 눈물이 하염없이 흘러내리고 있었습니다.
기독교는 그 시초부터 박해를 받도록 되어있었습니다. 예수님께서 박해를 받았고 제자들이 박해를 받았고 3백여 년 동안의 초대교회가 박해를 받았습니다. 기독교는 박해와 고난을 받으면서 성장한 종교입니다. 예수님은 산상 설교를 하시면서 예수님 때문에 욕을 먹고 핍박을 당하는 것이 복된 일이라고 말씀했습니다. “나를 인하여 너희를 욕하고 핍박하고 거짓으로 너희를 거스려 모든 악한 말을 할 때에는 너희에게 복이 있나니 기뻐하고 즐거워하라 하늘에서 너희의 상이 큼이라 너희 전에 있던 선지자들을 이같이 핍박하였느니라”(마5:11,12). 예수님의 제자들은 예수님 때문에 박해와 능욕을 당하는 일을 당연한 일로 여겼고 기쁜 일로 여겼다고 했습니다. “사도들은 그 이름을 위하여 능욕 받는 일에 합당한 자로 여기심을 기뻐하면서 공회 앞을 떠나니라”(행5:41). 스데반 집사는 박해를 당해 돌에 맞아 죽어가면서도 그의 얼굴은 천사처럼 빛이 났습니다. 성령이 충만했고 기쁨이 충만했고 하나님의 영광이 충만했습니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예루살렘 교회는 사도들과 집사들이 받은 박해를 통해서 성장하고 성숙했습니다.
사실 기독교는 설교나 신학이나 은사로 성장하고 발전한 종교는 아닙니다. 제가 설교나 신학이나 은사를 무시하는 것은 결코 아닙니다. 다 중요합니다. 그러나 기독교가 성장하고 발전한 것은 설교나 신학이나 은사를 통해서라기 보다는 박해와 고난과 수고와 희생과 순교의 죽음을 통해서 라고 생각합니다. 스데반의 순교로 사울이 개종을 했습니다. 그리고 수많은 사람들이 그의 뒤를 이어 개종을 했습니다. 예루살렘에 큰 핍박이 일어났을 때 많은 성도들이 곳곳으로 흩어져서 복음을 전했다고 했습니다. “그 날에 예루살렘에 있는 교회에 큰 핍박이 나서 사도 외에는 유대와 사마리아 모든 땅으로 흩어지니라 그 흩어진 사람들이 두루 다니며 복음의 말씀을 전할 쌔”(행8:1-4). 기독교는 핍박과 박해를 통해서 전파되고 성장하고 발전한 종교입니다. 그러면 이제부터 교회사에 나타난 박해와 순교의 이야기를 시작하겠습니다.
먼저 네로 황제의 박해에 대해서 이야기를 하겠습니다.
초대교회에서 발생한 10대 박해 중 첫 번째 박해는 주후 64년경에 로마에서 일어난 네로 황제의 박해였습니다. 로마의 역사가 타키투스는 그의 저서인 「연대기」에서 주후 64년에 일어난 로마의 대 화재 사건과 그리스도인들이 당한 박해와 순교에 대해서 다음과 같이 기록했습니다. 타키투스는 불신자였기 때문에 기독교에 대한 편견을 가지고 글을 썼지만 초대교회의 신자들이 무참하게 박해를 당했고 무참하게 죽임을 당했다는 사실은 분명하게 증언했습니다.
“대 화재가 황제의 명에 의해서 발생했다는 풍문을 없애버리기 위한 모든 노력은 허사였다. 풍문을 무마하기 위해서 네로 황제는 결국 당시 크리스챤이라고 불려지던 사람들에게 그 책임을 전가시키고 그들을 가혹하게 처벌하게 되었다. 그래서 신앙을 고백하는 자들은 체포를 당하게 되었고 그들의 고소로 인하여 더 많은 사람들이 체포되고 유죄 선고를 받게 되었다. 그들은 실상 방화 범죄 때문이라기 보다는 인종을 증오했던 죄 때문에 처벌을 받았던 것이다. 갖가지 조롱을 받다가 죽임을 당했으니 동물의 가죽에 싸여 개들에게 찢기기도 했고 십자가에 못 박히거나 또는 화형에 처해지기도 했다. 저녁이 되었을 때 이들은 밤을 밝히는 불빛이 되었다. 네로는 이 장관을 위해 자기 정원을 개방하여 써어커스까지 공연했으며 스스로 전차를 타고 다니며 군중들과 어울리기도 했다. 그러므로 그들이 극심한 처벌을 당해 마땅한 범죄자들이었음에도 불구하고 그들에 대한 동정심이 일어나게 되었다. 그와 같은 처형이 대중의 유익을 위한 것이 아니라 한 사람의 잔인성을 만족시키기 위한 것이었기 때문이다.” (「연대기」)
바로 이 네로 황제의 박해 때 사도 바울과 사도 베드로가 순교의 피를 흘렸습니다. 예수님께서 이미 30여 년 전에 디베랴 바다가에서 베드로가 앞으로 당하게 될 박해와 순교에 대해서 예언하신 일이 있었습니다. “내가 진실로 진실로 네게 이르노니 젊어서는 네가 스스로 띠 띠고 원하는 곳으로 다녔거니와 늙어서는 네 팔을 벌리리니 남이 네게 띠 띠우고 원치 아니하는 곳으로 데려가리라 이 말씀을 하심은 베드로가 어떠한 죽음으로 하나님께 영광을 돌릴 것을 가리키심이러라”(요21:18,19). 제가 고등학교 학생이었을 때 “쿼바디스 도미네” 라는 영화를 감명 깊게 본 일이 있었습니다. 로마에서 네로 황제의 박해가 극에 달했을 때 베드로는 로마시를 빠져 나와 어디론가 도망을 치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갑자기 베드로 앞에 주님께서 나타나셨습니다. 깜짝 놀란 베드로는 주님 앞에서 무릎을 꿇고 이렇게 물었습니다. “쿼바디스 도미네, 주여 어디로 가시나이까?” 그때 주님은 베드로에게 이렇게 대답을 했습니다. “나는 네가 버리고 가는 로마의 양 무리들을 위해 다시 십자가에 못 박히기 위해서 로마로 가노라.” 베드로는 그 말을 듣고 충격에 쌓였습니다. 30여 년 전 디베랴 바다 가에 나타나신 주님 앞에서 통곡하며 회개했던 베드로는 지금 다시 주님 앞에 엎드려 통곡하며 회개했습니다. 그리고 베드로는 일어나서 로마를 향해 걸어갔습니다. 주님 대신 자기가 십자가에 못 박혀 죽기 위해 로마를 향해서 걸어갔습니다. 로마에 이르렀을 때 베드로는 수 많은 그리스도인들이 로마 군인들에게 붙잡혀 형장으로 끌려가는 모습을 보게 되었습니다. 그들은 모두 두려움에 쌓여 있었습니다. 그때 베드로는 그들 앞에 당당하게 나타났습니다. 자기가 주님의 사도 베드로임을 알리며 그들을 향해서 죽음을 두려워하지 말라고 우렁찬 목소리로 격려했습니다. 주님 때문에 욕을 먹든지 핍박을 당하든지 죽임을 당하는 것은 가장 큰 영광이라고 외쳤습니다. 두려움에 쌓여있던 수많은 그리스도인들은 조용히 베드로의 설교에 귀를 기울였습니다. 그리고 조용히 찬송을 부르기 시작했습니다. 두려움이 사라졌습니다. 평안과 기쁨이 저들을 모두 사로잡았습니다. 그때 로마의 군인들은 잔인한 모습으로 저들을 하나씩 십자가에 매달아 처형을 했습니다. 그러나 저들은 두려움이 없이 모두 평안과 기쁨 가운데서 순교의 제사를 하나님께 드렸습니다. 이것이 “쿼바디스 도미네”의 가장 감동적인 장면이었습니다.
그런데 네로 황제의 박해와 로마 그리스도인들의 순교는 기독교의 패배가 아니었습니다. 기독교 승리의 시작을 알리는 신호였습니다. 그 이후 300여 년 동안 수 십만 명의 그리스도인들이 박해를 당하고 순교를 당했습니다. 수많은 사람들이 흘린 순교의 피는 로마 제국의 역사 속에 유유히 흐르고 있던 각종 미신과 각종 죄악의 찌꺼기들을 제거하고 정화하는 정화제의 역할을 했습니다. 성부 성자 성령 하나님께서 임재하시고 다스리시고 통치하시는 하나님의 나라를 부분적으로나마 실현하는 향기로운 제물의 역할을 했습니다. 하나님께서는 반드시 제물 위에 임재하시는데 로마의 순교자들이 하나님께서 임재하시는 제물들이 되었습니다. 제가 서두에서 했던 말을 다시 합니다. “기독교는 설교나 신학이나 은사로 성장하고 발전한 종교는 아닙니다. 제가 설교나 신학이나 은사를 무시하는 것은 결코 아닙니다. 다 중요합니다. 그러나 기독교가 성장하고 발전한 것은 설교나 신학이나 은사를 통해서라기 보다는 박해와 고난과 수고와 희생과 순교의 죽음을 통해서 라고 생각합니다.” 한 마디 더 합니다. 기독교는 시위나 데모를 통해서 성장하고 발전하는 종교도 아닙니다. 초대교회는 300여 년 동안 숫한 짓밟힘과 숫한 핍박과 숫한 박해를 당했지만 ‘시청 앞이나 방송국 앞에 가서’ 시위나 데모를 한 일은 한 번도 없었습니다. 짓밟힘과 핍박과 박해를 당했을 때 그저 묵묵히 박해를 당하며 죽었습니다. 마치 예수님께 도수장으로 끌려가는 어린 양처럼 입을 열지 않았던 것과 같이(사53:7), 대제사장 앞에서 잠잠하고 아무 대답도 아니하셨던 것처럼(막14:61), 초대교회 성도들도 그렇게 ‘억울하게’ ‘바보처럼’ 죽어갔습니다. 그런데 그들의 ‘억울한’ 죽음이 하나님께서 기뻐 받으신 제물이 되므로 가장 강력한 복음의 능력을 발휘했습니다. 그래서 300여 년 동안의 초대교회를 2천년 교회 역사 중 가장 이상적인 기독교 교회로 만들었습니다.
속사도 교부 시대에 나타난 박해와 순교의 이야기를 하겠습니다.
수리아의 안디옥 교회는 사도 바울과 바나바가 목회한 교회였고 ‘그리스도인’이란 말이 처음으로 쓰여졌던 교회였고 바울과 바나바를 선교사로 파송한 교회였습니다. 바로 그 안디옥 교회에 이그나시우스란 감독이 있었습니다. 이그나시우스는 1세기 말 속사도 교부들 중의 대표적인 인물인데, 2세기 초 박해가 일어났을 때 안디옥에서 붙잡혀 순교의 형장으로 끌려 가게 되었습니다. 그는 서기 107년 로마에서 처형당하기 위해서 안디옥으로부터 소 아시아를 거쳐 순교의 형장으로 끌려가면서 일곱 편지들을 써서 일곱 교회들에게 보냈는데 “로마인들에게 보내는 편지”에서 순교에 대한 그의 심정을 다음과 같이 피력했습니다. 그에게는 순교에 대한 두려움 보다는 기쁨과 환희가 충만했습니다. 그래서 그는 순교를 피하려는 대신 사모하며 갈망하고 있었습니다. 사실 이와 같은 자세는 속사도 시대 거의 모든 목회자들과 신자들이 지니고 있었던 자세였습니다. “로마인들에게 보내는 편지”의 일부를 읽어드립니다. “나를 위해 준비된 야수들을 대할 때 나는 얼마나 큰 기쁨을 맞을 것인가! (What a thrill I shall have from the wild beast that are ready for me!) 그들이 나를 신속히 해치우기를 나는 바라는 것뿐이요. 나는 야수들을 달래서 나를 당장 먹어버리도록 할 것이요. 그들이 주저한다면 그렇게 하도록 강요할 것이요. 용서하십시오. 나에게 좋은 것이 무엇인지를 나는 알고 있소. 지금이야말로 내가 참 제자가 되는 순간입니다. (Now I am beginning to be a disciple). 보이는 것이든 보이지 않는 것이든 아무 것도 예수 그리스도에게로 가는 나의 길을 막지 말라. 불이여 오라! 십자가여 오라! 야수들과 싸워 뼈들이 비틀어지고 팔다리가 잘라지고 나의 온 몸이 부서지리! 잔인한 마귀의 고문이여 오라! 다만 나로 하여금 예수 그리스도에게 이르게 하라. (Only let me get to Jesus Christ)... 나로 하여금 나의 하나님의 수난을 모방하게 하라. (Let me imitate the Passion of my God). 나는 썩어질 음식이나 이 세상의 진미들을 즐기지 않는다. 내가 원하는 것은 하나님의 양식 곧 다윗의 줄기에서 나신 그리스도의 살이요, 내가 원하는 음료는 영원한 사랑의 향연인 그의 피이다.”(“로마인들에게 보내는 편지”)
이그나시우스 감독은 “에베소교회에 보내는 편지” 에서도 주님을 향한 순수한 사랑과 순교에 대한 간절한 고백과 함께 마지막 때에 하나님을 향한 뜨거운 믿음을 지키라는 간절한 권면을 했습니다. “하나님에 의해 영감된(God-inspired) 또는 하나님을 소유한(God-bearer) 이그나시우스로부터 아시아의 에베소에 있는 교회에게 순수한 기쁨의 문안을 가슴속으로부터 보냅니다. 당신들은 하나님을 닮은 사람들입니다. 하나님의 피(God's blood)가 당신들을 그렇게 격동시켰습니다. 우리의 공통적인 이름과 소망 때문에 내가 시리아로부터 붙잡혀서 끌려간다는 소식을 들었을 때 당신들은 그렇게도 열렬하게 나를 방문했습니다. 내가 진실로 소원하기는 당신들의 기도로 말미암아 내가 로마에서 야수들과 싸워 승리하게 되는 것입니다. 그렇게 하므로 내가 참 제자(a real disciple)가 될 수 있을 것입니다… 지금은 마지막 날입니다. 여러분들은 주님만 바라보십시오. 나는 그분을 위해서 지금 내 품에 쇠사슬, 아니 나의 영적인 진주들을 짊어지고 있습니다. 그것들을 통해서 내가 죽은 자들 가운데서 일어나게 되기를 바랍니다. 하나님의 성찬을 거행하고 그를 찬양하기 위해 더욱 자주 모이도록 힘쓰십시다. 여러분들이 자주 모일 때 사탄의 힘이 무너집니다…… 시리아 교회를 위해 기도하십시오. 나는 그곳으로부터 붙잡혀 로마로 끌려가는 죄수가 되었습니다. 나는 성도들 중 가장 작은 자인데도 하나님을 섬길 수 있는 특권을 누리게 되었습니다. 우리의 소망이 되시는 하나님 아버지와 예수 그리스도 안에서 안녕.”(“에베소교회에 보내는 편지”)
속사도 시대의 교부들 중에 가장 뛰어난 지도자 중의 또 한 사람은 2세기 중엽 서머나교회의 감독 폴리캅이었는데 그는 아마 속 사도 교부 시대에 가장 위대한 순교의 죽음을 죽은 사람이었을 것입니다. 폴리캅은 계2:8에 기록된 ‘서머나 교회의 사자’이었을 수 있는데 사도 요한의 제자였고 사도적 신앙을 가장 순수하고 충실하게 전승한 사람이었습니다. 폴리캅이 서기 155년경 서머나의 경기장에서 순교를 당했는데 순교의 형장에서 그가 남긴 고백과 기도는 후세의 많은 그리스도인들의 가슴에 주님을 향한 뜨거운 사랑과 충성을 새롭게 불러일으키곤 했습니다. 서머나 교회의 성도들은 자기들의 목자 폴리캅이 순교의 죽음을 장하게 죽는 장면을 직접 목격한 다음 “순교 사화”를 써서 기록으로 남겼습니다. “폴리캅의 순교 사화”에는 폴리캅의 순교의 장면과 그의 고백과 그의 기도들이 실려 있는데 다음과 같습니다.
“폴리캅이 군중 앞으로 끌려왔을 때, 그가 체포되었다는 소식을 들은 군중들은 떠들기 시작했습니다. 총독 앞으로 끌려왔을 때 총독은 그가 신앙을 부인하게 만들려고 애를 썼습니다. ‘당신의 나이를 생각하시오. 황제의 운명을 걸고 맹세하시오 그리고 마음을 고쳐먹고 무신론자들을 없애버리라고 말하시오.’ 그러나 폴리캅은 경건한 얼굴로 온 군중을 바라다보며 그들에게 손짓을 했습니다. 그리고 신음하는 듯 하늘을 쳐다보면서 ‘무신론자들을 없애라’고 말했습니다. 그러나 총독은 계속해서 ‘맹세하며 그리스도를 저주하라’고 다그쳤습니다. 폴리캅은 대답했습니다. ‘나는 86년 동안 나를 구원하신 나의 왕을 섬겨왔소. 그리고 그 분은 나에게 한 번도 잘못하신 일이 없소 그런데 어떻게 내가 그 분을 모독할 수 있겠소?’ 총독은 계속해서 황제의 이름으로 맹세하라고 요구했습니다. 폴리캅은 이렇게 대답했습니다. ‘당신이 내가 황제의 이름으로 맹세할 것이라고 쓸데없이 생각한다면, 그리고 내가 누구인지 모르는 체 한다면 똑똑히 들으시오, 나는 그리스도인이요. 그리고 만약 당신이 기독교의 가르침을 배우기를 원한다면 하루를 정해서 내 말을 들으시오.’ 총독은 ‘네가 사람들을 설득하려고 하느냐?’라고 말했습니다. 폴리캅은 대답했습니다. ‘당신을 설득하려고 하오. 우리는 하나님에 의해 세워진 지도자를 그들이 우리에게 해를 끼치지 않는 한 그들을 존경하라는 가르침을 받아왔소.’ 총독이 다시 말하기를 ‘나는 야수들을 가지고 있다. 네가 마음을 고치지 않는 한 나는 너를 그들 가운데 던지겠다.’고 했습니다. 폴리캅이 대답했습니다. ‘야수들을 부르시오. 우리에게 변절이란 있을 수 없소.’ 총독이 다시 폴리캅에게 말했습니다. ‘네가 야수들을 멸시하고 네 마음을 바꾸지 않는다면 너를 불에 태워 없애버리겠다.’ 폴리캅이 대답했습니다. ‘당신이 위협하는 불은 한 시간 동안 타고 곧 꺼질 것이요. 그러나 당신은 악한 자들을 위해서 예비해둔 심판과 영원한 형벌의 불을 알지 못하고 있소. 왜 이렇게 지체하시오? 당신이 하고자 하는 일을 빨리 하시오.’
“폴리캅이 이와 같이 말했을 때 그는 용기와 기쁨으로 넘쳤고 그의 얼굴은 은혜가 충만했습니다. 그는 조금도 낙심하는 기색을 나타내지 않았고 오히려 총독이 경악을 금치 못하며 그의 전령을 군중들 가운데 보내어 ‘폴리캅이 그리스도인임을 고백한다’고 세 번 선포하게 했습니다. 이와 같은 전령의 말을 들은 군중들 특히 서머나에 사는 유대인들이 억제할 수 없는 분노에 가득 차서 아우성치기 시작했습니다. 군중들은 소리를 지르며 폴리캅에게 사자를 풀어 놓으라고 했습니다. 담당 관리가 사정상 그렇게 할 수 없다고 했을 때 군중들은 일제히 소리를 지르며 폴리캅을 산 채로 불에 태우라고 했습니다. 군중들은 급히 서둘러서 나무들을 모아왔는데 특히 유대인들의 열심은 대단했습니다. 화형 시킬 준비를 마쳤을 때 그들이 폴리캅을 나무 단위에 올려놓고 못을 박으려고 했습니다. 폴리캅은 이렇게 말했습니다. ‘나는 그대로 있게 해 주시오 불 가운데서 견딜 수 있게 하여 주실 그분이 내가 나무 단 위에서 움직이지 않도록 힘을 주실 것이오.’ 그들은 못을 박지 않고 묶기만 했습니다. 묶기를 다했을 때 그는 제사를 위해서 준비된 고귀한 수양과 같이 하나님께 바쳐지기 위해 준비된 향기로운 번제물처럼 폴리캅은 하늘을 향해서 다음과 같이 기도했습니다. ‘전능하신 주 하나님, 당신의 사랑하는 종 예수 그리스도의 아버지여, 그를 통해서 우리가 당신에 대한 충만한 지식을 받았습니다. 천사들과 권세들과 모든 피조물과 그리고 모든 인류의 하나님이시여! 내가 당신께 찬양을 돌립니다. 당신은 오늘 이 시간 나로 하여금 순교자들의 수에 참예하는 영광을 주셨습니다. 이것을 인하여 그리고 모든 것을 인하여 나는 당신을 찬양하며, 당신을 송축하며, 당신께 영광을 올립니다. 당신의 사랑하는 종이시며, 영원한 하늘의 대세자상이신 예수 그리스도를 통하여 아들과 성령과 함께 당신에게 지금으로부터 세세토록 영광을 돌립니다. 아멘!’ 그가 기도를 마쳤을 때 사람들이 불을 부쳤습니다.” 이것이 서머나 교회의 감독 폴리캅이 155년경 서머나의 경기장에서 순교 당한 이야기입니다. 서기 2세기 속사도 시대의 교회들은 이와 같은 순교자들의 피로 그들의 신앙이 정결해졌고 순수해졌고 뜨거워졌습니다. 그래서 세상을 변혁시키는 능력을 발휘했습니다.
셉티미우스 세베루스 시대에 나타난 박해와 순교의 이야기를 하겠습니다.
초대교회의 박해는 로마와 소아시아에 국한 되었던 것은 아니었습니다. 차츰 로마 제국 전역에 미치게 되었습니다. 로마 황제 셉티미우스 세베루스는 202년 칙령을 내려 로마 제국 전역에 기독교와 유대교에 대한 박해 정책을 수행했습니다. 초대교회사 연구의 대가이고 초대교회 박해 연구의 권위자인 프랜드(Frend) 교수는 “세베루스 황제의 박해는 세계 전역에서 동등하게 이루어진 최초의 반 기독교 운동이었다” 라고 주장했습니다. 프랜드 교수는 계속해서 세베루스 황제에 의한 박해가 그 당시 로마 고린도 안디옥은 물론 북 아프리카의 칼타고와 알렉산드리아에까지 미쳤는데 화형, 태형, 참수형 등으로 그리스도인들을 잡아서 처형했다고 지적했습니다.
이때 북아프리카의 칼타고에서 페르페투아(Perpetua) 란 여인과 펠리키타스(Felicitas)란 여인의 순교의 이야기가 전해지고 있는데, ｢페르페투아와 펠리키타스의 순교전｣(Acts of Perpetua and Felicitas)에 의하면 203년 칼타고에서 기독교로 새로 귀의한 초신자들이 공중 앞에서 야수들에 의해 찢김을 당했다고 했습니다. 26세의 젊은 여인 페르페투아는 학습교인에 불과한 평신도였지만 어둡고 더러운 감방 속에서의 갖은 고통에도 불구하고, 이교도 아버지의 간언과 어린 애기에 대한 애끓는 모정에도 불구하고, 그리고 재판관의 위협에도 불구하고, 공중 앞에서 검사의 칼에 찔려 쓰러지는 순간까지 그리스도에 대한 신앙을 굳게 지켰다고 했습니다. 그 내용을 소개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내 아버지가 내게 대한 사랑 때문에 내 목적을 바꾸려고 온갖 설명으로 내 신앙을 약화시키려고 할 때 나는 이렇게 말하였다. '아버지, 이 그릇을 보세요! 이것이 물그릇이든지 다른 무엇이든지 상관없을까요? 이것이 본래의 그것과 다른 이름으로 불릴 수 있을까요?' 그러자 '아니지' 라고 아버지가 대답하셨다. 나는 '그렇다면 저도 저의 있는 그대로의 이름인 그리스도인 말고 다른 어떤 이름으로도 저 자신을 부를 수 없어요' 라고 말했다. 박해와 죽음에 대한 위협에도 불구하고 페르페투아와 펠리키타스와 세 동반자는 끝까지 그리스도교의 신앙을 지켰다. 이러한 그들의 고집 때문에 그들은 모두 원형극장의 대중 경기장으로 보내져 그곳에서 페르페투아와 펠리키타스는 참수되었고 다른 사람들은 짐승에 의해 죽임을 당했다. 페르페투아의 어머니는 그리스도인이었고 그의 아버지는 이방인이었다. 아버지는 계속해서 그녀에게 신앙을 버리라고 간청했다. 그러나 그녀는 그 말을 듣지 않고 감옥에 갇혔던 것이다. 페르페투아는 그녀의 일기에서 감금된 동안을 이렇게 서술하고 있다. ‘아! 얼마나 두려운 나날들이었던가? 군중들의 무서운 분노, 군인들의 거친 태도, 그 무엇보다도 참을 수 없었던 고통은 나의 아기에 대한 걱정이었다... 나는 이러한 고통을 여러 날 동안 겪어야 했다. 그러다가 나는 마침내 아기와 함께 감옥에 있을 수 있는 허락을 받았다. 아기에 대한 걱정과 고민에서 벗어나자 나는 즉시 건강을 회복했고, 그때부터 감옥은 나에게 있어서 천국이 되었다. 그리고 나는 다른 어떤 곳보다도 그곳에 있는 것이 더 좋았다.’ 페르페투아는 그리스도교 신앙을 저버리고 싶지 않아서 자기 때문에 괴로워하는 아버지를 이렇게 위로했다. ‘우리는 우리 자신의 힘에 의존하는 것이 아니라 하나님의 힘에 의존하는 것이 확실하기 때문에 하나님께서 원하시는 대로 모든 일이 이루어질 것입니다." 페르페투아의 감동적인 순교의 이야기는 후세 기독교인들에게 많은 감명을 남겨 주었습니다. 페르페투아와 펠리키타스와 그의 동료들이 함께 흘린 순교의 피는 칼타고 땅에 교회가 태어나게 하는 복음의 씨앗들이 되었을 것입니다.
그래서 2세기 말 북 아프리카 칼타고의 교회의 대표적인 신학자였던 터툴리안은 이렇게 선언했습니다. “우리를 십자가에 못 박아라. 우리를 고문하라. 우리를 저주하라. 우리를 멸하라. 너희들의 잔인함은 아무 것도 이루어 놓을 수 없다. 우리가 베어버림을 당하면 당할수록 우리의 수는 그만큼 더 늘어난다. 순교자의 피는 [교회]의 씨가 되기 때문이다.”(Apology, 50). 초대교회의 순교의 이야기는 이어지지만 오늘의 이야기는 이것으로 줄여야 하겠습니다. 기독교는 그 시초부터 박해를 받도록 되어있었습니다. 예수님께서 박해를 받았고 제자들이 박해를 받았고 3백여 년 동안의 초대교회가 박해를 받았습니다. 기독교는 박해와 고난을 받으면서 성장한 종교입니다. 최근에 손양원 목사님의 딸 손동희 권사님이 이런 말을 한 일이 있습니다. 사실 이 말은 손양원 목사님이 하신 말입니다. “지금은 솔로몬의 영광 보다는 욥의 인내를 필요로 하는 시대입니다.” 백 번 천 번 지당한 말씀입니다. 솔로몬의 영광 보다는 욥의 인내와 주님께서 당하신 박해와 고난을 사모할 수 있기를 바랍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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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쇄하기] 2007-04-13 18:02:26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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