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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명혁 목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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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명혁 목사의 교회사 이야기(10) “패트릭과 켈틱 선교운동”CBS기독교TV방송(목 오전9:55, 주 새벽:00:2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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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명혁 목사의 교회사 이야기(10) “패트릭과 켈틱 선교운동”CBS기독교TV방송(목 오전9:55, 주 새벽:00:20)
“김명혁 목사의 교회사 이야기”라는 주제로 오늘 열 번째 강의를 합니다.
지난 번에는 기독교 역사에 가장 크고도 깊은 영향을 미친 목회자요 신학자요 설교자요 저술가였던 성 어거스틴의 생애와 사상에 대해서 강의를 했습니다. 오늘은 기독교 역사에 또 하나의 크고도 깊은 영향을 미친 선교의 선구자였던 성 패트릭에 대한 강의를 하려고 합니다. 현대 교회사의 아버지라고 할 수 있는 예일 대학교의 케네스 스코트 라토렛 교수는 교회사를 선교사의 관점에서 기술했습니다. 사실 기독교의 역사는 선교의 역사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입니다. 초대교회 300여 년 동안의 역사는 복음이 예루살렘으로부터 안디옥과 소 아시아와 마게도냐와 로마와 아프리카와 비잔틴에 전파된 역사였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초대교회가 완성된 5세기경부터는 복음이 영국과 유럽 전역에 전파되기 시작했는데 그 유럽 복음화와 선교의 출발점이 바로 패트릭이었고 그에 의해서 시작된 켈틱 선교운동이었습니다. 그러면 이제부터 패트릭과 켈틱 선교운동에 대한 이야기를 시작하겠습니다.
“아이랜드의 사도 패트릭에 대한 이야기를 하겠습니다.”
기독교가 영국에 언제 전파되었는지에 대한 역사적 기록은 없습니다. 그러나 로마 제국의 세력이 유럽 전역에 미치던 처음 몇 세기 동안 영국과 유럽 대륙과의 왕래가 자유스러웠는데 유럽에서 영국으로 왕래하던 상인들에 의해 기독교가 영국에 전래 되었을 것이라고 추측합니다. 그리고 4세기 초에 영국 동남부에 살고 있던 ‘로마계 영국인들’ 가운데 적지 않은 수가 기독교를 신봉하고 있었을 것이라고 사려됩니다. 그러나 영국 전역에 걸친 본격적인 복음화 운동은 5세기에 들어서면서부터 시작되었는데 이 영국 복음화 운동이 바로 패트릭과 켈틱 선교 운동에 의해서 시작되었습니다.
‘아일랜드의 사도’ 패트릭(Patrick)의 생애와 그 연대에 대해서 정확히 말할 수 있는 사료는 없습니다. 패트릭이 저술한 「참회록」(Confession)과 「서신」(Letter to the Soldiers of Coroticus)에 근거하여 그의 생애와 연대와 사건들에 대한 추측을 내리고 있을 뿐입니다. 패트릭은 389년경 로마 제국의 관할 하에 있던 영국 서해안의 어떤 마을에서 행정관(decurion)의 일에 종사하던 사람의 아들로 태어났습니다. 그런데 5세기 초엽 영국에 주둔하고 있던 로마 군단이 유럽 대륙으로 물러가자(고트족의 침입으로부터 로마 제국을 방어하기 위해) 아일랜드 북부로부터 스코트족(Scots)이 영국 서해안 지역에 침입하여 약탈과 학살을 감행하고 수천 명을 포로로 잡아 아일랜드로 데려갔습니다. 이때 16세의 소년 패트릭이 포로로 잡혀서 아일랜드의 동북부 안트림(Antrim)주의 어떤 지주에게 팔렸는데 그곳에서 6년 동안 돼지 치는 노예생활을 했습니다. 그가 포로로 잡혔을 당시에는 패트릭이 고백한 대로 “참되신 하나님을 알지 못했으나” 6년 동안의 노예 생활을 통해 종교적 각성을 가지게 되었다고 그의 「참회록」에 다음과 같이 기록했습니다. “그곳에 있을 때 주님께서는 나의 불신을 깨닫게 하셨다. 비록 늦게나마 나의 허물을 기억하게 하셨고, 나의 하나님이신 주님께로 내가 전심으로 돌아가게 하셨다. 주님께서는 나의 비천함을 돌아보셨고 나의 젊음과 무지를 불쌍히 여기셨다.” (「참회록」, 2). 사람은 일반적으로 고난의 과정을 통과하면서 자기의 허물을 발견하고 하나님께로 돌아오게 되고 자기 자신을 헌신하게 됩니다.
하나님께 대한 신앙과 사랑이 더해가면서 패트릭은 기도 생활에 힘쓰게 되었습니다. “숲 속과 산 속에 머물면서 낮에는 100여 번의 기도를 했고 밤에도 그 만큼 기도했다. 이른 새벽에 일어나 눈과 얼음과 비 속에서 기도하곤 했다”(「참회록」, 16). 금식하며 기도하던 어느 날밤 패트릭은 꿈 속에서 “너는 금식을 잘하고 있다. 너는 곧 고향으로 돌아가게 될 것이다. 배가 준비되어 있다” 라는 음성을 듣고 곧 그곳을 탈출하여 “하나님의 인도하심에 따라” 해안가에 도착하여 한 배를 발견했습니다. 아일랜드로부터 사냥개들을 유럽으로 운반하는 상선이었습니다. “처음에는 선장이 나를 거절했다. 그러나 내가 돌아서서 기도하고 있었을 때, 나는 ‘빨리 오라’는 소리를 듣고 그들에게로 갔다”(「참회록」, 18). 배를 타고 삼일 동안 항해한 후 그 배는 가울(Gaul)의 서해안에 도착했습니다. 패트릭은 두 달 동안 그들과 함께 가울(Gaul)의 여러 지역 (프랑스와 이태리 지역)을 여행하는 동안 그들에게 신앙적 감화를 주었고, 두 달 후에는 그들을 떠나 자유의 몸이 되었습니다. 그 후 몇 년 동안 프랑스 남단 레렝(Lerins)섬에 있는 한 수도원에서 생활하면서 영적인 감화를 많이 받았습니다.
수 년 동안의 수도원 생활을 마친 후 패트릭은 고향인 영국 서해안으로 돌아가 친척들을 다시 만나게 되었습니다. 그를 친아들처럼 반가이 맞은 그의 친척들은 다시는 그들을 떠나지 말라고 애원했습니다. 그러나 패트릭은 “어느 날 밤 꿈속에서 아일랜드에서 온 사람같이 보이는 빅토리쿠스(Victoricus)라는 사람이 수없이 많은 글자들을 가지고 있는 것을 보았습니다” 그는 패트릭에게 그 글자들 중 하나를 보여 주었는데 그 첫 머리에 “아일랜드 사람의 소리”(The voice of the Irish)라고 쓰여져 있었습니다. “내가 그 글자를 읽는 순간 서해안 가까이에 있는 보클루트(Voclut) 숲 근처에 사는 사람들의 소리를 듣는 것 같았다. 그들은 한 목소리로 우리들에게로 돌아와서 다시 한 번 우리들과 함께 지내주십시오 라고 부르짖었다. 그 소리는 나의 마음을 찌르는 것 같아 나는 더 이상 읽을 수 없었다. 그리고 나는 꿈에서 깨어났다.”(「참회록」, 23). 이것은 패트릭에게 임한 ‘마케도니아 사람의 부르짖음’이었습니다. 이때부터 패트릭은 자기를 잡아서 노예의 일을 시킨 원수의 나라인 아일랜드에 대한 선교의 꿈을 품기 시작했습니다.
아일랜드에 대한 패트릭의 선교의 소명은 그 후 점점 확실해졌습니다. 그러나 자신의 교육과 훈련이 미흡함을 절감한 패트릭은 자신을 준비시키고 훈련시키기 위해 가울(Gaul)중부에 위치하고 있는 옥세르(Auxerre)로 찾아갔습니다. 패트릭이 옥세르로 찾아간 것은 옥세르 교회가 아일랜드 기독교에 대한 특별한 관심을 가졌었기 때문이었습니다. 패트릭은 옥세르에서 훈련을 받으면서 얼마 후에는 그곳의 감독 아마토(Amator)에 의해 집사로 안수를 받았습니다. 패트릭은 아일랜드 선교에 대한 소명과 열망을 표명했으나 곧 인정을 받지는 못했습니다. 인정을 받을 때까지 14년 동안이나 그 곳에 머물면서 준비를 해야만 했습니다. 결국 패트릭이 그곳에서 감독으로 안수를 받고 아일랜드의 선교사로 파송을 받았을 때는 그의 나이가 이미 40이 넘었었습니다. 그러나 패트릭은 마음의 소원을 이루어 주신 하나님께 감사하며 “오랜 세월이 지난 뒤에 주님께서는 그들의 부르짖음에 응답하시었다” 라고 기록했습니다. 본격적인 아일랜드 선교가 패트릭에 의해 시작된 것이었습니다. 그는 나중에 ‘아일랜드의 사도’ 또는 ‘아일랜드의 아버지’ 라고 불려졌는데, 그는 아일랜드 역사상 가장 위대한 인물로 길이 흠모를 받게 되었습니다. 지금도 아일랜드 사람들은 ‘성 패트릭의 날’(‘St. Patrick’s Day’)을 정해놓고 초록색 꽃과 초록색 의복으로 단장하며 성 패트릭을 기리고 있습니다.
“결국 패트릭은 원수의 나라인 아일랜드에 선교사로 갔습니다.”
패트릭은 432년경 몇몇 동료들과 함께 아일랜드의 동해안에 도착한 후 계속 북쪽으로 항해하여 도운(Down)주 동부에 상륙했습니다. 그 지방의 유지인 디쿠(Dichu)란 사람에게 전도하여 세례를 주었는데 그는 패트릭에게 헛간 하나를 선사하여 예배 처소로 사용하도록 했습니다. 그곳은 후에 솔(Saul)이라고 불려진 곳으로 최초의 선교 중심지의 역할을 했습니다. 패트릭은 다시 옛 주인에게 복음을 전하기 위해 안트림 주로 찾아갔지만, 그는 패트릭이 온다는 소식을 듣고 패트릭의 마술에 걸려 들까 봐 두려워서 자살을 하고 말았습니다. 패트릭은 어디를 가든지 먼저 그 지방의 유지와 정치적 지도자를 설득하고 전도하여 그들의 환심을 사려고 힘을 썼습니다. 패트릭은 그후 미트(Meath) 주에 머물면서 아일랜드 왕 로게어(Laoghaire)의 환심을 샀고 그의 동생 코날(Conall)의 후원을 얻으며 미트(Meath) 주 일대를 크게 복음화 시켰습니다. 왕의 동생 코날은 패트릭에게 땅을 기증했는데 패트릭은 그 곳에 60자 길이의 큰 교회를 세웠습니다. 패트릭은 아일랜드 전역에 걸쳐 수천 명에게 세례를 베풀었고 성직자들을 세워 안수도 했습니다. 패트릭은 복음을 전하기 위해서는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았습니다. 사도 바울이 “영혼을 위하여… 재물을 허비하고… 자신까지 허비”했던 것처럼, 패트릭은 소위 ‘뇌물’을 주면서까지 전도의 기회를 포착하려고 했습니다. “그들이 나를 받아 들이게 하기 위해 나는 너희를 위하여 재물을 허비했다. 때때로 나는 군주들(kings)에게 선물을 바치기도 했다. 더욱이 내가 사법관들(judges)에게 얼마나 많은 재물을 지불했는지 아는가?... 나는 지금도 허비하고 있고 앞으로도 더 많이 허비할 것이다. 내 자신까지 허비하도록 주님께서 나를 도우실 것이다.”(「참회록」, 51-53). 저는 옛 신학교에서 가르칠 때 패트릭이 선교를 하기 위해서 ‘뇌물’까지 주었다는 대목에서 회의를 느꼈지만 지금에 와서는 복음을 전하기 위해서는 ‘뇌물’을 얼마든지 주어도 좋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심지어 때로는 정치적인 불의에 대해서도 당분간 눈 감아 줄 수도 있다는 생각까지 하게 되었습니다. 제가 십 수년 전 영국에서 모인 SIM 선교회 국제 이사회에 참석한 일이 있었는데 그 때 아프리카 선교에 대한 보고를 들으면서 충격을 받은 일이 있었습니다. SIM 선교회는 철저하게 복음적인 선교회입니다. 그런데 그때의 선교 보고는 아프리카의 일부다처 제도를 처음에는 어느 정도 묵인 할 수도 있다는 내용의 보고였습니다. 일부다처 제도를 처음부터 타파할 때 개인적인 문제뿐 아니라 사회적인 혼란을 가져올 수도 있기 때문이라고 지적했습니다. 저는 그 보고를 들으면서 충격을 받았지만 고개를 끄덕이면서 수긍을 할 수 밖에 없었습니다. 아마 그래서 사도 바울이 다음과 같은 고백을 한 것 같습니다. “유대인들에게는 내가 유대인과 같이 된 것은 유대인들을 얻고자 함이요 율법 아래 있는 자들에게는 내가 율법 아래 있지 아니하나 율법 아래 있는 자 같이 된 것은 율법 아래 있는 자들을 얻고자 함이요 율법 없는 자에게는 내가 하나님께는 율법 없는 자가 아니요 도리어 그리스도의 율법 아래 있는 자나 율법 없는 자와 같이 된 것은 율법 없는 자들을 얻고자 함이라 약한 자들에게는 내가 약한 자와 같이 된 것은 약한 자들을 얻고자 함이요 여러 사람에게 내가 여러 모양이 된 것은 아무쪼록 몇몇 사람들을 구원코자 함이니 내가 복음을 위하여 모든 것을 행함은 복음에 참예하고자 함이라”(고전9:20-23).
패트릭은 아일랜드 교회가 유럽 대륙의 로마 기독교와 관련을 유지하기를 원했으면서도, 아일랜드 실정에 맞는 교회 조직을 이룩했고 아일랜드 풍습에 맞도록 교회 생활을 지도했습니다. 즉 유럽에서는 교회 조직이 도시의 감독을 중심으로 하는 감독구 단위로 되어 있었는데 비해, 패트릭은 아일랜드의 교회 조직을 부족을 중심으로 하는 수도원구 단위로 이룩했습니다. 또한 처음에는 로마 교회에서 행해지던 원형 채발(coronal tonsure; 성직자가 안수 받을 때 머리 꼭대기의 머리칼 전부를 깎고 머리 주위로 머리칼을 조금만 남겨두는 채발 의식)을 도입했으나, 차츰 아일랜드 고유의 이방적 풍습을 따라 전멸 채발(frontal tonsure,양 귀를 연결하는 선으로부터 앞 부분의 머리를 전부 깎는 채발 의식)을 인정하여 사용하게 했는데 이 전면 채발은 아일랜드 기독교의 특징의 하나가 되었습니다. 아일랜드의 켈틱 기독교는 로마 기독교에 비해 더 엄격한 수도원적 신앙 생활과 학문 연구 및 전도(선교)를 강조하는 ‘토착 기독교’로 발전해 갔습니다.
패트릭이 복음 전파의 목적을 달성하기 위하여 가능한 모든 필요한 방법을 다 활용한 ‘적응식’ 방법을 채용했음에도 불구하고 그는 안일한 방법이나 ‘절충식’ 선교정책을 채택하지는 않았습니다. 그는 항상 환란과 죽음의 위협을 받고 있었으며 이교적 신앙과는 항상 대결하고 있었습니다. “나는 너희들 가운데와 그리고 여러 곳으로 여행하며 많은 위험을 무릎 썼다. 나는 군주들에게 선물을 바치기도 했으나, 그들은 나와 나의 동료들을 체포했고 나를 죽이려고까지 했다. 우리들이 가지고 있던 것 전부를 약탈했고 나에게 수갑을 채웠다.”(「참회록」, 51-52). 패트릭은 미트 주에 머무는 동안 이교 승려들 즉 드루드(druids)의 마술을 깨뜨림으로 자기가 아일랜드의 승려들보다 우세함을 과시했으며, 마요(Mayo)주로 전도 여행을 가는 길에는 크롬 크루아이크 라는 거대한 돌 우상을 깨뜨려 부수기도 했습니다.
패트릭은 미트 주의 복음화를 마친 후 멀리 서해안 마요(Mayo)주로 갔습니다. 그곳은 오래 전 꿈 속에서 “아일랜드 사람의 소리”가 들려 오던 보클루트(Voclut) 숲이 있는 곳이었습니다. 패트릭은 그곳에 7년 동안 머물면서 마요 주 복음화에 전력을 다했습니다. 패트릭은 443년경 다시 동부 아마즈로 돌아왔습니다. 그리고 그곳의 군주의 환심을 사게 되었는데 그는 그곳에 있는 토지를 패트릭에게 선물로 주었습니다. 여기에 교회와 수도원을 세웠는데 아마즈 수도원은 그 후 아일랜드 기독교의 중심지가 되었습니다. 패트릭은 그의 말년을 주로 이곳에 머물면서 선교하다가, 457년경 아마즈 감독의 자리를 그의 제자 베니누스(Benignus)에게 물려주고 자기는 솔(Saul)로 은퇴했습니다. 아일랜드의 복음화를 위해 일생을 바친 성 패트릭은 461년경 세상을 떠나 그의 선교지인 아일랜드 땅 도운(Down)주 동부에 있는 도운 패트릭(Downpatric)에 묻혔습니다. 그의 나이 72세 경이었습니다. 그는 한 평생을 아일랜드 복음화에 모두 바쳤습니다.
패트릭은 선교의 소명과 열의에 불타는 헌신적인 사람이었고 원수의 나라에 찾아가서 위험에 굴하지 않고 끈질긴 열정과 함께 모든 사람들을 품고 사랑하는 넓은 마음을 지니고 자기의 전 생애를 불사른 사랑의 사도였습니다. 그는 또한 사도 바울처럼 자기의 모든 수고는 전적으로 하나님의 은혜로 말미암았음을 절감하며 자기 자신을 도무지 자랑하지 않고 오히려 자기의 약함을 자랑한 겸손의 사람이었습니다. 패트릭의 생애를 통하여 많은 이적과 놀라운 일들이 일어났다는 이야기가 전해지고 있으나 패트릭 자신은 그의 「참회록」에서 이적에 대한 이야기는 하나도 하지 않고 오직 하나님의 놀라우신 은혜만을 높이며 다음과 같이 그의 참회록을 마감했습니다. “내가 기도하기는 죄인이요 가장 무식한(rusticissimus)사람 패트릭이 아일랜드에서 쓴 이 글을 읽는 하나님을 경외하는 모든 사람들이 내가 어떤 조그만 일을 하나님의 뜻대로 이룩했다면 그것이 나의 무지와 무능으로 되어진 것이 아니라 오로지 하나님의 선물로 되어진 것을 참으로 믿기를 바라는 것이다. 이것이 내가 죽기 전에 하고 싶은 고백(Confession)이다.”(「참회록」, 결론). 열정과 사랑과 충성과 겸손의 사도 패트릭에 의해 아일랜드의 복음화가 이루어졌고 이제 그곳으로부터 스콧트랜드와 영국과 유럽의 복음화를 위한 켈틱 선교 운동이 퍼져나가게 되었습니다. 우리는 패트릭의 생애를 살펴보면서 한 사람의 사랑과 헌신이 세계 역사의 방향을 바꾸어 놓은 놀라운 사실을 발견하게 됩니다. 그러면 이제부터 그의 선교적 헌신이 영국과 유럽 선교에 어떻게 이어졌는지를 살펴보겠습니다.
“스콧틀랜드의 사도 콜럼바에 대한 이야기를 하겠습니다.”
라토렛 교수는 아일랜드의 켈틱 선교 운동을 높이 평가하며 다음과 같이 지적했습니다. “7세기 서유럽 선교의 추진력을 제공했던 선교의 중심지는 유럽에서 떨어져 있던 아일랜드 섬이었다. 6세기경 이미 활기에 넘쳐 있던 [아일랜드의] 수도원들을 중심으로 기독교 겔틱 문화가 발전하고 있었는데…… 이곳으로부터 아일랜드의 수도승들과 선교사들과 학자들이 [세계 각처로] 퍼져 나갔다.”(Latourette, Thousand Years, p.38). 그리스도를 위하여 걸어 다니며 복음을 전하던 아일랜드 사람들을 ‘페레그리니’(peregrini) 즉 ‘걸어 다니는 사람들’ 이라고 불렀는데 많은 ‘페레그리니’가 스코트랜드와 영국으로 그리고 대륙으로 건너가 ‘걸어 다니면서’ 복음을 전했습니다.
콜럼바(Columba)는 이들 ‘걸어 다니는 사람들’ 또는 ‘순례자들’의 한 사람으로 스콧틀랜드로 건너가 일생을 바쳐 그 곳에서 ‘걸어 다니면서’ 복음을 전했습니다. 콜럼바의 생애와 그 년대에 대한 중요 사료는 그의 제자 아담난(Adamnan)이 기록한 「콜럼바의 전기」인데 전기에 의하면 콜럼바는 521년경 아일랜드의 서북부 도네갈(Donegal)주의 귀족의 가문에서 출생했습니다. 소년 콜럼바는 모빌(Moville)에 있는 수도원에 보냄을 받아 원장 피니안(Finnian) 밑에서 훈련을 받았습니다. 그는 후에 집사로 그리고 장로로 안수를 받았으며 아일랜드 곳곳으로 ‘걸어 다니면서’ 많은 교회와 수도원을 세웠습니다.
콜럼바는 562년이나 563년경 그가 42세 되었을 때 아일랜드를 떠나 스콧틀랜드 서해안 아길쉬어(Argyllshire) 지역으로 갔습니다. 패트릭도 40세 이후에 그리고 콜럼바도 40세 이후에 선교를 시작했습니다. 데이빗 브레이너드처럼 24세부터 일찍이 선교를 시작할 수도 있지만 너무 서두를 필요는 없을 것입니다. 콜럼바가 아일랜드를 떠나 스코트랜드로 가게 된 이유 몇 가지를 추측할 수는 있으나 그의 제자 아담난은 그저 단순히 “그리스도에 대한 사랑 때문이었다”고 기록했습니다. 콜럼바는 그의 동료 12명을 거느리고 스콧틀랜드 서해안의 작은 섬 아이오나(Iona)에 상륙했는데 아이오나는 후에 너무나 중요한 ‘선교의 기지’가 되었습니다. 당시 아이오나 섬은 달리아다(Dalriada)왕국의 지배 하에 있었는데 콜럼바는 어렵지 않게 달리아다의 왕 코날(Conall)의 허락을 얻어 아이오나에 수도원을 세우고 그 곳에서 기도, 금식, 연구, 저술, 노동에 종사하며 그곳을 ‘선교훈련 센터’로 이룩해 갔습니다. 콜럼바는 스코트랜드의 동북부에 자리 잡은 픽트(Picts)족에게 복음을 전하기 위하여 565년경 픽트족의 브루드 왕을 찾아 갔습니다. 처음에는 브루드 왕과 그의 이교 승려들이 콜럼바를 받지 않으려 했으나 콜럼바가 그곳 승려들(druids)과 겨루어 이김으로 복음의 능력을 과시했기 때문에 결국 브루드 왕의 환심을 사게 되어 픽트족을 위한 선교의 문이 열리게 되었습니다. 콜럼바는 아이오나 섬으로부터 스콧틀랜드의 여러 지역을 수 없이 걸어 다니면서 복음을 전했고 특히 그람피안(Grampian) 산맥 북부 지역의 픽트(Picts)족 복음화를 위해 그의 여생 30여 년을 모두 바쳤습니다.
콜럼바는 자기를 적대하는 자를 저주하며 싸울만한 강인한 성격의 소유자였으나 동시에 불쌍한 사람들과 짐승들에게 까지도 자비를 베풀었던 인자한 성품을 지녔던 사람이었습니다. 브루스 교수가 지적한 대로 초기의 오만하고 극렬했던 성격이 깊은 참회와 영적 변화의 과정을 거쳐 결국 인자한 성품을 소유하게 되었습니다. 사람은 은혜를 받을 때 그리고 복음 사역에 헌신할 때 본래 타고났던 오만한 성격이 인자한 성격으로 바꾸어질 수가 있습니다. 콜럼바는 폭풍에 상처를 입은 학을 치료해준 일을 비롯하여 동물에게 많은 사랑을 베풀었으므로 그가 쇠약해져서 쓰러져 있을 때 말이 찾아와 슬퍼했다고 아담난이 기록했습니다. 그의 인자한 성품 때문에 그를 ‘비둘기’ 즉 콜럼바라 불렀다고 했습니다. 결국 선교사에게 필요한 것은 콜럼바와 같은 자비와 긍휼과 인자의 성품이라고 생각합니다. 콜럼바는 596년이나 597년경 아이오나 섬에서 “얼굴에 기쁨이 충만하여 거룩한 천사들이 그를 맞으러 오는 것을 보면서” 76세를 일기로 세상을 떠났습니다. 아이오나를 중심으로 한 콜럼바의 선교가 스콧틀랜드와 영국 복음화에 커다란 공헌을 했습니다. 라토렛 교수는 스코트랜드와 영국 복음화에 미친 콜럼바와 아이오나의 영향을 다음과 같이 지적했습니다. “아이오나 센터의 감화는 스콧트족과 픽트족에게 미쳤고 그리고 영국 동부의 이교적 튜톤족(Teutons) 앵글로색슨족(Anglo-Saxons)을 개종하는데 까지 공헌 했음을 부인할 수 없다. 그리고 영국을 위한 아이오나의 선교 운동이 로마의 선교운동보다 한 세대 후에 시작되었음에도 불구하고 영국민 개종에 더 중요한 영향을 미쳤다고 인정할 수 밖에 없다.” (Latourette, Thousand Years, p.56).
“노덤브리아의 선교사 아이단에 대한 이야기를 하겠습니다.”
노덤브리아(Northumbria)는 영국 동부에 위치한 왕국인데 앵글로 색슨족으로 구성되어 있었습니다. 노덤브리아의 복잡한 정치적 변화에 대해서는 이야기 하지 않겠습니다. 오스왈드는 카드월론과의 전쟁에서 승리를 거두기 전에 꿈 속에서 콜럼바가 그에게 승리를 약속하는 것을 보았습니다. 오스왈드는 십자가를 세우고 기도한 후 나가 싸워 승리를 거두었습니다. 그래서 오스왈드는 노덤브리아 왕국의 왕으로 즉위했습니다. 오스왈드는 전쟁으로 침체된 노덤브리아를 부흥시키기 위해 아이오나 섬으로 사람을 보내어 선교사를 보내 달라고 요청했습니다. 아이오나에서 노덤브리아로 파송한 첫 선교사는 적절한 훈련을 받지 못했던 사람인 것 같았습니다. 선교에 실패한 그는 아이오나로 돌아가서 노덤브리아 사람들은 “도무지 길 들일 수 없는 완고하고 야만적인 사람들이어서 가르침을 받을수 없다”고 보고했습니다. 이에 대하여 아이오나 수도원에 있던 아이단(Aidan)은 노덤브리아 선교의 실패는 그들 때문이라기 보다는 오히려 선교사 자신의 잘못이었을 것이라고 생각하며 선교사는 모름지기 노덤브리아 사람들의 무지를 이해하고 그들에게 알맞은 선교를 하여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습니다. 아이오나 수도원은 아이단을 적임자로 인정하여 그를 노덤브리아의 감독으로 임명한 후 635년 노덤브리아로 파송했습니다. 오스왈드는 그를 환영하여 동해안의 조그만 섬 린디스판(Lindisfarne) 을 주어 선교활동의 중심지로 삼게 했습니다. 썰물 때는 걸어서도 해안에 상륙할 수 있었던 해안 가까운 곳에 있는 섬이었습니다.
아이단은 린디스판과 노덤브리아 사이를 수없이 왕래하여 ‘걸어 다니며’(peregrini) 노덤브리아 선교에 종사했습니다. 아이단이 소유했던 인자한 성품과 엄격한 신앙생활의 모범은 많은 사람들에게 감화를 주었고 그의 선교는 큰 성공을 거두었습니다. 그는 또한 가난한 사람들에게 깊은 관심을 표했으며 노예들을 구속해 주고 그들을 교육시키는 일에도 종사했습니다. 결국 아니단의 진실한 선교 사역에 노덤브리아 사람들이 길들일 수 없고 가르침을 받을 수 없는 사람들이 아니었음이 드러났습니다. 그들은 함께 모여 아이단의 설교 듣기를 즐겼습니다. 아이단의 선교가 크게 성과를 거두게 된 것은 그의 인자한 성품과 함께 오스왈드 왕의 협조가 있었던 점을 부인할 수는 없습니다. 오스왈드 왕 자신이 때로 아이단의 스코트말 설교를 앵글로색슨 말로 통역하기도 했다고 베다가 기록했습니다. 복음이 점점 노덤브리아 지역에 널리 퍼지게 되자 아이단은 아이오나와 아일랜드에까지 선교사 파송을 더 요청했는데, 많은 선교사들이 아이단을 협력하게 되었고 린디스판은 더욱 크게 발전하여 제 2의 아이오나로서 선교사 훈련과 파송의 과업을 수행해 나갔습니다. 아이단은 린디스판에서 엄격한 생활, 학문연구 그리고 선교사 훈련에 종사하다가 651년 그곳에서 세상을 떠났습니다.
린디스판은 노덤브리아 복음화뿐 아니라 영국 복음화에도 크게 공헌했습니다. 에섹쓰(Essex)는 본래 로마 선교사에 의해 복음을 받았으나 참된 의미에서 에섹쓰의 복음화는 역시 린디스판의 피난(Finan)에 의해 이루어졌습니다. 머시아의 복음화 역시 린디스판에 의해 추진되어졌습니다. 서섹쓰(Sussex)의 이교적 색슨족들을 개종시킨데 크게 공헌한 윌프리드(Wilfrid) 감독도 린디스판에서 훈련을 받은 사람이었습니다. “그러므로 제일 나중에 복음화된 앵글로 색슨족 즉 서섹쓰와 휘트(Wight)섬의 색슨이 기독교를 받아들이게 만든 선교의 충동이 부분적으로나마 린디스판에서 왔다”고 하겠습니다. 영국 선교에 미친 아이오나와 린디스판의 공헌을 라토렛 교수는 다음과 같이 서술했습니다. “영국의 복음화는 주로 두 곳으로부터 기원했다고 할 수 있다. 첫째로 로마요, 둘째는 아이오나에서 비롯했다. 아이오나에 의해서 노덤브리아의 개종이 완성되었고 에섹쓰가 기독교 신앙을 완전히 받아들이게 되었고 중부 영국이 복음의 감화를 입게 되었고 마지막 남았던 이교적인 앵글로색슨족이 기독교로 돌아오게 되었다. 이 두 기원 즉 로마와 아이오나 중 후자가 영국 복음화에 더 큰 공헌을 했다고 하겠다. 실로 로마 선교운동이 일어나지 않았었다고 가정할지라도 영국민의 개종은 아마 스콧틀랜드와 아일랜드에서 온 켈틱 그리스도인들에 의해 이루어졌을 것이다.” (Latourette, Thousand Years, p.72).
“유럽 선교로 이어진 켈틱 선교 운동에 대한 이야기를 하므로 강의를 마치겠습니다.”
스코트랜드와 영국을 복음화 시킨 켈틱 선교 운동은 이제 바다를 건너 유럽대륙에 까지 퍼져가게 되었습니다. 아일랜드 태생으로 방고(Bangor)수도원에서 훈련을 받은 콜롬반(Columban) 은 590년경 12명의 동료들과 함께 바다를 건너 가울에 와서 선교에 종사했습니다. 콜롬반과 함께 가울에 왔던 12명 동료중의 한 사람인 갈(Gall)은 스위스에 가서 그곳에서 복음을 전했고, 윌프리드 감독은 프리지안(Frisians)족에게 복음을 전했습니다. 노덤브리아의 태생으로 아일랜드의 한 수도원에서 12년간 훈련을 받은 월리브로드(Willibrord)는 690년경 12명의 동료들과 함께 프리지안을 찾아가 일생을 “프리지안의 사도”로 선교에 헌신했습니다. ‘독일의 사도’로 불려지는 보니페이스(Boniface)는 가울 복음화에 일생을 바친 “유럽 역사에 가장 깊은 영향을 미친 영국사람” 이었고 “기독교 확장 사에서 가장 괄목할만한 선교사 중의 한 사람”이었습니다.
우리는 위에서 패트릭의 마음속에 불붙었던 선교의 작은 불꽃이 아일랜드를 전부 복음화 시키게 했고 나아가서 스콧틀랜드와 영국 전역과 다시 유럽 대륙에까지 그 불길이 널리 퍼져나간 것을 보았습니다. 이 선교의 불길은 적대적인 세력에도 불구하고 역사의 흐름 속에서 꺼지지 않고 계속 퍼져나갔습니다. 콜롬반의 마음속에 불탔던 선교의 불길이 현대의 한 선교사의 마음속에 계속 불붙고 있었던 것을 그의 고백에서 찾아 볼 수 있습니다. 즉 1912년 중국에 가서 40여 년 동안 많은 시련과 박해와 연금을 무릅쓰고 선교하다가 1952년에 추방된 영국 선교사 칼빈(Calvin)감독은 이렇게 고백했습니다. “내가 콜롬반의 생애의 모범을 늘 기억하지 못했던들 중국에서의 그 고초를 견디어 내지 못했을 것이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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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쇄하기] 2007-05-11 17:47:16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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