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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회사 이야기(80) “경건주의 운동”(4) 2007.6.6
경건주의 운동의 헌장이 된 「피아 데시데리아」가 하나의 단행본으로 출판되자 독일 안에는 이에 대한 즉각적이고 열광적인 반응이 일어났다. 슈페너는 300통 이상의 편지를 받았는데 대부분이 그의 제안을 지지하는 편지였다. 튜빙겐 대학의 신학교수들은 슈페너가 제안한 교육방안을 공적으로 찬양하며 지지하기까지 했다. 그러나 시간이 감에 따라 경건주의 운동에 대한 불만과 비판의 소리도 일어나기 시작했다. 평신도들의 지위가 향상되어 감에 따라 성직자들은 위협을 느끼기 시작했고, 신학교수들은 자기들의 전문 분야에 문외한들이 침범해 들어오는 것을 못마땅하게 생각했으며, 경건주의가 차츰 분파주의적 경향을 나타내게 되었기 때문이었다.
슈페너는 참 신자들로 구성된 작은 모임들의 중요성을 강조하게 되었고 그래서 독일 각 곳에 ‘교회 안의 작은 교회들’(ecclesiolae in ecclesia)이라고 불리는 모임들이 생기게 되었는데 이와 같은 작은 모임들은 차츰 분파주의적 경향을 띠게 되었다. 이런 모임에 참석하는 회원들 중 어떤 사람들은 교회를 ‘바벨’이라고 부르고, 목사들을 ‘거듭나지 못한 자들’이라고 부르며 정죄했고, 교회의 예배는 ‘은혜스럽지 못하다’고 생각하여 참석하기를 거부했다. 이와 같은 분파적 내지 배타적 색채가 짙어짐에 따라 이들 모임들에 대한 악의에 찬 소문들이 퍼지게도 되었다.
슈페너는 프랑크푸르트에서 20여 년간의 목회 및 저술 사역을 마친 후 1686년 드레스덴(Dresden)의 궁정 목사로 초대되어 갔다. 드레스덴에 머무는 동안 1688년 슈페너는 아우그스트 헤르만 프랑케(August Herman Francke)를 만나게 되는데 그에게 깊은 영향을 미쳤다. 프랑케는 다른 두 동료들과 함께 라이프찌히 대학 안에서 ‘성경 사랑’ 모임을 통해 기도와 성경공부를 하며 경건주의 운동을 전개해 나아갔다. 슈페너는 1691년 드레스덴을 떠나 베를린으로 옮겨갔다. 그곳에서 14년간 목회와 저술에 종사하는 동안 많은 논쟁에 시달림을 받으면서도 그는 끝까지 그의 이념을 내세우며 목회에 종사하다가 1705년 2월 6일 베를린에서 별세했다. 슈페너의 경건주의 운동은 그의 후계자들인 프랑케와 진젤돌프에 의해서 널리 발전했다.
“아우그스트 헤르만 프랑케(August Herman Francke)의 경건주의 운동”
슈페너의 후계자로 독일 경건주의 운동을 이끌어간 프랑케(1663-1727)는 1663년 뤼벡에서 법관의 아들로 태어났다. 그는 소년 때부터 매우 종교적이었으나 에르프르트 대학과 키일 대학에서 철학과 신학을 공부하고 졸업하면서 깊은 종교적 고민과 갈등을 경험하게 되었다. 깊은 종교적 회의에 빠져서 하나님의 존재까지 의심했다. “오 하나님이시여, 당신이 존재하신다면 나에게 보여 주시옵소서”라고 기도하기도 했다. 그러던 어느 날 신약성경을 펴 들고 있는 프랑케를 향해서 그의 기숙사 사감 선생이 다음과 같이 말했다. “그렇다, 이 책 속에 우리는 놀라운 보배를 소유하고 있다.” 바로 그 때 프랑케의 눈은 고후 4:7(“우리가 이 보배를 질그릇에 가졌으니”)을 읽고 있었는데, 프랑케는 그와 같은 ‘섭리적인 일치’에 놀라움을 금할 수 없었고 자기의 허물과 죄악을 돌이켜 보게 되었다고 고백했다. 프랑케는 또한 1687년 요 20:31에 근거한 자기 설교에 감화를 받아 회의와 절망으로부터 벗어나 영혼의 평안을 체험했다고 했다. 갑작스런 회심을 체험한 것이었다. 이 회심은 그로 항려금 하나님의 실존과 자신의 중생을 확신하게 했다. 그리고 1688년에는 슈페너를 만나 수개월 동안 그와 함께 드레스덴에 머물며 그로부터 경건주의의 감화를 받았고 1689년에는 라이프찌히로 돌아가 성경공부 반을 지도하며 경건주의 운동을 발전시켜 나아갔다.
그러나 루터파 정통주의자들로부터 경건주의에 대한 비판의 소리가 높아짐에 따라 프랑케와 그의 동료들은 결국 라이프찌히 대학을 떠날 수밖에 없게 됐으며, 그 후 에르푸르트에 가서 얼마 동안 목회를 했으나 그곳에서도 반대에 부딪쳐 쫓겨나게 되었다. 슈페너는 이 때 곤경에 처해 있는 프랑케에게 도움의 손길을 폈다. 즉 브란덴부르그 선제후에게 부탁하여 프랑케를 할레(Halle) 대학(당시 갓 시작한 아주 작은 대학)에 초청하게 했다. 1692년 프랑케는 할레 대학에 가서 강의를 시작했는데 후에 희랍어와 동양어 교수가 되었다. 그리고 그 이후 10여 년 동안 그는 할레 대학에서 강의하며 인근의 글라우하에서 목회를 했는데 그의 강의와 목회는 많은 사람들에게 깊은 감동을 불러일으켰고 놀라운 업적을 이룩했다. 할레 대학에서의 그의 업적은 가난과 부도덕의 생활에 빠져 있던 소외된 대중들에게 교육과 자선의 손길을 뻗친 것이었다. 가난하고 버림받은 아이들을 위한 학교를 시작했다. 운영을 위한 자금이 필요했는데, 그는 전적으로 하나님을 의지하는 신앙과 후원금으로 운영하기 시작했다. 요일 3:17을 기록한 구제함을 만들어 비치했는데, 들어오는 후원금으로 교사를 채용하고 도서를 구입했다. 모든 후원금은 들어오는 즉시 사용되었다. 그는 일생을 통해 많은 교육 및 자선 사업을 했는데, 자금을 요청하는 편지를 쓴 일이 없고 협조자를 의지하지도 않고 오직 하나님만을 의지했다고 했다.
프랑케는 또한 고아들을 돌보기 시작했다. 1696년에는 고아들을 위한 ‘고아의 집’을 마련하여 그들을 한데 모아놓고 엄격한 교육을 실시했다. 1698년에는 과부들을 위한 ‘과부의 집’을 세워 그들을 돌볼 뿐 아니라 그들로 하여금 도시와 국가와 통치자와 전 교회를 위해 대언의 기도를 하도록 가르쳤다. 1701년에는 병원을 세워 병자들을 돌보았고, 또한 미혼여성을 위한 ‘여자의 방’도 마련했다. 1704년에는 교사양성 학원을 설립했고, 또한 성경 보급소를 세워 성경을 각국어로 출판하여 싼값으로 보급했다. 프랑케의 주요 관심은 언제나 종교적이었으나, 그의 종교적 관심은 필연적으로 가난과 비참을 제거하는 사회봉사의 결과를 초래했다. 그는 “그리스도인들은 모든 선행에 있어서 앞서야 한다”고 강조했고 그리고 실천했다.
프랑케의 또 하나의 중요한 공헌은 윌리암 캐리 보다 100여 년 전에 이미 세계선교의 환상을 불러일으킨 점이었다. 1705년 프랑케의 두 제자인 지겐발그(Bartholomew Ziegenbalg)와 풀뤼챠우 (Heinrich Plütschau)가 덴마크의 프레드릭 4세의 요청을 받아 할레를 떠나 인도의 트랑퀘바(Tranquebar)에 가서 선교를 했는데, 프랑케의 지도를 받아 수행된 그들의 선교는 괄목할 만한 열매를 거두었다. 덴마크-할레 선교회는 독일 개신교 역사에 있어서 최초의 해외선교회가 되었다. 경건주의가 현대 선교에 미친 영향은 지대하다고 하겠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