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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회사 이야기(82) “경건주의 운동”(6) 2007.7.4
오늘 82번째 ‘교회사 이야기’를 하면서 서론적인 이야기를 다시 한다. 우리 자신과 세상을 바로 알도록 비추어 보여주는 두 가지 거울이 있다. 하나는 하나님의 말씀인 성경이고 다른 하나는 하나님의 역사인 교회사이다. 이 두 가지 거울에 자신과 세상을 날마다 비추어보아야 자기 자신과 세상을 바로 볼 수 있게 된다. 과거에 비추어서 오늘을 바라볼 때 균형 잡힌 시각을 지니게 된다. 그러기 위해서는 겸손하고 단순하고 수용적이고 열린 마음을 지녀야 한다. 한 가지 더 이야기를 한다. 항상 하는 말인데 들을 귀와 들을 자세를 지녀야 한다. 손자 이야기를 자주해서 죄송하다. 그래서 다음 주일 손자 자랑 값으로 누룽지 한 봉지씩 드리려고 한다. 전에는 수혁이가 전화하면 ‘하부지 하부지”만 열번 이상 연발했는데 지금은 할아버지 말을 듣기를 좋아한다. 할아버지의 말을 한참 들은 다음에 비로서 ‘하부지 하부지’를 연발한다. 우리에게도 들을 수 귀와 자세가 필요하다. 여기서는 독일 경건주의 운동에 대한 평가를 해 보려고 한다.
“경건주의의 특징과 그 평가”
미국 템플 대학교의 스토플러(F. Ernest Stoeffler) 교수는 그의 저서 「복음적 경건주의의 발생」(The Rise of Evangelical Pietism)에서 “기독교 역사에서 올바로 이해되지 못한 운동들 중의 하나가 경건주의였다.”(p.1) 고 지적하면서 경건주의가 미친 적극적인 공헌과 의의를 다음과 같이 지적했다. 첫째, 경건주의는 찬송학에 큰 공헌을 미쳤으니 미국의 여러 교파들이 사용하는 찬송가에서 그들의 가사를 뺀다면 남는 것이 별로 없을 것이라고 했다. 둘째, 설교에 큰 공헌을 미쳤으니 생동하는 설교가 되살아 난 것은 경건주의의 영향이었다고 했다. 셋째, 경건 서적들을 산출하는데 공헌했다고 지적했다. 넷째, 현대 선교운동이 일어나게 된 것도 경건주의 운동의 영향이었다고 지적했다. 다섯째, 교회가 사회적 관심을 가지고 사회개혁에 손을 뻗치게 된 것도 경건주의의 영향이었다고 했다. 여섯째, 성경을 대중화시키고 평신도 운동을 발전시킨 것도 경건주의의 영향이었다고 지적했다. 일곱째, 현대 에큐메니칼 이념을 태동시킨 것도 경건주의의 영향이었다고 강조해서 지적했다.(p.3-5).모두 올바른 지적이다.
그러나 동시에 경건주의 운동이 후세에 미친 부정적인 영향들이 있었음을 부인하기는 힘들다. 니콜스 교수가 지적한 대로 경건주의는 첫째로 신앙의 개인화와 내면화(indivisualization and internalization)를 그 본질로 삼기 때문에 주관적인 종교적 체험을 강조했다. (James H. Nichols, History of Christianity, p.80). 경건주의는 기독교적 체험에 있어서 감정의 우위(the primacy of feeling)를 주장했다. 이와 같은 주관적 체험주의는 슐라이어마허의 주관적 자유주의 신학을 태동케 했고 한편으로는 사랑과 기쁨과 구원의 확신을 지나치게 강조하는 ‘이원론적’ 복음 운동들 및 신비주의를 발생케 했다.
둘째로 배타적 분파주의 내지는 반제도 및 반전통주의를 낳았다. 그들은 구원과 사죄의 체험을 체험할 뿐 아니라 이를 다른 사람들에게 선포하는데 힘썼는데 “그들은 그리스도의 임재가 뜨거움과 감격을 생활에 가져다 준다고 주장은 하면서도 잘못된 길로 빠진 자들에 대해서는 결코 용납하는 태도를 취하지 않았다. 그러므로 경건주의는 인격적이면서도 비인격적이라고 하겠다.” 경건주의는 모든 형식이나 교회제도 및 전통을 무시하면서 종교적 진리의 개인적 적용을 강조했기 때문에 반교회적 분파주의 이념을 초래했다고 하겠다.
셋째로 현세 도피적 부정적 문화관을 초래했다. 니콜스 교수가 지적한 대로 경건주의에 있어서 “교회와 국가 또는 문화와의 관계가 무시되었으니, 때로는 재림에 대한 기대 때문이었거나 또는 종교적 중립주의 때문이었다.” 폴 틸리히는 경건주의의 반문화적 개인주의를 다음과 같이 지적했다. “순전히 내적 생활만을 관계하는 종교는 개인을 고립시키고 하나님과 세상과의 관계를 하나님과 영혼의 관계로 제한시킨다. 이 결과 세상적 활동들은 종교의 영역에서 제외된다. 사회적 영역보다 내면적 생활이 하나님과 사람이 서로 관계를 맺는 곳이 된다. 말하자면 개개인이 하늘과 직통하는 선을 가지게 되는 것이다. 하나님의 왕국은 개인의 영혼이 도달하기를 소망하는 하늘의 영역이 된다. 이리하여 초대교회의 미래 지향적 종말론적 열심이 마비되고, 세상을 변혁시키는 하나님 왕국의 사상이 사라진다. 사회적 영역은 개인에게 있어서 유기의 장소가 된다.” (Paul Tillich, The Protestant Era, pp.177f.)
넷째로 경건의 실천과 사회봉사를 강조했다. 경건주의 운동은 그 초기부터 인도주의적 사업에 힘을 기울였다. 특히 프랑케의 괄목할 만한 업적은 고아와 과부와 병자와 거지와 도둑과 같은 사람들을 위한 인도주의적 봉사의 사역이었다고 할 수 있으며 진젠돌프 역시 피난민을 영접하고 가난한 자들을 도왔다. 그 다음 시대에 빅커른(Wichern)은 독일에서 ‘내지 선교부’를 세우고 절름발이, 불구자, 소경, 간질환자, 나환자, 사생아, 미혼모, 광인 등 모든 병자들을 돌보았다. 경건주의가 내포하고 있던 위와 같은 인도주의적 및 사회적 관심은 결국 20세기 초 미국의 독일 침례교회 목사 라우쉔 부쉬(Rauscherbusch)에 의해 두드러지게 나타나 사회복음주의운동을 초래하게 되었다고 할 수 있다.
“맺는 말”
기독교의 역사는 기독교의 본질이 옳게 파악되고 실천되지 못할 때, 이를 옳게 파악하고 실천하기 위해 몸부림치는 역사라고 할 수 있다. 독일 경건주의 운동도 이와 같은 교회사의 전체적 흐름의 맥락 속에서 이해될 수 있다. 우리는 경건주의적 몸부림 속에서 오늘날 우리들에게 주는 적극적인 복음적 교훈들을 발견하는 동시에, 주관적 체험주의가 내포하고 있는 필연적인 약점들도 아울러 발견하게 된다. 경건주의적 몸부림은 오늘날 우리 속에서도 찾아 볼 수 있다. 오늘날 한국교회 안의 많은 “복음 운동들”도 바로 경건주의적 성향과 특성을 많이 지니고 있다고 말할 수 있을 것이다. 복음에 대한 열정과 주관적 체험을 강조하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 그러나 인간 감정 중심의 체험을 지나치게 강조한 것은 조심하여야 할 것이다. 우리는 과거 교회사에 나타난 다양한 운동들의 장단점을 옳게 파악하고 그리고 그 장단점들에 비추어 오늘날 우리들의 모습을 옳게 조명하고 정립하므로, 하나님 중심, 말씀 중심 및 교회 중심적 개혁주의 및 복음주의 신앙의 원리와 삶을 보다 정확히 파악하고 실천할 수 있게 될 것이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