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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명혁 목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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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구의 대각성 운동, 그리고 한국교회"(월간목회 00. 2)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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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구의 대각성 운동, 그리고 한국교회 (월간목회 00. 2)
김명혁 목사(합동신학대학원, 강변교회)
1. 요나단 에드워즈와 미국의 대각성 운동(Great Awakening)
요나단 에드워즈(Jonathan Edwards)는 미국이 낳은 가장 위대한 청교도적 칼빈주의 신학자의 한 사람이요, 목회와 선교와 부흥운동에 진력한 가장 위대한 기독교 지도자의 한 사람이었다. 에드워즈는 영적 침체기에 접어든 18세기 초기 미국 교회에 영적 활력소를 제공한 대각성운동의 주역의 한 사람이었다. 그는 하나님의 주권과 구원의 체험을 겸하여 강조하는 청교도적 칼빈주의 신학의 전통을 수립하는데 크게 공헌했다.
요나단 에드워즈는 요한 웨슬레가 출생하던 해인 1703년 뉴잉글랜드의 코네티컷 주 윈조 팜즈(Windsor Farms)에서 목사의 가문에서 태어났다. 그의 아버지 디모데 에드워즈는 학문과 신앙을 겸비한 회중교회 목사였고 그의 어머니는 회중교회 목사 솔로몬 스토다드(Solomon Stoddard)의 딸로 신앙과 경건이 뛰어난 여인이었다. 에드워드는 어려서부터 신앙의 가문에서 뛰어난 신앙교육을 받았다. 12세 때 예일대학에 들어갔고 17세 때 예일대학을 최우등으로 졸업했다. 그가 졸업하던 해인 1720년 그는 성경을 읽는 가운데 하나님의 임재를 느끼는 깊은 종교적 체험을 했는데 그 신비한 체험이 그의 생애를 완전히 뒤집어 놓았으며 그의 생애에 깊은 영향을 미쳤다. 에드워즈는 하나님과 자신의 영혼이 연합할 수 있다는 확신을 가지게 되었고 하나님의 주권을 절대적으로 높이는 칼빈주의 교리를 받아들이게 되었다.
요나단 에드워즈는 1727년 매사츄셋트 주 노드햄턴(Northampton)의 회중교회에서 55년 동안 목회하던 그의 외조부 솔로몬 스토다드(Solomon Stoddard)의 부목사가 되어 2년간 봉사하다가 1729년 외조부가 세상을 떠나자 그 교회의 담임목사가 되어 평생을 목회와 설교와 저술에 종사했다. 에드워즈가 노드햄턴에서 목회활동을 시작하던 1729년 당시는 100여 년 전에 불붙던 청교도적 신앙운동이 극도로 침체된 때였다. 에드워즈는 마을 청년들 가운데 널리 유행하던 방종함을 목격하고 마음에 큰 고민을 느꼈다. 그는 그 당시 마을의 형편을 다음과 같이 기술했다. "외조부의 사망 후 경건은 극도로 침체했다. 마을의 젊은이들 가운데 수년간 방탕이 크게 유행했다. 많은 젊은이들이 밤거리를 헤매며 걸어다녔고 술집을 드나들며 음탕한 행위를 자행했다. 그들은 자주 자주 남녀들이 함께 모여 주연과 환락에 빠지곤 했다. 그들은 그곳에서 밤을 새우며 지냈으며 따라서 가정의 질서를 생각지도 않았다. 마을의 가정질서는 바로 세워지지 못했다."
에드워즈는 가정마다 젊은이들을 찾아다니며 그들을 권면하기 시작했다. 그들은 차츰 에드워즈의 권면에 반응을 보이기 시작했으며 젊은이들 가운데 변화가 일어나기 시작했다. 1733년에는 공식 예배에 참석하는 젊은이들의 수가 증가하기 시작했다. 이때 뉴잉글랜드에는 알미니안주의가 교회에 침투하여 인간의 능력을 고조하기 시작했다. 에드워즈는 알미니안주의야말로 기독교 신앙의 기초를 파괴하는 이단이라고 확신하며 알미니안주의의 위협을 대항하기 위해 1734년 "믿음으로만 말미암는 칭의"(Justification by Faith alone)란 제목으로 다섯 번의 설교를 했는데 이 설교를 통해 놀라운 각성운동이 일어나기 시작했다. 1734년에 일어난 각성운동이야말로 1740년부터 일어나기 시작한 제 1차 대각성운동(The First Great Awakening)의 도화선이었다.
에드워즈의 설교가 유창한 웅변적 설교는 아니었다. 그의 다른 설교도 그렇듯이 "믿음으로만 말미암는 칭의"는 롬 4:5 한 절을 가지고 한마디 한마디를 조직신학적으로 그리고 성경신학적으로 깊이 그 의미를 파헤치는 교리적 및 강해적 설교였다. 다른 성구들을 많이 연결시켜 중심사상을 깊이 설명해 나아가는 설교였는데 일상 생활과 관련된 예화는 거의 찾아 볼 수 없었다. 그는 논리 정연한 설교를 거의 읽어 내려가는 식으로 설교했다. 그런데 그의 설교 한마디 한마디는 청중들의 심장을 꿰뚫는 힘이 있었다.
에드워즈 자신이 지적한대로 1734년의 "이신득의"의 설교는 "때에 맞게 선포된 말씀이 되었고 마을 사람들의 영혼 위에 하늘의 축복이 놀랍게 쏟아지게 한 설교였다." 마을에서 이름난 젊은 여자가 에드워즈를 찾아와 상담하는 가운데 가슴이 깨어져 변화를 받는 일이 일어났다. 그와 같은 변화가 젊은이들 가운데 계속 일어나기 시작했다. 이와 같은 부흥운동은 1735년 여름까지 계속 강력하게 일어났다. "이와 같은 하나님의 사역으로 참된 성도들의 수가 증가되었고 마을 안에 영광스러운 변화가 일어났다. 그래서 1735년 봄과 여름에는 마을이 하나님의 임재로 충만한 것 같이 보였다. 전에 볼 수 없었던 사랑으로 충만했고 기쁨으로 충만했으며 동시에 통회로 충만했다. 그의 매 가정마다 하나님이 임재하신 뚜렷한 표적이 나타났다. 가정마다 그들 위에 임한 구원으로 기쁨을 누리는 때였다. 부모들은 새로 태어난 자녀들로 인해 즐거워했고 남편들은 아내들로 인해, 아내들은 남편들로 인해 즐거워했다. 하나님의 행차가 그의 성소에도 나타났으니 하나님의 날은 기쁨의 날이 되었고 그의 성소는 사랑의 처소가 되었다."
1734년부터 일어나기 시작한 에드워즈의 각성운동은 코네티컷 주 전역에 널리 확산되었고, 1734년과 35년에 일어난 각성운동을 기술한 에드워즈의 저술인 「하나님의 놀라운 사역에 대한 진실한 진술」이 1737년 런던에서 출판되자 요한 웨슬레와 죠지 휫필드를 비롯한 많은 사람들의 마음에 깊은 영향을 미쳤다. 에드워즈는 그의 「진실한 진술」에서 지적한대로 노드햄턴에서 일어난 각성운동이 인간의 노력이나 인간적 기교에 의해서 일어난 운동이 아니라 전적으로 하나님 은혜와 성령의 사역으로 말미암은 하나님의 주권적 사역임을 강조했다. "위대한 각성운동이 전적으로 그리고 직접적으로 그 자신의 사역이며, 인간은 아무 것도 할 수 없고 인간의 큰일들이 그의 도움이 없이는 아무 영향도 미치지 못한다는 사실을 분명히 보여주시는 것 뿐이다"
에드워즈는 1740-41년에 두 번째의 영적 각성운동 즉, 제 1차 대각성운동을 경험했다. 에드워즈가 1741년 매사츄셋트 주의 엔필드(Enfield)에서 그의 가장 유명한 설교인 "진노하시는 하나님의 손안에 있는 죄인들"(Sinners in the hands of an angry God)이란 제목의 설교를 했을 때 영적으로 무감각한 상태에 있던 엔필드 마을의 형식적 신자들은 그들의 가슴에 폭탄이 터지는 듯한 충격을 받았다고 했다. 에드워즈의 설교는 "이신득의"의 설교와 마찬가지로 신 32:35절 한 절을 가지고 한마디 한마디를 깊이 파헤치는 논리적이고도 조직적인 설교였다. 그의 몸은 허약했고 그의 목소리는 연약했다. 그의 시력은 밝지도 못했다. 그는 원고를 눈에 가까이 대고 설교를 읽어 내려가는 정도였다. 그의 동작은 거의 수동적이었고 제스처도 거의 없었다. 그러나 설교를 듣는 청중의 반응은 너무도 엄청났다. 청중은 하나님의 무서운 심판 선고에 무서워 떨며 탄식했으며 흐느끼기 시작했다. 에드워드는 설교 도중 청중들에게 조용히 하라고 지시하기까지 했다. 설교를 듣던 어떤 목사는 마음의 고통을 더 이상 참을 수 없어서 "에드워즈 목사님, 에드워즈 목사님, 하나님은 자비하신 분은 아니십니까?" 라고 부르짖기도 했다. 요나단 에드원즈가 일으킨 대각성운동은 미국 역사에 깊은 영향을 미쳤으니 종교는 물론 정치 사회 교육 문화 일반에 지대한 영향을 미쳤다고 하겠다.
에드워즈는 무엇보다 하나님 의식에 사로잡힌 설교자로 하나님의 절대주권을 높이는 칼빈주의적 신학자로 평생을 살았다. 에드워즈는 칼빈과 같이 몸이 매우 허약한 인물이었다. 에드워즈는 허약한 몸 때문에 그의 활동이 제약을 받았으나 오히려 그것 때문에 많은 시간을 사색과 연구에 보낼 수 있었고 깊은 종교적 및 철학적 작품을 저술할 수 있었다. 그의 허약한 육체는 그의 설교를 더욱더 감명 깊게 하는 효과를 나타내기도 했다. 에드워즈는 학문과 신앙적 정열을 겸비한 사람이었다. 에드워드의 생애는 날카로운 지성적 능력이 뜨거운 가슴과 평행할 수 있음을 보여주는 증거로 나타났다. 에드워즈는 당대의 교리적, 교회적 및 사회적 문제들에 민감한 반응을 보이며 그와 같은 문제들과 씨름한 실제적인 인물이었다. 그의 말년에는 인디언들에 대한 백인들의 착취를 공박하는 글을 썼으며 불의한 사업과 부도덕과 부정직을 공박하는 글을 쓰기도 했다. 그는 영적인 문제와 아울러 실제적 생활에도 깊은 관심을 나타냈으며 복음전파와 아울러 당대의 사회적 문제에 대해서도 깊은 관심을 나타냈다.
2. 드와이트와 피니와 제 2차 대각성 운동(Second Great Awakening)
18세기 말엽부터 미국, 뉴잉글랜드에서 소위 "두 번째 대각성 운동"(Second Great Awakening)이라고 불리우는 부흥운동이 일어났다. 요나단 에드워즈(Jonathan Edwards)의 외손자 디모데 드와이트(Timothy Dwight)가 1795년 예일 대학교의 총장이 되면서 예일 대학교 학생들 가운데 신앙의 각성이 일어나기 시작했다. 드와이트의 도전적인 복음적 설교가 학생들의 마음을 크게 감동하여 1802년에는 전교 학생의 1/3이 공중 앞에서 회개하며 그리스도에 대한 신앙을 고백했다.
1806년에는 윌리암스 대학교(Williams College)에서 괄목할만한 복음적 각성과 선교운동이 일어났다. 다섯 명의 학생이 단풍나무 숲에 모여 함께 기도하곤 했는데, 1806년 여름 어느 날 함께 모여 기도하던 중 갑자기 소나기가 내려 비를 피하기 위해 건초더미 밑으로 들어가게 되었다. 건초더미 밑에서 기도하는 가운데 5명의 학생이 선교에 대한 열정에 불붙게 되어, 이교 세계의 복음화를 위한 헌신을 서로 다짐하게 되었다. 이 건초더미 밑에서 일어난 기도와 선교의 불길은 그 후 계속 뉴잉글랜드의 여러 대학교 안에 (Andover, Princeton, Washington, Amherst 등등) 복음의 각성과 선교운동을 불러 일으켰는데, 부흥운동 연구의 권위자인 오르(Orr)박사는 지적하기를 "이 건초더미 확약(Haystack Compact)으로부터 현대 미국 선교운동이 태동되었다"고 강조해서 말했다.
뉴잉글랜드에서 고요하고 진지한 부흥운동이 대학생들 가운데서 일어나던 무렵 알리게니(Allegheny) 산맥 서부의 개척지 즉 켄터키, 테네씨, 오하이오주 등 미국 중남부 지역에서는 보다 열광적인 부흥운동이 일어나고 있었다. 1797년 켄터키주 남부 지역에 모여 살던 불량배들이 스코틀랜드계 장로교 목사 매그리디(James McGready)의 도전적인 설교를 듣고 회개하면서 부흥운동이 일어나기 시작했다. 1799년에도 컨터키 주 남부에서 괄목할 만한 부흥운동이 다시 일어났는데 이 때에는 장로교, 감리교, 및 침례교의 목사들이 매그리디 목사와 합세했다. 그리고 이 때의 부흥집회에서는 극심한 감정적 폭발현상이 동반했다. 1800년에는 곳곳에 천막집회가 열리게 되었고 1801년에는 켄터키주 동북부 케인 릿지(Cane Ridge)에서 대부흥운동이 일어났다. 1801년 8월에 열린 케인 릿지 천막집회는 한 주간 동안 계속되었는데 많이 모일 때에는 20,000여 명이 집회에 참석했다. 감정적인 흥분과 육체적 기현상이 동반되었는데 "죄책으로 말미암은 신음과 비명소리 그리고 기쁨에 사무친 고함소리가 뒤범벅되었으며" 대부분의 사람들이 감정에 북받쳐 "넘어지고"(falling) 또는 "진동"(jerking)했으며 어떤 사람들은 "소리내어 짖고"(barking), "달리고"(running), "뛰고"(jumping), 또는 "무아지경에 빠지기"(trancing)도 했다. 켄터키주의 부흥운동은 테네씨 주, 서부 캐롤라이나 주, 죠지아 주 및 오하이오 주에까지 계속 퍼져 나갔는데 이 부흥운동으로 인하여 서부의 교회들이 괄목할 만한 성장을 경험하게 되었다.
미국에서 일어난 "두 번째 대각성운동"의 제 1기를 18세기 말엽부터 1812년까지로 잡고, 제 2기를 1822년부터 1842년까지로 잡는데 제 2기의 부흥운동을 이끌어간 뛰어난 지도자가 촬스 피니(Charles G. Finney)였다. 피니는 1792년 코넥티컷 주에서 태어났으나 그의 가족이 뉴욕 주 서부로 이사가게 되어 그곳에서 법률 교육을 받아 총명하고 유망한 청년으로 인정을 받게 되었다. 그는 홀로 성경을 연구하고 기도하다가 중생의 체험을 가지게 되었는데(29세 때) 1824년경부터는 전도집회를 인도하기 시작했다. 그의 설교는 능력이 있어 청중들로 하여금 죄를 뉘우치고 그리스도를 영접하게 만들었는데 1830년 뉴욕 주 롯체스터에서 가진 전도집회 때는 롯체스터 시민 10,000여 명의 1/10이 회개했고 1,200명이 교인으로 새로 등록하게 되었다. 뉴욕 주 서부에서 시작된 피니의 부흥운동은 보스턴, 뉴욕 시, 피라델피아 등등 미국의 대도시에까지 널리 퍼지게 되었는데 1831년 한 해 동안에 십만 여 명의 새 신도가 생기게 되었다.
피니가 사용했던 전도방법의 특징은 개인의 자의적 회개와 헌신을 강조하면서 전도를 위한 수단 방법을 최대한으로 이용하는 것을 정당화 한 점이다. 피니의 적극적이고 "인위적"인 "새로운 전도 방법"(New Measures)이 그 방법을 따르는 자들 중 성령에 사로잡힌 자들에게는 큰 성과를 가져오게 했지만, 수단 방법에만 지나친 관심을 기울인 직업적 전도자들에게는 전도를 한갓 감정주의와 사업주의로 전락시키는 결과를 초래하기도 했다.
3. 한국교회와 바람직한 영적 각성운동
기독교의 역사를 돌이켜 볼 때 시대마다 영적 각성 운동이 일어났던 것을 발견한다. 영적 각성운동들은 개인의 삶의 영역 뿐 아니라 사회 및 문화 일반의 광범한 삶의 영역에 지대한 영향을 미쳤던 것을 발견한다. 필자는 여기서 성경 및 교회사에 나타난 영적 각성운동들의 특성들을 간략하게 기술한 후 "오늘의 한국교회에 있어서 바람직한 영적 각성운동의 방향"을 모색해 보려고 한다.
1) 성경과 교회사에 나타난 영적 각성운동
신구약 성경에 나타난 대표적 영적 각성운동은 에스겔 37장에 기술된 "마른 뼈들의 소생 사건"과 사도행전 2장에 기술된 "오순절 영적 각성운동"이라고 하겠다. 2천 년 교회 역사에 나타난 가장 괄목할만한 영적 각성운동은 1730년대 요나단 에드워즈(Jonathan Edwards)에 의해서 미국 뉴잉글랜드 지방에서 일어난 "대각성운동"(Great Awakening)과 1907년 길선주 목사 등에 의해 평양에서 일어난 "사경회 부흥운동"이라고 하겠다. 성경과 교회역사에 나타난 각성운동들의 공통적 특성을 기술하면 다음과 같다.
1) 영적 각성운동은 사람에 의해 계획되고 초래되는 것이 아니라 하나님 자신에 의해 계획되고 성취된다.
2) 영적 각성운동은 하나님의 사람들에 의해서, 그리고 무엇보다 성령의 사역에 의해서 초래되고 성취된다. 성령의 사역은 하나님의 말씀 선포와 함께 나타난다.
3) 영적 각성운동은 회개운동과 함께 초자연적 및 영적 은사 현상을 수반한다.
4) 영적 각성운동은 죽었던 사람들이 살아나 하나님을 만나는 체험의 사건이다.
5) 영적 각성운동은 또한 사람과 사람이 새롭게 만나는 화목과 교제의 사건이다.
6) 영적 각성운동은 신자들의 각성으로 교회가 부흥하고 갱신되는 것을 의미한다.
7) 영적 각성운동은 사회와 문화와 역사의 영역이 복음의 능력으로 변혁되어 그 가운데 하나님의 통치가 이루어지고 기독교 문화가 실현됨을 의미한다.
2) 오늘의 한국교회에 있어서 바람직한 영적 각성운동
1) 하나님에 의해 초래되고 성취되는 영적 각성운동
현대교회가 성령론과 영성에 대해 비상한 관심을 가지게 된 것은 바람직한 일이라고 하겠다. 그러나 현대교회가 성령론과 영성을 한편으로는 지나치게 오순절파의 "은사현상"으로, 다른 한편으로는 보편주의적 "세계정신" 또는 "인간 정신의 현현"으로 이해하게 된 것은 문제라고 하겠다. 오순절파의 성령 이해가 침체된 현대교회에 활력소를 제공한 반면, 인위적인 노력과 추구로 누구나 원하기만 하면 성령의 은사들을 받을 수 있다는 인본주의적 입장을 주창하는 잘못을 범하기도 했다.
희랍정교의 신학자 조지 코드(Gerge Khord) 대감독이 1971년 WCC 중앙위원회에서 행한 "다원세계 안에서의 기독교 - 성령의 경세"에서 보편주의적 성령론을 제창했는데, 코드는 타종교 안에서 역사하는 우주적 그리스도의 모습을 제시한 후 성령도 마찬가지로 세계역사 안에 보편적으로 역사한다고 주장했다. 코드는 주장하기를 "오순절의 결과로 모든 피조 세계는 이제 성령을 받을 수 있게 되었다. … 그러므로 우리는 이제 비기독교적 종교들도 성령이 역사하시는 장소로 간주할 수 있게 되었다"(Ecumenical Review, xxii: 2, pp. 118-128.). 보편주의적 성령 및 영성 이해는 조지 코드, 사마르타(S. J. Samartha), 존 테일러(John Taylor) 등에 의해 현대교회에 깊은 영향을 미쳤다. 그 결과 급진주의적 자유주의 교회는 물론 일부 행동적 복음주의 교회들도 성령과 영성을 세계와 역사 안에서 보편적으로 역사하는 것으로, 즉 인간의 필요에 대한 민감성을 증진시키는 행위와, 사회를 보다 의롭고 평화롭게 건설하는 행위와, 그리고 사람으로 하여금 보다 큰 자유를 누리며 살게 하는 행위 가운데 나타나는 것으로 이해하게 되었다. 김경재 교수도 이와 같은 맥락에서 영성 훈련을 범 종교주의적 문화신학에 기초한 인간화 내지 사회화로 정의했다.(「크리스챤 신문」, 1984년 2월 18일 참조).
오늘의 한국교회에 있어서 바람직한 영적 각성운동은 오순절파적 인위적 "은사현상"이나 보편주의적 "인간정신 현현"의 차원을 넘어서는 하나님에 의해 초래되고 하나님에 의해 성취되는 참된 영적 각성운동이어야 할 것이다. 따라서 하나님이 주시는 참된 영적 각성운동이 일어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먼저 하늘을 바라보며 하늘로부터 주시는 아버지의 약속하신 성령의 은혜를 사모해야 할 것이다.
2) 하나님의 사람들과 성령에 의해 일어나는 영적 각성운동
현대교회가 영성을 추구하면서도 한편으로는 감정적 체험을 통한 은사 현상을 추구하고 다른 한편으로는 중세 수도원이나 일부 타종교들이 채용하던 침묵, 묵상, 절제, 나눔, 공동체 생활 등 인위적 훈련이나 규율과 제도 등을 통한 인간성 개발을 추구하는 것은 문제라고 하겠다. 찰스 휘니는 일찍이 부흥과 영적 각성이 인위적 노력과 방법으로 일어날 수 있다고 주장했고, 빈세트 필이나 로버트 슐러도 같은 입장을 내세웠다. 영적 각성운동은 훈련된 조교나 짜여진 프로그램에 의해서 일어난다고 하기보다는 하나님의 사람들과 성령의 사역으로 일어나는 것이라고 하겠다. 따라서 한국교회가 추구해야 할 영적 각성운동은 무엇보다 먼저 하나님의 사람들에 의해서 야기되고 성령의 사역에 의해서 성취되는 참된 영적 각성운동이어야 할 것이다. 무엇보다 먼저 하나님의 사람들, 기도의 사람들이 일어나야 한다.
3) 회개에 바탕을 둔 균형 잡힌 영적 각성운동
현대 오순절파적 성령운동이 지나치게 초자연적 은사현상을 추구하는 것은 문제라고 할 수 있으나 은사현상을 전면적으로 거부하고 배제하는 것도 성령의 사역을 나의 신학의 틀에 제한시키는 잘못을 범하는 것이라고 하겠다. 한국교회는 영적 은사 위주의 영성 개발을 지양하여야 할 것이지만 동시에 방언, 치유, 환상 등의 은사 현상을 절제된 형태로 용납하고 포용하는 균형 잡힌 영적 각성운동을 추구하여야 할 것이다. 즉 한국교회는 진정한 회개에 바탕을 둔 균형 잡힌 각성운동을 추구해야 할 것이다.
4) 하나님 만남의 체험을 중심으로 삼는 영적 각성운동
한국교회가 추구하여야 할 영적 각성은 무엇보다 먼저 하나님 만남의 체험과 하나님과의 인격적 교제를 중심으로 삼는 하나님 중심적 각성운동이 되어야 할 것이다. 현대인은 물질적 부요와 현세적 행복을 획득한데 비해 하나님을 상실하고 하나님으로부터 유리되었다고 하겠다. 현대교회는 영적 체험을 추구하면서도 인격적 하나님을 만나고 그 분의 임재와 주권 아래서 사는 하나님 중심적 삶을 사는데는 미치지 못하고 있다고 하겠다. 영적 각성운동을 통한 하나님 임재 의식의 회복이 요구된다.
5) 교제와 연합을 실현시키는 영적 각성운동
한국교회의 가장 심각한 약점은 개인주의 및 이기주의라고 하겠다. 한국교회는 영성을 추구하면서도 하나님과의 수직적 관계 개발에만 치중하고 이웃과의 관계와 교제의 개발에는 관심을 기울이지 못했다. 결국 한국교회 안에는 개인주의와 개교회주의가 편만하게 되었고 분열과 분쟁이 극심하게 되었다. 한국교회는 이제 개인주의와 개교회주의의 담을 무너뜨리고 교제와 연합을 실현시키는 균형 잡힌 영적 각성운동을 추구해야 할 것이다.
6) 교회 부흥과 교회 갱신을 수반하는 영적 각성운동
오늘의 한국교회가 필요로 하는 영적 각성운동은 교회 부흥과 교회갱신을 수반하는 각성운동이 되어야 할 것이다. 개인의 이기적인 만족추구와 영적 체험에 그쳐서는 안될 것이고 교회가 교회 되게 하며 그래서 순결과 하나됨과 평화로움을 되찾고 교회로서의 본래적 기능과 사명을 수행케 하는 교회 갱신적 영적 각성운동이 요구되고 있다. 오늘 한국교회의 신자들은 성결과 절제와 봉사와 희생과 사랑의 삶을 결하고 있으며 그 대신 탐욕과 거짓과 분열의 모습을 드러내며 따라서 사회와 소외 계층으로부터 불신과 비난을 받고있다. 오늘 한국교회에 요청되는 각성운동은 교회 갱신적 각성운동이다.
7) 문화 변혁적 영적 각성운동
오늘의 한국교회가 필요로 하는 각성운동은 사회와 문화와 역사적 삶의 영역을 변혁시키는 문화 변혁적 각성운동이 되어야 할 것이다. 처음 300년 동안의 초대 기독교는 그 영적 활력을 발휘하여 이교적 헬라, 로마 세계를 변혁시켜 기독교 문화를 창달하는데 성공했고, 한국의 초대 기독교도 영적 각성운동의 여력으로 미신과 구습을 타파하고 개화와 기독교적 삶의 가치관을 가져오는데 성공했다고 하겠다. 오늘의 한국교회 안에서도 사회를 변혁시키고 문화를 변혁시킬 수 있는 새로운 영적 각성운동이 일어나야만 한다. 정직과 절제와 사랑과 공의와 봉사에 기초한 기독교적 삶의 윤리관을 확립시킬 능력을 내포한 참된 영적 각성운동이 일어나야만 한다.
3) 영적 각성운동을 위한 제안
영적 각성운동은 하나님이 주시는 것인 동시에 성령에 의해 움직이는 하나님의 사람들의 매개와 사역으로 이루어지는 것이다. 따라서 한국교회는 하늘을 바라보며 하나님의 신을 부어주시기를 간구하는 회개와 간구의 기도를 드려야함과 동시에 하나님의 사람과 하나님의 백성으로서의 영적 각성을 위한 준비와 훈련에도 진지한 관심을 기울여야 할 것이다.
1) 하나님의 종들은 감정적 흥분이나 인위적 확신에 의해 조작되어질 수 있는 "은사개발"이나, 그룹 다이나믹 또는 다문화 다종교적 영성 훈련에 의해 초래되는 "인간정신 개발"에 빠지지 말아야 할 것이다. 그 대신 하나님의 신에 붙잡히고 하나님의 신에 의해 사용될 수 있도록 성결과 겸손을 품고 하나님께 전적으로 매달리는 기도에 전념하여야 할 것이다.
2) 영적 각성운동이 우연히 또는 준비 없이 일어나는 것이 아니라 준비되고 훈련된 자들에게 주어진다는 사실도 알아야 한다. 예루살렘 다락방의 120여 명 제자들에게 영적 각성이 주어지기 전에 열흘 동안 함께 모여 준비하는 훈련의 기간이 있었다. 새벽기도와 사경회를 통한 준비와 훈련의 기간이 있은 다음에 한국교회에 1907년의 영적 각성이 주어졌다. 한국교회는 영적 각성을 위해 기도와 말씀과 교제와 사랑을 실천하며 준비해야 할 것이다.
3) 한국교회는 개교회 단위의 영적 각성훈련을 시도하는 한편, 목회자들 또는 평신도들을 위한 연합적 영적 각성 집회를 마련하고 준비와 훈련을 격려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그리고 영적 각성을 체험한 그리스도인들로 하여금 가정과 사회 안에서 어떻게 구체적으로 생활하여야 하는가에 대한 윤리실천 집회를 개최하는 것도 바람직하다고 하겠다.
4) 영적 각성운동이 감정적 체험에 머무르지 않고 일상 생활에 구체적으로 뿌리내리게 하기 위해 한국교회는 구체적인 사랑의 실천운동 즉 "헌혈운동" "장기기증운동" "소년소녀가장 돕기 운동" "장애자 격려운동" "사랑의 쌀 나누기 운동" "결식아동 급식운동" "탈선 청소년 선도운동" "세계난민 돕기 운동" "북한동포 돕기운동"등을 구체적으로 마련하고 이에 한국교회가 연합하여 참여케 하여야 할 것이다.
5) 영적 각성운동이 한국교회 안에 지속적으로 퍼져나가게 하기 위해서는 신학교가 신학생들의 영적 자질 향상을 위한 실천 프로그램을 개발하고 시행하는 것이 중요하다. 신학교는 기도훈련, 금식훈련, 공동체 생활 훈련, 경건 서적 읽기, 전도 및 봉사훈련 등을 포함하는 교과과정과 캠퍼스 생활지침을 마련하는 것이 중요하다.
6) 영적 각성운동이 일어날 때 생명의 운동과 사랑의 운동이 일어나는 동시에 선교의 운동이 일어난다. 영적 각성운동이 올바로 발전하고 성취되게 하기 위해 한국교회는 그 여력을 선교에 기울이며 구체적인 선교사 훈련, 파송 및 관리 프로그램을 연합적으로 개발하고 운영하고 제공해야 할 것이다.
한국교회는 백여 년의 역사를 지나오면서 괄목할만한 발전과 성장을 이룩했다. 한국과 세계를 향한 선교와 봉사의 사명을 감당할 만한 저력을 갖추게도 되었다. 그러나 오늘의 한국교회는 자체 성장에 지나친 관심을 기울이는 개교회주의와 물량적 세속주의의 심각한 문제에 빠져있다. 사회로부터의 신뢰를 상실해 가고 있으며 비난과 정죄의 대상이 되기도 한다.한국교회가 교회로서의 참 모습을 되찾고 교회로서의 시대적 사명을 감당하기 위해서는 새로운 영적 각성과 부흥을 경험해야만 한다. 한국교회 안에 영적 각성운동이 새롭게 일어나야만 한다. 진정한 각성운동이 일어날 만한 조짐이 보이지는 않는다. 다만 하나님께서 우리에게 영적 각성과 부흥을 보내 주시기를 간절히 소원한다. 우리 자신을 준비시켜 주시기를 애타게 소원한다. 깨어진 마음과 겸손한 마음 그리고 사모하는 마음을 주시기를 간절히 바란다. 그래서 우리로 하여금 하나님의 뜻을 이루게 하시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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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쇄하기] 2000-02-10 13:31:2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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