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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권당첨의 실패는 기도부족?" 하하하 스스의 날 특집(연합공보00.5.15)
김명혁 목사 (강변교회 담임, 합신대 겸임교수)
나는 총회신학교 1학년 시절 박형룡, 명신홍, 한철하 교수님들로부터 가르침을 받았는데, 명신홍 교수님과 관련된 일화가 기억에 남는다. 그 일화를 소개 하기 전에 명신홍 교수님이 미국 유학시절 자신이 겪은 재미 있는 일화 하나를 소개한다. 명신홍 목사가 웨스트민스터 신학교에서 공부할 때 몇몇 외국 학생들과 함께 밴틸 교수의 식사 초대를 받은 일이 있었다. 밴틸 교수는 한국에서 온 명신홍 목사를 생각해서 밥을 많이 해서 큰 그릇에 담아 식탁에 놓았다. 미국에서는 몇 가지 음식을 그릇에 담아 식탁에 놓고 그릇을 돌려 가며 식사를 한다. 주빈으로 초청 받은 명 목사 앞으로 밥 그릇이 먼저 돌려졌다. 밥 그릇을 받은 명 목사는 너무 반가워서 자기 앞에 놓고 혼자서 먹기 시작했다. 밥 그릇이 좀 크기는 했지만 혼자서 다 먹을 수 있다고 생각한 것이다. 밴틸 교수는 혼자서 먹고 있는 밥 그릇을 돌리라는 말을 차마 하지 못했다. 결국 그날 밥을 먹은 사람은 명신홍 목사 한 사람이었다.
명신홍 교수는 총신에서 교수하실 때 건망증이 많으셨으나 나를 잘 기억해 주시고 위해 주셨다. 어느 봄 날 우리 1학년 학우들은 공부를 그만두고 고궁으로 놀러 가고 싶었다. 그러기 위해서는 두 분 교수님들로부터 휴강 허락을 얻어내야만 했다. 그런데 그 일이 나에게 맡겨졌다. 나는 권 모 학우의 자전거를 빌려 타고 명신홍 교수님 집으로 달려 갔다. 오후 강의를 휴강 해 달라고 부탁했다. 명 교수님은 휴강이 필요한 일이라면 그렇게 해야 되지 않겠냐고 말씀하시면서 선뜻 허락해 주셨다. 다른 교수님 한 분도 마찬가지로 휴강을 허락해 주셨다. 그래서 우리 1학년 학우들은 너무나 기쁘고 즐겁게 경복궁으로 달려가서 하루를 즐겁게 지냈다. 학교 건물 증축을 위한 목적으로 우리 학우들이 기도하고 복권들을 하나씩 사서 뜯어 보았으나 기도가 약했던지 하나도 뽑히지 않았다. 신학교에 다니던 시절 열심을 내어 휴강을 얻어내고 복권까지 산 일들을 생각하면 지금도 황당하게 생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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