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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명혁 목사

"나의 신학공부시절" (기독교신문 연재, 9-10회)

	9. 아퀴나스 신학원 시절(2) 기독교신문(2000. 5. 28) 종말론적 역사관의 "양면성" "양면성"은 나의 사고에 깊은 영향 아이오와에서 공부하던 시절의 이야기를 계속하기 전에 한 마디 한다. 지난 7번째 이야기의 마지막 문장이 "6개월 동안 거의 매 주말마다 4시간 거리의 시카고로 드라이브를 하며 데이트에 열중하고 있었다"였다. 그런데 바로 그 다음 문장이 편집자의 "사려 깊은 배려"로 삭제되었다. 나의 체면에 손상이 가지나 않을까 하는 친절한 배려에서 그렇게 한 것인지 모른다. 본래의 문장은 다음과 같았다. "어떤 때는 자동차 안에서 너무 가까이 앉아서 데이트를 하다가 경찰로부터 좀 떨어져 앉아서 데이트를 하라는 훈계를 받기도 했다." 내가 그 문장을 여기 다시 추가하는 이유는 1) 미국의 사회가 상당히 보수적이었다는 사실과 2) 나의 행동이 모두 점잖은 것은 아니었다는 사실과 3) 언론의 자유를 보장해야 한다는 사실을 강조하기 위함이다. 그렇다고 내가 이성관계에 있어서 항상 점잖지 않게 행동했다는 말은 아니다. 사실 나는 미국에서 몇 번 데이트를 해 보았지만 손 한번 만져 보지도 못했다. 그러면 내가 제출한 학위 논문의 요점을 계속해서 기술한다. 어거스틴의 종말론적 역사관의 특징은 양면성을 내포하는 것이었다. 그것은 미래적이면서도 현세 실현적인 것이었다. 그의 종말론적 역사관의 양면성은 그의 구속사의 개념에 의해 형성되었고 또한 그의 인간관에 의해 형성되었고 특징지어졌다. 어거스틴은 하나님의 구속의 경륜이 미래에 가서 완성되지만 현세에서도 부분적으로 실현되어 가고 있다고 보았다. 이와 같은 양면성은 어거스틴의 두 도성에 대한 개념, 현세관, 교회관 및 국가관에 그대로 나타난다. ① 어거스틴은 두 도성을 영적이며 초자연적인 실재로 보면서도 동시에 부분적으로 역사 안에서 실현 되어가고 있는 역사적 실재로 보았다. ② 역사적 현세의 중립성, 모호성, 내지 비참성을 말하면서도 다른 한편으로는 모든 역사적 발전이 하나님의 섭리 가운데서 종말론적 완성의 목표를 향해 움직이고 있다는 역사적 현세의 구속론적 의미를 강조했다. ③ 역사적 교회는 한편으로는 신의 도성과 구별되며 동일시 될 수 없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교회가 신의 도성의 역사적 형태요 신의 도성으로 성장되어 가고 있다는 의미에서 신의 도성과 동일시 된다. ④ 정치체제에 대한 어거스틴의 교훈도 양면성을 내포한다. 국가는 지상(마귀)의 도성과 근사하며 따라서 기독교적 사회의 이상을 실현할 능력이 없음을 지적하면서도 국가는 악을 견제하고 지상의 평화를 유지하는 제한된 기능을 신으로부터 부여 받았다고 지적했다. 어거스틴의 "양면성"은 나의 사고에 깊은 영향을 미쳤다. 10. 풀러신학교 선교신학원 시절 기독교신문(2000. 6. 4) 조동진 목사의 권면으로 풀러에 가다 철원이의 출생이 나의 삶에 획기적인 영향 1972년 12월 학위논문을 완성한 후 1973년 1월 예일대학으로 다시 와서 리써치 펠로우 로 한 해를 지냈다. 긴장과 억압에서 벗어난 홀가분한 마음으로 독서와 연구를 계속했다. 바로 그 때 뉴욕을 방문한 조동진 목사님이 나를 만나자고 했다. 한국교회 선교의 선구자인 조동진 목사님과의 만남은 나의 연구와 사역의 방향에 획기적인 영향을 마쳤다. 조 목사님은 내가 유학을 마친 후 후암교회에 교육 목사로 오라는 말씀과 귀국하기 전에 풀러신학교 선교신학원에 가서 선교학을 연구하는 것이 좋겠다는 말씀을 했다. 나는 본래 남의 말을 쉽게 잘 듣는 터라 그렇게 하자고 했다. 그 해 연말 나의 생애에 획기적인 영향을 미친 또 하나의 사건이 일어났다. 1973년 11월 11일 나의 둘째 아이 철원이가 뇌수정이란 불치의 병을 가지고 태어난 것이었다. 나는 1973년 12월 말 아내와 함께 3살 된 혜원이와 생후 1개월 된 철원이를 데리고 대륙을 횡단해서 캘리포니아 파사데나 풀러 신학교로 향했다. 그러나 여행 도중 철원이의 병세가 악화되어 시속 140여 마일 속도로 30여 시간을 5분만 쉬고 계속해서 서부 사막지역을 달려서 로스안젤스 췰드런스 호스피탈에 도착했다. 입원을 시킨 후 우리는 풀러 신학교 기숙사에 여장을 풀고 1974년 1월부터 풀러 신학교에서의 연구생활을 시작했다. 교회는 임동선 목사님이 시무하는 동양선교교회에 나가면서 장년부 성경 공부반을 인도했고 이따금씩 조천일 목사님이 시무하는 라성 빌라딜비아 교회에도 나갔다. 다시 철원이의 이야기를 계속한다. 생후 2개월 된 철원이가 뇌 수술을 하기 전 의사가 전해 주는 말은 충격적이었다. 수술 후 철원이가 장애아가 될 수도 있다는 것이었다. 나는 깊은 고민에 빠졌다. 철원이가 장애아가 된다면 내가 철원이를 사랑할 수 있을까 라는 질문에 나는 그렇다고 쉽게 대답할 수가 없었다. 그러나 며칠 동안의 깊은 고민과 기도 끝에 나는 얼마든지 사랑하 수 있다는 확신을 가지게 되었다. 철원이가 내 아들이란 사실 때문이었다. 그런데 그와 같은 나의 사고의 변화는 사람들을 보는 나의 시각에 획기적인 변화를 가져왔다. 나는 본래 착하고 아름답고 신앙이 좋은 사람들을 좋아했다. 그런데 하나님께서는 모두가 당신의 자녀들이기 때문에 덜 착하고 덜 아름답고 신앙이 덜 좋은 사람들도 꼭 같이 사랑하실 것이라는 생각을 했을 때, "너는 도대체 무슨 자격으로 사람들을 차별하느냐?" 라는 준엄한 책망이 들려 오는 것 같았다. 그래서 나는 손을 들고 항복했다.
	[인쇄하기] 2000-05-24 13:45:3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