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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세기 합신교단의 진로"
김명혁 목사(예장합신 총회장, 강변교회 담임)
얼마 전 합신교단의 "총회 정책위원회" 위원들이 모여 합신교단이 지향해 나아가야 할 6가지 주제들을 설정한 일이 있다. 그 6 가지 주제들은 1) 목회와 예배의 갱신 2) 교회의 연합과 협력 3) 총회 선거 정책 개발, 4) 환경과 생명 보존 5) 통일과 선교 6) 지역사회 봉사였다. 필자는 이 6가지 주제들을 중심으로 합신교단의 진로를 생각해 보려고 한다.
첫째, 한국교회와 우리 교단 안에 갱신의 바람이 일어나기를 바란다. 영적 부흥의 바람과 목회적 갱신의 바람과 윤리 및 제도적 개혁의 바람이 일어나기를 바란다. 우선 목회와 예배의 갱신의 바람이 일어나기를 바란다. 미국의 개혁주의 신학의 중심의 하나인 웨스트민스터 신학교와 그 교단이 속해 있는 미국정통 장로교회의 약점중의 하나는 목회와 예배의 정체성(停滯性)이다. 성령의 역사가 함께 하는 생동하는 예배와 활기찬 목회에로의 갱신이 이루어지기를 바란다. 성직자 위주 또는 설교 위주의 목회와 예배에 머무르지 않고 평신도 참여적 다양한 목회와 예배에로의 갱신이 이루어지기를 바란다. 복음찬송은 물론 평신도 및 여성의 예배 참여를 권장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필자가 봉사하는 교회에서는 여전도사를 비롯한 주선애, 손동희 권사 등 여성들이 간증 및 설교를 함으로 남성 설교자들에서 얻을 수 없는 섬세하고 감성적인 감동과 은혜를 받곤 했다. 성령의 은사와 사역의 범위를 제한하지 말아야 할 것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성경신학 지향적 뿐이 아닌 목회신학 지향적 신학교육의 갱신이 선행되어야 한다. 부흥과 갱신과 개혁을 일으킬 하나님의 사람들이 일어나기를 바란다.
둘째 한국교회와 우리 교단 안에 화해와 협력과 일치의 바람이 일어나기를 바란다. 우리 교단 안에서는 물론 다른 교단의 교회들과의 화해와 협력과 일치를 이루게 되기를 바란다. 우리가 개혁이란 이름의 기치를 들고 교회개혁운동을 일으킨 후 지난 20여년 동안 개혁이란 이름을 가진 장로교 교단이 17개나 생겼다는 말을 들을 때 필자는 분열운동 장본의 책임을 통감한다. 아무리 보수 또는 개혁신학 운동의 정당성을 내세우더라도 한국교회 안에 보수 정통을 주장하는 장로교단이 100여 개 이상이 되고 개혁을 주장하는 장로교단이 17개가 된다는 것은 도저히 용납될 수 없는 일이다. 이제라도 우리는 분열의 죄를 회개하며 다른 교단들과의 화해와 교류와 협력과 일치를 추구해야 할 것이다. 우선 강단의 교류와 목회자들간의 교제와 집회의 연합과 사역의 협력과 신학교의 상호 방문과 강도사의 상호 인정 등을 시도하면서 교단들의 통합과 일치를 추구해야 할 것이다. 고 박윤선 목사는 기도와 경건을 갖춘 사람이라면 통합측 인사는 물론 루터교회 인사들까지도 신학교에 초청하여 은혜를 나누곤 했다. 필자가 봉사하는 교회도 합동과 통합측 인사는 물론 성결교회 및 기장교회 인사들까지 초청하여 은혜를 나누곤 한다. 교회의 세계 보편성에 근거한 협력과 일치의 바람이 일어나게 되고, 그 결과 분열과 대결로 치닫는 우리 사회 안에도 화해와 협력의 바람이 일어나게 되기를 바란다.
셋째 총회 선거 정책을 비롯한 교단 발전을 위한 정책의 개발이 이루어지기를 바란다. 교단이나 교회 안에는 정치도 정책도 필요 없다고 주장하는 사람이 있을지 모른다. 하나님의 인류 구원의 계획을 가리켜 신학자들은 "하나님의 경세 원리"라고 부른다. 가정이나 국가를 경영하는 경제적이고 정치적인 원리에 해당하는 말이다. 모세에게도 사도들에게도 일종의 정책과 정치가 필요했다. 솔직히 말해서 필자는 어떤 의미에서는 정치도 정책도 아주 싫어한다. 나이가 들면서 더욱 더 그렇다. 나를 필요로 하는 나의 일터에 충실하며 조용히 있고 싶다. 그러나 교단과 교회의 발전을 위해서는 그러면 안 된다. 건강한 민주 사회의 발전을 위해서 건강한 정책과 정치가 필요하듯이 사람이 모여서 이루는 교회와 교단의 발전을 위해서도 건강한 정책과 정치가 필요하다. 급변하는 21세기의 교회와 교단의 발전을 위해서는 더욱 더 그렇다. 따라서 교단 안에 "총회 정책위원회"를 두어 건강한 정책을 개발하여 제시하고 실천하도록 격려하여야 할 것이다. 또한 이 정책위원회는 차기 년도에 총회를 이끌고 나갈 총회의 임원 후보들을 추천하는 일까지 맡는 것이 바람직할 것이다. 물론 총회의 인준과 선출의 과정을 거쳐야 한다. 그래서 총회에 참석할 때는 임원 선거에 대한 불필요한 관심 대신 교단의 발전을 위한 뜨거운 관심과 기대를 가지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생각한다.
넷째 환경과 생명 보존에 대한 적극적인 관심을 기울이게 되기를 바란다. 하나님은 본래부터 자연환경의 가치와 생명의 존엄성을 가르치셨다. 아담에게 자연환경을 잘 보존하라고 분부했고 모세에게는 사람뿐 아니라 땅도 매 7년마다 쉬게 하라고 분부했고 들짐승들이 먹도록 곡식들을 남겨 두라고 분부하셨다. 살인하지 말뿐 아니라 짐승을 잔인하게 죽이지도 말라고 했다. 사도 바울은 그리스도와 복음으로 말미암는 화목과 구원이 사람들에게만 미치는 것이 아니고 천하 만물에게까지 미친다고 선언했다. "그의 십자가의 피로 화평을 이루사 만물을 자기와 화목케 되기를 기뻐하심이라 이 복음은 천하 만민(모든 피조물)에게 전파된 바요"(골1:20,23). 필자는 새 하늘과 새 땅에는 구속 받은 모든 사람들과 천사들뿐 아니라 하나님이 창조하신 별들과 화초들과 새들과 짐승들도 함께 있게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하나님이 "세상을 이처럼 사랑하사" 독생자를 보내셨다고 말씀했지만 우리 보수주의자들은 세상이나 자연환경에 대해서 좀 소극적인 자세를 취해 온 것이 사실이다. 여기 세상은 세상에 사는 모든 인류를 가리키는 동시에 모든 피조 세계를 가리킨다. 우리는 이제 세상과 환경과 생명에 대한 적극적인 관심을 가지고 자연환경을 아름답게 보존하고 생명을 건강하고 풍성하게 키우는 일에 최선을 다하게 되기를 바란다.
다섯째 통일과 선교 즉 나눔의 바람이 신선하고 활발하게 일어나기를 바란다. 가까운 지역 사회는 물론 지구촌의 사람들과 복음과 사랑을 나누는 진정한 의미의 선교의 바람이 일어나기를 바란다. 선교는 정복도 지배도 아니며 함께 사는 것이고 함께 나누는 것이다. 경쟁도 중복도 아니며 협력과 동역이다. 지난 날의 시행착오를 극복하고 이제는 낮은 자리에서 복음과 사랑을 함께 나누는 진정한 의미에서의 선교의 바람이 새롭게 일어나기를 바란다. 특히 통일 및 북한 선교와 관련해서는 이와 같은 함께 살면서 함께 나누는 새로운 형태의 선교가 수행되어야 할 것이다. 국내에 거주하는 50여 만 명의 외국인 노동자들과 함께 나누고 중국과 구소련의 조선족 및 고려인들과 함께 나누며 일본 사람들과 북한 동족들과 함께 나누는 새로운 방식의 선교 운동이 활발하게 일어나기를 바란다. 교단과 개 교회와 신학교 안에 신선한 선교의 바람이 일어나기를 바란다.
여섯째 지역사회 봉사의 바람이 일어나기를 바란다. 교회가 존재하는 목적은 위로 하나님을 향한 예배의 제사를 드리고 옆으로 지역 사회를 위한 선행의 제사를 드리는 것이다(히13:15,16). 예루살렘 교회는 이 두 가지 사명을 균형 있게 수행했다. 두 가지 중 한 가지를 결한 것을 하나님은 열납하시지 않는다고 누누이 말씀했다. 오늘날 한국교회가 사회의 불신을 받는 중요한 이유는 지역사회에 대한 무관심 때문이다. 우리는 이제 지역사회에 대한 봉사를 구체적으로 계획하고 구체적으로 실천해야 할 것이다. 필자가 봉사하는 교회는 구청이 추천하는 50여명의 불우 이웃들을 격려하는 사랑의 음악회를 일년에 두 번씩 개최하는 일을 비롯해서 지역사회 봉사하는 일을 힘쓰고 있다. 우리 교단의 교회들이 지역사회를 봉사하는 일을 서로 격려하며 수행하게 되기를 바란다. 총회 기간 중에는 지역사회 봉사의 사례들을 발표하고 서로 격려하는 축제의 행사를 포함시킬 수도 있을 것이다. 물론 선교의 사례를 비롯한 다른 사례 발표도 포함시킬 수 있을 것이다. 우리 교단은 이제 사무나 행정을 수행하는데 그치지 않고 하나님이 기뻐하시고 한국교회가 바라는 좋은 일들을 찾아 힘껏 수행해서 발표하고 격려하는 축제적 교단이 되기를 바란다. 이를 이루기 위해서는 하나님의 은혜가 필요하고 하나님의 사람들이 필요하다. 하나님께서 우리 부족한 교회에게 은혜를 베풀어 주시기를 바라며 하나님의 사람들을 일으켜 주시기를 기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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