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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강산 구경 소감 기독교보(2000.11.25)
김명혁 목사 (강변교회 담임, 합동신학대학원 겸임교수)
지난 11월 15일과 16일 교단 및 기관의 지도자 35여명과 함께 금강산 구경을 하고 돌아왔다. 필자는 작년 1월 7박 8일 간의 북한 방문과 지난 9월 13일과 14일 금강산 구경에 이어 이번이 두 번째 금강산 구경이다. 두 번에 걸친 금강산 구경을 하고 난 소감을 적어본다. 금강산 구경 소감이 무슨 시론에 해당하냐고 반문을 할 수 있을 것이다. 물론 시론에 해당하지 않을 수도 있으나 보기에 따라서는 아주 적절한 시론이 될 수도 있을 것이다.
첫째 35여명의 한국교회의 교단과 기관의 지도자들이 3박 4일 동안 함께 만나서 부담 없이 마음과 생각과 뜻과 음식과 잠자리와 산 구경과 바다 구경과 공연 구경을 함께 나누며 즐거운 시간을 가진 것은 한국교회의 연합과 일치에 한 걸음을 내 디딘 매우 중요한 시사적인 사건이라고 말할 수 있다. 필자는 인생도 목회도 선교도 만남과 나눔에서 이루어진다고 믿는데 이 번 모임이 만남과 나눔의 모임이었다.
둘째 35여명의 지도자들이 만남과 나눔에 그치지 않고 뜻을 함께 하기로 합의한 것은 진 일보 한 모임이었다고 하겠다. 그 합의 내용은 다음과 같다. "우리는 한국교회 및 기관의 연합과 협력과 일치를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 하기로 한다. 우리는 남북의 화해와 협력과 통일을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 하기로 한다. 우리는 자연의 보호와 육성과 보존을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하기로 한다. 우리는 이를 이루기 위해 자주 만나 협의하며 기도하기로 한다."
셋째 금강산 구경을 한 35여명의 지도자들은 한결 같이 금강산의 수려함과 깨끗함에 감탄하며 우리도 우리의 자연을 수려하고 깨끗하게 보호하지 않으면 안 된다는 강한 결의를 다졌다. 금강산에서 침을 뱉거나 쓰레기를 버리면 10불 이상씩 벌금을 물도록 한 것이 아주 잘 한 것이라고 생각했다. 물론 일부 관광객들은 북한 주민들은 침을 뱉거나 쓰레기를 버릴 자유도 없이 억압 속에서 불쌍하게 산다고 평하기도 한다.
그러나 뉴질랜드나 카나다의 주민들은 억압을 당하지도 않는데 그들의 자연을 수려하고 깨끗하게 보존한다. 우리도 설악산이나 내장산이나 지리산이나 동해 바다나 서해 바다나 낙동강이나 동강이나 소양 호나 청평 호수 등등을 오염시키고 훼손시키는 사람은 지역마다 한 달 간씩 교대로 1만원의 벌금을 물도록 하는 자연 보호 운동을 정부 및 시민 단체들과 협력하여 벌여 나가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데 뜻을 모았다.
넷째 우리는 모란봉 교예단의 수준 높은 공연에 넋을 잃고 뜨거운 박수로 환호하며 민족애를 짜릿하게 느꼈다. 조국을 사랑하는 마음에서 각기 자기 분야에 최선의 노력을 다하는 북쪽 사람들의 열과 성에 경의를 표하며 민족에 대한 자부심을 가지게도 되었다. 일부 관광객들은 자유 없이 고된 훈련을 받아 곡예사가 된 교예 단원들을 불쌍하게 여긴다. 그러나 돈 때문에 주식투자, 원조교제, 썩은 음식 납부하는 사람들에 비하면 그들이 낫다고 하겠다.
다섯째 우리는 남북 화해의 물꼬를 튼 현대 그룹과 정주영 회장에 깊은 경의를 표하게 되었다. 현대는 많은 손해를 감수하면서도 남북의 화해와 협력의 길을 닦아 놓았고 지금도 그 길을 닦고 있다. 북측 세관원들은 왜 남한 정부가 현대를 도와주지 않느냐고 아쉬워 했다. 그래서 필자는 "현대가 지금 어려운 가운데 있는데 장군님이 좀 도와 주면 좋겠다"는 말을 건넸다. 어떻게 도와주면 좋겠냐고 해서 돈을 좀 보내 주면 좋겠다고 했다.
여섯째 우리는 이번에 북측 사람들이 우리 종교 지도자들에 대해서 깊은 관심을 가지고 있는 것을 발견했다. 어떻게 이렇게 많은 종교 지도자들이 함께 오게 되었느냐고 물었고 우리는 남북의 화해와 협력에 관심을 가지고 금강산을 구경하며 이 주제로 세미나와 기도를 한다고 했더니 아주 만족해 하는 것이었다. 그리고 신분증을 가지고 가지 못한 우리 일행에 대해서도 관대하게 대해 주었다.
일곱째 우리는 북측 사람들이 남측 사람들의 북에 대한 생각에 깊은 관심을 가지고 있는 것을 발견했다. "장군님"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느냐고 물었다. 전에는 좋아하지 않았는데 이제는 많이 좋아하게 되었다고 했더니 만족해 했다. "장군님"이 남한을 방문하면 남측 사람들이 환영을 하겠냐고 우리 일행 중 여러 사람에게 물었다. 환영을 할 것이고 특히 기독교는 화해와 사랑의 종교이므로 많이 환영을 할 것이라고 했더니 아주 만족해 했다.
이번 금강산 구경을 통해 우리 교회의 지도자들이 좀 더 가까워졌고 북에 대한 이해도 좀 더 적극적이 되었다. 우리는 상팔담 위에서도 삼일포 앞에서도 통일의 노래를 부르면서 남북의 화해와 통일을 위해서 기도했다. 배 안에서는 매일 밤 세미나와 예배와 보고 및 토의를 하면서 한국교회의 연합과 일치 그리고 남북의 화해와 협력을 위해서 함께 기도했다. 만남과 나눔의 기회가 더 많아지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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