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유치부의 예배는 항상 즐겁다. 어디서, 어떤 아이에게서 돌발 상황이 생길지 모르는 것이 유치부 예배이기 때문이다. 어른들의 고정관념을 뛰어 넘어 무한한 상상의 바다를 헤엄치는 그들…… 그들은 바로 유치부 아이들이다. 일상에 피곤하고 지친 교사들에게 스마일이라는 비타민을 주고, 아이들 스스로가 너무 활기차서(?) 아이들 스스로가 즐거워하는 예배, 유치부 예배는 무한한 즐거움과 웃음 그 자체이다. 그런 아이들과 함께 예배 드릴 수 있음이 너무도 감사하다. 그리고 그 아이들을 우리는 너무 사랑한다. 2004년 아이들과 함께 예배를 드리면서 몇 가지 웃지 못할 상황을 잠깐 소개하고자 한다.
깽깽이 예수님
한 달 전의 일인 듯 하다. 그날 설교의 내용은 예수님이 교회의 머리이시며 우리는 그와 한 몸을 이루는 내용이었는데 고린도 교회가 한 몸을 이루지 못하고 서로 분열하고 찢어지는 그런 상황을 설명하는 내용이었다. 그런 내용을 설명하면서 아이들에게 두장의 그림을 보여 주었다. 한 그림은 예수님의 몸이 하나로 잘 연결되어 있어 예수님이 미소 짓는 장면이었고 다른 하나는 예수님의 몸이 제대로 연결되지 않은 모습으로 예수님이 슬퍼하시는 그림이었다.
그리고 나서 아이들에게 우리도 교회와 하나님의 몸의 일부분인데 만약 우리가 서로 하나가 되지 못하면 예수님의 팔이 부러진 모습일 수도 있고 어쩌면 예수님의 다리가 부러진 상황일 수도 있다고 얘기했더니 한 아이가 대뜸하는 말이 “그러면 예수님이 깽깽이를 하면 되쟎아요.”라고 하는 것이었다. 깽깽이가 뭔가 싶어 좀 의아해 하실 분도 있으시겠지만 소위 깽깽이는 이런 것이다. 아이들이 놀이를 할 때 한 쪽 다리를 사용하면 안 되는 상황에서 한쪽 다리를 들고 외다리로만 뛰거나 움직여야 하는 상황인 것이었다. 예수님이 다리가 온전치 못하다고 하는데 예수님이 깽깽이를 하고 뛰어다니면 된다고 말할 수 있는 자는 유치부 아이들 밖에 없을 것이다.
천년님
유치부 아이들은 그들의 발달 단계가 익숙하지 않은 단어나 그림에 흥미를 갖기는 하지만 자기 나름대로 이해하려는 경향이 있는 듯 하다. 이날도 역시 어느 유치부 예배 시간이었다. 삼위일체 하나님에 대해서 그들에게 설명을 해 주어야 하는데 아이들에게는 삼위일체라는 말이 어렵고, 아이들은 하나님, 예수님은 알지만 성령님에 대해서는 알지 못하기 때문에 어떻게 하면 아이들이 어렵지 않고 신학적으로도 어긋나지 않고 잘 가르칠 수 있을까 고민하다가 벤다이어그램을 생각해 냈다. 물론 아이들은 벤다이어그램이 뭔지는 모른다. 삼위일체 하나님을 하나씩 설명을 해 나가기 시작하였다.
하나님을 설명하고, 예수님을 설명하고 성령님을 설명하였다. 그리고 광고시간에 아이들에게 그날 들은 설교말씀을 잘 들었는지 질문을 했다. 질문은 이러했다. 이 세상에 예수님 대신 오셔서 우리와 함께 하시고 도와 주시는 분은 누구실까요? 아이들이 손을 들었다. 아이들은 혹 몰라도 무조건 손을 들기 일쑤다. 한 아이를 지목해 물어봤더니 그 아이 왈 “천년님이요.”라고 대답하는 것이었다. 그 아이가 듣기에는 성령님이라는 단어가 생소해서 그 단어를 천년님으로 들은 것이었다. 십계명 중 제 7계명 ‘간음하지 말라’라는 단어가 생소해 했던 아이도 있다. 그아이는‘간음하지 말라’는 단어를 ‘잔음하지 말라’로 이해하기도 하였다.
가끔은 아이들이 설교나, 단어, 그림들을 자기 나름대로 이해하고 해석하기 때문에 재미있기도 하지만 당황스러울 때도 있다. 아이들이 듣고, 보고 잘못 이해하여 그 아이들의 마음과 생각에 잘못 이해되어진 말씀이 남아 있지는 않을까 해서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나는 유치부 아이들을 믿는다. 그 아이들은 간혹 잘못 이해하기도 하지만 살아계신 하나님을 믿으며 하나님의 말씀을 어른들보다 더 순수히 믿고 지킨다는 것을 말이다. 그렇기 때문에 오늘도 나는, 그 아이들에게 얼굴을 파묻으며 기쁘게 예배를 드릴 수 있는 것이다.
김지혜 전도사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