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잘 하는 일이 하나도 없다”고 이 분은 입버릇처럼 말씀하시지만, 실상은 제자리를 확실하게 지키셔서 그 힘든 봉사부장 자리를 너끈히 치루어내신 강력한 내공 (?)을 지니신 분이시다.
가만히 계실 때면 무뚝뚝하신 분으로 오해 받기 쉬우나, 정작 함께 있으면 재치있고 맛깔스런 재담으로 모두에게 멋진 웃음의 카타르시스를 선사하는 아주 귀한 달란트도 가지셨다. 그 삶을 풀어가시는 해학과 넉넉함에 ― 세상살이 큰 일 작은 일 ― , 희노애락이 신기하게 모두 홀홀 가벼워져서 한바탕 웃음속에 녹아져 내리게하는 묘한 재주다. 지금은 봉숭아 물을 들여주실 만큼 자상한 낭군님과 막내딸, 이렇게 세식구만 살지만 결혼한 따님들이 낳은 다섯명의 외손주들 재롱을 생각만해도 좋으신지 입술끝이 절로 올라가신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