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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여년 만에 기도하던 교회에 다시 오게되어 기쁘고 감사해”
단 한순간도 내 손을 놓지 않으려는 아이로 인해 나는 너무나 숨이 막혀
“하나님 , 하나님 나를 좀 살려 주세요.” 기도했습니다.
떠난 지 10여년 만에 서울로 다시 돌아오게 되었습니다.
갑작스런 중국발령과 지방근무로 떠난다는 것이 무엇인지 이방인으로서 남의 나라에서 산다는 것이 무엇인지 조금은 배우고 체험한 것 같습니다. 중국말을 한마디도 모르는 채 두돌 갓 지난 아이 손을 꼭 잡고 상하이 공항에 도착한 일이 생생합니다. 빨간 깃발이 펄럭이고 무장한 군인들이 발맞추어 아파트 안을 구보하며 걸어 다닙니다. 외국인이 주로 많이 사는 아파트이어서 특별히 경호해준다는 의미이지만 겁보인 나는 경비실의 군복 입은 아저씨에게도 깍듯하게 인사를 하며 얼른 그 앞을 지나갔습니다.
주일 오전예배만 간신히 참석하던 나였지만 갑자기 지구밖으로 나온 것 같은 어색함과 불편함이 불안함으로 변했고 하나님이 계시지 않은 삭막한 내 마음을 볼 수 있었습니다. 남편은 직장 일로 한 달의 반은 비행기를 타고 여기저기 출장을 갔고 아이와 단둘이서 지내야 하는 때가 많았습니다. 너무나 힘들었지만 무덤덤한 남편은 전혀 눈치 채지 못했습니다. 나의 불안함을 아이가 눈치 챘는지 대소변을 잘 가리던 아이가 이불을, 옷을 수시로 버렸습니다. 단 한순간도 내손을 놓지 않으려는 아이는 아파트 정원에만 나가도 손을 꼭 잡아달라고 칭얼거렸습니다. 손을 잡고 있는데도 말입니다. 아이의 눈 앞에 내가 없으면 불안해 했기 때문에 나는 샤워도 할 수 없었습니다. 그때부터 나는 하나님을 진정으로 찾았습니다. 여기저기 알아보았더니 상하이에 한인교회가 있었습니다. 주일예배는 간신히 연결되었지만 너무나 오랫동안 형식적인 교인이었기 때문에 마음은 말라있었고 채울 수가 없어서 눈물을 많이 흘렸습니다. 남편에게 한국으로 돌아가길 원한다고 말했습니다. 아이가 사람들과 말을 하지 않고 나에게만 집착했습니다. 심지어는 아빠에게도 잘 가지 않았습니다. 나를 도와주시는 중국동포가 계셨지만 아이는 단 일분도 그 사람한테도 가지 않고 나에게만 매달렸습니다. 나는 너무나 숨이 막혔지만 달리 도리가 없었습니다. 심지어 아이는 말을 더듬기 시작했습니다. 그때부터 나는 진정으로 “나를 살려 달라”고 하나님께 기도했습니다 삼년을 간신히 채우고 서울로 가길 원했지만 지방으로 발령을 받았고 생전 처음 작은 시골 마을에서 살게 되었습니다. 그 곳은 참 아름답고 조용한 곳이어서 나는 금방 적응하고 행복했습니다. 아이와 저녁마다 산책을 하며 과자 한 봉지를 들고 아이와 함께 길거리에 앉아서 먹기도 하고 아파트 앞의 작은 언덕에도 올라가고 개울가에 나가 다슬기도 잡으며 평온하게 지냈습니다. 하지만 마음속의 공허함은 어쩔 수가 없었습니다. 어느 날 저녁 아이와 함께 산책을 하던 중 어느 오십대 중반의 아주머니가 나한테 교회에 다니느냐고 물었습니다. 그렇다고 했더니 다짜고짜 새벽예배를 드리면 은혜를 받는다는 권고의 말을 하고 언덕위에 있는 교회로 데리고 갔습니다.
새벽예배는 그 당시 나에게는 전혀 불가능한 일이었습니다. 아이는 자다가도 한두 번 정도는 눈을 뜨곤 했는데 그때 내가 옆에 없으면 울고 놀라고 불안해 했기 때문이고, 또 잠자는 시간이 아이가 새벽두시 정도였기 때문에 가능하지 않았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가고 싶은 마음이 내속에 솟았습니다. 너무나 가고 싶었습니다. 시작을 했지만 아이가 일어나서 울면서 핸드폰으로 전화하면 다시 되돌아 왔습니다.
핸드폰을 받지 않을 용기는 없었어요. 밤마다 아이는 자면서 “엄마 내일 새벽에 교회 가지마 약속해 응?”하면서 다짐을 받고서야 잠이 들곤 했습니다. 예배를 드리다가 아이가 울면서 핸드폰으로 전화하면 집에 돌아와 아이를 재우며 울었습니다. “혜림아 엄마가 기도해야하는데 어쩌지?” 그렇게 한달 정도를 심란하게 지냈는데 어느 날 새벽 아이가 울며 핸드폰으로 전화했는데 음악소리와 사람들의 기도소리로 전화벨 소리를 못 들은 나는 전화를 받지 못했습니다 예배가 끝나서 집에 돌아왔더니 아이는 울다 지쳐서 잠이 들었고 그 후부터는 떼 쓰는 것이 많이 줄었습니다. 나는 새삼 느꼈습니다. 하나님의 손길을 말입니다. 아이의 핸드폰소리를 듣지 못하게 하신 하나님의 세심한 손길을 말입니다
나 스스로 과감히 받지 않을 용기가 없는 나를 대신한 하나님의 손길을……
두세 명이 모여서 같이 기도하고 예배하는 작은 시골교회의 새벽예배지만 나에게는 일생에 있어 너무나 귀중한 시간들이었습니다.
믿음과 기쁨을 주셨습니다. 때론 가서 졸기도 했고 자느라고 못나가기도 했지만 하나님은 내게 많은 것을 주셨습니다. 내가 한 기도의 양과 정성에 비해서 더 많은 것을 주셨습니다. 다른 분들의 중보기도도 도움이 되었다고 생각합니다. 서로의 사정을 잘 아는 아주 작은 교회였기에 모여 기도할 때 나를 위하여 기도해주신 분들이 있었습니다.
며칠 못 나가면 “ 혜림이 엄마 왜 안나와 같이 기도 해” 하시던 할머니 권사님도 생각 납니다. 눈 오는 날 바퀴에 체인을 달고 새벽예배 가자고 나를 태우러 오신, 지금은 다른 곳으로 이사가신 권사님도 생각납니다.
십 여년만에 기도하던 교회에 다시 오게 되어 감사하고 감사할 뿐입니다.
강변에 와서도 너무도 좋으신 P권사님을 만나고 성도님들을 만나서 기쁩니다. 새가족 반에서 목사님과 가까이 뵈면서 목사님과 교회가 친근하게 느껴지고 아주 오래 이 교회에 다닌 것 같은 느낌이 참 편안하게 느껴집니다.
무엇보다도 남편이 다시 교회에 나와서 너무나 즐겁고 행복합니다. 우리 가족이 강변에서 믿음의 뿌리가 내려지고 잘 자라나길 원합니다. |
